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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구조적 폭력에 억눌린 소외된 개인들의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다양한 시도를 통해 형상화해온 소설가 정도상이 신작 장편소설 『은행나무 소년』을 선보인다. 2012년 1월부터 5월까지 창비문학블로그 ‘창문’(blog.changbi.com)에 연재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열두살 소년이 강제철거와 외할머니의 치매, 힘겨운 첫사랑을 겪어내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낸다. 열두살 소년의 눈에 담긴 세상의 아픔 주인공 만돌이는 삼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부모와 동생을 한꺼번에 잃고 포치동 천사마을에서 외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집앞에 오백년 된 은행나무가 있는 천사마을은 재개발지구로 지정되어 강제철거를 앞두고 있고, 일흔이 넘은 외할머니에게는 치매가 찾아온다. 그런 와중에 큰아버지와 외삼촌은 부모가 남긴 보험금을 둘러싸고 소송을 벌인다. 가혹하고 잔인한 운명 앞에서, 그러나 소년은 커다란 슬픔을 세상에 대한 ‘깡’으로 이겨내려 발버둥친다. 나는 억울한 일을 당해도 잘 참는다. 그게 어른이다. 아무리 아프고 억울해도 다른 사람 앞에서는 절대 울지 않는다. 대신에 언제가 되었든 반드시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고 복수를 맹세한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고 하지만, 낳으라지 뭐, 그까짓 거. 나는 다른 사람 앞에서 흘리는 눈물은 쪽팔림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 그걸 알기에 나는 오직 혼자 있을 때만 울었다. 이불을 덮어쓰고 펑펑 울면 답답하던 가슴이 조금 풀렸다.(9~10면) 그런 소년에게 어느날 첫사랑이 시작된다. 공부방에서 만난 대학생 여수경에게 한눈에 사랑에 빠진 것. 소년은 여수경이 나눠준 카메라로 주변의 사물과 풍경, 사람들을 사진으로 찍으면서 ‘본다’는 것을 통해 거기에 깃든 이야기를 발견하는 법을 배운다. 폐허가 되어가는 동네의 풍경과 외할머니의 주름, 경찰과 용역, 그리고 망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행위는 소년에게 삶을 견디는 중요한 한가지 방법이 되는 동시에, 재개발을 둘러싸고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싸움과 그 풍경의 구체적인 모습을 생생한 묘사로 형상화해낸다. 눈이 내린다. 부서진 담장과 좁고 긴 골목에, 반쯤 무너진 폐가의 유리창과 쓰레기가 쌓인 공터에, 천사교회의 십자가와 아랫말의 망루에, 마른 낙엽처럼 바스러질 것 같은 천사시장과 밤낮으로 조명이 들어오는 대형할인마트에, 망루와 천막에서 농성하고 있는 아랫말 사람들의 눈동자와 철거용역의 헬멧과 곤봉 위에, 망루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비장한 노래와 경찰의 치직거리는 무전기 소리에, ‘여기가 우리의 무덤이다’라고 휘갈겨 쓴 아랫말 사람들의 현수막과 공사 계약을 축하하는 재개발조합의 현수막에, (…) 천사마을과 포치동을 넘어 서울의 하늘에…… 눈이 내린다.(221면) 그리고 소년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통해 세상을 알아간다. 만돌이와 친구로 지내면서 외할머니를 연모하고 정성스레 보살피는 침쟁이 할아버지, 일방적으로 소년을 좋아하며 아낌없는 사랑을 안기는 사차원 소녀 지혜, 한쪽 다리를 잃고도 따뜻한 마음과 거친 입심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콩콩이모, 마을 일에 언제나 발 벗고 나서는 천사교회 최목사님과 공부방 후원자인 하율스님 등, 소년을 둘러싼 인물들이 철거를 앞둔 천사마을에서 이루어내는 일종의 공동체가 소설에 풍성한 색채를 더하며 소년을 성장하게 한다. 패배 속에서, 그러나 소년은 자란다 그러나 소년의 삶을 죄어오는 것은 보다 큰 욕망과 폭력의 카르텔이다. 철거용역 측이 저지른 천사마을 아랫말의 방화사건 이후로 강제철거의 마수가 하루하루 다가오는 가운데, 소년의 부모가 남긴 보험금과 유산을 둘러싸고 폭력과 연계된 건설업자인 큰아버지와 팽창 일변도의 복음주의 목사인 외삼촌이 벌이는 대립은 오늘날 우리 사회를 만들어온 기형적 발전의 두 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한때 소년의 우상이었으나 철거폭력에 앞장서다 결국 철거과정에서 희생양이 되고 마는 천사마을 출신의 박정철이라는 인물의 존재는 철거용역을 둘러싼 구조적 모순을 첨예하게 드러낸다. 생존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대리적 폭력이 결국 자신에 대한 폭력으로 되돌아오게 되어 있는 아이러니가 오늘날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용역폭력의 핵심인 까닭이다. 소설은 그렇게 소년을 둘러싼 것이 단순한 선악의 대립이 아니라 작은 소망과 거대한 욕망이 빚어내는 비극임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만돌아, 재개발조합원들을 모두 악마라고 생각하진 마. 사람을 천사와 악마로 나누어버리면 그 무엇도 할 수가 없단다. 사람은 그냥 사람이지, 착한 사람 나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야. 망루에 있는 사람은 착하고 철거용역은 나쁘고, 이렇게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야. 사람의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번씩 착해졌다가 나빠졌다가 한단다. 나는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천사마을에 있는 게 아니야. 뭐랄까, 거대한 욕망에 희생당하는 작고 사소한 소망들이 안쓰러워서 있는 거야. 그 작고 애절한 소망도 지켜주지 못하면서 바벨탑만 높이 쌓는 인간의 욕망이 무섭고 두려워서 있는 거지.”(182면) 하지만 소년은 자라고, 삶은 지속된다. 치매가 진행되면서 외할머니의 기억은 한사코 과거를 향해 돌아가지만, 소년의 기억은 앞으로 다가올 미지의 일들을 향해 열려 있다. 목숨을 건 철거투쟁이 결국 실패로 끝나고 가족의 영혼이 깃든 은행나무는 잔인하게 베어지지만, 은행나무의 싹은 작은 생명을 이어간다. 아무리 부조리하고 가혹해 보일지언정 그것이 결국 구체적인 삶의 모습이며, 그 속에 삶의 위엄이라 할 것이 있음을, 『은행나무 소년』은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웃음 섞인 시선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똑같은 일을 겪어도 저마다 다른 기억, 다른 추억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지혜도 지난 새벽에 그 끔찍한 사건을 다 보았을 텐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외할머니와 눈싸움을 하며 웃고 있다. 툴툴 털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뇌의 회로가 나와는 다른 것일까? 어찌 되었든 지혜 때문에 외할머니가 웃는다면 그것도 나쁘진 않다. 아무리 힘들어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래 씨바, 행복해지고 말 테다.(296면)

Changbi Publishers

한강 『채식주의자』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한강 연작소설 『채식주의자』(영문판 제목 ‘The Vegetarian’)이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5월 16일 저녁 7시(현지시간, 한국시간 17일 새벽 3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보이드 톤킨)는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 앨버트 미술관’에서 최종 후보작가 6인과 번역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만찬 및 시상식을 열고 『채식주의자』의 작가 한강과 번역자 데보라 스미스에게 상패를 수여했다. 심사위원장 보이드 톤킨(『인디펜던트』 문학 선임기자)은 “『채식주의자』는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맨부커상은 1969년에 제정된 이래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등 세계적인 권위의 상이다. 이 상의 일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2005년에 시작되어 영어로 번역된 외국 작품에 격년으로 수여돼오다가 2016년부터 영어로 번역되어 영국에서 출간된 작품에 매년 시상하는 것으로 개편되었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주요 작가로는 필립 로스(미국), 앨리스 먼로(캐나다), 이스마일 카다레(알바니아), 치누아 아체베(나이지리아) 등이 있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번역의 중요성에 주목해 5만 파운드(한화 8,150만원)의 상금을 작가와 번역자에게 나누어 지급한다.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지난 4월 16일 쇼트리스트(최종후보작) 6편을 발표하였으며, 여기에는 오르한 파묵(터키), 옌 렌커(중국) 같은 세계적인 작가들이 들어 있었다.

한강 작가는 수상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번역자 데보라 스미스에게 공로를 돌리고 영국 출판사 포르토벨로(Portobello)의 수석편집자 맥스 포터에게 감사를 표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20여개국에서 출간

2007년 창비에서 출간된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3편의 연작 중편을 묶은 것으로, 한강의 해외판권을 관리하는 에이전시인 KL매니지먼트를 통해 2010년부터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번역 출간돼오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지난 2015년 1월 1일 문학의 명문 출판사인 포르토벨로가 영어판을 냈다. 그후 미국과 유럽 등지를 비롯해 지금까지 모두 25개국에 해외판권이 팔렸다.

2015년 영국에서 출간 당시 런던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가 집계하는 베스트셀러 리스트 2위에 올랐고, 2016년 1월에는 영국 포일스(Foyles)서점에서 소설분야 톱10에서 1위에 올랐다.

2016년 2월 2일에는 미국 최대 출판그룹 중 하나인 펭귄랜덤하우스 그룹의 문학전문 임프린트 호가드(Hogarth)에서 미국판이 출간되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시카고트리뷴』 『라이브러리저널』 등을 비롯해 다수의 유력 매체에서 호평을 받았다. 출판전문지 『퍼블리셔스위클리』는 지난 2월 1일 ‘2016년 봄, 가장 기대되는 주목할 소설’ 중 첫째로 『채식주의자』를 꼽기도 했다.

한강 작가의 또다른 최근작 『소년이 온다』 역시 2016년 1월 영국 포르토벨로 출판사에서 ‘Human Acts’(데보라 스미스 번역)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미국에서는 2017년 1월 출판될 예정이다. 『소년이 온다』는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북유럽 등 이미 10개 나라에 판권수출 계약을 마쳤다. 눈여겨볼 것은 구미 지역에서 『소년이 온다』가 『채식주의자』 못지않은 관심을 받으며 빠른 속도로 판권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3월 10일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의 1차 후보작(13편)에 포함된 이래 4월 16일 최종 후보작(6편)에 올라 수상의 기대감을 높여오면서 4만여부가 추가 판매되고, 출간 9년 만에 국내소설 베스트셀러 목록에 다시 오르는 등 가파른 매출상승 추이를 보여왔다. 아울러 최근작이며 작가가 가장 애정을 갖는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창비 2014)의 판매 역시 동반 상승해 올해만 2만부에 가까운 판매현황을 보이고 있다.

