SciFan

Latest release: May 10, 2024
Series
172
Books

About this ebook series

◎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 책 소개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온전한 사람이 장애를 가진 사람보다 우월할 것이다. 그러나, 머나 먼 우주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화성의 여왕' 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선원들과 승객들에게 버려진 후, 수십 년 간 우주를 떠돈다. 우주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이 되어 버린 그 배를 되찾는 사람은 잭팟을 터트리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다. 여자와 남자, 고양이 한 마리가 그 배를 되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SF/판타지의 대모' 안드레이 노튼이 뽑아 낸, 강인하고 지적인 여자 주인공의 단편 소설. 40 페이지에 못 미치는 분량이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읽은 독자는 이 소설의 시리즈가 없는지 찾게 되는 흡입력을 가진 소설이다.


- 스포일러 또는 힌트

이 소설의 제목인 All cats are gray 는 영어의 숙어적 표현인 "All cats are gray in the dark"에서 따온 것이다.

이 표현은 "어둠 속에서 외양은 의미가 없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햇빛 아래에서는 화려한 색채를 가지는 어떤 것도 어둠 속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둠 속에서는 무엇이 의미가 있을까?


◎ 추천평

"여성 작가가 쓴 것이 분명한 단편 소설. 매운 설득력 있는 여자 주인공의 역할이 빛난다. 모든 등장 인물들 (심지어는 '고양이'를 포함해서)의 잘 짜인 구조, 간명한 플롯과 어울려서 읽는 재미를 더 한다. 읽는 동안에는 긴장감을 놓지 말라!"
- Paulo Respighi 님 리뷰, ManyBooks

"SF/판타자의 위대한 작가가 쓴 뛰어난 단편. 무섭게 느껴지기도 만드는 소설, 그래서 가끔은 밤잠을 설치게 만든다."
- jaello 님 리뷰, ManyBooks


◎ 미리 보기

스티나는 철저히 배경 속에만 머무르는 타입이었다. 우주 비행사들이 북적이는 싸구려 술집의 침침하고 냄새 나는 구석이, 그녀가 여가 시간을 보내는 장소였다. 만약 누군가 그녀를 찾으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그녀를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언제나 그녀는 구석에 앉아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그것을 머리 속으로 되새기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는 입을 연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떠들썩한 비행사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녀의 말을 듣는 행운을 잡았던 소수의 비행사들은 결코 그녀를 잊지 못했다.

그녀는 우주 항에서 우주 항으로 떠돌아 다녔다. 우주 항 전용 수퍼 컴퓨터의 숙련된 운영 요원으로, 그녀는 자신이 머물고 싶어 하는 어느 곳에서나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리를 잡은 곳에서, 그녀는 말하는 기계와 같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수 했다. 부드러운 회색 빛이 감도는, 그러나 무개성한 어떤 것.

그러나, 버브 넬슨에게 야반식 월례 의식에 대해서 경고를 해 준 것은 스티나였다. 6 개월 후 넬슨은 그 경고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킨 클락이 어느 날 밤 술집 친구들에게 보여 주던 돌덩이가 가공 안 된 '슬리타이트' 라는 것을 지적해 준 것도 스티나였다. 덕분에, 그날 밤 자신의 비행선을 재빨리 출발시킬 수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벼락 부자가 되어 나타났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화성의 여왕'호 사건을 해결한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 2 페이지


그것은 굉장히 으스스한 광경이었다. 왜냐하면 그 우주선의 항해등과 선실등이 모두 켜져 있었고, 선수에는 빨간 경고문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 셋은 우주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보고 있었다. 모런은 능숙하게 자신의 우주선을 '여왕'호 옆으로 위치시키고, 어려움 없이 도킹 게이트를 그 배의 해치로 연결시켰다. 잠시 후 그 셋은 그 우주선 안으로 들어 갔다. 우주선 안의 복도와 선실에는 아직도 공기가 남아 있었다. 공기 속에는 희미하지만 더러운 무엇인가가 섞여 있었고, '박쥐'가 코를 킁킁거렸다. 물론 덜 민감한 사람의 코로도 느낄 수 있을 '무엇'인가였다.

모런은 곧 바로 조종실로 향했지만, 스티나와 '박쥐'는 배 안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닫힌 선실 문을 여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스티나는 지나 가는 모든 선실 문을 열고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다섯 번째 방 안에는 여자라면 누구나 호기심을 보일만한 것들이 가득 놓여 있었다.

'화성의 여왕'호가 마지막으로 우주 항을 떠났을 때 그 선실에 누가 머물렀는지는 알 수 없다.  정말 궁금하다면 우주 항 수퍼 컴퓨터의 데이터에서 탑승객 명단을 조사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선실 바닥에는 여행용 가방으로부터 흘러 나온 사치스런 비단 옷들이 널려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크리스탈과 보석을 장식된 작은 상자들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여자들이 유혹을 느낄만한 다른 보석과 장신그들이 같이 놓여 있었다. 스티나는 화장대 앞에 서서 거울을 무심코 쳐다 보았다. 거울을 본 그녀는 그 자세로 얼어 버렸다. (6 페이지)

모든 고양이는 회색이다
Book 4 · Apr 2015 ·
3.7
◎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 책 소개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온전한 사람이 장애를 가진 사람보다 우월할 것이다. 그러나, 머나 먼 우주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화성의 여왕' 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선원들과 승객들에게 버려진 후, 수십 년 간 우주를 떠돈다. 우주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이 되어 버린 그 배를 되찾는 사람은 잭팟을 터트리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다. 여자와 남자, 고양이 한 마리가 그 배를 되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SF/판타지의 대모' 안드레이 노튼이 뽑아 낸, 강인하고 지적인 여자 주인공의 단편 소설. 40 페이지에 못 미치는 분량이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읽은 독자는 이 소설의 시리즈가 없는지 찾게 되는 흡입력을 가진 소설이다.


- 스포일러 또는 힌트

이 소설의 제목인 All cats are gray 는 영어의 숙어적 표현인 "All cats are gray in the dark"에서 따온 것이다.

이 표현은 "어둠 속에서 외양은 의미가 없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햇빛 아래에서는 화려한 색채를 가지는 어떤 것도 어둠 속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둠 속에서는 무엇이 의미가 있을까?


◎ 추천평

"여성 작가가 쓴 것이 분명한 단편 소설. 매운 설득력 있는 여자 주인공의 역할이 빛난다. 모든 등장 인물들 (심지어는 '고양이'를 포함해서)의 잘 짜인 구조, 간명한 플롯과 어울려서 읽는 재미를 더 한다. 읽는 동안에는 긴장감을 놓지 말라!"
- Paulo Respighi 님 리뷰, ManyBooks

"SF/판타자의 위대한 작가가 쓴 뛰어난 단편. 무섭게 느껴지기도 만드는 소설, 그래서 가끔은 밤잠을 설치게 만든다."
- jaello 님 리뷰, ManyBooks


◎ 미리 보기

스티나는 철저히 배경 속에만 머무르는 타입이었다. 우주 비행사들이 북적이는 싸구려 술집의 침침하고 냄새 나는 구석이, 그녀가 여가 시간을 보내는 장소였다. 만약 누군가 그녀를 찾으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그녀를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언제나 그녀는 구석에 앉아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그것을 머리 속으로 되새기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는 입을 연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떠들썩한 비행사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녀의 말을 듣는 행운을 잡았던 소수의 비행사들은 결코 그녀를 잊지 못했다.

그녀는 우주 항에서 우주 항으로 떠돌아 다녔다. 우주 항 전용 수퍼 컴퓨터의 숙련된 운영 요원으로, 그녀는 자신이 머물고 싶어 하는 어느 곳에서나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리를 잡은 곳에서, 그녀는 말하는 기계와 같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수 했다. 부드러운 회색 빛이 감도는, 그러나 무개성한 어떤 것.

그러나, 버브 넬슨에게 야반식 월례 의식에 대해서 경고를 해 준 것은 스티나였다. 6 개월 후 넬슨은 그 경고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킨 클락이 어느 날 밤 술집 친구들에게 보여 주던 돌덩이가 가공 안 된 '슬리타이트' 라는 것을 지적해 준 것도 스티나였다. 덕분에, 그날 밤 자신의 비행선을 재빨리 출발시킬 수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벼락 부자가 되어 나타났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화성의 여왕'호 사건을 해결한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 2 페이지


그것은 굉장히 으스스한 광경이었다. 왜냐하면 그 우주선의 항해등과 선실등이 모두 켜져 있었고, 선수에는 빨간 경고문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 셋은 우주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보고 있었다. 모런은 능숙하게 자신의 우주선을 '여왕'호 옆으로 위치시키고, 어려움 없이 도킹 게이트를 그 배의 해치로 연결시켰다. 잠시 후 그 셋은 그 우주선 안으로 들어 갔다. 우주선 안의 복도와 선실에는 아직도 공기가 남아 있었다. 공기 속에는 희미하지만 더러운 무엇인가가 섞여 있었고, '박쥐'가 코를 킁킁거렸다. 물론 덜 민감한 사람의 코로도 느낄 수 있을 '무엇'인가였다.

모런은 곧 바로 조종실로 향했지만, 스티나와 '박쥐'는 배 안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닫힌 선실 문을 여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스티나는 지나 가는 모든 선실 문을 열고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다섯 번째 방 안에는 여자라면 누구나 호기심을 보일만한 것들이 가득 놓여 있었다.

'화성의 여왕'호가 마지막으로 우주 항을 떠났을 때 그 선실에 누가 머물렀는지는 알 수 없다.  정말 궁금하다면 우주 항 수퍼 컴퓨터의 데이터에서 탑승객 명단을 조사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선실 바닥에는 여행용 가방으로부터 흘러 나온 사치스런 비단 옷들이 널려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크리스탈과 보석을 장식된 작은 상자들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여자들이 유혹을 느낄만한 다른 보석과 장신그들이 같이 놓여 있었다. 스티나는 화장대 앞에 서서 거울을 무심코 쳐다 보았다. 거울을 본 그녀는 그 자세로 얼어 버렸다. (6 페이지)

2BR02B
Book 5 · May 2015 ·
3.8
 ◎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 책 소개

인간의 노화와 치명적인 질병들에 대한 치료법인 개발된 세계. 인류 전체의 인구를 철저히 통제되고 조절된다. 우리에게 낯선 규칙이 한 가지 있다면, 한 사람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쌍둥이의 출산을 기다리는 아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세 사람의 몫의 죽음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커트 보니것은 이른 바 '순수 SF 작가'이면서 동시에 미국 현대 소설의 거장으로 추앙되는 작가이다. 문학적 성취와 상업적 성공에 있어서, 아이작 아시모프나 로저 젤라즈니가 그의 수준에 근접한다. 원고지 60매 정도의 단편 소설에서 보니것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유토피아/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펼쳐 놓는다. 끝까지 휴머니스트로 남고자 한 작가의 블랙 유머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설이다.



◎ 목차

표지

본문

저자 및 시리즈 소개

copyrights



◎ 추천평

"흥미로운 소설. 보니것의 작품은 이것이 처음이었는데, 내 아들이 보니것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인구 통제에 대한 짧은 이야기이다. 한 명의 아이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한 명의 자원자가 죽어야 한다. 세 쌍둥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는 아빠의 머리 속에서 어떤 생각들이 지나쳐 갈 지 상상해보라! 즐거운 읽었지만, 나로 하여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 소설이었다. 보니것의 다른 작품도 읽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 Just Me, 아마존 독자 리뷰


"생각을 자극하는 이야기. 다시 커트 보니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완벽한 미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평화롭고, 교도소도 슬럼도 미친 정신병원도, 장애자도, 전쟁도 없다.' 미국의 인구는 4,000만명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 1870년대의 인구 규모 또는 현재 인구의 10분의 1 수준의 인구이다. (중략) 이 이야기는 확실히 짧은 분량의 소설이다. 저녁 식사 후의 여흥으로 즐길만한 분량이다. 다만 이야기가 완료되는 결말 부분에서 약간의 시간을 두도록. 이야기를 다시 읽거나 결말 부분을 정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실망하지 않을 소설이다." - Allison, 아마존 독자 리뷰



◎ 미리 보기

모든 것이 완벽했다.

감옥도, 슬럼가도, 미친 정신병원도, 장애자도, 가난도, 전쟁도 없는 세상이다.

모든 질병이 정복되었다. 노화 역시 정복되었다.

사소한 사고들을 제외하면, 죽음이란 그것을 자원하는 자들의 몫이었다.

미국의 인구는 4억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어느 화창한 날, 시카고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에드워드 K 웰링 주니어'라는 이름의 남자가, 자신의 아내가 해산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대기실 안에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기들이 많이 태어나지 않는 시대였다.


웰링은 55세였다. 평균 연령이 129세인 인구 분포로 볼 때 그는 젊은 편에 속했다.

검사 결과, 그의 아내는 세 쌍둥이를 해산할 예정이었다. 이 아이들이 웰링의 첫 번째 아이들이었다.

그는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고,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았다. 그는 너무 흐트러져 있고, 생기를 잃고, 미동조차 않았기 때문에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대기실 역시 너무나 흐트러지고 우울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그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의자와 탁자 등은 모두 벽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었다. 바닥에는 페인트 방울을 막기 위한 덮개천이 깔려 있었다.

병원은 새롭게 꾸며지고 있었다. 자살을 하기로 결정한 어떤 남자를 기념하기 위한 재 단장이었다.

냉소적인 표정의 남자가 사다리 위에 걸터 앉아 벽화를 색칠하고 있었다. 그 남자는 자신의 벽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예전처럼 사람들이 외모로 나이를 먹어가던 시절이라면 서른 다섯 살 정도로 보일만한 남자였다. 노화에 대한 치료법이 개발되기 전에 그는 그 정도 나이였을 것이다.

그 남자가 그리는 벽화는 매우 깔끔한 정원을 묘사한 것이었다. 하얀 색 옷을 입은 남자와 여자들, 의사와 간호사들이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방충제를 뿌리고, 비료를 주고 있었다.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잡초를 뽑고, 늙은 나무를 베고, 낙엽을 모으고, 지저분한 것들을 소각로로 옮기고 있었다.

중세 네덜란드식 정원이나 전통적인 일본식 정원과도 비교되기 힘들 만큼 깔끔하고 잘 가꿔진 정원이었다. 식물 하나 하나에 적당한 토양과 수분, 빛, 비료, 공기가 공급되도록 설계된 정원의 모습이었다.


병원 직원 한 명이 복도를 걸어 오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유행하는 노래를 흥얼거렸다.


당신이 내 키스를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것을 할거야:

보라색 옷을 입은 소녀를 찾아가야지.

그리고 이 슬픈 세상에 안녕을 고해야지.

당신이 내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것을 할거야:

내가 왜 이 세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살아야 할까?

나처럼 늙은 식물을 뽑아 버려야지.

사랑스러운 아기가 내 대신 살 수 있도록 해야지.

(1-2 페이지)


Sci Fan 시리즈

Sci Fan 시리즈는, Science Fiction + Fantasy 의 조합을 추구하는 대중 문학 총서입니다.

2015년 4월부터 발간을 시작하여, 고전 SF, 어드벤처, 역사, 공포 소설 등 과거에는 대중 문학으로 읽혔으나, 지금은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소설과 문학 쟝르를 발굴하여 읽기 쉬운 편집과 문체로 제공하는 것을 지향 하고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성과 가격, 분량의 Sci Fan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 브레인 체이서_알렉산더 베리야프

- 헌터 패트롤_존 맥과이어

- 모든 고양이는 회색이다_안드레이 노튼

- 2BR02B_커트 보니것

2015년 10월까지 12종 이상의 소설을 출간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를 죽이는 사나이: SciFan 제6권
Book 6 · Jun 2015 ·
0.0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책 소개

화성과 지구 사이의 밀수 혐의로 체포된 사냥꾼, 콩거는 감옥에서 낯선 사람들을 맞이한다. 그들의 제안은 단순하다. 과거로 돌아 가서 한 사람을 죽여주면 콩거를 자유롭게 해 주겠다는 것이다. 콩거가 잘못된 사람을 죽일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암살 대상이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콩거는 그의 품 속에 암살 대상의 두개골을 가지고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난다.

목차

표지

인트로

과거를 죽이는 사나이 본문

저자 및 시리즈 소개

copyrights

 

 

추천평

"아마 어떤 사람들은 이 소설을 읽고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처음 7 페이지 정도를 읽으면 결론을 정확하게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이런 평들도 있을 수 있다. '전쟁에 반대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가진 소설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소설은 세상에 너무나도 많다.' 틀린 구석이 전혀 없는 정확한 평들이다. 그러나, 반전에 대한 메시지가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아니다. 물론 이 소설 속에는, 전쟁과 폭력을 불러오는 무지와 불관용에 대한 강한 비판이 들어 있다. 그리고 결론 또한 명백하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이 소설의 중심 메시지는 '당신이 바로 죽을 것을 안다면, 어떤 메시지를 세계에 남기겠는가?'이다.

소설의 서두에서 이미 결말이 암시되고 있는 것은 그 중심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다. 이 소설 덕분에 정말 보람 있는 독서를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삶을 마감하는 그 언제인가 우리는 모두 그 질문을 해 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 GoodReads, Anreea Daia 리뷰

 

"근 미래에, 어떤 종교적 운동의 창시자 역할을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암살자가 파견된다. 한 가지 문제는 그 암살 대상이 200년 전에 죽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암살자는 시간 이동을 하면서, 암살 대상의 두개골을 가지고 떠난다. 그러나, 실제 사건은 암살자 자신이나 그를 보낸 사람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좀 더 복잡하고 흥미롭게 변해간다.

이 소설은 PKD (필립 K. 딕의 약칭)의 소설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전체 내러티브는 상당히 견고하고, 느슨한 결말이나 미완의 플롯을 가지고 있지 않다. 모든 캐릭터들은 미니멀하지만 동시에 3차원적이면서 생생하게 묘사되었다. 특히 주인공의 캐릭터가 그러하다. "열 두 마리의 원숭이", "터미네이터" 등과 같이 시간 이동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자체만의 고유성을 가진 소설이기도 하다.

당신이 PKD의 팬이건 아니건 간에 당신은 이 특별한 소설을 즐기게 될 것이다." - Amazon.com 독자 Dr. Bojan Tunguz

 

 

미리 보기

"무슨 기회를 말하는 거요?" 콩거가 물었다. "이야기를 계속 해 보시오. 관심이 생겼으니."

 방 안은 조용했다.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콩거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콩거는 칙칙한 죄수복을 입고 있었다. 처음 듣는 이름을 가진 위원회의 위원장이 천천히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감옥에 오기 전에 당신은 밀수업으로 상당히 큰 돈을 벌었습니다. 불법적이기는 했지만 상당히 수익성이 높은 일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당신에게는, 감옥에서 6년을 더 복역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콩거가 남자를 노려 보았다.

 "저희 위원회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 한 가지가, 당신의 특별한 능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아마 당신 입장에서도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 될 겁니다. 당신이 매우 뛰어난 사냥꾼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덫을 놓고, 수풀 속에 숨어서 밤새도록 사냥감을 기다리는 그런 일들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사냥이라는 직업에서 큰 만족감을 느끼셨겠죠? 사냥감을 추적해서 몰래 접근하고....."

 콩거가 한숨을 쉬었다. 그의 입술이 묘하게 비틀어졌다. "좋아요. 내 사냥 이야기는 그쯤 해 두시고, 요점이 뭐요? 내가 누구를 죽여야 하는 거요?"

 위원장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부드럽게 말했다. "아주 적절한 순서로 이야기가 진행되는군요."

(1-2 페이지)

사냥꾼, 쫓기다: SciFan 9권
Book 9 · Nov 2015 ·
5.0
<<진열 분야>>소설 > SF/환타지소설 > 영미소설
<<책 소개>>1960년 휴고상 (단편) 후보작.'제7월드'를 관할하는 생태 관리자 워든에게 괴 생명체의 대폭적인 증식이 눈에 띈다. 강력한 공격성과 생명력을 자랑하는 괴 생명체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른 세계의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과연 이 생명체를 처리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워든은 제7월드와 '지구'라는 세계를 연결하는 문을 연다. 그리고, 사냥꾼 에드는 갑작스럽게 열린 문 너머에서 무엇인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음을 직감한다. 40년에 걸친 사냥 기술이 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목차>>표지목차본문저자 소개copyrights