수상자 소개

한강(韓江)

1970년생.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데보라 스미스(Deborah Smith)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2015년 런던대학에서 한국학 박사학위(현대문학)를 받았다. 한강의 또다른 장편 『소년이 온다』를 비롯해 한국문학을 영미권에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번역문학 전문 출판사 틸티드 악시스(Tilted Axis)를 설립해 출판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채식주의자』에 대한 해외서평

“앞으로 미국 문학계에 파문을 일으키면서도 독자들과 공명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2016년 봄 가장 기대되는 소설” 퍼블리셔스 위클리

“충격 때문에 손으로 입을 막고 읽어야 하는 책” 오프라 매거진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의 조합이 충격적이다.” 가디언

“일시에 마음을 빼앗긴 수준 높은 작품” 아사히신문

『소년이 온다』에 대한 해외서평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다룬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설” 가디언

“한강의 작품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질문인 ‘무엇이 인간성인가, 우리가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의 출발점이다” 미국 소설가 에이미어 맥브라이드

『채식주의자』 해외출간 목록 (현재 25개국 판권 수출)

존재의 숙명적 상처와 세상의 근원적 어둠에 대한 처연한 인식에서 출발하여 식물적 상상력으로 그에 대응해온 작가가 도달한 이 새로운 미적 차원은 놀랍고 신선하다. 상처와 어둠의 극한까지 밀어붙여 존재의 처음과 끝, 그 신비로운 근원을 엿보고자 하는 열망으로 도달한 놀라운 상상력의 세계는 우리 소설을 일상과 탐욕의 저잣거리로부터 끌어올려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시키고 있음이 분명하다.
-황도경 「한강의 작품세계」(『문학사상』 2005년 2월호)

작가는 상처와 치유의 지식체계를 오랜 시간 동안 기록해온 신비로운 사관(史官)이다. 그녀의 많은 소설은 일상의 트랙을 벗어나 증발해버린 타인을 찾아나서는 이들의 움직임을 그린다. 이런 여러 탐색담은 대상을 찾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정상성을 벗어난 인물들을 찾아나선 ‘정상적’인 인물들은 스스로 감추었거나 잊었던 트라우마와 조우한다. 마치, 애초에 그들이 그토록 닿으려 했던 목적지가 그 깊은 상처였던 것처럼.
- 허윤진(문학평론가)「해설」 중에서

올해로 등단 13년째를 맞는, 70년대생 작가의 선두주자였던 소설가 한강이 표제작인 「채식주의자」, 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 불꽃」으로 구성된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를 창비에서 출간했다. 단아하고 시심 어린 문체와 밀도있는 구성력이라는 작가 특유의 개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으면서도 상처 입은 영혼의 고통을 식물적인 상상력에 결합시켜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완성한 수작이다. 나직한 목소리지만 숨 막힐 듯한 흡인력이 돋보이는 『채식주의자』는 지금까지 소설가 한강이 발표해온 작품에 등장했던 욕망, 식물성, 죽음, 존재론 등의 문제를 한데 집약시켜놓은 완결편이라 할 수 있다.

상처, 욕망, 그리고 죽음

『채식주의자』의 1부 「채식주의자」는 영혜 남편인 ‘나’의 시선으로 서술된다. 어린시절 자신의 다리를 문 개를 죽이는 장면이 뇌리에 박힌 영혜는 어느날 꿈에 나타난 끔찍한 영상에 사로잡혀 육식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영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나’는 처가 사람들을 동원해 영혜를 말리고자 한다. 영혜의 언니 인혜의 집들이에서 영혜는 또 육식을 거부하고, 이에 못마땅한 장인이 강제로 영혜의 입에 고기를 넣으려 하자, 영혜는 그 자리에서 손목을 긋는다.

2부 「몽고반점」은 인혜의 남편이자 영혜의 형부인 비디오아티스트 ‘나’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남편을 떠나보내고 혼자 사는 동생을 측은해하는 아내 인혜에게서 영혜의 엉덩이에 아직도 몽고반점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나’는 영혜의 몸을 욕망하게 된다. ‘나’는 영혜를 찾아가 비디오작품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청한다. 벌거벗은 영혜의 몸에 바디페인팅을 해서 비디오로 찍지만, 성에 차지 않은 ‘나’는 후배에게 남자 모델을 제안한다. 남녀의 교합 장면을 원했지만 거절하는 후배 대신 자신의 몸에 꽃을 그려 영혜와 교합하여 비디오로 찍는다. 다음날 벌거벗은 두 사람의 모습을 아내가 발견한다.

3부 「나무 불꽃」은, 처제와의 부정 이후에 종적없이 사라진 남편 대신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가족들 모두 등돌린 영혜의 병수발을 들어야 하는 인혜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영혜가 입원한 정신병원의 연락을 받고 찾아간 인혜는 식음을 전폐하고, 링거조차 받아들이지 않아 나뭇가지처럼 말라가는 영혜를 만나고, 영혜는 자신이 이제 곧 나무가 될 거라고 말한다. 강제로 음식을 주입하려는 의료진의 시도를 보다못한 인혜는 영혜를 큰병원으로 데리고 가기로 결심한다.

영혜를 둘러싼 세 인물, 영혜의 남편·형부·언니의 시선으로 구성되는 3부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장면은 가족 모임에서 영혜가 손목을 칼로 긋는 장면이다. 아내의 육식 거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던 남편으로서는 그 충동적인 행동이 그저 끔찍한 장면으로만 기억될 뿐이다. 피를 흘리는 처제를 들쳐업고 병원에 간 형부는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비디오작업이 송두리째 모멸스럽고 정체 모를 구역질을 느끼고 그후로 전혀 다른 이미지(바디페인팅)에 사로잡힌다. 어린시절부터 가까이서 본 동생 영혜가 죽음을 불사하고, 식물이 되기를 원하는 것을 알게 된 언니는 그 장면을 안타깝고 원망스럽게만 기억한다.

막을 수 없었을까. 두고두고 그녀는 의문했다. 그날 아버지의 손을 막을 수 없었을까. 영혜의 칼을 막을 수 없었을까. 남편이 피흘리는 영혜를 업고 병원까지 달려간 것을 막을 수 없었을까. 정신병원에서 돌아온 영혜를 제부가 냉정히 버린 것을 말릴 수 없었을까. 그리고 남편이 영혜에게 저지른 일을, 이제는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값싼 추문이 되어버린 그 일을 돌이킬 수 없었을까. 그렇게 모든 것이-그녀를 둘러싼 모든 사람의 삶이 모래산처럼 허물어져버린 것을, 막을 수 없었을까. ―「나무 불꽃」 중에서

동일한 장면을 다른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영혜’와 ‘아버지’에게서도 발견된다. 어린 딸의 다리를 문 개를 오토바이에 묶어 끌고다니다 죽이는 아버지에게는 개의 살육이 그저 부정(父情)의 실천이었을 뿐이겠지만, 모두에게 ‘불분명한 동기’인 영혜의 육식 거부가 실은 그 어린시절의 끔찍한 기억에서 비롯된 것이다.

육체적인 욕망과 예술혼의 승화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수작으로 극찬을 받으면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2부 「몽고반점」은 연작소설 『채식주의자』 전체 줄거리에 연결되면서 이 소설의 차원을 확장하고 심화한다. 각 부에서 각기 다른 시선으로 조명되는 욕망의 근원은 결국 영혜라는 주인공의 상처와 기억의 문제로 수렴된다.

숨막힐 듯한 식물적 상상력의 궁극
「작가의 말」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채식주의자』의 주인공 ‘영혜’는 작가가 10년 전 발표한 단편 「내 여자의 열매」(『내 여자의 열매』, 창비 2000 수록)에서 선보였던 식물적 상상력을 궁극의 경지까지 확장시킨 인물이다. 희망없는 삶을 체념하며 하루하루 베란다의 ‘나무’로 변해가던 「내 여자의 열매」의 주인공은, 어린시절 각인된 기억 때문에 철저히 육식을 거부한 채로 ‘나무’가 되기를 꿈꾸는 영혜와 통한다.

난 몰랐거든. 나무들이 똑바로 서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알게 됐어. 모두 두 팔로 땅을 받치고 있는 거더라구. 봐, 저거 봐, 놀랍지 않아?
영혜는 벌떡 일어서서 창을 가리켰다.
모두, 모두 다 물구나무서 있어.
[…]
어떻게 내가 알게 됐는지 알아? 꿈에 말이야. 내가 물구나무서 있었는데…… 내 몸에서 잎사귀가 자라고, 내 손에서 뿌리가 돋아서…… 땅속으로 파고들었어. 끝없이, 끝없이…… 사타구니에서 꽃이 피어나려고 해서 다리를 벌렸는데, 활짝 벌렸는데……
[…]
나, 몸에 물을 맞아야 하는데. 언니, 나 이런 음식 필요 없어. 물이 필요한데. ―「나무 불꽃」 중에서

단순한 육식 거부에서 식음을 전폐하는 지경에 이르는 영혜는 생로병사에 무감할뿐더러 몸에 옷 하나 걸치기를 꺼리는, 인간 아닌 다른 존재로 전이된 모습으로 그려진다. 더 나아가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채식주의자」)라고 믿는 영혜는 아무도 공격하지 않고, 공격받지 않는 순결한 존재가 되는 듯하다.

반면 영혜 주위의 인물들은 육식을(영혜 남편), 혹은 영혜의 몸과 몽고반점 그리고 자신의 예술혼을(영혜 형부) 지독하게 욕망한다. 그들의 욕망은 결국 누군가에게 또다른 상처를 주고 끔찍한 기억을 남긴다. 인간의 욕망이란 본래 그런 것이다. 생명이 있는 한, 그 대상이 무엇이든간에 욕망할 수밖에 없는 동물적인 육체로 살아가야 하는 정체성을 포기한 영혜는 결국 죽음에 이르는 길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영혜로 표상되는 식물적인 상상력의 경지는 소설가 한강의 작품세계를 가로지르는 소설 미학이며, 이야기로서든 상상력으로서든 감각으로서든 우리 소설의 차원을 확장시키는 시도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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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불능 사회, 차가움을 녹이는 아몬드

 

“고통과 공감의 능력을 깨우치게 할 강력한 소설”

 

영화보다 강렬하고 드라마처럼 팽팽한, 흥미로운 소설이 우리 앞에 도착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로,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흡인력 강한 작품이다. 또한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인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소설로, 작품 속 인물들이 타인과 관계 맺고 슬픔에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묘사했다. 영화처럼 펼쳐지는 극적인 사건과 매혹적인 문체로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다.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를 잇는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독특한 캐릭터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의 이면을 읽어 내지 못하고 공포도 분노도 잘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가까스로 버텨 오고 있다. 엄마에게서 남이 웃으면 따라 웃고, 호의를 보이면 고맙다고 말하는 식의 ‘주입식’ 감정 교육을 받기도 한다. 세상을 곧이곧대로만 보는 아이, ‘괴물’이라고 손가락질받던 윤재는 어느 날 비극적인 사건을 맞아 가족을 잃게 되면서 이 세상에 홀로 남는다.