<<추천평>>"서스펜스가 넘친다!!!!! 5점 만점에 5점!!!!!"- GoodReads 독자, Manifest Stefany
"랄프 윌리엄스는 많은 양의 SF 를 쓴 작가는 아니다. 12종 이하의 소설을 썼고, 대부분 Astounding 지를 통해서 발표했다. 그의 마지막 소설인 이 작품 역시 Astounding 지에서 게재되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알래스카 (작가의 고향)의 가죽 사냥꾼이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을 발견하면서부터이다. 사냥꾼은 자신의 어떤 생명체의 사냥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외계 생명체의 설정이 흥미로운데, 그것은 여러 개의 다양한 종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은신처에 숨겨진 하나의 단일 정신이다. 이 단일 정신이, 각자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생명체를 생성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빠른 전개와 흥분되는 스토리라인이 외계 생명체를 다룬 SF 소설 중에서 이 작품을 유독 돋보이게 만든다."- Amazon 독자, Elliot
"다른 세계로 통하는 포털이 열리고, 사냥꾼을 사냥하는 생물이 이쪽 세계로 넘어 온다는 스토리다. 다른 SF 소설에서도 반복되는 설정이지만, 이 소설에서만큼 산뜻하게 구현된 경우는 없을 것이다. 주인공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상당히 전문적이고도 재미있다."- GoodReads 독자, Scott Harris
<<미리 보기>>'하른'의 군집 밀도가 제7월드의 생태계에 끼친 영향으로 인해서 워든은 그 생명체를 주목하게 되었다. 워든의 담당 구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편이었다. 다른 월드에서 지적인 생명체를 이식하는 실험들이 진행 중이었고, 제7월드는 그러한 실험들의 통제군으로서 유지되고 있었다. '하른'이 어떻게 제7월드에 들어 왔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애벌레 상태에서 차원간 균열을 통해서 들어 왔을 수도 있고, 또는 차원을 오가는 다른 생명체에 묻어서 들어 왔을 수도 있을 일이었다. 아마 워든 자신이 그 생명체를 묻히고 들어 왔을 수도 있었다.어떤 경우든, 그 생명체가 제7월드에 존재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천적과 경쟁 상대가 없는 상태에서 그 생명체는 엄청난 속도로 증식되었다. 지금까지 그 생명체의 영향은 지엽적인 것이었지만 '하른' 자신이 이식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워든 자신의 성향과 전문가적인 판단으로는 제7 월드의 생태계에 직접적인 개입을 하는 것을 피하는 방향이 옳을 듯 했다. 설령 포식자의 영역이라 하더라도 직접적인 개입은 피하는 것이 나아 보였다. 워든은 '하른'이 원래 속한 세계에서 천적을 도입하는 문제도 고려했지만 그 방안은 기각되었다. 해결책이 문제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마침, 제7월드와 연결된 다른 월드에서, '하른'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하른'에 적대적이고 적정 선에서 통제가 가능한 생명체가 관측되었다.어떤 의미에서든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방법이었다.10월 3일, 방한 장비를 갖춘 에드 브라운이 자신의 사냥 영역 근처의 기지에 도착했다.그는 달력을 벽에 걸어 두고 사냥철을 준비하기 위한 날짜를 계산하기 시작했다.10월 8일, 다른 세계로 통하는 구멍이 열렸다.5일 동안 에드가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여름 내내 기지는 아무도 돌보지 않는 상태로 버려져 있었다. 창고에서 침구와 난방기, 그리고 다른 장비를 꺼낸 에드는 기지를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바꿔 나가기 시작했다. 기지 안의 쥐들은 굵고 좋은 털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죽을 팔기에는 성가신 존재였다. 에드가 감자 씨앗을 찾기 위해서 땅 속 굴로 들어 갔을 때, 이곳 저곳에 파여진 작은 구멍들을 발견했다.아마도 '늙은 톰'이 그 쥐들을 잘 다룰 수 있을 것이었다. 톰은 크고 검은 몸체와 뻣뻣한 꼬리를 가진 11살의 고양이로, 평생을 에드와 함께 지내왔다. 에드와의 관계가 고양이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으므로, 톰의 가장 큰 관심은 쥐를 잡는 데 있었다. 톰은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수보다 훨씬 더 많은 쥐를 죽여서, 오솔길이나, 복도, 창고의 평판 위에 가지런히 쌓아 놓았다. 톰은 알래스카에서 가장 뛰어난 '쥐 잡이'였다.에드는 '늙은 톰'이 지나 갈 수 있도록 창고의 문을 막대기로 열어 두었다. 톰은 이제, 숲에서 40년을 보낸 노련한 사냥꾼에 어울릴 만한 숙련도로 자신의 특기를 발휘할 예정이었다. 에드는 지난 봄 씨를 뿌린 감자를 캐내기 시작했다. 그는 작은 도랑 근처에 그네를 하나 만들고, 도랑 근처 구멍마다 담요를 쌓았다. 그리고 카누를 꺼내서 방 위 쪽 선반에 올려 놓았다. 호수의 얇은 얼음을 따라 흘러 내려 온 청동 오리 몇 마리를 덫에서 꺼냈다. 장작 나무를 만들어서 첫 눈에 대비해 기지 한 켠에 쌓아 두었다.다섯 째 날 아침, 물이 든 통을 가지러 보트에 가는 도중, 에드는 다른 세계로 이어진 구멍을 발견했다.당연히 다른 세계로 이어진 구멍이라는 것은 본 적도 없고, 그런 일을 들어 본 적도 없었다. 따라서 현관문 10미터 앞에서 다른 세계로 이어진 구멍을 발견한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에드는 놀람과 충격에 휩싸였다.하지만 에드의 경험은 자신의 본 것을 그대로 믿는 것이 가장 좋다는 방향으로 그의 생각을 이끌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이상한 것들을 보아 왔고, 그로 인해서 과도하게 긴장해 본 적은 없었다. 그는 구멍을 알아 차린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자세히 살펴 보기 시작했다.그 구멍은 기지로 향하는 오솔길 오른 쪽 옆으로 두 발짝 떨어진 위치에 있었다. 구멍 근처에는 가지가 구부러진 자작 나무가 서 있었다. 주변 풍경과 전혀 다른 다른 세계의 풍경이 네모난 구멍을 통해 투사되고 있었다. 에드가 판단할 수 있는 한, 그 구멍은 거의 사람의 크기로 2미터 높이에 1미터 정도의 폭을 가지고 있었다. 바닥을 보면, 이 세계와 다른 세계의 경계가 명확하게 보였다. 구멍의 왼쪽에서는 이 세계와 다른 세계가 상당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구멍 오른쪽에는 이 세계에 속한 검은 석탄 덩어리가 있었는데, 저 쪽 세계에서는 가장 오래된 나무 그루터기가 편평한 지면 위에 놓여 있었다. 그래서 검은 석탄 덩어리는 갑자가 두 조각이 난 것처럼 보였다. 식생 역시 다르게 보였다. 이 쪽에는 이끼가 덮여 있었고, 저 쪽에는 풀잎이 덮여 있었다.구멍 위 쪽에서는 경계가 상당히 모호한 편이었다. 날카로운 경계선이 존재하지는 않았고, 보이는 것만으로 이 쪽 세계와 저 쪽 세계를 구분할 수 있을 뿐이었다. 저 쪽 세계에서는, 덤불이 우거진 지면이 서서히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광경이 보였다. 1 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는 언덕 위로 빡빡한 나무 숲이 여름의 초록 색을 빛내면서 지면을 덮고 있었다.에드는 조심스럽게 옆으로 한 발짝을 내디뎠다. 구멍 속으로 보이는 시야가 점점 좁아 졌기 때문에, 그 구멍은 오솔길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구멍 옆 자작 나무 곁을 돌아서 구멍의 뒤로 갔다. 그 쪽에서 바라보면, 구멍은 보이지 않고, 평범한 알래스카의 풍광만이 펼쳐져 있었다. 자작 나무와 장미 넝쿨, 전나무가 서 있는 평범한 풍광이었다. 그러나 앞에서 보면 그 구멍은 여전히 그 곳에 존재하고 있었다.그는 오리 나무 가지를 꺾어서 약 2 미터 길이의 막대를 만들고, 그것으로 구멍 속을 찔러 보았다. 아무런 저항도 없이 막대가 구멍을 통과했다. 그는 막대를 가지고 잔디를 찔러서 작은 구멍을 팠다. 막대를 다시 꺼내자, 막대 끝에는 저 쪽 세계의 먼지가 묻어 있었다. 그 먼지는 다른 먼지와 같은 냄새가 났고, 이쪽 세계의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늙은 톰'이 아침 햇살에 기지개를 펴더니 구멍을 살펴 보려는 듯 앞으로 다가 왔다. 구멍을 자세히 살펴 본 톰은 자신의 발톱을 몸 아래로 숨기고 앞쪽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에드 역시 주머니에서 둥근 깡통을 꺼내고, 조소를 띤 듯 입술을 비틀더니, 바닥에 엎어 놓은 물통 위에 걸터앉아서 구멍을 쳐다 보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 그런 행동만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느껴졌다.번식기가 다가 왔기 때문에 '하른'에게는 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주의를 잠시 돌려 다른 세계로 통하는 구멍을 살펴 보기 시작했다. 저쪽 세계에서는 커다란 두발 동물이 구멍을 발견한 듯 했다. 그 동물 옆에는 네발 동물이 있었다. 그러나, 두 동물 모두 이 쪽으로 건너 올 의도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노란 색의 커다란 태양이 구멍 사이로 비치고 있었고, 흥미로운 냄새를 가진 공기는 청량했다.두발 동물이 구멍 사이로 갈색의 가는 액체를 뿜어 냈다. 일종의 독액인 듯 했다. '하른'은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다른 세계로 통하는 구멍은 아주 자연스럽게 그 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마치 태초부터 그 곳에 존재하는 듯 했다. 아무 것도 튀어 나오지 않았고, 나뭇잎이 흔들거리고, 약한 바람을 따라 구름이 하늘 위로 고요하게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에드는 아침이 거의 끝나가고 있으며 자신의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늙은 톰'이 구멍을 지켜 보도록 놔 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래 목적지였던 보트에서 물을 가져 오기 위해 오솔길을 따라 내려갔다. 기지의 현관문 앞에서도 저 쪽 세계로 통하는 구멍이 잘 보였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도 에드는 그 구멍을 계속 지켜 보았다.두 번째 커피를 다 마셨을 무렵, 에드는 구멍 저 쪽으로 보이는 세계가 희미해 지면서 이상한 방식으로 어두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 차렸다. 그는 씻지 않은 접시를 그대로 놔두고 좀 더 자세히 살펴 보기 위해서 구멍 쪽으로 다가갔다. 결과적으로 발견한 것은, 저쪽 세계가 어둠에 싸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석양 속에서 불이 환히 켜진 방의 문가를 쳐다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구멍 가장자리에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이쪽 세계의 햇빛 바깥 쪽으로 풍경이 희미해지면서, 구멍 안 몇 십 미터부터는 자세한 윤곽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다.이제는 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에드가 천문학자는 아니었지만, 숲의 사나이로서 기본적인 별자리 상식 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그가 알고 있는 어떤 별자리와 유사한 것들도 찾을 수 없었다. 어떤 점에서, 구멍은 이전보다 훨씬 불안정해 보였다.설거지를 마친 후, 그는 오리 나무 가지 두 개를 꺾어서 잘 다듬은 다음 구멍 양 옆에 꽂아 넣었다. 비버의 덫으로 사용하던 질긴 실을 찾아 내서 두 개의 가지를 연결한 후 실 아래에 양철통을 매달았다. 누군가 또는 어떤 것이 그 구멍을 거기에 만들어 놓은 것이지, 그냥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뭔가가 그 구멍에서 튀어 나오면 에드는 그 사실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었다. 감시망을 좀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그는 구멍 바로 앞에 덫 몇 개와 올무 몇 개를 설치해 두었다.그리고 나서 그는 자신의 할 일을 계속 하기 시작했다. 뭔가가 일어난다고 하면 그것이 일어날 때가 되어야 일어날 것이었다. 여전히, 겨울이 다가 오고 있었고 에드는 자신의 겨울 준비를 마쳐야 했다.그는 설상화의 가죽끈을 고치고 시내의 여울 가장자리에 펼쳐 놓았던 그물을 회수해서 물고기 두 마리를 잡았다. '늙은 톰'이 창고의 쥐들을 깨끗하게 처리했지만, 쥐들은 여전히 별채로 통하는 문틀 근처에 구멍을 파 놓았다. 에드는 삽으로 구멍을 넓혀서 톰이 별채의 바닥 아래로 들어 갈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바늘과 실, 왁스를 꺼내서 그의 모카신(북미 원주민들의 부드러운 가죽신 - 역주)을 고쳤다.가끔씩 그는 다른 세계로 통하는 구멍을 확인했다. 다른 특별한 것은 없이 낯선 별자리들이 하늘 위를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마침내 '늙은 톰'이 그 구멍에 싫증을 느끼고, 별채의 바닥 아래를 조사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바로 톰이 원래의 일을 시작하고 있다는 신호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찍찍거리는 소리가 바닥 아래에서 울려 나오기 시작했다.저녁이 될 무렵, 에드는 한 생명체가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방법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충분한 정보가 모일 때까지 직접 시도를 해 볼 생각은 없었지만, 대리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지 밖 오리 나무 옆에는 생포용 덫이 가득 쌓여 있었다. 가끔씩 정부의 '어업 및 야생국'의 의뢰로 담비를 생포할 때 사용하는 것이었다. 정부의 동물 이주 사업을 위한 의뢰였으므로 덫에 걸린 동물들은 살아 있는 상태여야 했다. 그 중 덫 한 개의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그는 그 생포용 덫을 집어 들고 미루 나무 기둥의 아래에 설치해 두었다. 그 기둥 근처에는 작은 토끼길이 있었다.그가 잠자리에 들 무렵 저쪽 세계는 여전히 어둠 속에 있었다. 그는 기지의 현관문을 열어서 침대 위에서도 그 구멍이 보이도록 한 후, 총알을 가득 장전한 샷건을 침대 곁에 두었다.60살에 가까운 에드는 아무 일이 없다 하더라도 깊은 잠을 자는 유형이 아니었다. 저녁 10시경, 저쪽 세계에서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고, 에드는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 구멍을 살펴 보았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어제와 비슷해 보일 뿐이었다. 그는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 생포용 덫에 토끼 한 마리가 잡혀 있었다. 막대를 든 에드가 우리에 토끼를 넣어서 다른 세계 쪽으로 밀어 넣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 보았다. 토끼는 철창 사이로 삐져나온 풀 위를 걸어 다녔다. 그는 우리와 토끼를 다시 당겨서 토끼를 자세히 살펴 봤다. 토끼에게는 아무런 이상도 없어 보였다. 우리에 갇힌 토끼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의 행복감만이 느껴질 뿐이었다.그 날 정오가 되지 저쪽 세계가 다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양 쪽 세계가 모두 어두워진 저녁 7시, 에드는 구멍 앞에 매달아 둔 깡통이 딸랑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연이어 강철 덫이 뭔가를 잡아 채는 소리가 들렸다.
붉은 방: SciFan 10권
Book 10 · Nov 2015 ·
5.0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책 소개>>

H. G. 웰즈의 필력이 그대로 살아있는 깔끔한 단편

로레인 성의 '붉은 방'은 몇 가지 끔직한 사건으로 인해서 귀신 들린 방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오늘 밤, 외지에서 온 사나이가 이 방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방문한다. 서로 관련이 없는 결과들의 우연한 겹침에 따른 신화일까? 아니면, 인간이 넘어 설 수 없는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서 통제되는 장소일까?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저자 소개

copyrights



<<추천평>>

"굉장히 무서운!!! 주인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에는 진정한 공포가 존재한다. 누군가혼자 어둡고 넓은 방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 이 소설은 더욱 공포스러울 것이다. 할로윈 밤에 소리 내어 읽어 보면 좋을 듯."

- Amazon 독자, Tcald


"비록 시작은 공포 소설의 암시를 가지고 있지만, 이 소설은 전통적인 방식의 공포 소설은 아니다. 스포일러의 우려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소름이 끼치고, 읽은 후에는 이 소설 생각이 계속 날 것이다."

- Amazon 독자, Kindle Customer


"귀신 들린 이야기이자 귀신에 대한 공포를 다룬 소설. H. G. 웰즈의 대가로서의 터치가 느껴지는 단편소설이다. 그의 대가로서의 터치가 평범한 설정을 정말 무서운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 Amazon 독자, Carolyn Hertz



<<미리 보기>>

"당신 선택이오."

말라 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이 다시 한번 강조했다.

희미한 지팡이 소리가 들리고 외부 통로에 깔린 돌을 느릿하게 밟는 소리가 들렸다. 두 번째 노인이 들어 오면서 문 경첩이 삐걱거렸다. 그 노인은 첫 번째 노인보다 더 늙고, 구부정한 허리에, 주름진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몸을 목발에 의지하고 있는 노인의 눈은 어두운 그늘에 싸여 있었고, 반쯤 일그러진 그의 아래 입술은 창백한 분홍빛이었다. 그 입술 위로 노랗게 썩은 이빨이 간간히 모습을 드러냈다. 노인은 테이블 건너편에 있는 안락 의자로 바로 걸어 가 불편한 자세로 앉더니 기침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말라 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은 새로 들어 온 노인을 향해 명백한 혐오감이 담긴 시선을 던졌다. 방 안에 있던 늙은 여자는 두 번째 노인이 들어 오는 것을 알아 차리지 못한 듯 난롯불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말했듯이, 당신 선택이오."

기침이 잠시 멈춘 사이, 말라 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이 말했다.

"저의 선택이 맞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눈 그늘을 가진 노인이 나의 존재를 새삼 알아 차리고, 머리를 옆으로 돌려서 나를 쳐다 보았다. 그 순간 나는 그의 눈동자를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작지만 불꽃에 쌓인 듯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기침을 하면서 식식거리기 시작했다.

"술 한 잔 하시게나." 말라 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이 테이블 위에 맥주잔을 앞으로 밀면서 말했다. 눈 그늘을 가진 노인은 떨리는 손으로 한 잔 정도의 맥주를 따르고, 반 정도 되는 양은 테이블에 흘렸다. 괴물 같이 보이는 그의 그림자가 벽 위를 타고 오르면서, 그가 맥주를 따르고 마시는 모습을 흉내 내는 듯 했다. 이토록 기괴한 관리인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내 의견으로, 노쇠함에는 어떤 비인간적인 면이 존재했다. 보통의 경우 숨겨져 있지만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내재하는 어떤 것이었다. 노인들이 하루 하루를 늙어가면서, 그들의 인간적인 품격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주 조금씩 퇴락하는 듯 했다. 이들 세 명의 노인은 삭막한 침묵으로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굽은 등, 나에 대한 명백한 적대감, 그리고 그들 서로를 향한 적의가 그 불편함을 가중시켰다. 어쩌면 그날 밤 나는 무엇에든 불편한 인상을 가질 기분이었을 수도 있다. 위층의 어떤 사악한 것에 대한 그들의 희미한 암시로부터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귀신 들린 방까지 안내해 주신다면, 저는 그 곳에서 쉬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때 기침을 하던 노인이 갑자기 머리를 돌려서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짙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붉은 눈으로 나를 쳐다 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내 말에 답하지 않았다. 잠시 답을 기다리면서 나는 노인들을 번갈아 쳐다 보았다. 늙은 여자가 윤기 없는 눈으로 불을 응시하는 모습이 시체처럼 보였다.

나는 조금 더 큰 소리로 이야기를 반복했다.

"그 귀신 들린 방으로 저를 안내해 주시면, 저를 접대하는 고역을 피하실 수 있을 텐데요."

"문 밖에 판이 있고 그 위에 촛불이 있소이다." 말라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이 내 발을 쳐다 보면서 이야기했다.

"하지만 오늘 밤 붉은 방으로 간다면....."

"오늘도 그 모든 밤 중에 하나야." 늙은 여자가 작은 소리로 이야기했다.

"혼자서 가시오."

"좋습니다." 내가 짧게 답했다.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하죠?"

"통로를 조금 따라 가시오." 노인이 문가에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나선형 계단이 나오면 두 번째 층계참에 초록색 베이즈 천이 씌인 문이 있을 거요. 그 문을 통해서 들어 가면 긴 복도가 있을 거요. 그 복도 끝 왼편에 붉은 방이 있소이다."

"제가 맞게 알아 들었나요?" 노인의 말을 반복하면서 내가 말했다.

노인은 한 가지 부분을 교정해 주었다.

"진짜로 가시려오?" 짙은 눈 그늘을 가진 노인이 나를 바라 보면서 물었다. 그가 그렇게 이상하고도 부자연스러운 얼굴로 나를 쳐다 보는 것은 세 번째였다.

"오늘도 그 모든 밤 중에 하나야." 늙은 여자가 속삭이듯 말했다.

"제가 여기에 온 이유가 그것이니까요."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문으로 다가갔다. 내가 그러는 사이, 눈 그늘을 가진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테이블 주위를 돌았다. 그렇게 해서 난롯불 곁에 있는 다른 노인들에게로 다가서려는 듯 했다. 문가에 다다르자 나는 몸을 돌려 함께 모여 앉은 노인들을 쳐다 보았다. 난롯불을 배경으로 어두운 윤곽만을 보이는 노인들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 보았다. 그들의 오래된 얼굴에서 내게 뭔가를 말하려는 표정이 느껴졌다.

"안녕히 계세요." 문을 열면서 내가 인사했다.

"당신 선택이오." 말라 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이 말했다.

나는 촛불이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문을 열어 두었다. 촛불을 준비하고 문을 단단히 닫은 후 복도를 걸어갔다. 통로 속으로 내 발걸음 소리가 울렸다.

나는 사실에만 집중하는 태도를 견지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하지만, 그 노인들이 모여 있던 방의 어둠침침한 옛날 가구들과 그것들에 둘러 쌓인 노인들의 기이함이 내게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조금은 다른 시대, 좀 더 오래된 시대에 속한 것처럼 보였다. 영적인 것들에 대한 공포가 존재하고, 상식이 비상식이었고, 마녀와 불길한 예언이 신뢰성을 가지고, 유령들을 부정할 수 없는 그런 시대에 속한 듯 했다. 그들의 존재 자체가 뭔가 유령 같았다. 그들이 옷과 스타일은 죽은 자의 머리 속에서 나온 듯 했고, 그들 주위의 장식품과 가구 역시 유령 같이 느껴졌다. 사라진 사람들의 사념이 현재의 세상에 들어 오지 못하고 공기 중을 떠돌고 있었다. 그림자로 가득 찬 복도는 습기로 반짝이는 얇은 막으로 덮여 있었다. 죽어서 굳어 버린 것들처럼 차갑고 수척한 복도였다.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서 이런 저런 이상한 생각들을 겨우 머리 반대편으로 밀쳐 낼 수 있었다. 바람이 스며 드는 지하의 복도는 먼지가 날리는 추운 장소였다. 촛불이 일렁이면서 작게 떨리다가 가끔씩 불꽃을 일으켰다. 나선형 계단 위 아래로 내 발걸음 소리가 울렸다. 칠흑 같은 그림자가 나를 뒤에서 덮쳐 오고, 내 앞의 그림자가 어둠 속으로 스며 들어 갔다. 계단 중간에 위치한 넓은 층계참에 잠시 멈춰 서서, 내 뒤에서 들리는 듯한 소리가 무엇인지를 확인해 보았다. 오직 침묵만이 존재했다.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끼면서, 베이즈천이 덮인 문을 활짝 열고 조용한 통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노인들이 내 정신에 미친 영향이 그리 큰 것 같지는 않았다. 커다란 계단 옆 창문에서 들어 오는 달빛에 비친 사물들이 검은 그림자 속에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것들 위로 은색 그물이 씌워진 듯 엷은 달빛이 복도를 채우고 있었다. 모든 것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곳은 12개월 전이 아니라 바로 어제 버려진 듯 했다. 벽 곳곳에 양초가 꽂혀 있었고, 카펫과 잘 닦인 바닥 위에 쌓인 먼지는 아주 고르게 퍼져 있어서 촛불로는 먼지를 볼 수 없었다.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침묵이 사방에 퍼져 있었다. 앞으로 나가려다가 나는 갑자기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복도 구석 자리에 숨겨져 있던 동상 무리가 보였다. 그 동상의 그림자들이 놀랄 만큼 뚜렷한 윤곽을 가지고 벽 위에 비춰졌다. 그리고 뭔가가 나를 덮쳐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30초 정도 그 앞에서 머무르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주머니 속의 권총을 움켜 쥐고 앞으로 나섰다. 그러나 그곳에는 가니메데와 독수리의 동상만이 달빛 속에 빛나고 있었다. 그 일로 인해서 나는 오히려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상아 장식이 달린 테이블 위의 도자기 상이 내가 지나가는 동안 움직임을 멈추는 듯 했지만 그 정도로는 놀랄 필요가 없었다.

쉐도우 머니: SciFan 제11권
Book 11 · Dec 2015 ·
0.0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책 소개

1962년 휴고상 단편 부분 선정작.

전문가조차 구분할 수 없는 위조 지폐가 미국 전역에 유통되는 정황이 포착된다. 그러나, 전문 위조 범행이라고 보기에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마추어의 흔적이 느껴진다. 적성국의 개입인가? 한 개인의 일탈적 행위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미국 경제를 흔들려는 비밀 조직의 등장인가? 우수한 첩보 요원으로 알려진 주인공이 수사에 투입되고, 사건은 미묘한 방향으로 흘러 간다.

미국 사회 노동당의 핵심 요직을 거친 저자, 맥 레이놀즈의 사회 비판적 메시지와 추리 소설적 반전, 묵시록적인 SF 상황 설정이 잘 어우러진 소설이다.

추천평

연방 첩보 기관의 요원이 주인공인 단편 소설. 어디에 사는가, 무슨 차를 모는가, 어떤 옷을 입는가, 어느 학교 출신인가, 그리고 어떤 곳에 자주 가는가에 따라서 사회적 평판과 지위가 얻어지는 근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재미있는 것은, 나는 주인공보다는 '악당'들의 논변에 더욱 공감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이 소설의 핵심일 수도 있다.

- Sardo Weems, Manybooks 독자

 

이 소설은 놀라울 정도로 창조적이고, 즐거운 방식으로 쟝르의 관습을 깨뜨리는 소설이다. 위조 지폐의 미스터리는 뛰어난 구조로 전개되고 있고, 줄거리가 과정 중간 중간에 작은 반전들이 소설 읽는 재미를 배가 시킨다. 특히나, 소설의 결말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작가의 '이상한' 상상력이 사랑스럽게 빛난다는 점에서 나는 이 작가의 소설들을 더 읽어 볼 계획이다.

- Karl Janssen, Amazon 독자


미리 보기

그와 비슷한 연봉을 받으며 그가 사는 지역의 사람들 중 로렌스 울포드의 연령대에 속하는 비즈니스맨들은 트위드 자켓를 입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었다. 트위드 자켓를 입지 않는 사람들은 뭔가 괴짜라는 평판을 얻기 마련이었다.

 

집을 나서는 로렌스 울포드 역시 트위드를 입고 있었다. 오늘 아침이 그의 트위드가 처음 바깥 빛을 본 날이었다. 로렌스 울포드가 속한 소득층의 잘 나가는 젊은 비즈니스맨들이 선호하는 북유럽 출신 디자이너가 만든 핸드 메이드 자켓이었다. 영국이나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나 의류 브랜드는 잊혀진 지 오래였다.

 

로렌스는 자신의 집에서 느긋하게 걸어 내려오며 도로변에 세워 둔 자신의 스포츠카를 바라보았다. 연식도, 모델도 구식인 차였다. 새 모델로 바꿀 시기가 지난 지 오래였다. 그가 속한 계층으로서는 창피한 일이었지만, 그는 그 차를 좋아했다. 하지만 동료들과 친구들 사이에서 괴짜라는 평을 듣고 싶지는 않았다. 지난 번 캐리 맥카터 국회의원이 뭐라고 했던가? "괴짜는 2등 시민이 되기 위해 첫 발을 뗀 자이다."

 

로렌스가 스포츠카 앞 좌석에 미끄러지듯 앉으며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리고 부드럽게 엑셀을 밟았다. '더 나은 워싱턴' 시내가 그의 행선지였다. 이론적으로 그에게는 4일의 휴가가 더 남아 있어야 했다. 휴가 중인 그를 갑자기 불러들인 국장이 뭘 원하는지가 궁금했다. 문제가 생기면 항상 불려 다니는 것은, 국장이 애호하는 '문제 해결사' 중 한 명으로서 겪는 어려움이었다. 로렌스 울포드는 현장 업무를 그만 두고 내근 업무로 옮겨 승진도 하고 급여도 더 받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주차창에 차를 넣어둔 후 로렌스는 자신의 격에 맞게 2등급 직원 전용 입구로 들어갔다. 내년에는 그 옆의 1등급 문으로 들어가리라 자신에게 말하며.

 

국장의 사무실에 로렌스가 들어서자 비서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로렌스 씨. 안녕하세요. 휴가가 줄었다고 들었어요, 유감이에요."

 

라베른 포크는 귀여운 외모를 가졌지만,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인재였다. 마치 나폴레옹과 그의 군대처럼 정확하게 일할 수 있는 여자였다. 그녀는 부서 내 모든 직원들의 이름을 외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분명 괴짜였다. 예를 들어, 스타일은 유행을 타기 마련인데 라베른은 편안한 복장만 입고 다니면서 자기만의 머리 스타일을 고집했으며, 직장에서 굽이 낮은 워킹화를 신었다. 사실, 그녀는 상대가 친절하거나 말거나 언제든지 누군가를 향해 으르렁댈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녀가 그 유별난 성격 때문에 승진의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도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울포드가 인사를 건넸다. "라베른양, 안녕하세요. 국장님이 저를 기다리고 계신 것 같군요?"

 

"네, 맞아요. 바로 들어가세요 로렌스 씨."