그런데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던 순간에 윤재 곁에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아이 ‘곤이’나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아이 ‘도라’,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등이 그러한 인물들이다. 윤재와 이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럼에도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소설가 공선옥은 이 작품을 일컬어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나 같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소설”이라고 평했으며, “어쩌면 현대라는 사회가 집단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상실을 애도할 시간, 감정을 보듬을 여유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독자들은 윤재를 응원하면서 자신의 마음 또한 되돌아볼 기회를 얻을 것이다. 윤재의 덤덤한 어조는 역설적으로 읽는 이의 가슴을 더욱 슬프게 저미며,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깊고 진실한 감정의 고양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보다 강렬한, 드라마처럼 팽팽한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탄생!

출판평론가 한기호는 『아몬드』를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했다. 영어덜트(Young Adult) 소설이라 하면 『메이즈 러너』나 『헝거 게임』 등 환상성과 장르성이 전면에 드러난 작품을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 들어 로맨스를 비롯해 더욱 다양한 계열의 서사로 확장되고 있다. 영어덜트 문학은 배경이 되는 삶의 공간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보다 극단적이고 기묘하게 설정함으로써 현실 세계를 은유하며, 독자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결핍이나 상처가 있는 주인공들이 그 세계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성장한다는 영어덜트 문학의 기본적인 설정은 10대부터 30대까지 영어덜트 독자들을 매료하는 요소이다. 『아몬드』 또한 ‘감정 표현 불능증’이라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10대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 사회의 균열을 드러낸다. 그와 동시에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과연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 있을지, 희망을 전해 줄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실험한다. 새롭고 독특한 서사 안에 ‘공감의 상실’이라는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녹여 내면서 문학적 감동을 전하는 『아몬드』는 ‘사회파’ 영 어덜트 소설의 탄생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매혹적인 문체, 독특한 캐릭터, 속도감 넘치는 전개! 

독자의 마음을 감동으로 채워 줄 이야기꾼의 등장

손원평 작가는 그동안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너의 의미」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해 왔으며, 첫 장편소설 『아몬드』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또 다른 장편 원고 『1988년생』으로 “사건과 주제를 형상화시키는 작가의 힘, 소설미학이 돋보인다”는 평을 얻으며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아몬드』는 “캐릭터의 매력과 깊은 성찰로 빚어낸 두 인물의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에서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다”는 평을 얻었으며, 네이버 사전 연재에서 회당 1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구체적인 이미지가 손에 잡힐 듯 그려지며 눈을 떼지 못하고 순식간에 읽었다는 많은 독자 리뷰에서 알 수 있듯, 매혹적인 문체와 독특한 캐릭터,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서사에 목말라 하는 한국소설 독자들에게 신선한 매력과 감동으로 다가갈 작품이다.

  

프롤로그

 

나에겐 아몬드가 있다.

당신에게도 있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거나 가장 저주하는 누군가도 그것을 가졌다.

아무도 그것을 느낄 수는 없다.

그저 그것이 있음을 알고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이야기는, 괴물인 내가 또 다른 괴물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끝이 비극일지 희극일지를 여기서 말할 생각은 없다. 첫째, 결론을 말하는 순간 모든 이야기는 시시해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의미에서 둘째, 그렇게 해야 당신을 이 이야기에 동행시킬 가능성이 조금은 커지기 때문이다. 셋째,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변명을 하자면 사실 어떤 이야기가 비극인지 희극인지는 당신도 나도 누구도, 영원히 알 수 없는 일이다.

 

 

 

 

추천사

 

『아몬드』는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나 같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소설이다. 어쩌면 현대라는 사회가 집단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처럼 죽음과도 같은 성장통을 겪어 내야만 감정의 시대가 뿜어내는 향기를 우리가 맡을 수 있을지도. 긴 겨울의 끝에 봄이 온다. 봄이면 식물이 자라듯 감정도 자라고, 감정이 자라면 세상도 자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동안 가슴이 내내 두근거렸다. 다가오는 봄에는 내 감정과 네 감정이 스파크를 일으켜 아름다운 폭죽 하나쯤은 터지고 말리라. ― 소설가 공선옥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는 타인과 관계 맺고 슬픔에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묘사한다. 몸이 자라는 만큼 마음도 함께 자라던 시절,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주인공 ‘나’와 ‘곤’의 이야기. 그들이 만나 ‘친구’라는 이름이 붙기까지 보내 온 몇 해의 계절을 떠올리면, 책을 덮고 나서도 코끝에 처연하고 시린 기운이 전해지는 것만 같다.

― 이재용 감독(「두근두근 내 인생」 「스캔들」 연출)

 

20년 넘게 영화 일을 하며 생긴 직업병 같은 게 있다. 두 시간을 넘는 콘텐츠에는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거다. 2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읽어야 하다니……. 그렇지만 『아몬드』는 끊임없이 궁금증과 흥미를 유발하여 마지막 페이지까지 금세 넘어갔다. 담담히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우리들에게 세상을 버틸 용기와 힘을 주는 소설이다.

― 장원석 PD(「최종병기 활」 「터널」 제작)

여기, 삶에 대처하기 유달리 힘들게 태어난 소년이 있다. 그의 삶은 점점 나쁘게 흘러갈 것이 뻔해 보인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소년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일어났다. 그 좋은 일이란 무엇일까? 사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 좋은 일이다. 이렇게 대답해 보고 싶다. 우리가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우정을, 사랑을, 타인을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 정혜윤 PD (CBS 라디오)

 

두 소년이 타인과 관계 맺고 성장하는 과정을 끝까지 섬세하게 짚어 나가는 작가의 문장은, 겉보기에 괴물로 보인다 할지라도 그 내면에는 언제나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한 눈물겨운 분투가 숨어 있다는 진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캐릭터의 매력, 그리고 깊은 성찰로 빚어낸 두 인물의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에서 이 작품이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심사위원 권여선 김지은 오세란 정은숙

 

내가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마음으로 주인공이 바라보는 세상을 함께 보며 꺽꺽 울어 버렸다. 너무 아팠다. 너무 슬펐다.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청소년심사단 심사평 중에서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등장. 각박한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영어덜트물의 경향은 주인공들이 극한의 고뇌를 겪거나 ‘삶 아니면 죽음’이라는 가혹한 선택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도 마찬가지다. 윤재는 감정이 고장 난 아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과연 윤재가 특별하고 별난 경우라고 볼 수 있을까? 공감을 잃어버린 시대에, 이 소설은 우리에게 타자를 상기시키고 고통을 표현하며 다른 삶을 상상하게 한다. 비극적인 존재들이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온몸으로 끌어안고 고통 위를 기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감케 한다.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해 상상해 보는 것은 공감의 씨앗이다. 그리고 그 씨앗이 바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약속이자 희망이다. 신체는 커 버렸지만 감정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현실, 『아몬드』는 고통과 공감의 능력을 깨우치게 할 강력한 소설로, 침체된 한국 소설시장에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 출판평론가 한기호

 

 

줄거리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한다.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 가족을 잃는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윤재는 어쩐지 곤이가 밉지 않고, 오히려 궁금해진다. 두 소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 간다. 윤재는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는데……. 서로 다른 이유로 ‘괴물’이라 불리는 두 소년은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을까?

 

 

작가의 말

 

매일매일 아이들이 태어난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축복받아 마땅한 아이들이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군가는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누군가는 군림하고 명령하면서도 속이 비틀린 사람이 된다. 드물지만 주어진 조건을 딛고 감동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괴물로 만드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이 소설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 특히 아직도 가능성이 닫혀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 내미는 손길이 많아지면 좋겠다. 거창한 바람이지만 그래도 바라 본다. 아이들은 사랑을 갈구하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랑을 주는 존재들이다. 당신도 한때 그랬을 것이다.

2017년 봄, 손원평


[목차]

프롤로그 
1부 
2부 
3부 
4부 
에필로그 
작가의 말


Changbi Publishers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수상 <채식주의자>의 한강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

섬세한 감수성과 치밀한 문장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해온 작가 한강의 여섯번째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가 출간되었다. 1980년 광주의 5월을 다뤄 창비문학블로그 '창문'에 연재할 당시(2013년 11월~2014년 1월)부터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열다섯살 소년의 이야기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를 통해 한강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1980년 5월을 새롭게 조명한다. 한강은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어느덧 그 시절을 잊고 무심하게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여전히 5·18의 트라우마를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무한다.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싸우던 중학생 동호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 그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받는 내면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당시의 처절한 장면들을 핍진하게 묘사하며 지금 "우리가 '붙들어야 할' 역사적 기억이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환기하고 있다(백지연 평론가)." "이 소설을 피해갈 수 없었"고, "이 소설을 통과하지 않고는 어디로도 갈 수 없다고 느꼈"다는 작가 스스로의 고백처럼 이 소설은 소설가 한강의 지금까지의 작품세계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신형철 평론가)"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 도시의 열흘'과 소년을 위로하는 한강의 간절한 목소리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열다섯 어린 소년은 '어린 새' 한 마리가 빠져나간 것 같은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고, ‘시취를 뿜어내는 것으로 또다른 시위를 하는 것 같은’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혼한테는 몸이 없는데, 어떻게 눈을 뜨고 우릴 지켜볼까.
(…) 눈을 감고 있던 외할머니의 얼굴에서 새 같은 무언가가 문득 빠져 나갔다. 순식간에 주검이 된 주름진 얼굴을 보며, 그 어린 새 같은 것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몰라 너는 멍하게 서 있었다.
지금 상무관에 있는 사람들의 혼도 갑자기 새처럼 몸을 빠져나갔을까. 놀란 그 새들은 어디 있을까.
_ 본문 중에서

혼은 자기 몸 곁에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을까.
그게 무슨 날개같이 파닥이기도 할까. 촛불의 가장자릴 흔들리게 할까. (…)
용서하지 않을 거다. (…)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을 거다. 나 자신까지도.
_ 본문 중에서

억울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오월의 노래

정대는 동호와 함께 시위대의 행진 도중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죽게 되고, 중학교를 마치기 전에 공장에 들어와 자신의 꿈을 미루고 동생을 뒷바라지하던 정대의 누나 정미 역시 그 봄에 행방불명되면서 남매는 비극을 맞는다. 무자비한 국가의 폭력이 한순간에 무너뜨린 순박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과 무고하게 죽은 어린 생명들에 대한 억울함과 안타까움이 정대의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로 대변된다. 5·18 당시, 인구 40만의 광주 시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인들이 지급받은 탄환은 80만발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엄혹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가의 부조리에 맞서도록 어린 그들까지 시위현장으로 이끌었던 강렬한 힘은 다만 ‘깨끗하고도 무서운 양심’ 하나였다. 그렇게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느끼며 수십만 시민들이 모여 만든 위대한 ‘양심의 혈관’을 함께 이루었던 것이다.

키가 자라고 싶었지.
팔굽혀펴기를 마흔번 연달아 하고 싶었지.
언젠가 여자를 안아보고 싶었지. 나에게 처음으로 허락될 여자, 얼굴을 모르는 그 여자의 심장 언저리에 떨리는 손을 얹고 싶었지. (…)
차디찬 방아쇠를 생각해./그걸 당긴 따뜻한 손가락을 생각해./나를 조준한 눈을 생각해./쏘라고 명령한 사람의 눈을 생각해.//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 잠든 그들의 눈꺼풀 위로 어른거리고 싶다, 꿈속으로 불쑥 들어가고 싶다, 그 이마, 그 눈꺼풀들을 밤새 건너다니며 어른거리고 싶다. 그들이 악몽 속에서 피 흐르는 내 눈을 볼 때까지. 내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왜 나를 쐈지, 왜 나를 죽였지.
_ 본문 중에서

그날 도청에 남은 어린 친구들도 아마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겁니다. 그 양심의 보석을 죽음과 맞바꿔도 좋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총을 메고 창 아래 웅크려앉아 배가 고프다고 말하던 아이들, 소회의실에 남은 카스텔라와 환타를 얼른 가져와 먹어도 되느냐고 묻던 아이들이, 죽음에 대해서 뭘 알고 그런 선택을 했겠습니까?
_ 본문 중에서

소설은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이 겪은 5·18 전후의 삶의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단면들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이 오히려 치욕스러운 고통이 되거나 일상을 회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괴로워하는 이들의 모습은 35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시 수피아여고 3학년 시절에 5·18을 겪은 ‘김은숙’은 '전두환 타도'를 외치는 데모로 점철된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담당 원고의 검열 문제로 서대문경찰서에 끌려가 ‘일곱대의 뺨’을 맞기도 한다. 봉제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고귀한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조활동을 하다 쫓겨난 ‘임선주’는 이후 양장점에서 일을 하다가 상무관에 합류하게 되고, 경찰에 연행된 후 하혈이 멈추지 않는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 상무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대학생 ‘김진수’ 역시 연행된 이후 ‘모나미 볼펜’ 고문, 성기 고문 등을 받으며 끔찍한 수감생활을 했고, 출소 후 트라우마로 고통받다 결국 자살하고 만다. 소설은 이러한 국가의 무자비함을 핍진하게 그려내면서 ‘유전자에 새겨진 듯 동일한 잔인성’으로 과거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는 인간의 잔혹함과 악행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다음 문단은 검열 때문에 온전히 책에 실리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어서 먹선으로 지워진 넉줄의 문장들을 그녀는 기억했다. (…) 그녀는 인간을 믿지 않았다. 어떤 표정, 어떤 진실, 어떤 유려한 문장도 완전하게 신뢰하지 않았다. 오로지 끈질긴 의심과 차가운 질문들 속에서 살아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_ 본문 중에서

처음 자료를 접하며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연행할 목적도 아니면서 반복적으로 저질러진 살상들이었다. 죄의식도 망설임도 없는 한낮의 폭력. 그렇게 잔인성을 발휘하도록 격려하고 명령했을 지휘관들. (…)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
_ 본문 중에서

‘꽃이 핀 쪽으로’이끌어주는 한강의 손길

한강은 이번 소설을 통해 ‘살아남았다’는 것이 오히려 치욕이 되는 사람들이 혼자서 힘겹게 견뎌내야 하는 매일을 되새기며, 그들의 아물지 않는 기억들을 함께 나눈다. 한강 작가는 “무덥고 습했던 여름 끝에 가로수 아래를 걷다가, 잘 마른 깨끗한 홑청 같은 바람이 얼굴과 팔에 감기는 감각에 놀라며 동호를 생각”한다. 따뜻했던 봄날의 오월을 지나 ‘그 여름을 건너가지 못한 동호, 이런 아침을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동호’를 떠올리며 작가는 우리가 ‘날마다 만나는 모든 이들이 인간이란 것을’ 되새기고, 인간으로서의 우리가 이들에게 어떠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가를 간절한 목소리로 묻는다. 그리하여 이제는 더이상 억울한 영혼들이 없기를, 상처 입은 영혼들이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나아가 평온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5·18 희생자들의 ‘눈 덮인 무덤들’ 사이에서 못다 핀 소년 동호를 추모하기 위해 작가 한강이 마음을 다해 밝힌 작은 촛불들이 안타까운 세상에 온기를 더해줄 것이다.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_ 본문 중에서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_본문 중에서

추천사

어둠과 폭력의 세계 속에 상처 입은 존재들을 섬세하게 그려온 한강의 소설이 5월 광주의 시공간에서 벌어진 잔혹한 학살의 참상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증언하는 자의 소명의식과 듣는 자의 상상력이 치열하게 어우러지는 간절한 고백의 서사는 잊을 수 없는 ‘그 도시의 열흘’을 고통스럽게 되살린다. 물방울이 내쏘는 햇빛의 파편에도 눈이 시린 순결한 ‘어린 새’의 흔적을 쫓는 이 소설은 우리가 ‘붙들어야 할’ 역사적 기억이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환기하고 있다.
_ 백지연 문학평론가

어떤 소재는 그것을 택하는 일 자체가 작가 자신의 표현 역량을 시험대에 올리는 일일 수 있다. 한국문학사에서 ‘80년 5월 광주’는 여전히 그러할 뿐 아니라 가장 그러한 소재다. 다만 이제 더 절실한 것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응징과 복권의 서사이기보다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일 것인데, 이를 통해 한국문학의 인간학적 깊이가 심화될 여지는 아직 많다. <소년이 온다>는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 이 소설은 그날 파괴된 영혼들이 못다 한 말들을 대신 전하고, 그 속에서 한 사람이 자기파괴를 각오할 때만 도달할 수 있는 인간 존엄의 위대한 증거를 찾아내는데, 시적 초혼과 산문적 증언을 동시에 감행하는, 파울 첼란과 쁘리모 레비가 함께 쓴 것 같은 문장들은 거의 원망스러울 만큼 정확한 표현으로 읽는 이를 고통스럽게 한다. 5월 광주에 대한 소설이라면 이미 나올 만큼 나오지 않았느냐고, 또 이런 추천사란 거짓은 아닐지라도 대개 과장이 아니냐고 의심할 사람들에게, 나는 입술을 깨물면서 둘 다 아니라고 단호히 말할 것이다. 이것은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이다.
_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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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약관의 나이로 등단한 이래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두 권의 소설집만으로 한국일보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2천년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애란의 첫번째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이 출간되었다. 2010년 여름부터 2011년 봄까지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될 당시부터 문단과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은 이 작품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청춘과 사랑에 대한 눈부신 이야기를 다룬다. 담백하고 신선한 문장들로 담아낸 벅찬 생의 한순간과 사랑에 대한 반짝이는 통찰이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동시에 어느 순간 울컥, 눈물을 감출 수 없게 한다. “김애란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도대체 가능한가”(신형철 『몰락의 에티카』)라는 반문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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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청스러움이라든가 시치미를 떼는 말짱함으로 보더라도 그녀는 운명적인 이야기꾼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그야말로 첫 장편인데도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 속으로 말려들어가게 만드는 은근한 매력을 갖고 있다. 자아란 미망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는데, 사람이 원래 욕망의 산물이기 때문이고 어차피 남들의 영향에 의하여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작가의 산문은 도처에 생에 대한 ‘숨은그림찾기’와 같은 두 겹의 모양을 배치해두었고, 이러한 ‘공중전’이 김애란 소설의 의젓함이자 품위이기도 할 것이다. - 황석영 소설가

인생이 알 수 없는 신비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아버린 나이 든 어린 영혼이 건네는 이야기를 읽는 동안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다. 책장이 바삐 넘어간다. 남은 부분이 얇아지면 얇아질수록 조바심이 난다. 하지만 읽는 일을 멈출 수 없다. 비극에서 낙천의 보석을 골라내는 타고난 재능, 희극에서 통찰에 이르는 길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정묘한 내비게이터의 면모를 본다. 놀라 다시 본다. - 성석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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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발목을 잡는 은밀한 방해자, 무기력

 

어떻게 해야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을까? 누구나 이런 질문을 한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는 대로 답은 “행동에 나서라”이다.
그런데 왜 실행할 수 없는가? 꿈꾸는 삶을 위해 도전하는 것은 왜 어렵고, 싫은 일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그런 삶을 바라는데, 때로는 매우 부지런히 무엇인가를 하는데도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지과학자인 저자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자신의 심리를 분석하여 결국 그 원인이 ‘무기력’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기서 무기력이란 단순히 체력이 저하된 상태가 아니라 만성적인 의욕 상실 상태로 “무의식 중에 배워버린 무기력”이라고 한다.

이는 긍정심리학의 대가 마틴 셀리그만이 주창한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에 근거한 것이다. 그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피할 수 없는 전기 충격을 받은 개들 중 3분의 2가 전기 충격을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다른 상황에 놓여서도 속수무책으로 충격을 받으며 꼼짝도 하지 못하는 실험 결과를 통해 이러한 현상을 발견했다.
말하자면 학습된 무기력이란 피하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다른 상황에서 자신이 실제로 극복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려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위험한 것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부지런히 무엇인가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 도피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 된다. 신기록을 내고 싶은 수영 선수가 골프를 열심히 친다거나 좋은 강의 안을 준비해야 하는 교수가 사교 모임 준비에 바쁜 경우가 그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무기력을 “인생 발목 잡는 은밀한 방해자”라고 부르며 전 일생을 지배하거나 심할 경우 삶에 대한 의욕마저 잃게 하는 무서운 마음의 독소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왜 꿈을 위해 도전할 수 없는가? 왜 싫은 일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
감성적, 과학적으로 접근한 내 마음 사용 설명


 

최근 유명을 달리한 가수인 임윤택 씨는 말기 암 환자라는 어려움을 딛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뛰어난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해서 화제가 된 사람이다. 의사들조차도 그의 활약에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늘 “아니라고 하지 말고 안 된다고 하지 말고”라는 인생의 모토를 이야기했다.
이러한 이야기가 귀감이 되는 것은 건강에 문제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시도하기도 전에 실패부터 두려워하고 지레 의욕을 상실하는 마음의 병, 무기력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증상을 심리학에 근거한 인지치료의 방법론과 자신 및 주변 사람들의 생생한 체험과 사례들을 바탕으로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1장에서는 무기력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정신 의학과 심리학에서 바라보는 무기력과 우리 주변 사람들의 모습 속에 은밀히 숨겨진 무기력을 밝혀낸다. 그리하여 저자는 “인간의 정신 단계를 낙타•사자•어린아이의 세 단계로 설명한 니체”의 말을 인용해, 주인이 억지로 얹은 짐을 지고 대상 행렬을 따르는 무기력한 낙타에서 벗어나 “인생을 주도하고 스스로가 고용주가 되는 사자와 같은 인생”을 살 것을 권고한다.