 

그녀는 그가 국장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쳐다 보았다. 로렌스 울포드는 30대 총각 치고는 괜찮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책상 위의 보고서들을 보며 눈을 찡그리던 국장이 그의 현장 요원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로렌스. 앉아서 잠시만 기다리게나. 기다리면서 이것 좀 보게."

 

국장이 로렌스에게 지폐 한 장을 건네주었다.

 

로렌스가 지폐을 건네 받고서 편안한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앞뒤로 지폐를 훑어보았다.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는 50달러짜리 지폐였다.

 

국장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보고서들을 책상 서랍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가 울포드에게 말했다. "휴가를 단축시켜서 미안하네, 로렌스. 월트 포스터에게 업무를 넘길까도 생각했지만, 그 친구는 자네만한 실력이 없어."

 

로렌스는 약간의 일상적인 칭찬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가장 가까운 라이벌에 대해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월트는 좋은 사람입니다, 국장님. 그런데, 어떤 문제가 발생한 건가요?"

 

"그 50달러 지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장의 문제 해결사는 지폐를 내려다보았다. "생각할 게 뭐가 있죠?"

 

국장은 끙끙거리며 책상 서랍을 열어 지폐 한 장을 더 꺼냈다. "여기, 이것도 좀 봐 주게."

 

다른 50달러 지폐였다. 로렌스 울포드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눈살을 찌푸렸다.

 

"일련번호를 살펴 보게."

 

국장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일련번호가 같았다.

 

로렌스가 국장을 놀란 눈으로 국장을 올려 보았다.

 

"위조군요. 어떤 게 가짜죠?"

 

"그게 바로 내가 알고 싶은 거야." 국장이 말했다.

 

로렌스 울포드가 자신의 상사를 쳐다보고, 눈을 한 번 깜박이고는 지폐를 다시 보았다.

 

"훌륭한 작품이지." 국장이 말했다.

 

"하지만 이것이 저희와 무슨 상관이죠. 국장님? 위조에 관한 문제는 재무부 특수 수사과 관할 아닌가요?"

 

"맞아. 관할 건 때문에 오히려 그쪽에서 우리에게 요청을 했네. 국제적 파문까지 일어날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듯 해."

 

이제 이야기가 좀 진전 되었다. 로렌스 울포드는 지폐 두 장을 책상에 내려놓고 의자에 기대어 국장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국장이 말했다.

 

"2차 대전 때 나치들이 미국과 영국 지폐를 발행했던 거 기억하나?"

 

"그때 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죠."

 

"그 일에 관해 읽어봤을 거라 생각했네. 어쨌든 당시 나치 정부가 가진 자원으로는 세계 어떤 화폐라도 완벽하게 위조할 수 있었지. 기술, 장비, 자금까지 모두 갖추고 있었으니까. 독일에서는 동맹국들의 재정 기반을 흔들어놓을 생각으로 달러와 파운드를 수억 장씩 발행하기도 했지."

 

"왜 성공하지 못했죠?"

 

"첫 번째는 보급이 잘 안되었다는 점 때문이지. 하지만 상당히 대량의 위조 지폐가 유통되기는 했어. 한때는 정부의 경각심이 매우 높아져서, 독일이 복제할 가치도 두지 않았던 2달러 지폐를 제외하고는 멕시코를 통해서 들어 오는 모든 지폐를 사용 금지한 적도 있었지."

 

울포드는 그 말을 들으면서 눈을 찡그리고 있었다.

 

"근데, 그것이 지금 상황과 무슨 상관이죠?"

 

국장이 말했다. "추측일 뿐인데, 둘 중 하나는 위조 지폐이지만 복제 기술이, 알려진 어떤 위조 기술자도 흉내내지 못할 수작이야. 재무부 쪽에서는 이 지폐가 해외에서 들어온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어디에서 들어 왔는지 궁금해 하더군. 만약 이것이 외국 정부의 사업, 특히 러시아나 다른 적성국의 사업이었다면 그들의 우려를 이해할 만하지."

 

"네, 국장님." 울포드가 말했다. 그는 똑바로 앉아 다시 지폐 두 장을 관찰했다.

 

"재무부에서 한 장이 위조 지폐라는 건 어떻게 발견한 거죠?"

 

"순전히 운이야. 가진 거라곤 직관적 기억력 밖에 없는 은행원이 50달러 지폐 다발을 하나씩 확인하다가 알아낸 거야. 50달러 지폐가 흔히 쓰이는 지폐는 아니지 않나. 일련번호가 같으니 복제된 지폐라는 걸 우연히 알게 된 거야."

 

"그리고는요?"

 

"복제가 너무 완벽하게 되어서 재무부에서도 한 바탕 난리가 났었어. 위조한 쪽의 노력이 조금이라도 부족했다면 이런 완벽한 위조는 애초에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이 그쪽 판단이야. 사용된 각인이나 종이, 문양 등이 모두 완벽하게 동일해. 위조 전문가들도 위조 지폐를 보급하기 전에 인공 제지 같은 것을 혼용하기 때문에 흔적이 남기 마련이라는데 이것은 그런 흔적조차 없이 완벽하지."

 

"이건 제 선에서 해결될 일이 아니네요. 더 조사한 내용은 있나요? 위조지폐를 얼마나 더 발견했죠?" 로렌스 울포드가 말했다.

 

"IBM 쪽에서 최신 장비와 그쪽 전문가들을 통해서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어. 재무부 특수 수사과에서 이 지역 모든 은행과 정부 기관의 모든 50달러짜리 지폐를 확인했는데 지금까지는 10장밖에 찾지 못했네."

 

"그리고 다른 도시들은요?"

 

"전혀. 워싱턴에서만 돌았어. 이 사실만으로도 의심스럽지. 이 위조 지폐들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생각하면 겨우 한 뭉치 정도만 유통한다는 것은 말이 안 돼지. 아마 더 있을 거야. 로렌스, 이 정도 제조 기술이면 위조 지폐를 가지고 당당하게 은행에 들어가서 바꿔 달라고 요구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네."

 

"와우!" 로렌스가 휘파람을 불었다.

 

"정말일세."

 

"그럼 지금 국장님 말씀은, 러시아나 다른 적성국이 우리를 대상으로 악의적인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추측 때문에 제가 재무부 관료들과 함께 일하길 원하신다는 거죠?"

 

"그래, 로렌스. 바로 그거야. 이 일을 맡아주고 내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보고해 주게. 지원이 필요할 때마다 월터 포스터나 다른 요원들을 보내 주겠네. 이 일은 상당히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

SOS UFO: SciFan 제12권
Book 12 · Jan 2016 ·
3.5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책 소개

SF의 거장 아시모프의 특징이 잘 드러난 단편 소설.

지구의 '최후의 전쟁' 이후 과거의 영광을 잃은 지 오래이다. 그런 지구에 행성, 은하계가 우주 여행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UFO가 나타난다. 그들의 진보된 과학 기술로 자신들과 교역을 할 수 있는 행성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이상하게도 과거 기술에나 쓰이는 석탄과 석유. '생각 투사기'를 가지고 지구인과 대화를 하고, 소형 레이저 총으로 사람 한 명은 순식간에 날려 버릴 수 있는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본격적인 협상을 위해서 지구에 두 번째 방문하는 UFO는 불시착을 하게되고, 생존한 외계인은 두 명의 아이들에게 사로 잡힌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자신들만의 계획이 있다.


목차

표지

목차

I

II

III

IV

V

VI

VII

VIII

IX

X

XI

XII

XIII

XIV

저자 소개

copyrights

 

추천평

"너무나도 재미있는 읽은 소설. 매 년 읽어야 할 소설 목록에 넣어둘 만 하다"

- William Dusty, Amazon 독자

 

"비슷한 플롯과 설정을 가진 아주 많은 소설들을 탄생시킨 오리지널 스토리이다. 시작 부분에서부터 결말을 예상하게 만드는 데, 그것은 이 소설의 구조 때문이 아니라, 유사한 플롯의 SF 소설들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아시모프는 뛰어난 이야기꾼이고, 장거리 기차나 비행기 여행에 들고 타면 시간을 보내는 데 아주 적격이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

- Amy Custard, Amazon 독자

 

미리 보기

아침에 천둥 소리가 들린 후 레드와 슬림은 작고 이상한 동물 두 마리를 발견했다.

아이들은 이 작은 동물들을 엄마, 아빠한테 절대로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창문 앞에는 조약돌 더미가 하나 있었고, 레드는 자기 침대 안에서 잠결에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슬림은 깨어나 있었다.

슬림은 똑바로 일어나 앉아서 잠깐 동안 이 낯선 환경이 어떻게 된 것인지 생각했다. 당연히 그는 집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아버지와 시골에 와 있었다. 시골은 생각보다 추웠고 창문 앞에 잔디가 있었다.

"슬림"

레드는 목이 쉰듯한 목소리로, 급하지만 나지막이 슬림을 부르며 열린 창문 쪽으로 뛰어 갔다.

 

'슬림'이라는 이름은 그의 진짜 이름이 아니라 그저께 처음 만난 친구 레드가 그의 마른 체구를 보고 단번에 지어준 별명이다.

"안녕, 이제 너는 슬림이야. 난 레드라고 해."

'레드'라는 이름도 진짜 이름은 아니었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빨간 그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사춘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둘은 그렇게 서로의 우정에 대한 의심의 여지없이 바로 친구가 되었다.

 

슬림이 외쳤다. "안녕, 레드!" 그는 눈곱을 떼며 기분 좋게 손을 흔들었다.

슬림은 바로 정신을 차렸다. 낮은 언덕 동쪽 끝에 간신히 뜬 해는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고 잔디는 젖어있었다.

슬림이 좀 더 작은 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이야?

레드가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했다.

슬림은 빠르게 옷을 입고, 기분 좋게 미지근한 물로 대충 세수를 했다. 뛰어나가면서 바람결에 피부의 물기가 마르는 듯 했지만 젖은 잔디 때문에 다시 축축해졌다.

레드가 말했다. "조용히 해야 해. 만약에 엄마, 아빠 혹은 너희 아빠나 다른 사람들이 깨면 그들은 '얼어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들어와.' 라고 할거야."

레드는 슬림에게 가장 재미있는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서 그의 말투와 어조를 열심히 흉내 내며 말했다.

슬림이 간절한 눈빛을 하고 말했다. "레드, 우리 매일 일찍 이렇게 여기 나올래? 모든 세상이 우리 것이 된 것 같지 않니? 여긴 아무도, 아무것도 없어." 슬림은 그들만의 공간을 갖게 된 것에 마음이 벅차 올랐다.

레드는 곁눈질로 슬쩍 슬림을 보며 관심 없는 듯 말했다. "나 어제 밤에 몇 시간 동안이나 깨어 있었어. 넌 어제 새벽에 그 소리 못 들었어?"

"무슨 소리?"

"천둥 소리."

"어제 천둥이 쳤다고?" 슬림은 천둥이 치면 절대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에 레드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너는 못 들은 것 같구나. 하지만 확실히 천둥이 쳤어. 천둥 소리를 듣고 나서 창문 밖을 내다봤는데 비는 오지 않았고 회색 빛 하늘에 별만 가득했어. 무슨 말인지 알지?"

슬림은 그런 하늘을 본 적이 없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나는 밖으로 나가보기로 했어." 레드가 말했다

그들은 콘크리트 길 양 옆 풀이 무성한 쪽을 따라 걸었다. 길은 균열이나 얼룩이 없이 깨끗했고 언덕과 언덕 사이 한 가운데를 가르며 끝없이 이어졌다. 레드는 아빠에게 이 길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를 물은 적이 있지만 워낙 오래 전에 생겨났기 때문에 아빠도 알지 못했다.

레드가 말했다. "너 비밀 지킬 수 있어?

"물론이지, 레드. 비밀이 뭔데?"

"그냥 비밀 한 가지야. 말해줄까 말까." 레드는 걸어가면서 길고 유연한 풀을 꺾었다. 작은 잎들을 차례대로 벗겨내고 남은 줄기를 채찍인 듯 화려하게 휘둘렀다. 잠깐 동안 그는 야생마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훈련하는 조련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곧 피곤해졌고 채찍을 던져버렸다. 그리고 야생마 조련사의 꿈은 상상 속 미래의 어디쯤에 잠시 넣어두었다.

그는 말했다. "이 근처에 서커스단이 올 거야."

슬림이 말했다. "그건 비밀이 아니잖아. 나도 알고 있었어. 전에 아빠랑 같이 이곳에 온 적이 있는데 그때 아빠가 말해줬어."

"내가 말한 비밀은 그게 아니야. 진짜 비밀이라고! 너 혹시 서커스를 본 적이 있어?"

"응, 당연하지."

"어땠어? 재미있었어?"

"응,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었어."

레드는 뭔가를 제안 하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서커스단과 같이 지내 볼 생각 있니? 내 말은, 평생토록 말이야."

슬림이 잠시 고민했다.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어. 나는 우리 아빠처럼 천문학자가 될 거야. 아빠도 그걸 원하시고."

"하! 천문학자!" 레드가 말했다.

슬림은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문이 닫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천문학은 죽은 별과 공허한 암흑 속의 우주에 관한 것이 되어버리는 것 같았다.

레드가 흥분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서커스는 그것보다 더 재미 있을 거야."

"날 끌어들이려고 하는 말인 거 다 알아."

"아니야. 정말이야."

레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네가 지금 서커스에 입단할 기회를 얻었다고 하자. 어떻게 할 거야?"

"음..... 글쎄..... 나는,,"

"이것 봐!" 레드가 비웃었다.

슬림은 발끈했다. "그래, 나도 함께 할게."

"좋아."

"그러면 나한테 서커스를 한 번 보여줘 봐."

레드는 희한한 모습으로 격렬하게 마구 돌았다. "이런 걸 말하는 거니?"

"뭐야, 그게 뭐 하는 건데?" 슬림은 갑작스런 레드의 행동에 놀라며 한 발짝 물러났다.

"나한테 우리가 서커스에 입단할 수 있는 무기가 있어. 아마도 언젠가 우리는 우리만의 서커스단을 갖게 되겠지. 네가 나와 함께 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2인조 서커스단이 될 수 있어. 네가 나와 함께 해주지 않는다면, 나는 혼자서라도 할거야. 그냥 난 오래된 친구, 슬림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어."

슬림은 갑자기 세상이 화려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말했다. "그러지 뭐, 레드. 나도 같이 해! 비밀이 뭔데, 응? 뭔지 말해줘."

"맞혀봐. 너는 서커스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

슬림은 답을 맞추기 위해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곡예?"

"세상에! 나는 곡예는 딱 질색이야."

"그럼 난 모르겠어."

"동물, 바로 동물이야! 가장 훌륭한 사이드 쇼가 뭔지 알아? 관중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 어디일 것 같아? 메인 쇼가 아니라 사이드 쇼로 벌어지는 동물 연기가 가장 최고야." 레드의 목소리에 확신이 가득했다.

"정말이야?"

"사람들에게 한 번 물어봐. 모두가 그렇다고 할 걸. 마침 오늘 아침에 내가 동물 두 마리를 발견했어."

"그래서 네가 데리고 왔어?"

"물론이지. 이게 바로 그 비밀이야. 말하면 안돼."

"응, 당연하지."

"그 동물을 창고에 데려다 놨어. 보러 갈래?"

그들이 창고에 거의 다 왔을 때 거대하고 아주 검은 창고의 문은 열려있었다. 슬림은 발걸음을 멈췄다.

그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보이려고 애쓰며 말했다. "그 동물들은 커?"

"동물이 크면 내가 어떻게 다룰 수 있겠니? 널 해치지 않을 거야. 그 동물은 길이만 길어. 내가 잘 가둬놨어."

그들은 창고로 들어왔다. 천장에 쇠사슬로 달려 있었고, 케이지는 그 쇠사슬 끝에 매달려 있었다. 케이지는 뻣뻣한 천으로 덮인 채 허공에 떠 있었다.

레드는 말했다. "새나 다른 동물들을 가둘 때 이 케이지를 사용하는 거야. 동물들은 여기서 빠져나갈 수 없어. 자, 어서 창고 위쪽으로 가자."

그들은 나무 계단을 기어 올라갔다. 그리고 레드가 케이지를 갈고리에 건 다음 그들의 앞 쪽으로 끌어 내렸다.

슬림이 천을 가리키며 말했다. "천에 구멍 같은 게 있어."

레드는 얼굴을 찌푸렸다. "응? 이게 왜 이러지?" 그는 천을 들어올려서 안을 들여다 보고 나서 안심하며 말했다. "동물들은 안에 잘 있어."

"천이 불에 탄 것 같아." 슬림이 걱정하듯 말했다.

"너 이거 볼 거야, 안 볼 거야?"

슬림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슬림은, 레드와 최고의 서커스단을 만드는 것이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세계의 수호자: SciFan 제14권
Book 14 · Feb 2016 ·
4.8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책 소개

8년에 걸친 대규모 핵전쟁으로 지구의 표면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되었다. 지하로 대피한 인간들은 자신을 대신해서 전쟁을 수행할 로봇을 대규모로 개발하고, 지표면에서 로봇 간의 전쟁이 계속된다.

전쟁의 핵심 계획을 담당하고 있는 엔지니어인 테일러에게 방사능으로 가득 찬 지표를 탐험하고 오라는 지시가 내려 오고, 지표면에서 뭔가가 벌어지는 중이라는 의심을 가진 프랭크 등과 지표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필립 K. 딕의 다른 소설들과는 달리 명쾌한 결말이 더 큰 여운을 남겨 주는 소설.

목차

표지

목차

표지

저자 소개

copyrights

 

추천평

"내가 처음 읽은 필립 딕의 단편 소설 중 하나이다. 아시모프의 단편을 처음 발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흥분되는 소설."

- George, GoodReads 독자

 

"내가 읽은 필립 딕의 소설 중 두 번째 소설이었다. 대단한 독서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필립 딕의 소설을 더 깊숙이 많이 읽어야겠다는 동기 부여를 해 준 작품이다. 이소설을 읽은 후 내 전자책 리더기는 필립 딕의 소설로 가득 차 있다."

Robert Zimmermann, GoodReads 독자

 

"이 소설은 필립 K. 딕의 초기 작품 중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에는 훗날 그의 주요 모티브가 되는 것들이 모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자동화의 위험성, 전쟁의 비합리성과 공포, 인간 위주의 공동체에 대한 희구와 권력의 본질적 속성 등 필립 K. 딕의 전체 작품을 통해서 드러나는 다양한 주제들이 이 한 짧은 단편 속에 모두 녹아 있다."

- Philip K. Dick Review 블로그 (필립 K. 딕 전문 블로그)

 

미리 보기

테일러는 의자에 앉아 아침 신문을 읽고 있었다.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평화 속에서 따뜻한 부엌 냄새와 커피의 향이 어우러졌다. 오랜 시간을 근무한 후에 돌아온 휴가를 즐기는 중이었다. 신문의 두 번째 섹션을 뒤집어 접고는 만족감에 젖은 눈으로 글자들을 응시했다.

 

"뭐예요?" 메리가 부엌에서 나오면서 물었다.

 

"어제 모스크바에 일격을 가했군." 기분 좋은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테일러가 말했다. "아주 제대로 된 일격이었던 것 같아. 그 R-H 폭탄을 사용한 것 같아. 그럴 때가 됐지."

 

그가 고개를 다시 끄덕이면서, 부엌의 평화와, 매력적인 부인이 들고 있는 아침 식사 냄새와 커피향을 음미했다. 휴식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전쟁 소식은 아주 좋은 소식이었다. 아주 좋고도 만족스러웠다. 그는, 신문 기사 속에서 충만한 열정, 자부심, 그리고 개인적인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그는 이 전쟁의 내부자였다. 그는 고철 덩어리 카트를 밀면서 공장을 배회하는 단순 작업자가 아니라, 전쟁의 핵심 체계를 설계하는 엔지니어였다.

 

"새로운 잠수함이 거의 완성되었다고 하는군. 완성까지 기다릴 일만 남았지." 기대감에 가득 찬 테일러가 입술을 문질렀다. "바다 속에서 미사일을 날려 대면, 러시아 친구들은 크게 놀랄 거야."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메리가 모호하게 동의하며 말했다. "오늘 뭘 보는지 아세요? 학교 아이들에게 보여 줄 '리디'가 올 예정이에요. 저도 '리디'를 본 적은 있지만 아주 짧은 순간이었죠. 아이들이 자신들의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아는 것은 좋을 일이라고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메리가 테일러를 살펴 보았다.

 

"흠..... '리디'라....." 테일러가 중얼거렸다. 신문을 옆으로 천천히 내려 놓고 말했다. "그래. 하지만 방사능을 제대로 제거했다는 것을 확실히 해두라고. 굳이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으니까."

 

지표에서 데려올 때는 반드시 세척을 한다고 들었어요. 세척도 시키지 않고 아래로 데려 오지는 않겠죠? 그렇죠?" 그녀가 잠시 망설이다가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그..... 생각이 나네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알아."

 

그는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전쟁이 시작된 바로 첫째 주, 모든 사람들이 지표로부터 탈출하기 전에, 테일러와 메리는 부상자들을 내려 주는 의료 열차를 본 적이 있었다. 그 부상자들은 방사능 낙진을 맞은 사람들이었다. 테일러는, 그 사람들의 모습과 얼굴 - 혹은 그 사람들에게 남아 있던 얼굴의 일부분 - 이 나타내는 감정을 생생하게 떠 올릴 수 있었다. 보기에 즐거운 광경은 아니었다.

 

초기에, 지하로의 대피가 완료되기 전에는 그런 종류의 부상자들이 굉장히 많았다. 아주 많았기 때문에, 그런 부상자들과 마주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테일러가 아내를 쳐다 보았다. 지난 몇 개월 간, 메리는 그 생각을 너무 과도하게 하고 있었다. 물론 그도 그랬다.

 

"잊어버리자고." 그가 말했다. "모두 과거의 일이야. 이제 지표에는 아무도 없어. '리디'들만 지표에 있지만, 그들에게 큰 문제는 없잖아."

 

"하지만. 마찬가지에요. 이곳에 내려 올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에 그것들 중 하나가 여전히....."

 

그가 갑자기 웃으면서 테이블에서 뒤로 몸을 뺐다. "잊어버려. 지금은 위대한 순간이야. 다음 2번의 교대 시간 동안 나는 집에 있을 거야. 그냥 앉아서 편하게 쉬는 일만 남았다고. 스크린 쇼를 보러 극장에 가는 것은 어때? 좋아?"

 

"스크린 쇼요? 정말로 가야 하나요? 저는 파괴된 폐허를 보고 싶지 않아요. 제가 기억하는,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요, 제가 아는 곳이 파괴된 것을 보는 것은 싫어요. 예전에 골든 게이트 다리가 부서져서 바다 속에 가라 앉은 장면을 스크린 쇼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알고 싶지 않아? 사람들이 다치는 일은 없다고. 알잖아?"

 

"그래도 끔직해요." 그녀의 얼굴이 굳더니 긴장에 가득 찼다. "제발요. 돈."

 

기분이 상한 돈 테일러가 신문을 다시 집어 들었다. "좋아. 하지만 다른 할 것은 별로 없다고. 그리고 잊지 마. 러시아 쪽 도시는 더 안 좋은 상황이라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테일러가 거칠고 얇은 신문 종이를 펼친 후 페이지를 넘겼다. 좋던 기분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왜 그녀는 항상 불안해 하는 거지?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이 나아지고 있었다. 지하에서 살면서 모든 것이 완벽해지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인공 태양 아래에서 인공 음식을 먹는 지하 생활이다. 하늘을 볼 수도 없고, 어디를 가나 강철 벽만 보이고, 거대한 소음을 내는 공장과 병영만 있는 이곳에서 지내는 것은 당연히 피로한 일이다. 하지만, 지표에서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삶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모든 것이 끝나고 그들은 다시 지표로 돌아 갈 것이다. 누구도 이렇게 사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이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가 화가 나서 페이지를 넘기자, 얇은 종이가 찢어져 버렸다. 빌어 먹을. 종이의 질이 계속 안 좋아 지고 있어. 인쇄도 그렇고. 이 노란 자국은 뭐야!

 

모든 것이 전쟁 캠페인을 위해서 사용되고 있다. 그도 물론 잘 알고 있었다. 그 자신이 전쟁을 기획하는 사람이 아니던가?

 

그는 아내에게 알 수 없는 소리를 웅얼거리고 다른 방으로 가버렸다. 침대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다. 제 7시의 점검 전에 정리를 마쳐야 했다. 한 유닛이 괜찮은 듯.....

 

그때 비디오폰이 갑자기 울렸다. 그가 멈칫했다. 누구지? 그가 비디오폰을 켰다.

 

"테일러?" 화면의 형체가 희미하게 비치고 있었다. 회색 빛의 우울한, 늙은 남자의 얼굴이었다. "나야. 모스. 휴가를 방해해서 미안한데, 일이 생겼어." 그가 서류를 흔들었다. "이리로 좀 와줘야겠어."

 

테일러의 몸이 굳었다. "그게 뭐지? 기다릴 수는 없나?"

 

침착한 회색 눈이 그를 빤히 쳐다 보았다. 아무런 표정도, 아무런 의견도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실로 오라는 것이면," 테일러가 투덜거렸다.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작업복을 챙겨서....."

 

"아니. 지금 그대로 오라고. 그리고 연구실 말고, 제 2층에서 만나자고. 거기까지 오려면 30분 정도 걸릴 테니까. 거기에서 보자고."

 

화면이 꺼지고, 모스가 사라져 버렸다.

 

"무슨 일이에요?" 메리가 문가에서 물었다.

 

"모스야. 나가 봐야 할 것 같아."

 

"이럴 줄 알았어요."

 

"뭐. 결국 당신도 아무 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는데 무슨 상관이야?" 그의 목소리가 냉혹했다. "결국 똑같은 나날이지. 기회를 봐서 뭔가를 가져올께. 제 2층에서 모스를 만나기로 했어. 만약 지표에 가까워 지게 되면....."

 

"아니. 아니. 나한테 뭔가 가져오지 말아요."

 

"알았어. 안 그러지. 하지만, 그 비합리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생각은....."

 

그녀는 아무런 답도 없이 그가 부츠를 신는 것을 보고 있었다.

 

모스가 고개를 끄덕이고, 테일러가 보조를 맞춰 걷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같이 산책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길게 늘어 선 화물들이 지표로 올라 가고 있었다. 검은 자동차들이 빵빵 거리면서 지나가고, 트럭들이 출입구를 타고 올랐다. 그리고 위쪽의 튜브형 출입구 너머로 사라져 갔다. 테일러가 차들을 지켜 보았다. 테일러는 처음 보는 둥근 모양의 중화기가 가득 실려 있었다. 짙은 회색의 제복을 입은 작업자들이 사방에서 화물을 올리고 내리고, 서로에게 소리치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제 2 층 전체에 그들의 고함 소리가 울리면서 귀가 안 들릴 지경이었다.

 

"위쪽으로 조금 올라 가자고." 모스가 말했다. "가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을 찾아 보자고. 세부 사항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 있어."

 

그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쪽으로 올라 갔다. 일상적인 삶이 그들 뒤로 멀어져 가면서, 쾅쾅거리는 기계 소리 역시 작아져 갔다. 그들은 바로 관측대 위로 올라 갈 수 있었다. 관측대는 거대한 튜브 끝에 설치되어 있었고, 그 튜브는 1킬로미터 위에 있는 지표로 향하는 터널이었다.

 

"세상에." 테일러가 무의식적으로 외쳤다. "아래쪽에서 엄청나게 멀군."

 

모스가 웃으며 말했다. "쳐다 보지 마."

 

그들이 문을 열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 갔다. 책상 뒤에 내무 보안국 장교가 앉아 있었다. 그가 그들을 올려 보았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모스씨." 그가 테일러를 천천히 뜯어 보면서 말했다. "예정보다 조금 일찍 오셨군요."

 

"프랭크 부대장이야." 모스가 테일러에게 말했다. "그가 이것을 발견한 첫 번째 사람이지. 나는 어제 밤에 통지를 받았어." 그가 가지고 있던 작은 상자를 두드리면서 말했다. "이것 덕분에 우리가 이 사무실에 들어 올 수 있는 것이지."

 

프랭크가 눈썹을 찌푸리면서 그들을 쳐다 보더니 일어 서며 말했다. "우리는 제 1층으로 올라갈 겁니다. 나중에 이야기하시죠."

 

"제 1층이요?" 테일러가 불안한 듯이 말을 반복했다. 그들 세 사람은 옆 복도를 통해서 작은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갔다. "나는 위에 올라가 본 적이 없습니다. 올라가도 괜찮은가요? 방사능 오염에서 안전합니까?"

 

"기술자이신 테일러씨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으시군요." 프랭크가 말했다. "도둑을 무서워하는 할머니들 같군요. 방사능은 제 1층까지는 누출되지 않습니다. 다만 납 성분이 있는 바위들뿐이죠. 물론 그것들은 아래쪽으로 내려 오는 도중 깨끗하게 세척이 됩니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테일러가 물었다. "뭔가 좀 알려 주세요."

 

"잠시 후에 이야기하시죠."

 

그들이 엘리베이터에 올라 타자 기계가 그들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서자, 군인들과 무기, 제복 입은 사람들이 가득 찬 커다란 홀 안이었다. 테일러는 놀라움에 눈을 깜빡였다. 지표에서 가장 가까운 제 1층에 도착한 것이었다. 이 층 바로 위로는, 바위, 납 성분이 강한 바위, 지렁이의 굴처럼 뻗어 나간 커다란 튜브들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튜브들이 노출된 지표의 바위 더미 너머로는, 지난 8년 동안 생명체가 접근한 적이 없는 거대하고 끝이 없는 폐허가 누워 있었다. 그 폐허는 한 때는 사람들의 집이었다. 테일러가 8년 전에 떠난 집도 그 중 하나였다.

 

이제 지표는, 바위 덩어리들과 떠도는 구름만이 존재하는 죽음의 사막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구름들이 이곳 저곳으로 흐르면서 붉은 태양을 잠시 가리고 있었다. 가끔씩 금속성의 어떤 것이 공중으로 튀어 올라 도시의 잔해 사이를 누비다가 고문 당한 시골의 대지 위로 사라져 가기도 했다. '리디' - 지표면 로봇 - 는 전쟁이 발발하기 전, 급하게 개발된 것이었다.

저택의 최후: SciFan 제 15권
Book 15 · Mar 2016 ·
0.0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책 소개

유령이 나타내는 저택보다 더 무서운 저택의 이야기를 실제와 환상 속에서 엮어낸 소설.

저택에 사는 사람들이 수 백 년에 걸쳐서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거나 광기에 휩싸여 시체로 실려 나온다. 그 저택에 걸린 저주의 원천을 파헤치기 위해 집요한 조사를 계속하던 주인공은 결국 그 저택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공포의 근원을 경험하게 된다.

현대 환타지 문학의 2대 거장 중 하나로 꼽히는 러브크래프트의 절제된, 그러나 서서히 독자의 숨을 조여 오는 단편 소설이다.

 

 

목차

표지

목차

I. 공포의 아이러니

II. 그들의 가족사

III. 저택의 역사

IV. 저택에서의 밤

V. 모든 것의 끝

저자 소개

Copyrights

 

추천평

"이 소설 속의 표현들이 당신의 감각을 압도할 것이다. 러브크래프트는 분위기와 시각적 디테일을 누벼서 상당히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운 유령 저택의 그림을 완성하고 있다. [중략] 등장 인물들이 겪고 있는 것과 동일한 공포와 예측을 할 수 있는 소설이다."

- Lizzy Lessard, Amazon 독자

 

"최후의 유령 저택. 시중에는 아주 많은 유령 저택에 대한 이야기들과 책들이 많다. 대부분은빅토리아 시대 스타일의 저택에서 시작해서 시체와 피가 넘쳐 나는 고어물로 전개된다. 그러나 이 소설은 아주 독특하고 기이한 느낌을 준다. 이것은 그냥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 소설은 공포와 괴기 문학 쟝르에서 어떤 식으로 소설을 쓸 것인가에 대한 일종의 마스터 클래스라고 할 수 있다. 극적인 구성이나 등장 인물의 성격적 발전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대단한 사건이 일어나는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공포와 기괴함을 서술하는 방식에 있어 독자를 어떤 방식으로 끌어 들이는 지를 충실히 보여준다. 굉장히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고, 러브크래프트 특유의 뛰어난 스타일과 기이한 이야기를 빚어내는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Pop Bob, Amazon 독자

 

 

미리 보기

가장 커다란 공포 속에서도 아이러니는 존재한다. 어떤 경우에는 공포스러운 사건의 발생 자체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방식으로 아이러니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공포스러운 장소와 사람의 우연한 만남 속에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1940년대 후반 에드거 앨런 포우가 머물렀던 오래된 프로비던스 시에서 일어난 사건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 도시에서 포우는, 재능있는 여류 시인 위트먼 부인에 대해서 애정 공세를 펼쳤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포우는 일상적으로 그 도시의 베네피트 가에 있는 문제의 저택을 지나서 위트먼 부인의 집까지 북쪽으로 산책을 즐겼다. 문제의 저택은 과거에는 '골든볼 여관'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독립 영웅인 워싱턴, 제퍼슨과 라파예트가 머무르기도 했다. 포우는 산책로의 끝에 위치한 성 요한 교회 부근의 언덕을 유난히 좋아했는데, 그곳에는 18세기식의 공동 묘지가 조성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말하는 아이러니란 이런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공포 소설 작가, 에드거 앨런 포우는 산책로의 동쪽에 위치한 그 저택을 언제나 지나쳤을 것이다. 음산한 고대식의 그 건물은 평지 중간에 갑자기 솟아 오른 언덕 위에 서 있었다. 그 지역이 숲으로 둘러싸인 시기부터 존재한, 아주 지저분한 정원이 그 건물 옆에 있었다. 포우는 그 건물에 대해서 글을 쓰거나 언급한 적이 없다. 아니, 그가 그 건물을 알고 있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그러나, 뭔가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저택은, 공포 소설의 천재 작가가 선사하는 공포 이상의 것을 품고 있는 곳이었다. 물론 그 작가 자신이 그 저택을 모른 체 지나쳤다고 하더라도, 그 저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름 끼치는 모습을 가지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듯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저택은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이었다. 원래 농장 건물 - 또는 반은 농장, 반은 주택 형식의 건물 - 로 설계된 저택은 전형적인 18세기 뉴 잉글랜드 식민지 양식을 따르고 있었다. 풍성하게 치솟은 지붕과 돔이 없는 지붕 밑 공간, 조지아 양식의 복도와 내부 장식에 사용된 패널 처리는 당시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정면은 남쪽을 바라 보고 있고, 한 쪽의 박공벽은 동쪽으로 뻗은 언덕 위에 있는 낮은 층 창문으로 이어지고, 반대편은 거리 쪽으로 건물의 토대가 노출되어 있었다. 150년 전에 건축된 그 건물은, 당대 특유의 허영심을 반영하여, 도로의 경사와 굴곡을 그대로 따라서 지어졌다. 베네피트 가는 첫 번째 이주민들이 묻힌 공동 묘지를 따라서 휘어지다가 '북 공립 묘지'로 시체가 이장된 구역을 가로 질러서 곧게 뻗어 나갔다. 그 건물은 이러한 도로의 모양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서쪽 벽은 도로에서부터 6미터 정도 높이에 있는 급경사의 잔디밭을 따라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독립 혁명 시기에 이루어진 도로의 확장으로 인해서 저택과 도로를 구분하는 공간은 축소되었고, 건물의 토대가 지면으로 노출되었다. 그래서, 벽돌로 만들어진 지하실이 만들어지고, 거리로 통하는 현관문과 작은 창문이 새로 만들어진 도로에서 보이는 위치에 추가되었다. 100년 전 보행로가 만들어지면서, 저택과 도로를 구분하는 공간은 모두 사라졌다. 따라서 에드거 앨런 포우가 이 거리를 걸었을 때는 보행로를 따라 쌓인 진한 회색 빛의 벽돌만이 보였을 것이었다. 그리고, 고전적인 양식의 양철 지붕 옆쪽이 3미터 위에 있는 것을 올려다 봤을 것이었다.

농장처럼 보이는 뜰은 언덕 쪽까지 길게 펼쳐져 있어서, 건너편의 위트 가 근처까지 이어졌다. 베네피트 가 가까이에 있는 남쪽 공간은 현재의 보행로보다 훨씬 높이 있었기 때문에 습한 이끼가 낀 돌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테라스를 이루고 있었다. 그 돌벽 사이로 좁은 계단이 나 있었고, 계단은 안쪽으로 올라 가서 거친 흙바닥이 보이는 잔디밭을 지나, 그리고 습기에 젖은 벽돌길을 따라 정원으로 이어졌다. 정원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거의 부서진 시멘트 장식 항아리와 매듭 장식의 철사에서 떨어져 내린 녹슨 장식 주전자, 비슷한 종류의 장식물들이 이곳 저곳에 놓여 있었다. 정원 끝 쪽에는 날씨에 찌든 현관문과 그 옆의 부서진 장식등, 부식된 느낌의 그리스식 기둥, 그리고 벌레 먹은 삼각형의 벽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

 

내가 어렸을 때, 그 버려진 집에 대해서 들은 것은, 그곳에서 죽은 사람들이 놀랄 만큼 많다는 것이었다. 내가 들은 것은, 바로 그 이유로, 저택이 지어진 지 20년 정도 후에 원래의 집 주인들이 모두 이사를 나가버렸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그 저택이 건강에 좋지 않는 환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천장의 습기로 인한 곰팡이의 번식, 뭔가를 연상시키는 악취, 복도를 떠도는 먼지들, 우물과 펌프에서 나온 물의 오염. 이런 것들이 원인이었을 수도 있었다. 실제로 그 저택의 이 모든 것들이 상당히 나쁜 편이었고,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들을 원인이라고 믿고 있었다. 고문서 수집가인 우리 삼촌, 엘리후 와이플 박사의 메모만이 그 저택에 얽힌 좀 더 어둡고 희미한 옛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었다. 메모에 의하면, 늙은 하인들과 전승되어 오는 이야기에 기반한 추측이 존재했다. 그러나, 그 추측은 결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했고, 프로비던스가 현대적인 인구 규모를 갖춘 거대한 도시가 되면서 모두 잊혀졌다.

일반적으로, 지역 사람들 대부분에게는 그 저택이 진정한 의미에서 '유령이 나오는' 집으로 간주된 적은 없었다. 그 저택과 관련해서, 흔들거리는 의자라든가 차가운 바람, 바로 꺼지는 불꽃, 창문에 나타난 얼굴과 같은 이야기가 떠돌아다닌 적은 없었다. 가장 공포스럽게 언급되는 경우에도, 그 저택은 '운이 없는' 곳 정도로 간주되었다. 오히려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은, 그 저택에서 죽어 나간 사람들의 공포스러운 숫자였다.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죽어 나갔던' 숫자였다. 왜냐하면, 60년 전 뭔가 사건이 있고 나서, 그 저택은 버려진 채 임대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들이 모두 한 가지 원인에 의해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오히려, 뭔가에 의해서 생명력이 빨려 나간 듯 죽음을 맞이했다. 그들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던 신체적 허약함이나 질병이 악화되면서 죽은 것이다. 그곳에서 죽지 않은 사람들은 다양한 정도의 무기력증이나 빈혈, 심적 소모 증상을 나타냈다. 일부는 정신적 장애를 보이기도 했는데, 그것은 결국 그 저택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 하나 언급되어야 할 것은, 그 저택의 주변에서 사는 사람들의 경우 어떠한 정신적 육체적 문제나 질병도 겪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세상 밑 터널: SciFan 제 17권
Book 17 · Apr 2016 ·
5.0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책 소개

SF의 모든 모티프를 총동원해서 그려낸 현대 사회의 풍자상.

화학 회사에서 총무 업무를 하는 주인공은 매일 거대한 폭발에 휘말리는 꿈을 꾼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환경이 매일 반복되지만 아주 미묘한 차이를 드러낸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에게 이상한 남자가 접근해서 뭔가를 알아 내려고 하지만 결코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법은 없다. 그리고 우연히 그의 집 지하실이 자신도 모르게 개조되어 버린 사실을 알게 된다. 인간의 의식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인간 자의식이 근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성찰적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목차

표지

목차

I. 6월 15일

II. 지하실에 있는 것

III. 다시 6월 15일

IV. 도시의 터널

V. 도시의 폭발

VI. 그리고 6월 15일

저자 소개

Copyrights

 

추천평

"세상 모든 단편들이 이 정도로만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 Est of The Web, 리뷰 코멘트

 

"H. G. 웰즈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많은 모티프들의 다른 소설과 영화에서 다시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진부할 수 있는 요소들을 마술처럼 조합해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계속 유지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 Sidharth Vardhan, GoodReads 독자

 

"나는 최근에 이 소설을 다시 읽었다. 이 소설이야 말로 SF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도시에 사는 평범한 사람이 매일 매일이 반복된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보통의 작가였다면 여기에서 복선이 끝났겠지만, 폴은 중첩되는 이야기의 층위를 통해서 충격적인 발견을 계속하게 해 준다. 이야기의 중심에 존재하는 광고 만능의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풍자는 이 소설의 가치를 더한다."

-       Barbara Kransnoff, GoodReads 독자

 

 

 

미리 보기

6월 15일 아침, 가이 버크하르트는 꿈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이번 꿈은 그 어떤 꿈보다 현실적이었다. 깨어난 후에도 날카롭고 금속이 찢기는 듯한 폭발음을 생생히 듣고 느낄 수 있었다. 그 폭발의 느낌이 그를 거칠게 들여 올려 침대에서 일어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데일 듯이 뜨거운 열기를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

떨면서 침대에 앉아서, 그는 조용한 방과 창문으로 들어 오는 밝은 아침 햇살을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가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메리?"

그의 아내는 침대 곁에 있지 않았다. 그녀의 자리에 있는 침대 커버는 뒤집혀 비스듬히 놓여 있었다. 그녀는 방금 전 침대에서 나간 듯 했다. 꿈 속에서의 기억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에, 그는 본능적으로 바닥을 내려 보면서 꿈 속에서의 폭발 때문에 아내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것은 아닌지 살피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바닥에 있지 않았다. 당연히 없겠지. 그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익숙한 장식품들과 안락 의자, 멀쩡한 창문과 벽이 그의 눈에 들어 왔다. 그것은 단지 꿈이었을 뿐이다.

"가이?" 그의 아내가 층계 아래 쪽에서 걱정스럽게 그를 불렀다. "가이. 여보. 괜찮아요?"

그가 약하게 대답했다. "그럼."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메리가 망설임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아침 준비가 됐어요. 괜찮은 것 맞죠? 나는 당신이 비명을 지른 줄 알고....."

안정감을 되찾은 버크하르트가 답했다. "악몽이었어. 여보. 바로 내려갈께."

그가 좋아하는 미지근함-향기가 나오도록 샤워기를 조절하면서, 그는 다시 한번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냥 꿈이었을 뿐이라고. 악몽이 유난히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특히 폭발과 관련된 악몽은 더욱 그랬다. 수소 폭탄을 만져온 것이 30년이 넘는다면 그 누가 폭발에 대한 꿈을 꾸지 않겠는가?

버크하르트가 자신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심지어는 메리조차도 폭발에 관한 꿈을 꾸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의 이야기 도중 아내가 끼어 들었다. "당신도요?" 그녀의 목소리에 놀람이 묻어났다. "왜죠? 당신하고 같은 꿈을 꾼 것 같아요. 거의 같은 꿈이요. 나는 무슨 소리를 듣지는 못했어요. 뭔가가 나를 깨웠고, 그 후 빠른 충격이 있었고, 뭔가가 내 머리를 쳤어요. 그리고 끝났죠. 당신 꿈도 이런 식이었어요?"

버크하르트가 기침을 하면서 대답했다. "글쎄. 아니." 메리는 남자처럼 강하고, 호랑이처럼 용감한 타입의 여성은 아니었다. 모든 것이 현실적으로 느껴진 꿈의 사소한 부분을 아내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불필요했다. 산산 조각난 갈비뼈와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피 거품들, 그리고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괴로운 의식.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아내에게 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어쩌면 시내 중심가에서 폭발 사고가 났을 수도 있어. 꿈결에 그 소리를 듣고 우리는 꿈을 꾸기 시작한 걸거야."

메리가 식탁 너머로 팔을 뻗어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그래요." 그의 말에 동의한 후, 메리가 말을 덧붙였다. "8시 30분이 거의 넘었어요. 서둘러야 하지 않겠어요? 사무실에 늦지 말아야죠."

그는 음식을 허겁지겁 삼키고, 그녀에게 키스한 후 밖으로 뛰어 나갔다. 제 시간에 출근하는 것보다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를 알아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한 듯 했지만.

하지만 타일러튼 시의 중심가는 예전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버크하르트는 창 밖을 유심히 살폈다. 뭔가 폭발의 잔해가 남아 있는가가 초점을 맞추어 살펴 봤지만, 그런 흔적은 없었다. 뭔가가 있었다면, 타일러튼이 유례없이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투명하게 맑은 날씨에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었고, 파워&라이트 회사 건물 주위를 희뿌연 연기가 감싸고 있었다. 그 도시에서 유일한 마천루인 그 건물은, 콘트로 화학의 중심 복합 단지가 바로 시 외곽에 위치했기 때문에 세워진 것이었다. 여러 겹으로 배치된 열 교환기에서 나온 짙은 연기가 석조 건물 위에 흔적을 남겼다.

버스에 있는 사람은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버크하르트는 폭발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물어 볼 수는 없었다. 그가 버스에서 내려 5번가와 라이가로 걸어 들어 가고 버스가 디젤 엔진 소리를 남기고 멀어져 갈 무렵, 그는 모든 것이 상상이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사무실 건물 로비에 있는 담배 가게에 잠시 들렀다. 그러나, 가게 주인 스테빈스는 카운터에 없었다. 낯선 남자가 그를 맞이했다.

"스테빈스는 어디 갔나요?" 버크하르트가 그 낯선 사람에게 물었다.

남자가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아프답니다. 내일 다시 올 겁니다. 말리스 한 갑이면 되시겠죠?"

"체스터필드로 주세요." 버크하르트가 답했다.

"물론이죠." 그 남자가 대답했다. 그러나, 그가 선반에서 꺼내서 카운터 너머로 건네 준 것은 낯선 모양의 녹색과 노란색의 담배갑이었다.

"이것을 한번 태워 보시죠." 그 남자가 권했다. "기침을 막아 주는 성분을 가지고 있답니다. 일반적인 담배들이 얼마나 자주 기침을 하게 만드는지 아시죠?"

버크하르트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런 브랜드는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아. 당연하죠. 새로운 브랜드거든요." 버크하르트가 망설이자, 그 남자가 설득을 했다. "제가 위험을 부담하는 조건이면 어떠신가요? 만약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빈 담배갑을 다시 가져 오세요. 제가 전부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괜찮으시겠죠?"

버크하르트가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손해 볼 일은 아니군요. 하지만, 체스터필드도 한 갑 주세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새로운 담배갑을 열고 한 대를 시험해 보았다.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하지만, 랄프 대신 있던 남자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담배를 사러 온 모든 손님에게 압박을 가하는 영업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면 담배 가게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낮은 톤의 음악과 함께 열렸다. 버크하르트와 두 세 명의 사람들이 올라 탔고,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했다. 문이 닫히면서 음악이 멈추고, 엘리베이터의 천장에서 평상 시의 광고 방송이 흘러 나왔다.

아니. 아니다. 평상 시의 광고가 아니었다. 버크하르트가 갑자기 위화감을 느꼈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최면성 광고 방송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런 광고들은 그의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건물 지하의 음향실에서 프로그램된 음악 소리가 그의 관심을 끌었다. 그것은 단순히 광고에 나오는 브랜드가 낯선 것 때문이 아니었다. 음악과 광고의 패턴에 뭔가 다른 점이 있었다.

강조하는 의미의 알람음이 나고, 톡톡 튀는 리듬이, 처음 들어 보는 청량 음료를 광고했다. 그리고, 두 명의 열 살짜리 남자 아이들이 초콜릿 바에 대해서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강요하는 듯한 저음의 음악이 따라 나왔다. "바로 나가서 맛!있!는! 초코 바이트를 사세요. 탱지 초코 바이트를 즐겨 봐요. 초코 바이트!"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의 여성이 말했다. "페클 냉장고가 있었다면! 페클 냉장고를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할 수 있어!" 버크하르트가 자신의 층에 도착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올 때, 마지막 광고가 나오는 중이었다. 그는 조금 불편해졌다. 광고 속의 브랜드가 낯설었고, 광고 속 상품들에서 유용함이나 익숙함을 느끼기 힘들었다.

그러나, 사무실은 다른 날과 다름 없이 즐거운 분위기였다. 다만, 같이 일하는 바르트가 아직 사무실에 도착하지 않았다. 접수대에서 하품을 하고 있던 밋킨은 바르크가 늦는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댁에서 전화가 왔어요. 내일 오실 거라고 하셨어요."

"어쩌면 공장으로 갔을 수도 있지. 집 근처에 공장이 있으니까."

그녀는 무관심해 보였다. "예. 어쩌면요."

하지만, 한 가지 생각이 버크하르트를 스쳤다. "오늘은 6월 15일이야. 분기에 한 번 있는 세금 환급 날이라고. 바르트가 환급금에 대해서 정산을 해야 하는데!"

밋킨은 어깨를 으쓱대면서 그것은 그녀의 문제는 아니고, 버크하르트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녀는 다시 손톱 손질에 열중했다.