 

2장에서는 학습된 무기력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 원인을 셀리그만과 리처, 히로토 등 심리학자들의 연구 사례를 들어 통제 불가능한 상황과 예측할 수 없는 결과로 인한 고통이 반복 되어 나타나는 심리임을 밝힌다.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리는 아내가 나중에는 저항할 의지를 완전히 상실하고 감내하는 상황이 그 전형적인 예다. 이는 원치 않게 직업 일선에 물러난 노인들이 자식들에게도 외면당하고 양로원으로 갈 처지에 놓여서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처럼, 죽음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양육 환경과 현대 사회의 피상적인 인간관계, 그리고 의존적이거나 강박적인 성격 등 무기력을 유발하는 원인들을 여러 예시를 통해 설명한다.

이러한 독소의 처방은 3장과 4장에서 제시한다. 저자는 인지과학에 근거하여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네 가지 요소인 동기•인지•정서•행동이 4기통 엔진처럼 함께 원활하게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전제한다. 어떤 일을 추진하는 연료인 동기(motivation)와 사건이나 사물을 왜곡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인지(cognition), 그리고 용기 내어 행동하게 만드는 고양된 정서(emotion)가 원활하게 작동해야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나가는 행동(action)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챕터별로, 심리학 실험과 현실의 사건들을 예로 들어 각각의 인자들을 분석하고 이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인지를 다룬 챕터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이 사건 자체보다도 사건에 대한 생각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사건에 대한 생각, 즉 인지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잡는 것이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주장한다. 우선 남과 비교하여 자신이 뒤떨어지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만성적인 감정인 열등감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끼는, 자존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리고 셀리그만과 아론 벡 등의 심리학자들이 고안한 다양한 인지 전환법을 소개한다. 그것은 주로 자신이 가진 왜곡된 결론에 대해 스스로 반박해 보는 연습으로 실제 상담에서 이용하는 기술이다. 또한 긍정 심리학자들이 분석한 ‘의욕적인 사람’과 ‘무기력한 사람’의 사고 패턴을 들어 인지를 전환하는 연습을 유도한다. 각각의 양상을 비교 분석한 표를 보면 한 가지 사건을 두고도 의욕적인 사람과 무기력한 사람의 사고방식이 정반대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상의 사건을 예로 들어 비교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적용하는 것도 쉽다.

 

인지 전환 사례 1: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상황 ‘소개팅에 나갔으나 애프터 신청을 받지 못했다.’

 

인지 전환 사례 2: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상황 ‘자신이 기획한 의견이 채택되어 회사가 큰 이익을 보았다.’

 

이 책은 또한 장과 장 사이에 [내가 겪은 무기력]이라는 코너를 마련하여 저자가 무기력에 빠져 있을 당시의 글들을 담아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워킹맘으로서의 고초와 직업적인 도전이 실패하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어져 절망감 속에 쓴 일기, 인생에 무기력을 느끼고 방황하는 제자와 앞으로 시련을 겪고 무기력에 빠질지도 모르는 어린 딸에게 쓰는 편지 등 저자의 솔직한 사연들을 담았다. 현재 저자는 이 책에서 제시한 인지과학적 방법론으로 ‘무기력 해소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일반인들을 돕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못 말리는 녀석이 온다!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완득이』가 출간되었다. 수상자 김려령은 같은 해 마해송문학상과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으며 혜성같이 등장한 신인으로, 이번에 창비청소년문학상까지 석권하면서 문학계에 흔치 않은 그랜드 슬램 기록을 세웠다. 진지한 주제의식을 놓지 않으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필력으로 청소년 심사단과 심사위원들의 눈을 단숨에 사로잡은 이 작품은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의 독자들에게 울림을 안겨줄 것이다.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2007년 제정된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 공모에는 총 55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고,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소설가 공선옥·김연수,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원종찬·박숙경은 만장일치로 『완득이』를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또한 별도로 선정된 청소년 심사위원단 5인 역시 만장일치로 『완득이』에 지지를 보냈다. 심사위원들은 무엇보다 활기 넘치는 매력적인 주인공의 등장을 반겼으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마이너리티’들을 돌아보는 작가의 주제의식 역시 높이 평가했다.

특별한 성장소설, 『완득이』

『완득이』는 우리 문학사에서 쉬이 찾아보기 힘든, 그래서 더욱 반가운 활력 만점의 성장소설이다. 주인공이 자기를 발견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은 세대를 뛰어넘어 모든 독자들에게 읽히곤 한다. 그러나 그간 우리 독자들은 성장소설의 진정한 감동과 재미를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서구소설이나 『Go!』 같은 일본 대중소설에서 찾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우리도 청춘소설의 고전 반열에 들 작품, 그리고 한 세대를 풍미할 주인공 ‘완득이’를 갖게 되었다고 자부하면서, 창비는 성인 독자를 겨냥한 양장본을 함께 출간하기로 하였다.

완득이는 집도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열일곱 살 소년이다. 철천지원수였다가 차츰 ‘사랑스러운 적’으로 변모하는 선생 ‘똥주’를 만나면서 완득이의 인생은 급커브를 돌게 된다.

킥복싱을 배우면서 세상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법을 익히고, 어머니를 만나면서 애정을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되는 완득이는 소설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의 향연 『완득이』는 주인공부터 조연에 이르기까지, 현실에서 튀어나온 듯한 개성 만점의 캐릭터들이 한데 모여 조화를 이루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가진 건 타고난 두 주먹뿐인 뜨거운 청춘 도완득은 첫눈에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이 시대의 진정한 ‘훈남’이라 할 만하다. 거기에다 학생들을 살살 약 올리는 재미로 학교에 나오는 건 아닐까 의심스러운 담임선생 ‘똥주’, 부잣집 딸에다 전교 1, 2등을 다투는 범생이지만 왠지 모르게 완득이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 윤하 등도 매력 만점의 주인공이다.

여기에다 완득이가 교회에 갈 때마다 나타나 ‘자매님’을 찾는 정체불명의 핫산, 밤마다 “완득인지, 만득인지”를 찾느라 고래고래 소리치는 앞집 아저씨 등등 양념처럼 등장하여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변 인물들의 조화도 더없이 절묘하다. 차차차보다 유쾌하게, 킥복싱보다 통쾌하게! 캐릭터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완득이』의 매력은 바로 속도감 넘치는 문체이다. 리드미컬한 대사와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되는 스토리는 일견 만화를 연상시킬 정도다. 『완득이』는 롤러코스터다. 한번 올라타면 끝날 때까지 절대 내릴 수 없다. 꾸밈없이 솔직한 문장과 거침없이 내달리는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은 차차차보다 유쾌하고, 킥복싱보다 통쾌한 완득이의 스텝을 따라 어느새 신나게 들썩이고 있는 자신의 두 발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희망’이라는 촌스러운 단어의 화려한 부활

또 하나, 『완득이』가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한바탕 웃고 난 뒤 코끝을 찡하게 하는 감동이다. 난쟁이 아버지와 베트남에서 온 어머니, 어수룩하고 말까지 더듬는 가짜 삼촌으로 이루어진 완득이네는 냉정한 현실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할 가족상이다. 게다가 할 줄 아는 거라곤 주먹질밖에 없는 완득이지만 기죽고 좌절하기는커녕 남들이 지레 포기해버린 행복까지 단단히 그러쥔다. 정해진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대신, 세상과 온몸으로 부딪쳐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온실의 화초는 절대 알지 못할 생활 감각과 인간미, 낙천성을 가진 완득이를 통해 독자는 ‘희망’이라는 촌스러운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 줄거리

집도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피 끓는 열일곱 청춘 도완득. 카바레 삐끼로 일하다가 보따리 장사꾼으로 나서게 된 난쟁이 아버지와 옥탑방에서 살지만 절대 기죽지 않던 완득이의 인생은 괴짜 선생 똥주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꼬이기 시작한다. 험한 말을 입에 달고 살고 학생 괴롭히는 걸 낙으로 삼은 듯한 담임선생 ‘똥주’. 하필 이웃에 살면서 날이면 날마다 제 이름을 불러젖히는 똥주 때문에 완득이는 골치가 아프다. 수급대상자에 멋대로 이름을 올려놓고 수급품을 빼앗아 가더니, 이젠 얼굴도 모른 채 잊고 살았던 어머니와 마주치게 한다. 남몰래 불법체류 노동자를 돕는 일을 하던 똥주가 베트남 출신인 완득의 어머니를 찾아낸 것. 처음에는 멋쩍기만 하던 어머니와의 만남에서 애틋함을 배운 완득은 모범생 정윤하와 가까워지면서 ‘꽃 냄새 나는 껌’ 같은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킥복싱을 배우면서 인생의 목표를 찾게 된 완득은 진 횟수만큼 이기고 킥복싱 관장님을 찾아가겠다는 목표도 세운다. 완득의 아버지도 똥주의 도움으로 삼촌과 함께 댄스 교습소를 열어 생활의 활력을 되찾는다. 똥주 때문에 묘하게 꼬여버린 줄 알았던 완득이의 스텝은 어느새 이렇게 경쾌한 리듬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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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를 잇는, 『완득이』와는 다른, 또 하나의 화제작

2008년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폭넓은 독자층을 아우르며 아낌없는 사랑을 받은 『완득이』. 2009년 제2의 『완득이』를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완득이』 그 이상의 작품이 찾아왔다.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위저드 베이커리』는 빼어난 서사적 역량과 독특한 상상력으로 『완득이』와는 또 다른 지점에서 한국소설의 지형도에 융기를 형성하는 작품이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집에서 뛰쳐나온 소년이 우연히 몸을 피한 빵집에서 겪게 되는 온갖 사건들은 판타지인 동시에 절망적인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마법사의 눈에 비친 현대인의 비틀린 욕망은 무시무시하고, 평범한 중산층 가족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끔찍하기까지 하다. 『헨젤과 그레텔』 같은 ‘잔혹동화’의 바통을 이어받으면서도 이들의 문법을 절묘하게 전복시킨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청소년문학의 등장 『위저드 베이커리』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기존 청소년소설의 틀을 뒤흔드는, 현실로부터의 과감한 탈주에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한국의 청소년문학은 작가가 자신의 청소년기를 회상하거나 요즘 아이들의 실상을 관찰하여 기록하는 데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영미권과 유럽을 비롯해 가까운 일본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YA(Young Adult), 즉 젊은 독자들을 겨냥한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소설을 선보인 데 반해, 우리는 ‘성장소설’의 관점에서만 청소년문학에 접근해왔던 것이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이처럼 한계가 뚜렷했던 기존 청소년문학의 외연을 한 단계 넓힐 작품이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근원을 알 수 없는 청소년기의 악몽을 불온한 터치로 각색한다. 이 소설이 보여주는 현실세계에 대한 섬뜩한 알레고리는 문학에서마저 학교 안에 갇혀버린 최근 한국 청소년소설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무적인 성과로 보인다. 심사위원들은 “우리 청소년문학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청소년심사단 역시 만장일치로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주지의 청소년소설 경향을 가뿐히 뒤집는 이 작품을 향한 독자들과 평단 안팎의 뜨거운 관심이 예상된다.