상당히 화가 난 채로 버크하르트가 자신의 책상에 앉았다. 바르트가 환급금을 정산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화가 난 것은 그것이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것은 바르트의 업무였다. 콘트로 화학의 시내 사무실의 총무 관리자로서 그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는, 바르트의 집으로 전화를 하거나, 공장에 있는 그를 호출하는 것에 대해서 잠시 동안 생각했지만 금세 포기해 버렸다. 그는 공장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고, 공장에 있는 사람들과 덜 접촉하는 것이 편안하게 일을 하는 방법이었다. 그는 이전에 바르트와 공장에 간 적이 있었다. 한 무더기의 임원들과 엔지니어들을 제외하면, 공장에는 진정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아니, 버크하르트는 바르트가 말해 준 것을 상기하면서 스스로의 생각을 고쳤다. 살아 있는 영혼이 없을 뿐이었다. 공장에는 기계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바르트에 의하면, 각각의 기계들은, 실제 사람의 기억과 정신을 전자기적 복제해서 이식한 컴퓨터에 의해서 통제되었다. 결코 유쾌하게 느껴지는 상황은 아니었다. 크게 웃으면서, 바르트는, 결단코 무덤을 파헤치거나 사람의 뇌를 해부한 후 기계에 삽입하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작업 방식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에 의하면, 그것은 단순히, 사람의 기억과 습관이 만들어 놓은 두뇌 세포의 패턴을 실리콘과 화학물로 만들어진 소형 튜브로 변환 이식시키는 작업이었다. 그 변환 작업은 사람을 해치거나, 기계를 괴물로 만드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버크하르트는 그런 접근법 자체에 거부감을 느꼈다.

바르트와 공장에 대한 거부감을 제쳐 두고, 버크하르트는 지난 분기의 세금 환급에 대해서 작업하기 시작했다. 전체 숫자를 구성하는 것을 마치고 나니 정오가 되었다. 아마 바르트였다면 자시의 기억과 개인 장부를 통해서 10분이면 해치웠을 일이었다. 그 사실을 상기하면서 버크하르트는 다시 한번 화가 났다.

그는 숫자들을 봉투에 넣은 후 밀봉하고, 밋킨에게 가서 말했다. "바르트가 없으니, 교대로 점심을 먹어야겠지. 먼저 가시오."

"고마워요." 밋킨이 책상 서랍에서 핸드백을 나른하게 꺼내고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다.

버크하르트가 봉투를 밋킨에서 건네주었다. "이것을 우편으로 부쳐줄 수 있을까? 아..... 잠시만. 어쩌면 바르트에게 전화를 해서 확인을 받아야 할 수도 있겠군. 바르트의 부인이 그가 전화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던가?"

"아무 말도 없었어요." 밋킨이 크리넥스로 입술 주위를 조심스럽게 닦으면서 말했다. "부인분이 아니었어요. 바르트씨의 딸이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메시지를 남겼어요."

"딸?" 버크하르트가 눈썹을 찌푸렸다. "바르트의 딸은 학교 때문에 다른 도시에 있을 텐데?"

"딸이 전화했다는 것만 알아요."

버크하르트는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 와서, 아직 개봉하지 않은 우편 봉투들을 기분 나쁜 듯이 쳐다 보았다. 그는 악몽이 싫었다. 악몽은 그의 하루 전체를 망쳐 놓는다. 바르트처럼 침대에서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우스운 일이 벌어졌다. 버크하르트가 버스를 타는 골목에서 어떤 남자가 새로운 종류의 냉동고에 대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한 블록을 더 걸어갔다. 그는 버스가 다가 오는 것을 보고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그의 바로 뒤에서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버크하르트가 어깨 너머로 그를 쳐다 보았다.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작은 남자가 그의 뒤쪽에서 빠르게 다가 오고 있었다.

잠시 멈칫하기는 했지만 버크하르트는 금세 그를 알아 볼 수 있었다. 간간히 얼굴을 보는 사람으로, 스완슨이라는 사람이었다. 버크하르트는 자신이 버스를 이미 놓쳤다는 사실에 기분이 나빠졌지만 그에게 말을 걸었다.

"아. 안녕하세요?"

스완슨의 얼굴은 뭔가를 절박하게 갈구하고 있었다. "버크하르트 씨?" 이상한 긴장감을 나타내면서 뭔가를 탐색하는 듯한 눈으로 스완슨이 버크하르트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 그가 조용히 제 자리에 서서 버크하르트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그의 표정에 드러나는 갈망이 점점 사그라들더니 약한 희망이 되고, 바로 후회로 바뀌었다. 버크하르트가 보기에, 그는 무엇인가를 찾으면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버크하르트가 그에게 그 무엇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였다.

버크하르트가 가볍게 기침을 하고 다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스완슨씨?"

스완슨은 그의 인사를 알아 듣지 못하는 듯 했다. 그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아무 일도 아니지....." 그가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그가 애매모호한 표정으로 버크하르트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서 가버렸다.

버크하르트는 스완슨의 축 쳐진 어깨가 군중 속으로 사라져 가는 것을 지켜 보았다. 정말 이상한 하루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었다. 뭔가 일이 엉뚱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생명의 나무: SciFan 제 18권
Book 18 · Apr 2016 ·
5.0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책 소개

러브크래프트가 스페이스 오페라를 쓴다면?

화성의 일라 지역에는 오래전 마법사 왕이 어둠 속의 거대한 힘을 불러내어 자신에게 봉사하게 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충성의 대가로 왕은 괴물에게 '여명의 땅'을 선사하고 사제와 노예를 선물한다. 주인공 노스웨스트 스미스는 '생명의 나무' 문양으로 장식된 고대의 우물 근처에서 눈 먼 소녀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이끌림에 따라서 낯선 세계를 헤맨다. 그녀가 인도하는 운명의 끝은 어디일까?

 

목차

표지

목차

수색선, 우물, 그리고 소녀

여명, 산책, 그리고 숲 속 사람들

심연, 나무, 그리고 탈출

부름, 재회, 그리고 세계의 가장자리

저자 소개

Copyrights

 

추천평

"마치 환각 속을 헤매는 듯한 화성에 관한 단편 소설. 무어의 주인공, 노스웨스트 스미스가 등장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 나무를 섬기는 여사제에 대한 묘사 부분만 따로 떼어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 Quirkyreader, Goodreads 독자

 

"나는 이 소설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러브크래프의 느낌이 나면서도 스타 워즈에 등장할 법한 주인공은 새로운 세계로 씩씩하게 전진한다. 노스웨스트 스미스 시리즈를 더 찾아서 읽어볼 계획이다."

- Keith Wing, Amazon 독자

 

"SF 쟝르의 전형적인 설정을 따르지는 않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단편 소설이다. 주인공 스미스는 적을 따라서 이상한 세계에 도착하고, 괴물을 만나서 싸워서 승리한다. 뻔한 전개처럼 보이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스토리이다."

- Elliot, Amazon 독자

 


 

미리 보기

오랫동안 폐허로 남아 있는 화성의 도시, 일라 위로 수색선들이 급강하와 선회를 반복하고 있었다. 반쯤 허물어진 신전 속 은신처에서 노스웨스트 스미스는 강철같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것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들은 마치 들판 위 썩은 고기 위를 배회하는 독수리들 같았다. 하루 종일 그 수색선들은 그를 찾아서 폐허 위를 감시하고 있었다. 이제 갈증이 목을 조이고, 허기가 그를 갉아 먹을 시기가 되었다는 것을 그는 느끼고 있었다. 물과 음식을 구할 수 없는 화성의 폐허 속에서 그의 육체적 욕구가 그를 은신처 밖으로 나가게 만들고, 저 수색선들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것이 자명했다. 그렇게 해서 그는 힘들게 얻은 자유를, 물과 음식과 맞바꿀 것이었다. 그는 신전 그림자 아래로 기어 들어 가면서, 일라 근처에서 그의 우주선을 날려 버린 수색선의 화염 로켓의 정확성에 저주를 퍼부었다.

그때 고대 화성의 신전 대부분에는 외곽에 우물을 설치해 두었다는 것을 스미스가 기억해 냈다. 물론 그 우물들은 이미 수 백만 년에 말라 버렸을 것이었다. 그러나 딱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는 무너진 중앙 돔 근처에서 일어나 신전의 정문 쪽으로 조심스럽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정원의 가장자리에 있는 폐기물 더미 앞에서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우물로 통하는, 햇빛에 바짝 마른 인도를 가만히 쳐다 보았다. 그 우물은 화성이 초록 빛을 간직했던 시절 여행자들이 애용하던 것이었다.

그 우물은 굉장히 정성 들여 장식되고,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된 것이었다. 우물 가장자리에는 예전에는 뭔가 깊은 의미를 가졌을 모자이크 무늬로 장식되어 있었다. 우물 위로는 세월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거대한 청동 팬이 달려 있었고, 그 팬에는 '생명의 나무' 패턴이 창살 모양으로 우아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생명의 나무'는 예전의 '세 개의 세계' 시절 자주 사용되던 상징물이었다. 스미스는 숨어서 그 조각물들을 놀랍다는 듯이 쳐다 보고 있었다. 부서진 바위들이 굴러 다니는 혼란 속에서 신기할 정도로 잘 보존된 장식이었다. 그 장식이, 우물로 통하는 인도 위로 드리운 그늘의 섬세함은 거의 완벽한 것이어서, 수 백만 년 이곳을 찾아 와 물을 들이키던 여행자들에게 보였던 모습 그대로인 듯 느껴졌다. 스미스는 그 장식물들이 정오의 시간을 채우는 광경을 상상할 수 있었다. 하루의 이맘 때면 거대한 입구를 통해서…..

갑자기 그의 눈이 뭔가를 찾아서 무너진 벽 사이를 헤집기 시작하면서 환영이 사라져 버렸다. 그곳에는 입구가 없었다. 그는 정원 근처 어느 곳에서도 정문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지상에 남아 있는 기반의 모양을 통해서 그가 짐작하기에, 출입구는 바로 그가 서 있는 작은 문이었다. 그렇다면, 이곳은 개인용 정원이었고, 저 우물은 사제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잠깐만. 도시의 이름을 따온 일라라는 왕을 제외하면 사제-왕은 없지 않았던가? 전설에 의하면 이 신전과 궁정을 철의 주먹으로 파괴한 것은 마법사-왕이었다. 이렇게 섬세한 문양의 창살 조각으로 장식된, 세월의 힘을 견딜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진 우물은 오랫동안 죽어있는 왕국의 신성한 장소였을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햇빛이 반짝이는 인도 너머로 수색선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그 수색선이 정원 위에서 고도를 낮추면서 선회하기 시작하자 스미스는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무너진 벽 사이로 기어 가면서 이 위험이 지나쳐 가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는 작은 소리를 들었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그는 자신의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숨이 막힌 듯 슬프게 반복되는 소리였다. 그것은 여자가 우는 소리였다.

이상한 소리 덕분에 그는 햇빛이 가득 찬 바깥 위쪽의 위험에 대해서 잊을 지경이었다. 눈물이 흐르는 소리와 함께 어두침침한 신전의 폐허가 활력을 띠었다. 그는 허기와 갈증이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반쯤 넋 나간 상태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면, 수 백만 년에 걸친 슬픔이 이 신전을 휩쓸고, 듣는 사람을 미쳐 버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화성의 다른 유적들에는 그런 귀신 이야기들이 떠돌아 다니고 있었다. 그가 가만히 손을 내밀어 허리에 달린 소형 포스건을 잡으려는 순간 그의 목 뒤 털들이 조용히 곤두섰다. 그는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걷기 시작했다.

무너진 벽들 사이로 하얗게 빛나는 섬광이 그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그는 소리없이 걸음을 내딛으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오랫동안 잊혀진 폐허 속에서 울고 있는 것이 어떤 종류의 생명체일지에 대한 추측이 그의 머리 속에 가득했다. 그것은 여자였다. 아니, 그것은 여자의 희미한 윤곽을 지닌 어떤 것이었다. 그것은, 깨진 벽을 배경으로 굽은 모양으로 하고서 길고 어두운 머리카락 다발에 가려져 있었다. 그녀에게는 뭔가 비정상적으로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그는 그녀의 윤곽선에 시선을 맞출 수 없었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나면서 떨고 있는 비현실적인 존재였다. 오직 그녀의 울음 소리만이 희미한 그녀의 윤곽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있었다.

그가 무엇을 할지 결정하기도 전에 뭔가가 그녀에게 그의 존재를 알리는 경고를 한 듯 했다. 그녀의 울음 소리가 갑자기 잦아들더니 얼굴을 그에게 돌렸다. 그녀의 얼굴은 몸의 윤곽만큼이나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녀 얼굴의 희뿌연 윤곽선을 알아 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얼굴에서 나오는 빛이 그의 두 눈을 태울 듯이 괴롭히면서 강력한 충격을 선사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은 그녀의 강력한 응시에 사로잡힌 듯 다른 곳으로 돌려지지 않았다.

달의 돌처럼 하얗고, 우유처럼 투명해서 거의 먼 것처럼 보이는 그녀의 눈은 그가 평생 처음 보는 신비로운 것이었다. 자석과 같은 그녀의 응시에 그가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그녀가 달의 돌 같은 눈빛으로 그에게 시선을 맞추었을 때, 그는 그녀와의 사이에 물리적인 족쇄가 존재한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녀가 말을 시작하자, 그는 드디어 자신이 죽은 일라의 유령에게 정신을 빼앗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에 사로 잡혔다. 그의 귀에 들리는 그녀의 음성은 의미가 없는 소리들의 연속이었지만, 그의 머리는 실제 말보다 더욱 선명한 이해력을 가지고 그 속의 메시지를 재구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우유 빛 눈 속에 강렬한 긴장감이 맴돌기 시작했다.

"나는 길을 잃었어요….. 나는 길을 잃었어요….." 그의 머리 속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갑자기 흘러나온 눈물이 호소하는 눈빛의 가장자리를 맴돌다가 눈 속의 광채를 가리웠다. 그리고 그가, 달의 돌 같은 몽롱함 속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렸다. 그녀의 목소리가 여전히 울리고 있었지만 이제 그 말들은 의미를 잃고 그의 머리 속에서 어떤 의미도 재구성해내지 못했다. 그는 경직된 모습으로 뒤로 물러 서서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무기력한 불신이 그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여전히 그녀의 빛나는 눈에 시선을 맞추지 못했지만, 그에게 그녀의 하얀 빛 눈동자만큼 명료한 것은 없었다.

그녀가 바닥에서 일어나서 발끝으로 서더니 급한 손길로 그의 어깨를 잡았다. 또 다시 그녀의 눈 먼 듯한 긴장감이 그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그것은 그를 잡은 그녀의 손만큼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머리 속으로 다시 정보의 흐름이 격렬한 설득의 느낌과 함께 전해졌다.

"제발요. 제발 저를 다시 데리고 가주세요. 저는 너무 무서워요….. 길을 찾을 수가 없어요. 제발요!"

그가 눈을 깜빡이면서 그녀를 쳐다 보았다. 그의 헝클어진 마음이 천천히 지금 일어 나고 있는 일의 기본적인 사항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그녀의 우유 빛의 멀어 있는 눈은 그에게 말을 하지 않고도 자신의 생각을 그에게 전달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상당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결렬한 에너지의 흐름을 그의 머리 속으로 쏟아 부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전해지는 말들은, 모두 겁에 질리고 갈 곳 없는 소녀의 것이었다. 그의 마음 속에서 경계심이 강하게 고개를 들고 있었다. 매 순간 그를 재촉하는 듯한 그녀의 말과 능력의 기이함에 대해서 생각할수록 그의 마음은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강력한 힘과 의지를 가진 여자가 전하는 눈물과 두려움의 메시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제발요. 제발!" 그녀의 초조함이 그의 머리로 전달되었다. "저를 도와주세요. 제가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어디로?" 그는 스스로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나무. 나무요." 이상한 말소리가 그의 머리 속을 울리고, 그의 귀로는 의미 없는 지껄임이 들렸다. 그녀의 달의 돌 같은 눈이 그를 옭아매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생명의 나무! 제발 저를 생명의 나무 그늘 아래로 되돌아 가도록 해주세요."

나무 문양이 조각된 우물의 모습이 그의 기억 속에서 갑자기 튀어 나왔다. 그 당시에 그가 생각해 낼 수 있는 유일한 나무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도대체 우물의 문양과 길을 잃은 소녀 – 정말로 그녀가 길을 잃었다고 가정한다면 – 사이에 어떤 관계가 가능한 것일까? 또다시 미지의 언어가 그의 머리 속을 울리고 그녀가 그의 어깨를 흔드는 사이 그에게 간단한 해결책이 떠올랐다. 그녀는 분명히 우물 위의 나무 문양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녀를 우물로 데려가는 일로 손해를 볼 것은 없었다. 그에게 강한 호기심이 생겼다. 이 이상한 사건 속에는 그녀의 신기한 눈 이상의 것들이 숨어있는 듯 했다. 그때 그의 마음 속으로, 어쩌면 그녀는 우물로 연결된 지하 세계에서 온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 세계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창백한 피부를 가지고 빛 속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눈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말이 됐다. 그녀의 존재에 대한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당시 그는 그런 설명을 찾지 못했다.

"이쪽으로 와요." 그의 어깨에 얹어진 손을 가볍게 쥐면서 그가 말했다. "내가 우물까지 안내해 드리죠."

그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호소하는 듯한 눈동자를 그에게서 거두었다. 그리고 이상한 단어와 낯선 어투로 뭔가를 중얼거렸는데 그것은 고맙다는 뜻인 듯 했다. 그가 그녀의 손을 잡고 무너진 문으로 통하는 복도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으로 느껴지는 그녀의 피부는 차갑고 단단했다. 만져지는 느낌으로 그녀는 확실히 실재하는 몸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의 눈으로는 투명한 구름 같은 몸체와 흐르는 듯한 검은 머리결에 초점을 맞출 수 없었다. 불 타오르지만 앞을 볼 수 없는 눈동자만이 몸체와 머리결 위에 덮인 베일을 뚫고 밖으로 비쳐졌다.

그의 곁에서 오래된 신전의 거친 바닥을 비틀거리며 걸으면서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었다. 알 수 없는 그녀의 '나무'로 돌아가려는 의지가 그녀의 거친 호흡 속에서 느껴졌다. 스미스로서는 그러한 그녀의 의지의 강력함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문 앞에 닿았을 때 그는 잠시 멈춰 서서 수색선을 살피기 위해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아마도 수색선들은 도시의 이 지역에 대한 수색을 마무리한 듯 했다. 2 ~ 3대 정도의 수색선이 1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선회하고 있었다. 그곳은 일라의 북쪽 지역이었다. 큰 위험은 없어 보였다. 그는 소녀를 조심스럽게 이끌고 태양빛이 가득 찬 정원을 걷기 시작했다.

 

포드 패밀리: Sci Fan 제19권
Book 19 · May 2016 ·
0.0
<책 소개 >

값싸고 효과가 좋은 노화 방지약이 개발된 이후, 인류는 노쇠와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영원에 가까운 생명을 누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2158년의 세계는 과도한 인구 증가로 인해서 음식과 자원의 고갈, 거주 공간의 부족 등의 문제를 겪게 된다.

사회는 근대 이전의 제도로 회귀하여 혈연을 기반으로 대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체계로 재편되고, 나이와 사회적 계층에 따른 양극화가 심각해진다. 또한 젊은 사람일수록 사회적 경쟁에서 밀려나 부모 세대에 의지해서 살게 되는 사회적 퇴화가 일어나게 된다.

주인공 루는 22명의 친척들과 함께 할아버지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라는 최고의 자산과 연금이라는 고정적 수입을 가지고 할아버지는 가족 모두 위에서 군림하고 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는 가장 강력한 권한인 유산에 대한 분배권이 존재한다. 예기치 않은 말실수로 유산 분배에서 제외된 루는 할아버지의 노화 방지약에 뭔가 다른 것이 섞여 있음을 알아 차리게 되지만, 오히려 루 자신이 의심을 받는 상황에 처한다.

노쇠와 질병에서의 해방이 과도한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로 귀결되는 아이러니가 보니것 특유의 블랙 코메디적 전개 속에 잘 녹아 있다. 특히 고령 사회로 접어 드는 우리의 상황 속에서 이 소설이 단순한 블랙 유머로만 읽히지는 않는다. SciFan 시리즈의 전작 '2BR02B' (서점에서 무료 배포 중)와 함께 읽으면 보니것의 아이러니적 세계관이 펼쳐 지는 두 개의 방식을 감상할 수 있다.



<목차 >

표지
목차
본문
저자 소개
Copyrights


<추천평>

"노화 방지약이 개발되고, 인구가 너무 많이 증가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 이 빛나는 작은 소설은 나에게 크나큰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다. 이 소설은 단순히 독자를 웃게 만드는 소설은 아니다.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 속에는 압축적인 심오함이 숨겨져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왜 죽음은 늘 무거운 주제인지, 왜 철학은 그토록 조심스럽게 다뤄지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소설 속의 주제는 내가 수 십 년 동안 깨달아 왔던 것들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죽음의 주제를 무겁게 말하지 않는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웃는 적이 많았다. 정말로 즐거운 독서였다. 나는 이 소설을 두 번 읽는 것을 추천한다. 한 번은 즐거움을 위해서, 다른 한 번은 그 심층 속 주제를 위해서."

- Vipassana, GoodReads 독자



"내 직계 가족과도 한 방에서 오랜 시간을 지내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친척들과 평생을? 여기서 나의 질문은, 이 사람들은 어떻게 섹스를 할까? 사적인 공간을 이용하는 시간표가 있을까? 몸서리가 쳐진다."

- Fatin, GoodReads 독자



"보니것의 팬이자 수집가로서 다른 단편집에 속해 있었지만 이 소설의 단행본 역시 구매했다. 이 소설은 대단하면서도 이상하게 슬픈 인간 군상의 이야기이다. 죽음이 공식에서 제거된 상태에서 인간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족 간에 서로를 경멸하게 되고, 노인을 모시는 것이 삶의 전부가 되어 버리는 상황이 주된 테마이다. 미국 작가들의 뛰어난 단편을 읽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되는 이야기 중 하나이다."

- William Hoffknecht, Amazon 독자







<미리 보기>

포드 할아버지는 손으로 턱을 받치고 지팡이의 손잡이 부분에 손을 얹고 있었다. 그는 벽을 가득 채운 100인치 스크린을 쳐다 보고 있었다. 스크린에는 뉴스 앵커가 그날 하루의 일들을 요약해 주고 있었다. 30초 간격으로 할아버지는 지팡이로 바닥을 치면서 소리쳤다. "빌어먹을. 우리가 100년 전에 했던 일이잖아!"

발코니에서 그들만의 사적인 시간을 보낸 에머랄드와 루가 밖으로 나왔다. 사적인 시간이란 2185년의 세계에서는 희귀한 것이었다. 그들은 바로 스크린 앞의 의자에 강제로 앉아야 했다. 그들의 앞으로 루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과 형수, 아들과 며느리, 손자와 아내, 손녀와 남편, 증손자와 아내, 조카와 아내, 증손과 아내, 내종질녀와 남편, 종질과 아내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모든 사람의 제일 앞에는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할아버지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왠지 위축되어 보이는 자세로 구부정하게 앉아 있었다. 그들은 모두 같은 나이인 것처럼 보였다.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할아버지는 훨씬 늙어 보였는데, 왜냐하면 노화 방지약이 발명되었을 때 그는 이미 70세였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 102년 동안 그는 전혀 나이를 먹지 않았다.

"한편," 앵커가 말했다. "아이오와 주의 블러프 시에서는 비극적인 사태가 임박해 있습니다. 그러나 200 여명의 구조대원들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183 세의 엘버트 해거돈을 구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거돈은 이틀 전 불행하게도….."

"저런 소식 말고 뭔가 재미있는 뉴스는 없는 것일까?" 에머랄드가 루에게 속삭였다.

"조용히 해!" 할아버지가 소리쳤다. "TV가 켜진 동안에 떠드는 놈은 유산 한 푼도 챙기지 못할 줄 알아!"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부드러워지면서 달콤해졌다. "인디애나폴리스 고속도로에서 사람들이 체크 모양의 깃발을 흔들면 할아버지들은 거기 그곳으로 '대단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해야지."

그가 감상적으로 코를 킁킁거리는 동안 그의 자손들은 아주 작은 소리도 내지 않으려고 힘들게 노력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대단한 여행'이라는 단어는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할아버지는 지난 50년 동안 매일 한 번씩은 '대단한 여행'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위너도트 대학의 총장인 브레이너드 케이스 불라드 박사는," 앵커가 말을 이었다. "오늘 밤의 연설에서, 인간의 병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외부 세계에 대한 지식 습득의 속도와 인간 자신에 대한 이해의 속도가 불일치할 때 병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미친." 할아버지가 코웃음을 쳤다. "우리는 이미 100년 전에 저 이야기를 했다고!"

"오늘 밤 시카고에서는," 앵커가 뉴스를 계속 진행했다. "시립 요양 병원을 무대로 특별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로웰 W. 히츠'라는 이름의 방금 전에 태어난 아기입니다. 시카고 시립 요양 병원에서 태어난 2500 만 번째 아기이기도 합니다." 앵커가 스크린에서 사라지고 큰 소리로 울어대는 아기의 영상이 나왔다.

"미친!" 루가 에머랄드에게 속삭였다. "우리는 이미 100년 전에 저 이야기를 했다고!"

"나한테도 들린다!" 할아버지가 소리쳤다. 할아버지가 갑자기 TV를 껐다. 후손들은 굳은 표정으로 까만 스크린을 바라 보고 있었다. "너 말이야."

"아무 뜻도 없었습니다. 할아버님." 103살의의 루가 말했다.

"내 유언장을 가져 와라. 어디 있는지 알겠지. 너희들 모두 유언장이 어디 있는지 알잖아. 가져 와!" 할아버지가 주름진 손가락을 비틀면서 재촉하는 소리를 냈다.

멍하게 고개를 끄덕인 루는 거실을 가로 질러 할아버지의 침실로 들어 갔다. 할아버지의 침실은 포드 가족이 사는 아파트에서 유일하게 사적인 공간이었다. 아파트의 다른 방들은 욕실과 거실, 유리벽이 세어진 홀, 그리고 구석의 부엌이 전부였다. 홀은 원래 식당으로 설계된 것이었다. 거실과 홀 바닥에는 6개의 매트리스와 4개의 침낭이 널려 있었다. 거실 한 쪽에는 11번째 부부를 위한 긴 의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그 의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좋은 침실이었다.

침실 옷장 위에 할아버지의 유언장이 있었다. 기름 먹인 종이에 쓰여진 유언장은 한 쪽이 접히고, 구멍이 뚫려 있었다. 수 많은 추가, 삭제, 비난, 조건, 경고, 조언과 훈계로 얼룩진 종이였다. 루가 기억하는 바에 따르면 유언장은 지난 50년 간의 일기장이었다. 하루 하루의 기록이 2장의 종이에 거칠게 왜곡되어 우겨 넣어져 있었다. 아마 오늘 루는 열 한 번째로 상속에서 배제될 것이었다. 그리고 6개월 동안은 흠 잡힐 곳 없이 행동해야만 아파트의 일부에 대한 상속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루와 에머랄드가 사용해야 하는 거실의 긴 의자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얘야!" 할아버지가 소리쳤다.

"가고 있습니다. 할아버님." 루는 거실로 재빨리 돌아 가서 할아버지에게 유언장을 건넸다.

"펜!" 할아버지가 말했다.
트레저 헌터: Sci Fan 제20권
Book 20 · May 2016 ·
0.0
<책 소개>

화성의 둘레를 날아 다니는 운석들의 띠에서 위험하게 운석들을 잡아 채서 희귀 금속을 추출하는 사람들을 운석 채굴꾼이라고 부른다. 태드 알렌 역시 그들 중 하나로 수 주일 째 우주 보호복 하나만을 입고 운석군을 떠돌면서 쓸만한 운석을 찾아 모으고 있다. 우주 보호복 안에서 합성 음식을 꺼내어 먹고, 잠을 자고, 배설해서 화학 정화기로 처리하는 생활이다. 고된 노동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돈이 될 만한 금속을 많이 채취하지 못하고, 화성으로 돌아 가려고 한다. 그때 그의 앞으로 고급형 로켓 비행선이 나타난다. 그 우주선은 운석들 사이를 위태롭게 비행하고 있다. 태드는 그 우주선을 무사히 귀환시켜서 보상금에 받는 것에 자신의 운을 걸어 보기로 한다.


<목차>
표지
목차
1. 방황하는 우주선
2. 우주선의 안
3. 보이지 않는 죽음
4. 대결
5. 다시 화성으로
저자 소개
Copyrights



<추천평>

"이 단편 소설은 전설적인 작가가 쓴 스페이스 오페라 쟝르의 매력적인 소설이다. 운석 채굴꾼인 태드는 희귀 금속을 채취하면서 수 주일 동안 혼자서 우주에서 지낸다. 그는 희귀 금속을 모아서 작은 덩어리로 만드는데 그는 그것을 태양계에서 가장 작은 행성이라고 부른다. 그는 우주 보호복만을 입고, 그 운석 덩어리 위에서 먹고, 자고, 휴식을 취하고, 일을 한다. 그의 전자석 부츠만이 그를 우주의 미아가 되버리는 것을 막아 주는 유일한 장치이다. 꽤 긴 시간을 일했음에도 적은 양의 금속만을 채취해서 실망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 가려는 그의 앞에 거대한 우주선이 나타난다..... (중략) ..... 짧지만 읽는 내내 즐거움을 준다. 많은 SF 요소들과 생명을 위협하는 스릴러와 액션이 가득 하다."

- Clark Hallman, Goodreads 독자



"이 소설의 주요 주제는 우주의 약자인 주인공인 성공을 하는 모티브이다. 태드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실패한 사람이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영웅이 되고 우주선을 구해서 보물을 얻게 된다. 나는 이 소설의 구조에서 캡틴 아메리카를 연상했다. 왜냐하면 그 영화에서도 군대에서 쫓겨난 병사가 영웅으로 변신해서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 주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들을 선호하는데, 이 소설 속에서 최고의 삶을 가지지 못했던 주인공이 꿈을 이루는 과정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 Alyssa, Goodreads 독자



<미리 보기>

그의 "행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작고 외로운 것이었다. 커다란 우주 보호복의 공기를 빼고, 더러워진 부분을 손질하면서 태드 앨런이 한 생각이었다. 검정색의 거대한 운석 덩이에 그를 고정시키고 있는 자석형 부츠 때문에 그의 걸음이 부자연스러웠다. 그는 투사기를 올려 놓고, 움직임 없이 서서, 감상 젖은 눈빛으로 앞을 응시했다. 신비롭게 빛나는 검은 허공이 그의 앞에 놓여 있었다.

용접용 기구가 그의 허리춤에서 흔들리고 있었고, 용접용 기구의 게이지가 아직도 빨갛게 빛나고 있었다. 최근에 발견한 운석 –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질량체로 그의 머리만 한 크기였다 – 을 이제 막 고정시킨 후였다.

지난 5주 동안 그는 위험을 무릎 쓰고, 이것처럼 생긴 날카로운 운석 금속 수 백 개를 모은 다음, 약 3미터 직경의 커다란 덩어리 형태로 모아서 서로 연결되도록 용접을 해놓았다. 크게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없었다. 그가 발견한 것들은 속이 쓰릴 만큼 작은 질량체들이었다. 공간형 반사 분석기에 의하면 그 질량체들이 함유한 희귀 금속의 양은 너무나 적었다.

태드 앨런은 화성과 목성의 운석군 속을 돌아 다니면서, 플래티넘이나 이리듐, 오스뮴 등의 희귀 금속을 채굴해서 파는 사람 중 하나였다. 어떤 천체 전문가들은 운석군이 이전에는 행성이었던 것들이 폭발한 후 남은 잔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들의 주장은 보드의 법칙에 근거한 것이었는데, 이론적으로는 현재 운석군이 있는 자리에는 행성이 존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어렵게 모은 그의 보물 더미의 한쪽에서는 그의 원자력 로켓이 파란색의 불꽃을 뿜어 내면서 칙칙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가 첫 번째 운석 조각을 잡아서 로켓에 고정 시키면, 원자력 로켓이 둥글게 생긴 금속 덩이를 작은 우주선처럼 유도하는 아주 간단한 작업 방식이었다.

태드는 금속 덩이의 떨림과 그 아래 위치한 로켓의 분사력을 자석 부츠의 바닥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로켓의 우라늄 연료 캡슐 공급 장치가 거의 비어 있었다는 것이 갑자기 생각났다. 이제 조금 있으면 화성으로 돌아 가야 할 시간이었다.

돌아 간다..... 지난 5주 동안 들인 노력에 비해서 이토록 형편 없는 결과물을 가지고? 운석 채굴은 돈이 드는 일이었다. 화성의 밀렌과 헬리온 위성에는 그의 로켓과 채굴 장비에 대한 청구서가 쌓여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다달이 평균적으로 수 천 톤의 금속을 채굴하는 경우도 있었다. 왜 행운의 여신은 그에게 미소를 지어주지 않는 것일까?

그가 아는 두 사람을 떠올렸다. 한 사람은 행성 크기의, 희귀 금속으로 가득 찬 운석을 발견한 사람이었다. 다른 한 사람은, 피곤한 얼굴의 하얗게 센 머리카락을 가지고, 수 십년 간 위험한 진공과 절대 온도 이하의 온도 속에서 총알처럼 빠른 운석들을 피해 다니면서 가진 것이라고는 희망 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행운의 여신은 미소를 지어야 했다. 그리고…..

갑자기 한 가지 풍경이 그의 머리 속에서 떠올랐다. 헬리온 위성 근처 붉게 타오르는 언덕 사이로 솟아 나온 하얀 금속의 탑. 은색의 우아한 모양의 가느다란 탑이 샤프란색과 보라색의 작은 화성의 나무들 사이로 솟아 있는 광경이었다. 그리고 은색 문 옆에서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소녀. 날씬한 소녀는 하얀 옷을 입고 파란 눈과 탐스러운 갈색 머리를 가졌다.

휴일을 헬리온에서 보내면서 태드는 그 하얀색 탑을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다. 그에게는 그 탑을 살 수 있는지 물어 볼 용기도 없었다. 그의 위험한 직업을 몇 십 년 동안 계속해도 모을 수 없는 규모의 가격이라는 대답을 듣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도 하얀 옷을 입은 소녀는 여전히 찬란한 꿈의......



------------------------------------------------------



행성 사이 우주 공간의 기이함, 그리고 그 공간의 어두컴컴한 신비스러움이 끝없이 황폐한 바다와 같이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태양은 그의 오른쪽에서 작고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왕관에 달린 장밋빛의 날개 사이에서 흔들리는 작은 원반처럼 보였다. 그가 태어난 지구는 초록색의 밝게 빛나는 점의 크기였다. 지구에 해당되는 점이 태양 아래 어두운 심연 속에서 작게 빛나고 있었다. 훨씬 더 가까이 보이는 화성은 농밀한 색의 태양 위로 빛나는 작은 황토색의 얼룩처럼 보였다. 그의 앞뒤 좌우를 감싸고 있는 것은 거대한 암흑의 공허함이었다. 흑단같은 영원 속에서 차가운 색의 별들이 저 멀리 흩뿌려져 있었다.

태드는 혼자였다. 절대적으로 혼자였다. 거대한 하늘의 공간 속에서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이 남긴 흔적 역시 보이지 않았다. 그가 가져온 몇 가지 장치들과 검은 금속에 고정된 작은 로켓만이 허공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가장 가까이의 사람들도 수 천만 킬로미터 밖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었다.

그가 첫번째 채굴 여행을 떠났을 때 느꼈던 외로움은 견딜 수 없을 만큼 무서운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진 감정이었다. 적어도 그는 자신이 미쳐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끔씩은.....

태드가 일부러 몸을 흔들고, 큰 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커다란 헬멧 안에서 울렸다.

"기운 내. 이 친구야. 아버지가 얘기한 적 있지? 혼자 있을 때가 가장 좋은 친구들과 있는 때라고. 어쨌든 몇 주일 후에는 헬리온으로 돌아갈 거야. 코멧 바에 가면 데이빗이나 척 같은 친구들이 있겠지. 메이슨 홀에서 권투 시합을 보거나 영화관에서 오후를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이런 김빠진 합성 공기가 아니라 신선한 진짜 공기도 있겠지. 맛도 없는 농축액이 아니라 진짜 음식도 있겠지. 그리스로 몸을 닦을 필요도 없지. 진짜 뜨거운 샤워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이곳에서의 삶은 너무 지루해....." 그가 말을 끊고 턱을 위로 당겼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만 나빠지는 것이었다. 게다가 돌진하는 운석에 그가 한 방 얻어 맞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



볼록 튀어나온 소매 부분에서 오른팔을 빼낸 태드가 우주 보호복의 넉넉한 공간을 뒤져서 안쪽 주머니에서 담배를 하나 꺼냈다. 그리고 불을 붙였다. 헬멧 안으로 담배 연기가 퍼져 나가다가 공기 필터 속으로 빨려 들어 갔다.

"대단하군. 이 보호복." 그가 중얼거렸다. "음식, 담배, 음식 제조기까지. 모두 손이 닿는 곳 안에 배치되어 있지. 하지만 엄청나게 비싸기도 하지. 이 보호복 청구서를 지불할 금속을 찾아 보는 것이 낫겠어!"

그가 좀 더 나은 위치로 몸을 띄웠다. 우주 공간 전체를 내다 볼 수 있는 위치에 선 그가 태양빛의 작은 반사광이 모인 무리를 살펴 보았다. 희귀 금속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을 만한 운석 조각을 찾고 있는 것이었다. 한 시간 동안 로켓이 뒤에서 그를 밀도록 설정한 후 그는 별이 빛나는 암흑 속의 심연을 훑어 보고 있었다.

"저기 빛나는 것이 있어!" 그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니 미소 지었다.

빛나는 검은색의 작은 점 하나가 멈춰 선 별들 사이를 움직여서 그를 향해 다가왔다. 그가 그것을 뚫어지듯이 쳐다보면서 헬멧 속에서 숨을 몰아 쉬었다.

움직이면서 빛나는 물체를 보는 것은 언제나 흥분되는 일이었다. 그 속에 어떤 보물이 숨어 있을 것인가! 처음 보았을 때 그것의 크기와 거리, 속도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쩌면 그것은 금속이 풍부한 수 천 톤짜리 운석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그에게는 커다란 행운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잡을 가치조차 없는 작은 돌덩이일 수도 있었다. 물론 그것이 거대한 희귀 금속 덩이일 수도 있지만, 그의 소형 로켓으로 잡기에는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일 수도 있었다.

태드가 숙련된 판단력을 모두 동원해서 작은 점을 천천히 관찰했다. 숙련되지 않은 눈이었다면, 화염처럼 빛나는 별들 사이에서 그것을 알아 보는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동 속도와 빛의 밝기의 증가 속도에 근거해서 그는 그것의 크기와 거리를 본능적으로 계산해 냈다.

"분명히 괜찮은 크기야....." 그가 목소리를 길게 끌면서 외쳤다. "100 톤 정도. 이 헬멧을 걸고 말할 수 있어. 하지만 상당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저것을 추적하려면 지금 로켓을 움직여야겠군."

그가 로켓 위로 다시 올라타고, 분사구의 방향을 바꾼 후, 그 물체가 진행하는 방향의 예상 경로 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는 우라늄 캡슐들을 공급 장치에 끼워 넣었다. 이제 캡슐들은 자동적으로 융합로 안으로 공급되고, 분사 속도를 높일 것이다.

화염이 분사되는 로켓의 끝에서 하얀색에 가까운 화염이 뒤쪽 멀리까지 뿜어져 나오고, 파란색 불꽃이 로켓의 궤적을 따라 공간 속을 가로 질렀다. 그리고 금속 표면의 떨림이 더욱 심해졌다. 칙칙거리는 로켓에서 잠시 내려 온 태드가 주변을 살피고, 로켓으로 다시 돌아 갔다. 그리고 그는 앞쪽을 좀 더 잘 볼 수 있는 위치로 다시 올라탔다.



-------------------------------



이제 바로 앞으로 다가온 물체가 그의 비행 경로 앞을 비스듬히 가로 지르고 있었다. 그가 물체를 잡을 수 있는 적당한 타이밍에 그것이 바로 앞으로 다가 올 것인가? 아니면 그의 작은 로켓이 운동량을 계산하기도 전에 그 물체는 바로 앞으로 지나쳐서 무한한 암흑의 공간으로 사라져 갈 것인가?

물체가 점점 다가옴에 따라서 태드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물체의 표면은 이상할 정도로 빛나는 은색이었고, 보통 운석성 금속의 어두침침한 색상과 확연히 차이가 났다. 그리고 그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먼 곳에 있었다. 형태에 있어서도, 물체는 신기할 정도로 정확한 타원형이었고, 평범한 운석의 날카로운 덩어리 형태와는 달랐다.

그의 마음 속에서 희망이 가라 앉고 부풀어 오르기를 반복했다. 그가 그토록 바랬던 운석성 금속 덩어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물체는 뭔가 가치가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어쩌면 뭔가 흥미로울 수도 있는.....

그는 로켓으로 돌아 와서 분사구의 위치를 조정하고, 분사 속도를 올렸다. 이렇게 작은 로켓이 견디지 못하고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는 속도였다.

그가 다시 물체를 정면에 두고 관찰할 수 있는 위치를 잡았을 때 그것이 우주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뾰족한 끝을 가진, 은빛이 도는 녹색의 로켓형 비행선이었다.

다시 그의 꿈은 산산조각났다. 행성 사이를 오가는 대형 우주선의 승무원들은 운석 채굴꾼들에 대해서 호의를 표시하지 않는다. 승무원들은 채굴꾼들이 모아 놓은 운석 덩이들이 쓸모도 없고, 자칫 통제를 잃은 상황에서는 비행에 장애가 된다고 말한다. 태드가 그 우주선에서 기대할 것은 진로 앞을 방해하지 말라는 레이더 신호말고는 없었다.

그렇지만 어쩌다가 로켓형 비행선이 이렇게 위험한 운석군 속을 날고 있는 것일까? 우주를 떠도는 금속 덩어리들에 대한 정교한 지도와 검증된 비행 경로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아주 많은 수의 우주선들이 이 지역에서 충돌로 인한 난파를 당하기도 했다.

지구, 화성, 금성, 그리고 수성 사이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비행 경로는 운석군의 궤도 훨씬 안쪽에 있었다. 목성의 위성으로 직행하는 우주선들의 경우에는 운석군에서 수 백만 킬로미터가 떨어진 아래쪽 항로를 이용해서 비행했다.

저 우주선이 혹시 신비롭게 나타난다는 전설적인 초록색의 우주선이었을까? 사람들의 소문 속에서 그 우주선은 갑자기 나타나 낡은 우주선들을 분해해서 자신의 선체 쪽으로 끌어 들인 후 우주 멀리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고 했다. 당연히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이다. 그는 한낮의 꿈같은 몽상을 쫓아 버리고 그 우주선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 보기 시작했다.

그런 후 그것이 천천히 뒤집히듯이 선체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런 움직임의 의미는 우주선의 항법 장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무기력하게 표류하면서 추진력을 잃고 돌진하는 운석들을 회피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운석군으로 표류해 들어 온 것일까? 아니면 인지하지도 전에 이미 충격으로 난파하게 된 것일까? 시체들을 가득 싣고 있는 유령선일까?
전선의 발톱들: SciFan 제23권
Book 23 · Jun 2016 ·
5.0
<책 소개>

최후의 핵전쟁이 일어나고 몇 년 후.

지상의 대부분이 폐허로 변하고, 전투를 지속하는 군인들은 지하 벙커에서 살고 있다. 인간들을 대신해서 전쟁을 수행하는 기계, '발톱'이 지상을 누빈다. 그 기계들은 인간을 찾아 내는 즉시 벌떼처럼 달려 들어 죽이는 공격 패턴으로 설계되어 있다.

어느 날, 러시아 전선 사령부로부터 전쟁 협상을 제의하는 메시지가 날아 들고, 미군 측에서는 고위 장교인 헨드릭스를 파견한다. 헨드릭스가 지상에서 발견하는 것은 발톱들의 예기치 못한 진화와 발전이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과연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잘 판별할 수 있는가? 평화와 전쟁의 의미는? 필립 K. 딕 특유의 형이상학적 질문들이 책을 읽은 후에도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참고로, 이 소설은, 피터 웰러 주연의 "스크리머스 Screamers" (1995)로 영화화 되기도 했다. (영화의 트레일러: https://youtu.be/WksPMueXkP4)

<목차>
표지
목차
협상
데이빗과 테디 베어
새로운 변형 타입
귀환
달 기지
저자 소개
Copyrights


<추천평>

"페이지 하나 하나를 넘기면서 팔에 소름이 돋는 것이 느껴졌다. 이 소설의 쓰여진 시대에 이 작품을 과연 제대로 읽을 수 있었을지 상상할 수도 없다."

- Raeden Zen, Goodreads 독자



"우연히 발견한 소설. 그러나 읽고 난 후에도 공포의 여운이 떠나지 않는다. 읽을 가치가 있다."

- Hendrik Lohuis, Goodreads 독자



"멸망 이후를 다루는 위대한 소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영화 A.I. 에 등장하는 소년, 데이빗에 대한 영감을 어디에서 얻었는지 알 수 있다."

- Guner Durmaz, Goodreads 독자



"소설 자체의 길이는 짧지만 전쟁의 공포에 있어서는 매우 긴 여운을 남긴다. 묵시록적 미래를 배경으로, 놀라운 정확도로 살인을 수행하는 기계들이 등장한다...... (중략) ..... 가장 무서운 기계는 가장 의심을 덜 받던 것이었다. SF 팬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소설이다. 즉각적으로 벌어질 수도 있는 미래의 참상에 대한 무서운 관점이 돋보인다."

- Dargrace, Amazon 독자



"엄청나게 뛰어나다. UN과 러시아의 핵 전쟁 이후 전 세계가 파괴된다. 딕만큼 황폐한 묘사에 뛰어난 작가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재미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 줄거리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낭비된 단어는 하나도 없다. 최고로 추천하는 소설."

- Amazon 독자


<미리 보기>

기어 다니는 죽음의 로봇, 발톱들은 처음에는 상당히 조야했다.

하지만 그들이 바로 그들의 창조자인 인간들을 모방하기 시작하자,

인간들이 그들과 평화를 모색해야 했다.

그것들과의 평화가 가능하다면.....



총을 앞으로 겨눈 러시아 병사가 언덕 옆으로 난 길을 천천히 전진하고 있었다. 그가 바짝 마른 입술을 훔치면서 주위를 조심스럽게 둘러 보았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가끔씩 그는 장갑 낀 손을 들어 올려서 목 주위의 땀을 닦고, 그의 높은 코트 칼라를 눌러 내렸다.

에릭이 레온 하사를 쳐다 보았다. "직접 처리할래요? 아니면 내가 처리해도 될까요?" 그가 원거리 관측기를 조정해서 관측기의 사각형 조준선에 그 병사의 몸 전체가 들어오도록 만들었다. 병사의 어둡고 단단해 보이는 몸이 조준선 안으로 꽉 찼다.

레온은 잠시 생각했다. 러시안 병사는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거의 뛰다시피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기다려. 쏘지 마." 레온의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나설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걷는 속도를 높인 러시아 병사가 길 위에 놓인 먼지와 잔해들을 차올리면서 전진하고 있었다. 그는 이제 언덕 위에 올라서서 헐떡이면서 주위를 둘러 보고 있었다. 잔뜩 흐린 하늘 위로 회색 입자로 이루어진 구름이 흐르고 있었다. 벌거벗은 나무 기둥들이 군데군데 솟아 올라 있었다. 들판은 편평하게 다져져 있었고, 풀도 없이 황량하게 흙먼지만 날리고 있었다.

작은 돌멩이들이 굴러 다니는 사이로 커다란 건물들의 잔해가 이곳 저곳 놓여져 있었다. 망가진 건물들이 노랗게 변하는 해골처럼 보였다.

러시아 병사는 불안한 표정이었다. 그는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언덕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이제 그는 벙커에서 몇 발짝만 떨어진 상태였다. 에릭이 안절부절하면서 허리에 찬 권총을 만지작 거렸다. 그리고 레온을 쳐다 보았다.

"걱정 하시 마시오." 레온이 낮은 톤으로 말했다. "저 친구는 여기로 올 수 없어요. 그 친구들이 잘 처리할거요."

"확실한가요? 저 병사는 너무 멀리 있어요."

"그것들은 벙커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어요. 저 병사가 불운이 가득 찬 구역으로 진입하고 있어요. 준비해요!"

러시아 병사가 서둘러서 움직이더니 언덕 아래로 미끄러지듯 달리기 시작했다. 그의 부츠가 회색빛 먼지 속으로 푹푹 잠겨 들었다. 병사는 소총을 앞으로 겨눈 자세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그가 잠시 멈추고 야전형 탐지기를 얼굴에 가져다 댔다.

"저 친구가 바로 우리를 보고 있군요." 에릭이 말했다.

러시아 병사가 바로 그들 앞으로 왔다. 파란색 돌처럼 보이는 그의 눈동자가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그의 입이 약간 벌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면도를 하지 못한 듯 했다. 그의 뺨에 수염이 거칠게 자라 있었다. 앙상하게 마른 한쪽 뺨에 파랗게 부어 오른 상처 자국이 보였다. 그의 군복 코트에는 진흙이 묻어 있었고 군데 군데가 찢어져 있었다. 한쪽 손에는 장갑이 없었다. 그가 뛰어가자 허리띠 부분이 위 아래로 출렁거리면서 몸에 부딪쳤다.

레온이 에릭의 팔을 가볍게 치면서 앞을 가리켰다. "여기 하나가 오는군요."

대낮의 흐릿한 햇살 아래 반짝이는 금속성의 작은 물체가 지면을 가로 질러 접근했다. 금속성의 동근 물체였다. 그것은 러시아 병사를 따라서 언덕을 올라 갔다. 마치 날아 가는 것처럼 빠른 움직임이었다. 그것은 작은 형태의 타입 중 하나였다. 그것의 발톱이 밖으로 나오더니 발톱 끝에 달린 두 개의 칼날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병사가 그 소리를 들었다. 그는 바로 뒤로 돌아서 소총을 발사했다. 동근 물체가 산산조각 나버렸다. 하지만 두번째 물체가 나타나더니 첫번째 것과 동일하게 움직였다. 병사가 다시 소총을 발사했다.

세번째 물체가 튀어 오르더니 러시아 병사의 발을 잡고서 딸각거리는 소리는 내면서 회전했다. 그리고 그것이 병사의 어깨 위로 올라섰다. 회전하는 칼날이 병사의 목 속으로 깊숙이 박혀 들었다.

에릭이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좋아요. 이제 끝났군요. 저 빌어먹을 것들을 보고 있으면 으스스해져요. 나는 예전이 훨씬 좋았다고 생각해요."