인간의 욕망에 따라 마법의 빵이 만들어지는 곳 『위저드 베이커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제껏 국내 소설에서 찾기 어려웠던 미스터리와 호러, 판타지적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이다. 비유하자면 이른바 ‘마법 이야기’가 최초로 한국 영주권을 얻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문학과 장르소설의 묘미를 적확한 비율로 반죽한 이 작품만의 특별한 미감은 색다른 이야기에 목말랐던 독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작품을 지배하는 섬뜩한 분위기와 긴장감을 유지시키면서도 이야기가 무겁게 얼어붙지 않도록 탄력을 불어넣는 작가의 촘촘한 문장 또한 발군이다. 청소년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의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할 문제작으로 손색이 없기에, 창비에서는 『완득이』에 이어 일반 성인을 위한 양장본을 같이 출간하였다.

▶ 줄거리

어머니가 죽은 뒤 재혼한 아버지와 새어머니, 의붓여동생과 살게 된 열여섯 살의 소년. 안 그래도 새어머니 배 선생과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던 소년은 여동생 무희를 성추행했다는 누명까지 쓰게 되자 집에서 쫓기듯 뛰쳐나온다. 급한 마음에 동네 빵집으로 뛰어든 소년을 기다리는 것은 놀라운 마법의 세계. 언뜻 보기엔 평범한 빵집인 것만 같은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는 인간들의 주문에 따라 마법의 빵이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 소년은 이곳에 머물며 자신의 욕망에 따라 마법의 힘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싶어 하는 인간들의 행태를 목격한다. 또한 빵을 만드는 마법사와 그를 돕는 파랑새에게서 따끔한 충고를 얻기도 하고, 때로는 가족에게서 느껴본 적 없는 위안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위저드 베이커리’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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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마이클 샌델은 구제 금융, 대리 출산, 동성 결혼, 과거사 공개 사과 등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흔히 부딪히는 문제를 통해 ‘무엇이 정의로운가’에 대한 해답을 탐구했다. 이 책은 탁월한 정치 철학자들이 남긴 시대를 초월한 철학적인 질문을 알기 쉽게 소개한다. 이를 통해 옳고 그름, 정의와 부당함,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을 둘러싼 주장들이 경쟁하는 공적 담론과 토론의 장에서 정의에 관한 자신만의 견해를 정립하고 논리 기반을 굳건하게 다지는 토대를 제공한다. 이 책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는 정치 철학자들의 지적 탐색 과정을 보여준다.


정의를 둘러싼 위대한 철학자들과의 대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억만장자 수가 두 배 이상 늘었고, 가장 부유한 85명이 인류 재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극에 달한 경제 불평등 해소를 위한 ‘자본세’라는 급진적 대안에 대해 옳고 그름의 논쟁이 불붙은 2014년 대한민국 사회에 또다시 정의 열풍이 불고 있다. 불평등의 원인으로 시장만능주의가 지목되고 있으며, 혹자는 부자에게 세금을 거둬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공정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인이 노력해 번 돈을 세금으로 빼앗는 행위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과연 옳은 판단인가?

경제 불평등과 공공성의 상실 같은 문제들이 한국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민주주의 사회의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도덕성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나아가 사회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올바른 대안을 살펴볼 때다. 정치 철학의 역사 속에서도 벤담, 칸트, 롤스와 같은 사상가들이 당대의 문제와 씨름하며 대안을 모색했으며 그들의 이론을 통해 오늘을 되돌아볼 수 있다. 하버드 대학교 마이클 샌델 교수는 구제 금융, 모병제, 대리 출산, 외주 임신, 동성 결혼, 이민법 개혁, 과거사 공개 사과와 같은 현실 문제를 비롯해 경로를 이탈한 전차, 고통의 대가를 계량하는 시험과 같은 사고 실험을 토론 주제로 삼아 독자들이 위대한 사상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리 사회의 ‘정의’란 무엇인지 고민하도록 안내한다. 그는 “논쟁이야말로 건강한 사회의 상징”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클 샌델은 자본주의, 행복, 평등, 자유, 미덕과 같은 주제로 이 시대 도덕과 정의는 무엇인지 탐구했다. 정치 철학가인 마이클 샌델은 27세에 하버드 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를 발표하면서 세계적 학자로 인정받았다. 특히 1만 5천 명이 운집한 연세대학교 공개 강연을 통해 대한민국의 지식인들에게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의 대표작 『정의란 무엇인가』는 불공정과 불평등이 만연해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시기에 옳은 행동과 바람직한 삶의 방식을 정립할 수 있는 철학적 기반을 탐구한다.

이 책은 정치 철학사 속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정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저자는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는 다수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을 지지하지만, 고문이나 대리 출산과 같은 인간의 존엄성 문제에는 도덕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마누엘 칸트가 말하는 자유와 도덕의 개념은 설득력이 강하지만, 친구를 위해 살인자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사례처럼 정언 명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정한 이해관계가 사라진 무지의 장막 뒤에서 정의의 원칙을 합의해야 한다는 존 롤스의 주장도 완벽해 보이지만, 노예제를 인정한 과거 미국 헌법과 같이 아무리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사유하려해도 결국 공동체의 이익이나 관습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정의에 대한 생각을 수정하고 바로 잡는 정치 철학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새삼 확인하고, 모두에게 좋은 사회를 향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바람직한 철학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를 심어준다.


세계적인 정의 열풍 “시민으로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생각하라”

2005년 6월, 미 해군 특수 부대는 탈레반 지도자를 찾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은밀히 정찰 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무장하지 않은 염소 목동 두 명과 열네 살가량의 남자아이와 조우했다. 염소 목동들은 민간인으로 보였기에 놓아주어야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특수 부대의 소재를 탈레반에 알려 줄 위험이 있었다.

한 부대원은 “우리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저들을 놓아주는 것은 잘못이다”며 이들을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대의 지휘관인 루트렐은 망설였다. 그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그들을 풀어 주자는 쪽의 손을 들어 줬다. 곧 후회할 결정이었다. 염소 목동들을 풀어 준 후 특수 부대는 탈레반 병사에게 포위되었다.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고, 부대원 세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을 구출하러 온 미군 헬기 한 대까지 격추당하는 바람에 군인 열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 루트렐은 중상을 입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은 특수 부대원이 처한 딜레마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죄 없는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목동들을 놓아 주었다. 하지만 풀어준 목동들이 탈레반에 협조했고 결과적으로 부대원을 죽음으로 몰았기에 잘못된 결정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목동들이 탈레반의 강요에 못 이겨 미군의 위치를 알려 주었다면? 다시 부대원의 희생을 막기 위해 죄 없는 사람들을 죽였어야 하는가의 도덕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또한 이러한 시각은 우리가 어떤 공동체에 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저자는 딜레마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옳은 행동과 바람직한 삶을 위해 어떤 식으로 도덕적 주장을 전개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민주 사회에서 살다 보면 정의와 부당함에 관한 이견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옳고 그름,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을 둘러싼 주장들이 경쟁하는 딜레마적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했다. 딜레마에 빠졌을 때 우리가 처한 상황을 깨닫고 우리가 의존할 도덕적 원리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관점의 차이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밀, 롤스와 같은 사상가들이 이야기한 정의를 둘러싼 원칙은 우리의 철학적 기반을 다지는 좋은 재료가 된다. 이 책의 진정한 목적은 독자들로 하여금 정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립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도록 만들어, 자신이 무엇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도록 하는 데 있다.

저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 철학이란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투쟁이다. 정의를 둘러싼 논쟁은 수 없이 되풀이되며, 우리의 판단과 원칙 사이에서 접점을 찾고 편견의 타래에 머물지 않기 위해 여럿이 함께 대화에 참여하라고 촉구한다. 저자는 “행동의 세계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다시 이성의 영역에서 행동의 세계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 바로 도덕적 사고의 근간을 형성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정의란 일부 사상가들이나 정치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위대한 사상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신의 논리를 펼쳐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클 샌델 역시 롤스의 정의 이론의 장단점을 지적하고 보완하며 새로운 대안을 탐구하는 철학자다. 자유적 공동체주의 입장에서 롤스의 장점을 수용하면서도, 롤스의 자유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입장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는 다른 공동체가 가진 도덕성을 외면하는 공동체주의의 사고를 경계한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단순한 공동체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의 장점을 수용하고 종합한 공동체주의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이 책에 정의에 대한 확고한 정답을 담지 않은 이유다. 이 책은 정의에 대해 깊이 사색하는 시간을 만들어 미래의 철학자, 인문학자, 정치가가 되기 위해 자신의 사고를 다듬는 독자들에게 깨달음의 기회를 만나는 획기적인 프레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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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과 고민을 통해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이 가진 입장의 장점과 한계를 인식하게 된다.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노력을 하는 시민들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 김선욱,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민주주의가 어떤 것이며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성찰해 봄직하다. 샌델의 공화주의와 공공철학적 관심을 우리가 좀 더 진지하게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이현우,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블로그 운영

마이클 샌델은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도덕적 주제들을 과감히 다루며, 정치적 견해의 차이점을 명확히 보여 준다. - 마이클 거슨, 워싱턴 포스트

마이클 샌델은 수년간 강의해 온 경험을 통해 정의의 이론들을 명확하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철학자들의 견해를 이토록 쉽게 설명한 책은 없었다. - 조너선 라우흐, 뉴욕 타임스

역사, 해외 토픽, 문헌 사례, 법적 공방, 그리고 위대한 철학자들의 가르침으로부터 나온 에피소드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엮었다. 우리가 교수들로부터 늘 원했던 뛰어난 해설이다. - 키르쿠스 리뷰스
학습 능력이 100세까지 행복한 인생을 만든다.
더 늦기 전에 공부 습관을 바꿔라!