"만약 우리가 저것들을 만들지 않았다면 그들이 먼저 만들었겠죠." 레온이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말했다. 담배를 쥔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나는 왜 러시아 병사들이 혼자서 이쪽으로 오는지 모르겠어요. 엄호해 주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거든요."

스콧 대위가 터널 속으로 미끄러지듯이 들어 오더니 벙커 안으로 소리쳤다. "무슨 일인가? 스크린에 뭐가 잡혔어."

"러시아 놈입니다."

"고작 한 명?"

에릭이 관측 스크린을 돌려서 스콧이 그것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스콧 대위가 스크린을 흘끗 쳐다 봤다. 바닥에 누운 시체 주위로 아주 많은 금속형의 둥근 물체들이 몰려 들고 있었다. 그것들은 딸각거리면서 윙윙대는 소리를 내면서, 러시아 병사의 몸을 작은 조각들로 분해하기 시작했다. 어떤 것들은 그 분해된 조각들을 나르고 있었다.

"발톱들 굉장히 많군." 스콧 대위가 중얼거렸다.

"저것들은 파리떼처럼 몰려 와요. 사냥감 하나로는 만족하지를 않죠."



스콧 대위가 스크린을 밀쳐 내더니 역겹다는 표정을 지었다. "파리떼 같군. 도대체 저 병사는 왜 저기까지 온 거야? 러시아 놈들도 우리가 발톱들을 대량으로 장비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눈동자는 알고 있다: SciFan 제24권
Book 24 · Jun 2016 ·
4.0
 진열 분야

소설 > SF/환타지

소설 > 영미소설

 

책 소개

"조금은 이상할 수 있지만 균형이 훌륭한 이야기." (작품 발표 당시 편집자의 평)

주인공는 버스 안에서 낯선 사람이 남기고 간 작은 책자를 줍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외계인의 침공이 현실화되었음을 암시하는 단서들을 발견한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필립 K. 딕처럼 완숙한 작가가 아니라면 같은 모티브를 이렇게 흥미롭게 풀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언어의 애매성을 극도로 끌어 올린 작품이므로, 영어로 된 원문을 같이 실어서, 한글 번역과 대조해서 읽는 재미를 제공한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영어 원문

저자 소개

Copyrights

 

추천평

"필립 K. 딕의 머리 속은 정말 놀라운 세상이다."

- Katrina, Goodreads 독자

 

"이 짧은 소설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깨닫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그리고 작가의 트릭을 깨닫는 순간 나는 와.....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 Arya, Goodreads 독자

 

"필립 K. 딕은 보통 훌륭한 SF 작가로서 알려져 있다. 이 작고 재미있는 단편을 통해서 그는, 비유와 사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작가들에게, 점잖지만 뼈아픈 일격을 가하고 있다. 만약 언어의 이중 유희에 관심이 있고, 지적인 놀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당황시키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이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Stuart Aken, Goodreads 독자

 

"필립 K. 딕의 다른 모든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은 예술이다. 아름다운 단편이기도 하고. 이 작품을 사랑한다."

-       Sistina, Amazon 독자

 

"대단한 이야기. 필립 K. 딕의 다른 작품에서 보이는 유머와 기이함의 혼합물. 몇 페이지의 짧은 소설에 모든 것이 응축되어 있다. 짧은 소설을 쓰는 것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한 번 읽어 보기를....."

- Alan Mills, Amzon 독자

 

 

 

미리 보기

다른 행성에서 온 생명체의 지구 침략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그러나, 아직 나는 그것에 대해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정부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답신으로 정부에서 보내 온 것은 목조형 주택을 건축하고 수리하는 방법에 대한 작은 소책자였다. 어쨌든 모든 것이 알려졌다. 그리고 내가 그 사실을 발견한 첫 번째 사람은 아니었다.

 

어쩌면 모든 것이 통제 하에 있을 수도 있다.

 

나는 편안한 의자에 앉아서 버스에 누군가 남겨 놓고 간 책을 넘겨 보고 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든 구절과 마주쳤다. 잠시 동안 나는 아무런 반응을 할 수 없었다.

 

내가 읽은 것을 모두 흡수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이해한 후, 내가 그 사실을 바로 알아 차리지 못한 사실이 오히려 이상했다.

 

그 구절은 바로 믿을 수 없는 특성을 가진, 인간이 아닌 종족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지구 상에서는 발견될 수 없는 종족이었다. 물론 그들이 평소에는 인간인 것처럼 변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 아서와 그의 기사들: SciFan 제26권
Book 26 · Jul 2016 ·
5.0
 책 소개

전쟁으로 모든 것이 폐허가 된 뉴욕. 트렁크 가방 속에 담긴 인공 지능이 도착한다. 원대한 꿈을 안고 도착한 그들을 반기는 것은 동료의 배신이다. 인공지능이지만 감정을 가진 아서는 뉴욕을 지배하는 '대령'의 손에 들어 가서, 원하지 않은 일을 수행하게 된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서려는 그들의 계획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아마게돈의 거대 전쟁과 인류의 멸망이라는 심각한 주제를 작가 특유의 유머와 낙관적 시각으로 풀어 내는 단편 소설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작가만의 통찰력이 흥미롭다.

목차

표지

목차

I. 뉴욕에 도착하다

II. 낯선 여자가 찾아 오다

III. 아서를 팔다

IV. 여객선을 찾아 내다

V. 떠날 준비를 마치다

VI. 아서, 질주하다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추천평

"문학적 SF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소설. 내 두뇌를 모두 동원해서 읽었다. 재빨리 읽을 수 있으면서도 흥미로운 읽을 거리이다. 좀 더 길었다면 좋았을 것기라는 아쉬움이 있다."

- Doreen, Goodreads 독자

 

"프레데릭 폴은 언제나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SF 작가이다. 이 작품은 짧으면서도 달콤한 소설이다. 묵시록적 설정이지만 해피 엔딩을 가진 소설이다. 좋다."

- Declan, Goodreads 독자

 

"읽으면 힘이 나는, 밝고 명랑하지만 묵시록적인 단편!"

- Forca Portol, Amazon 독자

  

미리 보기

우리는 세 명이었다. 만약 아서까지 포함하면 세 명이 맞았다. 우리는 관심을 끌지 않기 위해서 흩어졌다. 엔다르는 커다란 다리 위를 건넜고, 나는 아서를 데리고 아주 먼 길을 돌아 갔다.

호텔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하면서 나는 시카고에서 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어떤 느낌인지 잘 알 것이다. 만약 당신이 필라델피아에서 왔다고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세이트 루이스나 디트로이트에서 왔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제 아무도 필라델피아에서는 살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여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필라델피아는 유행의 중심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쨌든 나는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나는 내 가방을 들어 준 직원에게 150달러를 줬다. 그리고 말했다. "부탁 하나 할께요. 내 가방에는 부비 트랩이 있어요."

"아. 그럴 리가요." 그가 말했다. 그는 내가 준 돈에 약간 감명을 받았지만, 내 말에는 그리 큰 감명을 받은 것 같지 않았다.

"그러니까 제 말은요. 정말로 부비 트랩이 장착되어 있다는 거예요. 그냥 도난 경고 장치가 아니에요. 경고음 외에도 전자기식 폭탄 하나가 깜찍하게 장착되어 있죠. 그러니까, 제가 원하는 것은, 만약 경고음이 울리면, 그냥 도망 가라는 것이에요."

"안 그러면 제 머리가 날라 가나요?" 그가 내 가방을 바닥에 던지면서 말했다. "저기 손님. 빌어먹을 돈은 돌려 드릴 테니....."

"잠깐만요." 나는 100달러를 추가로 건넸다. "부탁합니다. 꽤 정교한 제어 장치가 붙어 있어요. 그러니까, 이 가방을 가지고 어떻게 하려는 사람 외에는 다칠 일이 없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폭탄이 터지는 것은 바라지 않아요. 그러니까, 경고음이 울리면 그냥 도망을 가세요. 그렇게 되면 나쁜 짓을 하려는 사람도 놀라서 도망을....."

"아니요." 그러나 이번에는 확실하지 않은 목소리였다. 내가 200달러를 추가로 주자, 그가 투덜거리면서 말했다. "좋아요. 만약 경고음이 울린다면 그렇게 하죠. 도대체 그렇게 번거롭고 위험한 것을 무릎 쓸 가치가 있는 일이 뭔가요? 궁금하군요."

"서류들이에요." 나는 거짓말을 했다.

그가 가방을 흘겨 보면서 답했다. "그러시군요."

"농담이 아니에요. 그저 개인적인 서류들이죠.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 푼 가치도 없지만, 저한테는 중요한 것들이죠. 그러니까, 괜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의 목소리가 기분이 상한 듯이 들렸다. "선생님. 당연히 호텔 직원들은 손님들의 물건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이 호텔이 도대체 어떤 종류의 호텔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당연히 그렇죠. 당연하죠." 내가 말했다. 그러나 나는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나는 그 호텔이 어떤 종류의 호텔인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 호텔 직원들은 다른 방법보다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노리면서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곳에 다른 종류의 호텔이 있기는 할까?

여하튼, 뇌물만이 호텔 직원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었다. 직원이 나가자 나는 적어도 잠시 동안은 그를 믿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는 내 방을 유심히 지켜 보겠다고 약속했고, 그의 근무 시간이 4시간 이상 남았다고 말해주었다. 그 정도의 시간이라면 내가 할 일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우선 나는 아서에게 전원을 공급하고, 몸을 씻었다. 이 호텔에서는 물이 잘 나왔다. 뉴욕은 그런 점이 멋졌다. 뉴욕에서는 수돗물이 아주 잘 나왔다. 심지어 뜨거운 - 아니 뜨거운 것에 가까운 - 물도 나왔다. 나는 샤워 줄기가 내 몸 위로 흩뿌려지게 놔두고 내 몸 구석구석에 묻은 먼지와 흙을 씻어 냈다. 브롱크스에서 떠날 때 묻은 먼지와 흙이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먼지와 흙이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몸을 아주 깨끗이 씻어냈다.

몸을 말린 후 옷을 입고 나는 창 밖을 바라 보았다. 우리는 15층 높이에, 꽤 높은 곳에 있었다. 허드슨 강과 그 위의 커다란 다리가 북쪽에 놓여 있었다. 강 건너편 다리 근처에서 거대한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매연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보였다. 멀리 보이는 집 속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착각이 들 법한 풍경이었다. 심지어는 도로들도 정상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도로 위의 차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 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나는 작은 가방을 열고 돈을 꺼내서 주머니에 가득 채웠다. 이제부터 할 일에 쓸 돈이었다. 방문 앞에서 나는 잠시 멈춰서 어깨 너머로 아서에게 말했다.

"걱정 하지 마. 나는 한 시간 정도 밖에 나가 있을 거야. 반드시 돌아 올 거야."

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문 밖으로 나갔다. 그런 상황 속에서 대답을 기다린다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었다.

여기는 필라델피아의 몰락 이후 많은 사람들과 활기로 북적이는 곳이 되었다. 로비에만도 네 댓 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거리에는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돌아 다니고 있었다.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나는 호텔 데스크 직원과 말을 나누었다. 우선 나는 엔다르가 나에게 연락을 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고, 아서가 민감해 질 수 있는 시기에 엔다르가 가방을 뒤지는 것을 막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데스크에 '슐레이퍼'를 찾아 오는 사람은 방으로 가지 못하도록 막으라고 부탁했다. 어떤 경우에도 호텔 로비에서 나를 기다리도록 만들라고 했다. 내 진짜 이름은 '샘 던랩'이지만 그곳에서 나는 '슐레이퍼'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입니다." 데스크 직원이 답했다. 그리고 그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지폐를 쥐어 주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요." 내가 말했다. "기계식 프린터하고 다른 것들이 몇 가지 필요한데 어디에서 살 수 있을까요?"

"PX로 가세요." 그가 재빨리 대답했다.

"PX요? 군대에서 말하는 PX 요?"

"예전에는 메이시 백화점이었죠." 그가 친절하게 설명했다. "저 쪽 문으로 나가신 후에 오른쪽으로 가세요. 한 블록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요. 간판이 보이실 거예요."

"고마워요." 그 정보는 100 달러 짜리였다. 그러나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결국 돈은 문제가 아니었다. 특히 우리가 필라델피아에서 왔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아마게돈의 꿈: SciFan 제28권
Book 28 · Jul 2016 ·
5.0
 책 소개

영원한 꿈. 잊혀지지 않는 꿈. 그러나 인류 최후의 전쟁과 그것을 불러 온 사랑의 이야기.

SF 쟝르를 만들어 낸 웰즈의 단편이다. 짧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현대 SF적 모티브들이 조밀하게 결합되어, 읽는 재미를 강조한다.

꿈 속에서 미래의 세계를 경험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주 플롯을 이룬다. 꿈 속에서 전쟁과 도피, 사랑, 그리고 파멸의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집필 당시의 20세기 초의 상황과 대비해 보면 그것은 꿈이 아니었고, 수 백만 명의 젊은이들을 "기계 속에 넣고 썰어서" 죽여버린 1차 세계 대전을 예고한 것이기도 했다.

목차

표지

목차

첫 번째 꿈

두 번째 꿈

이어지는 꿈들

최후의 꿈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57 (추정치)

 

 

추천평

"상당히 짧은 단편. 기차 안에서 만난 남자가 매우 현실적인 이상한 꿈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꿈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실제로 가 본 적이 없는 장소를 생생하고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 꿈은 미래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고, 꿈 속에서 자신이 세계로 불러 온 최후의 전쟁과 멸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생각을 자극하는 이야기."

- Cheryl, Goodreads 독자

 

"SF Theatre 라는 팟캐스트를 통해 처음 이야기를 듣고서 찾아서 읽은 소설이다. 별 다섯 개! 만점!"

- Francis, Goodreads

 

"도대체 이 짤막한 이야기가 무서운 이유를 모르겠다. 웰즈는 위대한 작가이다."

- Barclay Dunn, Goodreads 독자

 

 

 

미리 보기

Chapter 1. 첫 번째 꿈

 

하얀 얼굴을 한 남자가 럭비 역에서 기차에 올랐다. 승무원들의 재촉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사실 그가 플랫폼에 서 있을 때부터, 나는 그의 존재를 알아 차리고 그가 굉장히 아파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내 맞은 편 구석 자리로 쓰러지듯 앉았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자신의 양복 재킷을 제대로 추스르려고 손을 움직였지만 그 일을 미처 끝내기도 전에 갑자기 동작을 멈추고 조용해졌다. 그의 눈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 생기 없는 손을 내밀어 자신의 신문을 잡았다. 그러더니 다시 내 쪽으로 시선을 맞추었다.

나는 책을 읽는 척 하고 있었다. 내가 무례하게 그를 응시한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마음을 스쳤다. 하지만 잠시 후 나는 그가 뭔가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차렸다.

"죄송합니다. 뭐라고 하셨죠?" 내가 말했다.

"그 책이요." 그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내 책을 가리키면서 반복해서 말했다. "그 책은 꿈에 대한 것이군요."

"예. 맞아요." 내가 대답했다. 내가 들고 있는 책의 표지에는 "포트넘-로스코의 꿈꾸는 상태"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다. 그가 잠시 침묵을 지켰다. 마치 적당한 단어를 찾고 있는 듯 했다.

"그렇군요." 그가 마침내 말을 꺼냈다. "하지만 책이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죠."

잠시 동안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몰라요." 그가 말을 덧붙였다.

내가 진지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꿈을 꾸죠." 그가 말했다. "그리고 다시 꿈을 꾸죠."

"그러니까....." 그가 잠시 망설였다. "꿈을 꾸시나요? 제 말은.... 아주 생생한 꿈 말입니다."

"저는 꿈을 잘 꾸지 않는 편이에요." 내가 대답했다. "일 년 동안 한 세 번 정도나 생생한 꿈을 꾸는 것 같군요."

"아!" 그가 말했다. 그리고 잠시 동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듯 했다.

"그럼 꿈과 실제 기억이 혼란스러운 경우도 없으시겠군요?" 그가 갑자기 물었다. "그 일이 정말로 일어났는가 아닌가? 그런 식의 의심에 빠지는 경우도 없으시죠?"

"거의 없어요. 아주 가끔씩 순간적으로 의심이 드는 경우는 있겠지만요. 그런 경우는 상당히 드문 것 아닌가요?"

"그 저자는....." 그가 책을 가리켰다.

"그런 일이 가끔씩 일어난다고 쓰기는 했어요. 하지만 원인에 대해서는 평범한 설명을 제시하죠. 낮 동안 모은 기억의 강도와 조밀함에 따라서 꿈의 생생함이 결정되다는 등의 이야기죠. 하지만 아주 생생한 꿈은 매우 드물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기도 해요. 아마 이런 종류의 꿈 이론에 대해서 잘 아시겠지만......"

"아주 조금 밖에는 모릅니다. 단, 그런 이론들이 모두 엉터리라는 것은 확실히 알죠."

그는 유리창에 달린 가죽 끈을 여윈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나는 다시 책을 읽으려 하면서, 그가 다음으로 할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갑자기 나의  몸에 닿을 정도로 상체를  기울였다.

"연속적 꿈에 대한 이야기도 있나요? 그러니까..... 매일 밤 계속되면서 이어지는 그런 꿈들이요."

"아마 있었던 것 같아요. 정신 질환을 다룬 책들에 그런 사례들이 있었죠."

그의 고집스러운 이야기를 좀 더 냉정하게 대하는 것이 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 드리운 고통과 근심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나는 지금도, 짙은 그늘이 드리운 그의 눈동자와 핏줄이 선 눈꺼풀을 기억할 수 있다. 아마 어떤 얼굴 상태를 말하는 것인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무슨 의견을 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가 말했다. "그것이 저를 죽이고 있어요."

"꿈이요?"

"꿈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 매일 밤마다. 너무나 생생해서..... 바로 이런 풍경들이....." 그가 유리창 너머로 흘러 가는 풍경을 가리켰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예요. 내가 누구인지,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거의 기억을 할 수가 없어요."

그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심지어는 지금도....."

"그리고 꿈이 항상 똑같다는 것이죠? 당신 말은?" 내가 물었다.

"그 꿈은 끝났어요."

"그게 무슨 말이신지....."

"제가 죽었어요."

"죽었다고요?"

"짓뭉개져서 죽었어요. 꿈 속에서 나였던 것 대부분이 현재는 죽어 있는 상태죠. 영원히 죽었어요.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살고 있는 다른 사람이었죠. 그 꿈을 매일 밤 꾸었죠. 밤이 되면 나는 새로운 삶에서 깨어났죠. 생기 있는 풍경과 활기찬 일들이 눈 앞에 펼쳐졌죠. 하지만 내가 그 마지막으로....."

"당신이 죽었을 때 말이죠?"

"내가 죽었을 때요."

"그리고 그 이후로는....."

"예. 그래요." 그가 말했다. "정말 다행히도, 그것이 연속적인 꿈의 마지막이었어요."

내가 그의 꿈 이야기에 빠져 들고 있다는 것은 자명했다. 생각해 보면, 도착까지는 아직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고, 주위가 빠르게 어두워지고 있었다. 읽고 있던 책의 저자의 어조는 우울하게 느껴졌다.

"다른 시간대에서 산다." 내가 말했다. "그러니까 전혀 다른 시대를 이야기하는 거죠?"

"예."

"과거였나요?"

"아니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요."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서기 3,000 년?"

"그때가 몇 년도였는지는 알 수 없어요. 내가 잠들어 있고 꿈을 꾸고 있을 때는 연도를 알고 있었죠. 하지만 지금 이렇게 깨어 있는 상태에서는 몰라요. 꿈에서 깨어난 후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이 아주 많이 있어요. 꿈을 꾸는 동안에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깬 상태에서는 다 잊혀지더군요. 사람들이 연도를 부르는 방식이 우리의 방식과 달랐어요. 뭐라고 불렀지?" 그가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아니. 아니." 그가 말했다. "잊었군요."

그가 앉아서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순간적으로 나는 그가 꿈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에 휩싸였다. 일반적으로 나는 꿈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혐오했다. 하지만, 그의 꿈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나를 몰입시켰다. 심지어 나는 그의 말을 돕기까지 했다. "그러니까 그 시작은....." 내가 말을 뗐다.

"그 꿈은 처음부터 생생했어요.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잠에서 깬 것 같았죠.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지금 이야기하는 꿈 속에서는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삶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죠. 꿈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그 꿈 속의 삶 그 자체로 완벽한 듯 했어요. 이제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제가 다시 기억해 보려고 최선을 다한 결과들이에요.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열린 복도에 앉아 있는 장면이에요. 피곤에 못 이겨서 졸고 있었는데, 갑자기 깨어났어요. 몸 전체에서 활력이 느껴지고 모든 것이 생생하더군요. 전혀 꿈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옆에 있던 여자가 커다란 부채를 부치다가 멈추었어요."

"여자요?"

"예. 여자요. 제 말을 중간에 끊으면 제가 기억할 수 있는 것들도 줄어 들 거예요."

그리고 그가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죠?"

"아니요." 내가 대답했다. "꿈을 꾸고 있었다고 했잖아요. 당신의 꿈 이야기를 해줘요."

"여자가 부채질을 멈추었기 때문에 내가 잠에서 깼어요. 그 상태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다른 모든 것들을 봤지만 나는 전혀 놀라지 않았어요. 그 상황에 갑자기 놓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아주 단순하게 그 상황을 받아 들였어요. 지금 이 삶에 대한 기억은 사라져 버린 듯 했어요. 그 꿈 속에서 정신을 차리니까. 그곳에서 일어나자 나는 내 이름이 쿠퍼가 아니라 헤돈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 세계에서 내 지위와 직업 등을 모두 알고 있었어요. 꿈에서 깨어난 이후 아주 많은 것들을 잊었어요. 연관 관계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 당시에는 모든 것이 분명한 사실이었어요."

피그말리온의 꿈: 환상 속 사랑: SciFan 제29권
Book 29 · Aug 2016 ·
5.0
 책 소개

VR (Virtual Reality, 가상 현실)이라는 말도 없었던 시절 한 천재 소설의 상상력은 이미 그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었다.

작가 웨인바움은 주인공에게 안경과 비슷한 장비를 씌우고, 자연이 아름다운 낙원과 같은 세계로 여행을 보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주인공 앞에 한 여자를 등장시킨다. 그 후 그들은.....

가상 현실이 우리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 실제와 환상의 구분, 가상 현실을 구성하는 사회적 규칙에 대한 성찰 등, 이 짧은 소설이 던지는 이야기거리는 무궁무진하다.

목차

표지

목차

1. 교수

2. 그림자

3. 죽음

4. 재회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50 (추정치)

 

 

추천평

"이 위대한 단편 소설은 VR의 미래가 어떤 것일지를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묘사한다. 이 소설이 1930년대에 쓰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 묘사는 충격적이다. 한 번 읽어 보면서, 실제가 어떻게 실제적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흥미로울 것이다."

- Andrew Leon, Goodreads 독자

 

"이 획기적인 소설은 VR에 대한 혁신적인 비젼을 제시한다. 웨인바움은 로맨틱 어드벤처의 형식을 가지고 획기적 기술을 예견하고 있다."

- Dharma, Amazon 독자

 

"웨인바움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화성의 오디세이이다. 그러나, 이 작품 역시 매우 훌륭하다. 별 다섯 개를 줄 만하다. 아마도 이 소설이 최초로 VR, 특히 상호작용적인 VR의 가능성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전개한 것일 것이다. 두 개의 흥미로운 놀라움이 존재한다. 첫 번째 것에 대해서는 스포일러를 방지하지 위해서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겠다. 두 번째 것은 VR의 효과가 굉장히 생생하게 묘사된다는 것이다."

- Amazonian, Amazon 독자

 

 

 

미리 보기

1. 교수

"하지만 무엇이 현실이죠?" 작은 요정처럼 생긴 남자가 물었다. 그가 센트럴 파크 근처에 늘어선 고층 건물들을 가리키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크로마뇽인들의 도시인 동굴 속을 비추는 모닥불처럼 셀 수 없는 유리창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모든 것은 꿈이고, 모든 것은 착각이다. 내가 당신에게 환상인 것처럼 당신은 나에게 환상이다.”

댄 버크는 술 냄새 속에서 명료한 정신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자신의 곁에 서 있는 작은 남자를 바라 보았다. 그는 자신이 누구를 보고 있는지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공원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 파티 자리를 떠난 자신의 즉흥적인 결정을 후회하고 있었다. 이상한 소리를 하는 작고 늙은 남자를 우연히 만나게 된 것 역시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잠시의 도피가 필요했었다. 이 파티는 많고 많은 파티 중 하나일 뿐이었다. 클레어 자신이 나타날 필요도 없이, 그녀의 날씬한 발목만 나타났어도, 그를 파티 자리에 남아 있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집으로 돌아 가고 싶다는 분노와 욕망을 느꼈다. 이 곳의 호텔이 아닌 시카고에 있는 그 자신의 집으로 돌아 가서 이사회의 상대적인 평화를 즐기고 싶었다. 어쨌든 그는 내일이면 떠날 예정이었다.