125년의 학습 연구, 40년의 인지심리학 연구 성과, 11인의 학자가 10년간 수행한
‘교육현장 개선을 위한 인지심리학의 응용’ 연구를 집대성한 하버드대학교 출간 교육학 명저!

미래학자들은 누구나 평생 대여섯 번은 직업을 바꾸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식의 반감기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으며 산업의 질서가 순식간에 뒤바뀌어 사라지는 직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다가오는 3D 프린팅 기술과 사물인터넷의 상용화는 첨단산업이 아닌 일반 산업 분야에도 거대한 파괴적 혁신을 몰고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명문대나 서울 소재 대학을 보내기 위한 입시용 교육에 모든 학생이 내몰리며 첫 번째 직장을 얻는 데에도 확실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대학 간판을 따기 위한 공부에 대부분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하지만 문과는 졸업 후 바로 치킨을 튀기고, 이과는 벤처 창업 후 부도, 이후 자살 아니면 치킨집 창업으로 이어져 문과가 이과보다 유리하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치킨맵이라는 자조적 유머가 말해주듯, 원하는 대학에 입학해도 단지 하나의 관문을 통과한 것일 뿐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한편, 무료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는 비영리 교육단체 칸 아카데미와 온라인 공개강좌(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 등 굳이 비싼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에 지식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은 단연 인생을 살아가는 데 유리하다. 또한 뇌과학의 눈부신 발전에 따라 인간의 뇌는 불과 수십 년 전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엄청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학습은 뇌를 변화시키며, 뇌를 변화시키면 더욱 효과적으로, 더 많은 지식을 축적할 수 있다. 학습이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이 극심한 분야다. 학습과 그 신경계적 기초에 대해서는 알아야 할 것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즉시 적용해서 부작용 없이 놀라운 효과를 볼 수 있는 실용적 전략과 원리들이 이미 나와 있다.

125년 전 시작되어 최근에 주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학습 연구를 통해 우리는 학습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4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인지심리학의 연구 성과는 학습 연구를 ‘학습의 과학’으로 정립했다. 우리는 이에 힘입어 성공담과 개인적 경험에 근거한 잘못된 믿음을 대체하는 진짜 효과적인 학습법에 대해 점점 더 많이 알게 되었다.

‘학습의 과학’을 집대성하는 이 책의 집필 과정은 대규모의 공동 프로젝트였다. 학습과 기억 연구에 매진해온 저명한 인지과학자 헨리 뢰디거와 마크 맥대니얼, 그리고 작가인 피터 브라운이 한 팀이 되어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집필했고, 수많은 사람들과 단체의 도움을 받았다. 이 책은 2002년 제임스 S. 맥도널 재단이 자금을 지원한 ‘교육 현장 개선을 위한 인지심리학의 응용’ 연구 덕분에 탄생했다. 책임 연구원 헨리 뢰디거를 비롯한 마크 맥대니얼과 9명의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10년에 걸쳐 인지과학을 교육학에 적용하는 합동 연구를 수행했다. 이 외에도 미국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컬럼비아 중학교와 컬럼비아 고등학교에서의 학습 연구, 다트 뉴로사이언스의 지원을 받은 기억력 선수들에 대한 연구도 이 책에 수록되었다. 또한 하버드대학교 출판부에서는 인지과학자 5명을 별도로 선임하여 출간 전 원고의 세부 사항을 철저하게 검증했다.

대학생, 의사, 교수, 조종사, 작가, 음악가, 운동선수, 군인, 경찰, 보험회사, 자동차 정비업체 등 각계각층에서 구체적인 사례들을 공유해준 덕택에 이 책은 연구 결과를 나열하는 대신 복잡한 지식과 기술에 통달하는 법을 깨달은 사람들의 살아숨쉬는 이야기를 가득 담게 되었다. 이 책은 학생과 교사를 비롯하여 비즈니스 현장과 정부, 군대 각 분야의 교육 담당자, 업무 연수를 제공하는 전문가 집단의 리더, 코치 등 효과적인 학습법이 시급한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한편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려는 직장인과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평생 학습자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지식과 기술을 더 잘 배우고, 더 오래 기억하고,
필요할 때 즉각 떠올리게 하는 최고의 학습법은 무엇인가?

자기주도학습은 틀렸다. 최고의 선수는 훌륭한 코치의 도움을 받는다. 밑줄 긋기, 강조하기, 벼락치기, 반복 학습, 집중 연습은 안다는 착각을 일으킬 뿐 그렇게 익힌 지식은 금세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공부할 때 가장 효과가 높다는 학습유형의 신화는 결코 증명된 적이 없다. 뛰어난 학생이나 천재들의 성공 스토리,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주관적인 학습법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 이 책에서는 연구와 실험, 과학적 검증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학습법을 집대성, 독보적 실력의 신경외과의사, 미식축구 챔피언 팀 코치, 꼴찌에서 일등이 된 의대생, 농업 기술을 독학으로 익힌 정원사, 88세의 피아니스트와 기억력 대회 우승자 등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들려준다.

인지심리학이 경제학에 적용된 행동경제학에서 합리적 의사결정을 가로막는 인지적 오류들을 밝혀냈듯, 효과적인 학습 전략도 우리의 직관이나 느낌과 어긋날 때가 많다. 그런 점에서 요즘 각광받고 있는 자기주도학습은 특히 비효율적인 방식이 되기 쉽다.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판단하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별하는 상위인지(메타인지)는 우수한 학생들일수록 뛰어나고, 그렇지 못한 학생일수록 부족하다. 무능한 사람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현상은 더닝-크루거 효과(160쪽)라 불리며 심리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우수한 학생들조차 객관적 기준으로 평가받고 적절한 피드백을 받을 때 더욱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최고의 운동선수가 혼자 연습하지 않고, 훌륭한 코치의 도움을 받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우리는 바람직하게 학습하고 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배우는 과정이 느리고 힘들다는 느낌이 들면 더 생산적으로 보이는 전략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러나 쉽게 배운 지식은 모래 위에 쓴 글씨처럼 오늘 배우면 내일 사라진다. 가장 흔한 학습 전략은 ‘교재를 반복해서 읽기’, 그리고 기술이나 새로운 지식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기’라는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뭔가를 배우려면 이렇게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복해서 읽고 몰아서 연습하면 실력이 늘었다는 느낌을 받지만, 이러한 방식에는 몇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익숙함을 아는 것으로 착각하는 자기기만에 빠지며 실력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사실이나 개념을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인출 연습(retrieval practice)은 반복해서 읽는 복습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다. 인출 연습에는 플래시 카드나 시험 같은 방법이 있다. 시험 자체가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 되는 현상은 ‘시험 효과’라 불린다. 한 중학교에서 연구자들은 교재의 일정 범위를 정해서 간단한 시험을 세 차례 실시하고 학생들에게 결과를 알려주었다. 또 다른 범위에서는 시험을 보는 대신 세 번씩 복습하게 했다. 한 달 후 치른 시험에서 학생들은 어느 범위의 내용을 더 잘 기억했을까? 간단한 시험을 보았던 범위의 평균 점수는 A-였고 시험을 보지 않고 복습만 시킨 범위의 평균 점수는 C+였다(55쪽).

답답하더라도 노력을 많이 들여 배운 지식일수록 더 깊이 남고 오래 간다. 하루이틀의 집중 훈련보다는 시간 간격을 둔 연습이 효과적이다. 외과 수련의 38명이 미세 혈관 수술에 대해 네 차례의 짧은 수업을 들었다. 절반은 하루에 모든 수업을 들었고, 나머지는 똑같이 네 번 수업을 받되 수업 사이에 일주일씩 간격을 두었다. 그 결과 일주일 간격을 두고 수업을 받은 집단이 모든 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었다(71쪽). 새로운 지식을 장기 기억에 새겨넣으려면 통합 과정이 필요하다. 기억 흔적(memory trace, 새로운 지식에 대한 뇌의 표상)을 강화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사전 지식과 연결하는 이 과정은 몇 시간에서 며칠에 걸쳐 일어난다. 약간의 망각 후에는 지식을 인출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지므로 시간 간격을 두고 학습하면 기억을 강화하고 통합을 더욱 촉진한다.

체육 시간에 여덟 살짜리 아이들이 바구니에 콩 주머니 던져넣기 연습을 했다. 그중 반은 바구니에서 90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주머니를 던졌다. 나머지 반은 60센티미터와 120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번갈아 주머니를 던졌다. 나중에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90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콩 주머니 던져넣기 시험을 보았을 때, 월등히 뛰어난 성적을 거둔 아이들은 60센티미터와 120센티미터를 오가며 연습하고 90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한 번도 연습하지 않은 아이들이었다(68쪽). 시간 간격을 둔 연습처럼 다양한 형태를 뒤섞어서 연습하는 것이 실력을 높이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이러한 학습 방식은 우리의 현실과 닮아 있어 실제로 지식과 기술이 필요할 때 그것을 끄집어내는 데에도 더 유리하다. 가령 수학 교과서는 단원별 내용을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그 단원에 해당하는 연습문제들을 풀어본 후 다음 단원으로 넘어가게 구성되어 있지만, 기말고사에서는 모두 뒤섞여 출제된다. 단원별로 공부한 학생은 기말고사 문제가 어느 단원에 나오는 유형의 문제인지, 어떤 공식을 적용해야 할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수학의 도형 문제에서 여러 유형을 뒤섞어 공부한 학생이 배울 때에는 애를 먹지만, 이후 테스트에서는 훨씬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밝혀졌다(72쪽).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뇌는 인생 경험과 의도적 학습에 의해 변화하고 재조직된다는 것이 밝혀졌다(신경가소성).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시각 정보를 감지하는 센서를 눈이 아닌 혀로 바꾸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피험자는 출입구를 찾고 자신에게 굴러오는 공을 잡았으며 20년 만에 처음으로 딸과 가위바위보를 했다. 뇌가 “스스로 배선을 바꾸어” 혀로 감지하는 정보를 시각 정보로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220쪽). 노력을 들여 기억해 내고 이것저것 섞어서 연습하다 보면, 뇌의 여러 부위가 활성화되어 더욱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다. 브라질 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소년들을 연구한 결과, 장사에 필요한 셈을 잘하는 아이들이 똑같은 문제가 학교 시험처럼 추상적인 형태로 제시되면 풀지 못했다. 한편, 매우 복잡한 변수들을 계산하여 우승마를 추론하는 경마전문가들의 IQ는 보통 수준에 불과했다(197쪽). 산업 국가에서 IQ 평균이 계속 상승해 왔음은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인간의 잠재력을 고정된 잣대로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능이 자신의 노력에 의해 향상될 수 있다는 성장 사고방식 자체가 학습 성과를 높인다는 점이 밝혀졌다(231쪽). 이 책에서는 뇌의 놀라운 능력을 활용한 기억술의 원리도 소개한다. 그중 말리스라는 학생이 영국 대학입학시험에 응용한 ‘기억의 궁전’ 기법은 수험생이나 의대생처럼 방대한 지식을 단기간에 암기해야 하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246쪽).