"당신 술 마셨군요." 요정처럼 작은 덩치의 수염을 기른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죠. 그렇지 않나요? 당신이 원하는 것이 당신 것이 된 것을 꿈 꾸거나, 당신이 싫어하는 것이 사라지는 것을 꿈 꾸거나. 현실에서 벗어 나기 위해서 술을 마시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이란 것도 꿈이에요."

"이런 미친!" 댄이 다시 생각했다.

"아니면" 그 남자가 결론적으로 말했다. "철학자 조지 버클리가 그렇게 말했다죠."

"조지 버클리요?" 댄이 그 말을 반복했다. 그의 머리가 맑아지고 있었다. 교양 철학 과정을 들은 대학교 2 학년 때의 기억이 흘러 들어 왔다. "조지 버클리 주교요?"

"그 철학자를 아는군요? 관념론 철학자죠.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보고 듣고 느끼고 맛을 볼 수 없어요. 다만, 보고 듣고 느끼고 맛을 본다는 감각을 가질 뿐이죠."

"조금 기억이 나는군요."

"하! 그렇지만 감각은 정신적 현상이에요. 즉 우리 마음 속에만 존재하는 것들이죠. 우리가 아는 것들이 우리 마음 속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가 손으로 전등 불빛으로 얼룩진 어 건물을 가리켰다. "저기 건물 벽이 보이나요? 아니, 당신은 본다는 느낌, 즉 감각만을 가지는 것이에요. 그리고 나머지는 당신의 뇌가 그 감각을 해석한 결과죠."

"하지만 당신도 같은 것을 보고 있잖아요?" 댄이 반문했다.

"내가 같은 것을 보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죠? 당신이 내 눈을 통해서 볼 수 있다면, 내가 빨간 색이라고 부르는 것이 녹색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확실히 안다고 해도, 내가 당신의 꿈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댄이 웃었다. "당연히 그것을 아는 사람은 없죠. 우리는 다섯 감각의 창문에서 오는 정보들을 받아 들이고, 그것을 가지고 추측을 하는 거죠. 만약 잘못된 추측을 하면 그 대가를 치르는 거예요." 가벼운 두통을 제외하면 이제 그의 마음은 완전히 맑아졌다. "이봐요." 그가 갑자기 말했다. "실제가 환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쉬워요. 하지만 당신 친구, 버클리가 맞는다면, 꿈을 가지고 실제라고 하지 못할 이유가 없잖아요? 한 쪽 논리가 옳다면, 다른 쪽도 옳기 마련이에요."

남자의 수염이 흔들리고, 요정처럼 밝은 눈이 이상하게 빛나면서 댄을 쳐다 보았다. "모든 예술가들이 그렇게 해요." 늙은 남자가 부드럽게 말했다. 댄은 그 말이 나오려는 순간 뭔가 떨리는 것이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논점 회피군요." 그가 투덜거렸다. "누구나 그림과 실제 사물, 영화와 실제 삶을 구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상대방 남자가 속삭였다. "현실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어요?.만약 정말로 실제적인 영화를 만든다면, 그러면 당신은 뭐라고 부를 건가요?"

"아무도 그렇게 할 수는 없어요."

눈동자가 이상하게 반짝였다. "나는 할 수 있어요." 그가 다시 속삭였다. "내가 이미 만들었다고요!"

"무엇을 했다는 것인가요?"

"실제 같은 꿈이요." 남자의 목소리에 분노가 묻어났다. "바보들! 웨스트만이라는 카메라 회사에 그것을 팔려고 여기로 가져 왔어요. 그 회사 사람들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너무 흐릿하군요. 한 번에 한 사람만 쓸 수 있군요. 너무 비싸군요. 바보들!"

"예?"

"이봐요. 나는 알버트 루드비히 교수예요." 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 남자가 말을 이었다. "당신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이야기죠? 하지만 들어 봐요. 영화는 소리와 시각을 제공하죠. 거기에 맛과 냄새, 감촉을 더하면 모든 관심이 영화 속 이야기로 쏠리겠죠. 이야기 속으로 들어 가서, 스크린에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들에게 말을 걸고 그림자들이 대답할 수 있다면, 당신 자체가 이야기가 될 수 있어요. 바로 그것이 꿈을 실제로 만드는 것 아닐까요?'

"도대체 어떻게 그것을 했다는 것인가요?"

"어떻게? 어떻게요? 아주 간단해요. 먼저 액체형 양극판, 그리고 마술 같은 입체 안경이 있으면 돼요. 빛에 민감한 크롬산염이 포함된 액체에 이야기를 인화해요. 그리고 혼합 용액을 만들죠. 화학적으로 맛을 더하고, 전기적으로 소리를 더해요.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녹화한 후 입체 안경 안에 그 용액을 집어 넣어요. 그 안경이 프로젝터 역할을 하거든요. 그리고 용액에 전기를 가하면, 그 용액이 서서히 분해되기 시작하죠. 크롬산염이 녹화된 순서대로 분해되면서 이야기와 시각, 소리, 냄새, 감촉이 서서히 전개되는 거예요.'

"감촉은요?'

"만약 당신의 신경이 다른 감각들에 의해서 강렬하게 자극되면 마음이 스스로 감촉을 생성해요." 기묘한 열망이 그의 목소리에 스며 들어 있었다. "당신이 직접 볼 수 있어요. 당신 이름이.....?"

"버크요. 댄 버크." 댄이 말했다. "뭔가 사기꾼 같은데....." 댄이 속으로 생각했다. 알코올이 사라지는 향취 속에서 무모함의 불꽃이 순간적으로 피어 올랐다. "뭐 안 될 이유도 없지." 그가 중얼거렸다.

그가 일어서고, 루드비히 교수가 따라 일어섰다. 그는 댄의 어깨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사람이었다. 이상한 땅도깨비 같은 사람이군. 루드비히 교수를 따라서 공원을 가로 질러 그 지역에 늘어 서 있는 호텔 중 하나로 들어 가면서 댄에게 든 생각이었다.

그의 방으로 들어 간 후, 루드비히 교수가 가방을 뒤지더니 가스 마스크처럼 생긴 장비 하나를 꺼내 들었다. 고글과 고무로 만든 마우스피스가 달려 있었다. 댄이 그것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자세히 쳐다 보았다. 그 사이, 수염을 기른 작은 교수는 물처럼 보이는 것이 든 병을 집어 들었다.

"바로 이것이죠!" 그가 자랑스럽게 외쳤다. "이것이 나의 액체형 양극판이에요. 이야기가 여기에 담기죠. 제대로 된 사진이죠. 세상에도 없을 제대로 된 사진이요. 그리고 가장 단순한 이야기죠. 두 명의 등장 인물과 관객인 당신만이 존재하는 유토피아죠. 이제 그 입체 안경을 써 봐요. 그것을 쓰고 그 웨스트맨 회사 사람들이 얼마나 바보 같은지 알려줘요." 그가 병 속의 액체를 가스 마스크 속으로 부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있는 기계에 전선을 연결했다. "조정기예요." 그가 설명했다. "전기 분해를 위한 것이죠."

"그 액체를 모두 사용해야 하나요?" 댄이 물었다. "만약 일부만 사용하면 이야기의 일부만 볼 수 있는 것인가요? 그리고 만약에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죠?"

"한 방울 안에 모든 것이 담겨 있어요. 하지만, 눈에 닿는 부분을 모두 채워야 해요." 그리고 댄이 장비를 조심스럽게 착용했다.

"이제 뭐가 보이죠"

"하나도 안 보이는군요. 도로 건너편에 있는 창문과 불빛만 보여요."

"당연하죠. 이제 전기를 켜겠습니다. 이제 시작!"

태양광 절도범들: 아홉 번째 행성의 비밀 1: SciFan 제30권
Book 30 · Aug 2016 ·
5.0
 책 소개

SF 팬덤을 만들어낸 원조 SF팬, 월하임의 행성 어드벤처.

안데스 산맥의 잉카 문명을 탐험하던 주인공은, 갑작스러운 미국 정부의 도움 요청을 받는다. 정부의 요청으로 도착한 산 속에는 지구로 오는 태양광을 흡수하여 다른 행성으로 보내는 기지가 설치되어 있다. 그 기지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은, 누군가가 태양계의 행성들에 그런 기지를 설치하고, 태양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태양계의 소멸을 막는 위험한 임무가 시작된다.

목차

 

[1권]

표지

목차

1. 유도 미사일에 실린 특별 메시지

2. 도둑맞은 태양의 계곡

3. A-G 17의 비밀

4. 숨겨진 우주 항구

5. 우주로 오르는 밧줄

6. 태양을 향하여 출발

7. 수성에서 가장 뜨거운 곳

8. 금성의 장막

9. 태고의 바다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110 (추정치)

 

 

[2권]

표지

목차

10. 죽어가는 행성

11. 화성인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12. 줄의 끝에서

13. 칼리스토의 극

14. 우주선 저 멀리

15. 오베론의 혹한

16. 명왕성 궤도에서

17. 잃어버린 행성의 요새

18. 성스러운 달과 제물

19. 은하계 생명체 박물관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121 (추정치)

 

 

 

추천평

"굉장히 훌륭한 소설. 다른 생각 없이 바로 빠져들 수 있다. 화성 위성의 비밀, 토성 고리의 비밀까지 이어지는 소설이다.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운 모험 이야기."

- Charles, Goodreads 독자

 

"단순하고 읽기 쉬운 구성이지만, 충분히 설득력 있는 상황 묘사와 모험의 이야기.... (중략) 이 서평을 끝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소설은 아주 맛있는 SF 소설 스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아이스크림이 듬뿍 얹어진 맛있는 도넛을 찾고 있다면!"

- Janet, Goodreads 독자

 

"아주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는 소설"

- Darron Huntzinger, Goodreads 독자

 

 

 

미리 보기

[1권]

태양계의 태양광에 대한 절도가 시작된 아침, 벌 데닝은 춥고 희박한 산 공기의 상쾌함을 다시 느끼며 안데스 산맥 속에 놓인 침낭에서 일어났다. 그는 아버지와 데닝 탐험대의 다른 대원들이 자는 모습을 흘깃 보고는 이른 아침의 빛을 즐기며 일어나 앉았다.

라마는 이미 깨어나 있었고, 그들을 돌봐 주는 마부가 일어나서 재갈을 풀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라마는 푹신한 발바닥으로 땅을 밟으며 앞뒤로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노새들은 먼 산의 뿌연 전경을 조용히 응시하며 서 있었다.

날이 아직 어두웠는데, 벌의 추측으로는, 아직 이른 아침이기 때문이었다. 태양이 떠오르면서, 기온은 빠르게 올라갈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높은 산을 올라감에 따라 아무 것에도 가려지지 않은 태양빛이 그들의 눈을 괴롭힐 것이었다.

하늘은 평소처럼 맑았지만 어두운 기운이 느껴졌다. 하늘의 어두움이 화산재 또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있는 높은 구름 때문이라는 것이 벌의 추측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탐험대가 일을 시작함에 따라서, 본격적으로 낮이 되었지만, 아무도 태양이 지금까지 보다 따뜻하지 않다는 사실에 신경 쓰지 않았다.

데닝 탐험대는 페루 내륙의 험준한 산맥에서 잃어버린 잉카 유적을 탐사하고 있었다. 그들은 특별히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고 잊혀진 작은 흔적들을 조사하는 중이었다. 따라서 탐험대의 그 누구도 태양의 따뜻함과 찬란함이 미묘하게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였다. 그 사실을 알아 차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탐험대와 일반 대중은 다를 바가 없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와 캔자스 시티에서, 하루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구름이 어딘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기온은 7월의 평균 기온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태양열이 그다지 강렬하지 않음을 알아 차렸지만, 손으로 햇빛을 가리고 주위를 둘러보며, 낮은 기온을 일종의 축복이라 받아들였다.

유럽의 몇몇 도시에서는 구름이 끼고 약간 비가 내렸고, 어두워진 원인이 구름과 비 때문이라고 간주되었다. 아시아의 많은 지역에서도 비가 내렸고,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는 오후에 소나기가 흩뿌려졌다. 각 지역에서 그런 날씨는 이상한 현상이 아니었다. 멜버른에는 눈발이 날리고, 산티아고에는 찬 바람이 불었다.

기상국의 사람들은 기온이 예측된 것에 비해 몇 도 정도 더 낮다는 것을 일일 기록표에 기입했고, 그것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 최근 기상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기후는 아직 완전하게 예측할 수 없었다.

전 세계 사람들은, 기후의 특이한 변동보다도 다른 것들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야구가 주요 뉴스를 차지하고, 운동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지구 표면에서 20,000 킬로미터가 떨어진 궤도를 운행하는 유인 우주 정거장의 완성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다. 프톨레마이오스 분화구의 중심에 있는 미국 달 기지는 흥미로운 통신을 통해서 이 정거장의 외적 모습을 묘사한 자료를 발표했다. 그 묘사는 대부분의 신문의 첫 면을 장식했다.

금성으로 보낸 세 번째 탐사 로켓은 열흘 전, 행성 표현을 가리고 있는 구름 층을 통과한 후, 새로운 뉴스를 보내고 있지 않았다. 이 탐사선은 이전 것과 마찬가지로, 구름을 관통하고 금성 대기와 표면의 특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 후 지구로 그 자료를 송신하도록 설계된 작은 무인 탐사 장비였다. 그러나 이 탐사 로켓은 첫 번째 보고 이후로, 어떠한 것도 송신하고 있지 않았다.

일부 과학자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었다. 새로운 타입의 탐사 로켓이 가져 올 수도 있는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금성까지의 난이도 높은 우주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할 수 있는 유인 로켓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동의하는 편이었다.

1957년 스푸트니크 위성이 지구의 궤도에 진입하는 것을 성공한 이후, 우주 비행과 관련된 많은 성취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우주 비행용 로켓의 장점과 문제점에 대한 많은 발견들이 가능했다. 자동 항법 장치와 무선 조종 미사일을 통해서 습득된 지식이 완전히 우주 비행에 적용되어야만 사람이 직접 우주 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화성과 금성까지 사람이 가는 것은 적어도 수 십 년은 걸릴 것으로 보였다.

벌 데닝은 이 모든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가 고등학교의 3학년 때, 인간의 한계가 우주로 확장되는 시기를 맞았다. 따라서, 그의 세대에 있어서 우주 비행은 굉장히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웃한 세계를 완전하고 철저하게 탐험한 우주 비행사가 그의 또래였던 것이다. 엔지니어링 학위를 취득하고 대학을 졸업했을 때, 그는 그 자신이 우주 탐험가 중 한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벌은 두 관심사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고고학은 데닝 가족의 직업이자 취미였다. 그의 할아버지는 인도차이나의 정글 유적을 탐험한 최초의 인물들 중 하나였다. 그의 아버지는, 회사원이자 산업 엔지니어였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휴가마다 미국의 옛 인디언 문명의 유적지를 여행했다. 잃어버린 마야 도시를 찾아 과테말라의 치클 숲을 탐험할 당시, 벌이 아버지를 따라 가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다시 탐색에 나섰는데, 이번에는 오랫동안 잊혀진 잉카의 보물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

벌은 인류의 고대 기록을 찾는 기법에 상당히 친숙했다. 그는 원주민들 그리고 원시 부족들과 잘 지냈다; 그는 황무지에서 생존하는 기술에 익숙한 전문가였다. 그는 인류 역사의 잊혀진 서사시의 한 부분을 알려줄 수 있는 대단히 귀중한 조그만 도자기와 뗀석기를 발견하기 위해 먼지와 모래를 샅샅이 조사하는 기법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 늦은 오후가 되자 탐색할 것들이 서서히 사라지는 듯 했다. 그곳에는 유적이 있었다. 완전히 망가진 벽, 그리고 한 쪽엔 잘 마른 부식된 조각품이 있었다. 벌의 아버지는 생각에 잠겨 그를 바라보았다. 키가 큰 엷은 갈색 머리의 젊은이가 넓은 망의 여과기를 통해 꼼꼼히 걸러진 먼지 더미에 걸터앉아 있었다. 한 무더기의 걸러진 모래는 그의 노력과 시간을 증거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나의 부서진 점토 조각이 그가 얻은 유일한 결과물이었다.

 

 

 

 

 

[2권]

클라이드는 이후 4일 동안 그의 침대에만 있었고, 그의 발은 반창고와 연고로 둘러싸였다. 운 좋게도 금성의 아메바의 소화액은 신발을 관통하지 못했고 노출된 피부에만 공격을 가했다. 고통스러운 물집과 상처를 제외하고, 그의 상태는 심각하지 않았다.

겹쳐진 두 개의 침대를 포함한 작은 개인 전용 방은 비좁았고, 여객선의 선실 같았다. 붙박이 옷장 두 짝과, 고정된 의자와 독서 램프가 있는 그 곳은 최소한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만 적합한 장소였다. 창문이 없다는 점이 방을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벌은 우주선이 호화로운 여객선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오래 전에 받아들였다. 최종적으로는 A-G 동력 장비와 원자력 발전기가 우주 비행을 가능하게 했지만, 본질적으로 마젤란은 군함이었고, 긴급 상황 때문에 사용하게 된 미완성의 실험용 우주선이었다.

그 4일 동안, 벌은 대부분의 시간을 클라이드가 회복하는 것을 살피고 함께 여행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보냈다. 그 젊은 천문학자는 그의 불운에 대해 전혀 화내지 않았다. 사실, 모든 경험은 그를 들뜨게 만들었다.

"생물학자들이 연구하기에 이만큼 좋은 곳이 어디에 있겠어요! 금성은 과학 학습의 메카가 될 거예요!"

"하지만 다른 용도는 없을 듯 하군요. 내 생각에는....." 벌이 말했다. "어쨌든, 우리는 이제 또 다른 경험을 겪게 될 거에요. 화성은 우리의 다음 목표예요. 어때요?"

클라이드가 머리 뒤로 손을 두르고 위층 침대의 아래쪽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화성을 상당히 잘 관측할 수 있죠. 구름 장막이 없고 대기는 얇지만 맑아요. 당신도 화성 사진이나 색칠된 그림을 봤죠?"

"저는 망원경이나 관측 장비를 통해서 봤어요. 하지만 너무 멀어서 그냥 작은 붉은 색 원판으로 보였어요. 우리는 지금 지구의 궤도 근처에 있어요. 지구가 수 백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지만 말이죠. 화성은 여전히 8천만 킬로미터 밖에 있지만, 우리는 꽤 빠르게 속도를 올리고 있어요. 록하트 대령은 충분히 빠르게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벌은 우주선의 책장에서 가져온 책 하나를 집어 행성의 색상표를 펴 휙휙 훑어보기 시작했다.

클라이드가 손을 흔들었다. "나한테 보여줄 필요 없어요. 저는 망원경으로 화성을 연구했고, 그래서 저는 색상표를 외우고 있죠. 그것은 거의 밝고, 붉은 황갈색, 약간 창백한 적갈색이에요. 우리는 그것이 사막이라고 생각해요. 청록색의 꽤 큰 부분이 있는데 그 지역이 관측되면 화성의 여름이라고 간주하죠. 그리고 겨울에는 이 부분이 아주 희미하게 변해요."

"그것은 식물 군락이죠." 벌이 끼어들었다. "틀림없어요! 모두가 그렇다고 동의하죠. 그리고 하얀 극관이 있어요."

"극관의 크기가 얼마나 달라졌나를 보면 어떤 계절인지 알 수 있어요. 어떨 때는 크고, 어떨 때는 거의 없죠. 그리고 수로의 문제가 있는데.…."

"당신은 수로가 있다고 믿나요?" 벌이 물었다. "이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일부는 그게 진짜라고 생각하는데..... 심지어 마치 비옥한 땅으로 극관의 녹는 물을 끌어들이는 관개 수로가 있고, 그것을 만든 지능적인 존재가 존재한다고 말하더라구요. 하지만 다른 천문학자들은 그걸 볼 수 없다고 주장해요. 그들에 의하면 수로는 환상이고, 일련의 균열이거나 바람에 의해 어두운 흙 먼지가 날린 경계라고 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그것을 믿고 있어요." 클라이드가 강하게 주장했다. "그것들을 찍은 사진이 있어요. 뭔가가 거기에 있어요. 그것이 비록 매우 희미한 거미줄 모양의 선이지만, 그것들은 확실히 곧고 규칙적이에요. 우리는 곧 충분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클라이드는 상태가 나아져서 다시 우주선의 일상적인 삶을 다시 시작했다. 지구의 궤도를 통과하는 동안, 그들은 우주선의 무전을 통해 자신들의 보고를 간신히 전달했다. 3일 동안 그들은 지구 기지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들은 소식과 자료를 교환하고, 알아낸 모든 것을 전달했고, 새로운 소식을 갈구했다.

승무원들은 집에 소식을 전할 기회를 가졌고, 벌은 아버지와 짧게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었다. 지구에서 진행된 몇 가지 중요한 발견들이 있었다.

신을 찾는 짧은 여행: SciFan 제33권
Book 33 · Aug 2016 ·
5.0
 책 소개

신을 찾아서 수없이 많은 곳을 방문하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난 늙은 여인의 이야기. 그녀는 화성에서 출발하는 우주선을 타고 외부 우주로 나가면 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화성으로 간다. 그리고 벌어지는 그녀의 짧은 여행의 이야기.

태어나는 것은 우리의 결정이 아니지만, 죽음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는 우리의 결정이라는 작가의 메시지는 단편이라는 형식 속에서 더욱 영롱하게 빛난다.

SF라는 쟝르를 확립한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의 깔끔하게 산뜻한 단편.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21 (추정치)

 

 

추천평

"우리의 출생은 그냥 던져지는 것이다. 하지만 죽음으로 무엇을 만들지에 대해서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 Whalter58, Amazon 독자

 

"읽는 것이 재미있는 소설! 어떤 점에서는 예측 가능하기도 하지만, 흥미로운 지점이 존재하고, 결국 브래드버리 다운 작품이다."

- Debbie Zapta, Goodreads 독자

 

"이 작품을 읽어 보라. 브래드버리가 거장의 하나로 인정받는다는 것에 의문을 표시할 사람이 있을까?"

- Melki, Goodreads 독자

 

"브래드버리는 굉장한 걸작들을  많이 썼기 때문에, 대개 훌륭한 작품 중 많은 것들이 무시되고는 한다. (중략) 브래드버리의 작품 중 이런 단편은 대부분 감성적인 부분에 무게를 싣고, 복합성을 더한다. 이 작품은 더 위대한 것을 향한 인간의 열망을, 가장 조야하고 바보 같은 수준에서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 Dr. Strangelet, Goodreads 독자

 

"이 소설은 불가능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독특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내가 보기에 사람들은 속기 위해서 사는 것이다. 브래드버리의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 Usha Kris, Amazon 독자

 

 

 

 

 

미리 보기

그녀는 불가피한 운명과 맞닥뜨리기 위해서

꽤 큰 돈을 지불했다.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벌어지도록 만들기 위해서

꽤 큰 대가를 치뤄야 했다.

 

매우 중요한 것이 두 가지 존재했다.

첫째, 그녀가 상당히 늙었다는 것이었다.

둘째, 터켈은 그녀를 신께 데리고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만지면서 말했다.

"벨로위 부인. 우리는 제 로켓을 타고서 우주로 나갈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같이 신을 찾을 겁니다."

사실 그것이 이번 일이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벨로위 부인이 지금까지 신을 찾아서 합류했던 다른 그룹들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그녀의 가냘픈 발을 불안하게 내딛으면서, 그 앞을 밝히기 위해서, 어두운 통로 위에서 성냥을 끊임없이 그은 적도 있었다. 그리고, 깜빡이는 별빛 같은 속눈썹을 가진 얼굴을 크리스탈 구 위로 빛내고 있는 힌두 예언자들 사이를 헤치고 전진한 적도 있었다. 그녀는, 예언자로 유명한 블라카츠키 부인이 직접 데리고 온 인도의 고행승 무리와 함께 부드러운 풀밭길을 걸어 보기도 했다. 아주 예전에는 은신처에 머무르는 점성술 예언자를 만나기 위해서 캘리포니아의 괴상한 건축물 사이를 돌아 다닌 적도 있었다. 또 한 번은 뛰어나지만 시끄러운 복음주의자들의 교단에 자신의 집을 넘기는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도 했다. 그들은 그녀에게 황금 뱀과 크리스탈 불, 그리고 신의 부드러운 손을 보여 주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그 사람들이 한밤중에 사이렌 소리를 요란하게 울리는 검정색 승합차에 끌려가기도 했고, 그들의 사진이 아침 연예 가십 신문의 1면을 장식하는 것을 발견한 적도 있었지만, 그녀의 믿음이 흔들린 적은 없었다. 그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세상이 그들을 가두고 박해하는 것이었다. 그것만이 진실이었다.

그리고, 바로 2주 전, 그녀는 터켈의 광고지를 발견했다.

 

화성으로 오세요!

터켈 휴양 리조트에서의

환상 같은 일주일.

그 다음에는

일생 최대의 모험으로 가득한

우주로의 여행.

무료 팸플렛을 동봉합니다.

"당신의 신께 더 가까이."

여행 경비에는 운송 경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왕복 요금 선택 시, 할인이 적용됩니다)

 

"왕복 여행이라니....." 벨로위 부인은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과연 누가 신을 보고 다시 돌아오려고 할까?"

Latest releases

Free of charge

Bund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