열심히 노력하고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뇌는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새로운 연결 덕분에 우리는 더욱 똑똑해져 더 많은 것들을 더 빨리 습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독점하던 지식과 정보가 자유롭게 공유되는 한편 삶의 안정성이 뿌리째 위협당하는 변화의 시대에 인지심리학의 연구 성과는 우리 손에 효과적인 학습 도구들을 쥐어 주었다. 쉼 없는 학습을 통해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야말로 일상화된 불안과 위기 속에서 우리를 끝까지 버티게 해줄 힘이 될 것이다.
유비, 조조 너머에 을불과 창조리가 있었다
천년을 기다려 온 소설, 백년 후면 역사가 된다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대한민국 역사의 미스터리들을 통쾌하게 해결해주는 작가 김진명. 그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데뷔했을 때부터 숙원해왔던 ‘필생의 역작’ <고구려>가 드디어 출간되었다. 
오래전부터 기획되었던 김진명의 <고구려>는 고구려 역사 중 가장 극적인 시대로 손꼽히는 미천왕 때부터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까지 다섯 왕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그중 이번에 출간된 1~3권은 미천왕의 일대기를 담았다. 17년간의 사료 검토와 해석을 통해 당시의 고구려 상황은 물론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까지 아우르는 <고구려>는 대한민국 역사소설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의미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우리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나라 ‘고구려’에 대한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삼국지>와 <초한지>, <수호지>를 번역하여 필독서로 제정하여 읽게 하는 현실에 반해 지금까지 고구려를 제대로 알 수 있는 문학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오늘날 요하 문명을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맞서 ‘우리 역사 고구려’를 바로 세우기 위한 김진명의 <고구려>가 세상에 선보이게 된 것은 참으로 반갑고 귀한 일이다. 언제까지 <삼국지>를 통해 우리 역사를 볼 것인가? 마침내 드러나는 천년 제국 고구려의 장엄한 진실, 다가올 천년은 김진명의 <고구려>를 먼저 읽게 될 것이다. 

기존의 고루한 역사소설은 잊어라!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할 새로운 역사소설의 탄생! 
‘역사소설은 어딘지 지루하고 갑갑하다’고 느껴 멀리했다면 김진명의 <고구려>를 읽어보는 순간 그 고정관념이 깨끗이 사라질 것이다. 기존의 고루한 역사소설과는 달리 속도감 있는 문체, 치밀한 구성, 짜임새 있는 줄거리, 저마다의 개성을 갖춘 매력적인 등장인물, 영화처럼 스펙터클하게 그려지는 전투 장면까지……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새로운 형식의 역사소설이기 때문이다. 첫 페이지부터 독자들을 사로잡는 중독성 강한 이 작품을 통해 왜 고구려인지, 왜 김진명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목숨을 위협받던 도망자의 신분에서 영토 확장의 기반을 마련한 왕이 되기까지 
잃어버린 낙랑 땅을 되찾은 미천왕의 극적인 삶이 펼쳐진다
천하에 무서울 것이 없는 선비족 우두머리 모용외, 진의 황제를 꿈꿨던 낙랑태수 최비, 여자임에도 남자들의 세상을 뒤흔드는 주아영, 낙랑 최고의 무예가 양운거까지 세상을 지배하려는 일세의 영웅들과 재사들…… 그 사이에 을불이 있었다.
왕의 손자로 태어났으나, 도망자의 신분으로 갖은 고생을 하다 왕위에 올랐던 제15대 왕 미천왕. 왕이 되어서는 대외정복활동에 힘써 한의 식민통치에 한인들이 노예로 핍박받던 낙랑을 되찾는 업적을 세웠다. 
왕의 손자에서 하루아침에 도망자의 신세로 전락한 을불. 단 한 줄로 적는 삶에서도 미천왕의 극적인 삶이 드러난다. 
“지금 온 나라가 폭군에게 눌려 신음하고 있지만, 강약(强弱)이 부동(不動)이라 저에게는 그를 당할 힘이 없습니다. 어찌 하면 힘을 길러 이 나라 고구려를 구하고 백성들을 구제할 수 있을는지요?”
자신을 밀고할지도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게 신분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을불. 목숨을 부지하는 것마저 힘겨운 상황, 아무것도 없었던 을불은 어떻게 왕이 될 수 있었을까? 
“나는 반드시, 반드시 고구려의 왕이 되겠습니다. 왕이 되어 온 천지에 신음하는 백성들을 구해야만 하겠습니다.”
진정한 힘은 백성의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던 을불, 위기를 극복하고 왕이 되어 잃어버린 옛 영토를 되찾은 그의 숨겨진 이야기가 김진명에 의해 완성되었다. 
흔히 역사를 일컬어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들 한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드넓은 영토를 장악했던 고구려의 전성기, 그 시작의 기틀을 마련한 미천왕의 일대기는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가슴에도 뜨거운 감동을 새긴다. 
 ★★★ 일본 아마존 인문·교양 베스트셀러 ★★★ 

일상의 고민부터 비즈니스 전략까지, 지적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철학적 사고법


“철학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


삶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철학적으로 생각하고 답을 도출하는 법을 알려 주는 실용 철학서.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 기업 콘페리헤이그룹의 시니어 파트너인 저자는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를 공부한 ‘문사철’ 출신이다. 경영에 관한 정식 교육은 한 번도 받지 않았지만 컨설턴트로서 경영 전반에 걸친 기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다. 눈앞의 상황을 철학이나 심리학, 경제학 개념에 맞춰 생각하면 언제나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기 때문이다.

철학이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학문이라는 말을 강하게 부정하는 저자는 사람들이 철학을 쓸모없다고 여기는 이유가 철학과 비즈니스를 연결시켜서 생각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오히려 그는 본질을 꿰뚫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철학적 사고법이야말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무기라고 말한다. 그가 비즈니스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50가지 철학·사상을 담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철학의 쓸모를 새롭게 조명하는 세상에서 가장 실용적인 철학 사용 설명서다.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컨설턴트답게 저자는 난해하거나 고리타분한 이야기는 빼고, 바로 지금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문제와 그 해결책에 주목한다.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자 할 때는 프레드리히 니체의 ‘르상티망’을 사용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가 힘들 때는 에드문트 후설의 ‘에포케’를 처방하는 등 일과 삶의 모든 과제를 철학으로 해결한다.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철학 개념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일상의 고민에서 비즈니스 전략까지 삶의 모든 부분에서 지적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철학적 사고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진명, 이번에는 카지노의 비밀을 풀다!
돈, 욕망, 그리고 인간을 그린 매력적인 도박 소설!

종교와 이데올로기가 죽고 오직 돈이 지배하는 세상,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은 오늘도 카지노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어떠한 의식이나 절차 없이 바로 돈으로 승부를 거는 공간 카지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
강원랜드에서 마카오, 라스베이거스까지…… 이 소설은 세계의 유명 카지노를 배경으로 카지노의 세계를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도박 소설’을 표방하면서도 속을 파고들면 그저 그런 스토리에 실망감을 안은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이 소설을 통해 그 실망을 보상받을 수 있겠다. 이제껏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당대의 첨예한 미스터리를 통쾌하게 해결해주었던 작가 김진명의 놀라운 변신! 진정한 프로 도박사와 카지노의 세계를 이토록 현실감 있게 그려낸 도박 소설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은 그동안 알고 있던 모습과는 또 다른 김진명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도박사들이 벌이는 위험한 게임
“이겨야 하는 게임이라면 반드시 이긴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면 바카라를 하게 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가장 간단한 도박이 가장 흥미진진하다는 진리를 말해주듯 바카라는 동전 던지기와도 같은 간단한 규칙으로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하지만 이런 쉬운 바카라야말로 비극을 부르는 무서운 게임이다. 아무리 많이 이긴 경험이 있다고 해도 한 번 무너지면 순식간에 자신의 모든 걸 잃을 수 있고, 그러한 순간이 되기까지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바카라이기 때문이다.
여기, 바카라에 맞서는 최고의 도박사들이 있다. 도박에 관한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는 스페셜리스트 서후. 그는 도박에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지는 게임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게는 사람을 죽이는 ‘카지노 도박’이 아니라 인생을 살리는 ‘카지노 게임’인 것이다.
한편 50연승의 대기록, 3천으로 176억을 이기며 마카오 최고의 프로 갬블러로 불렸던 우필백이 있다. 카지노의 신화라 할 수 있는 그는 바카라 학교를 세워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불패의 도박사 한혁과 혜기를 창조해낸다.
카지노를 이길 수 있는 인간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김진명 소설 특유의 속도감으로 흥미진진한 카지노의 세계를 읽다보면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진정한 도박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진짜 카지노의 세계를 살아가는 도박사들의 삶과 서후와 한혁 두 승부사의 운명적인 대결까지! 인간과 카지노의 한판 승부 속에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게임의 법칙이 밝혀진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승자다.

 

<책 속에서>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도박이다. 따라서 도박에는 완전한 조화가 필요하다. 카지노 게임을 도박처럼 해서는 결코 이길 수 없다.”
“도박을 도박처럼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카지노 게임은 공부처럼 해야 한다. 뜨거운 미역국을 한 사발 가득 떠서 밥상에 옮겨놓는 조심스러움과 몇 십 번이고 불어서 식혀 먹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크게 이기기 위해서는 때가 왔을 때 위험을 감수하고 베팅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에 더해 얼마간의 운이 따를 때 크게 이기는 거 아닙니까?”
“그것은 필패의 길이다. 열 번 중 아홉 번을 이기더라도 한 번 지면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게 카지노 게임이다. 카지노 게임은 그날 얼마를 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땄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은 공부처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카지노 게임에 있어서 운이나 재수란 무엇입니까?”
최 교수의 대답은 단호했다.
“그런 것은 없다.”
“네? 도박에서 제일 중요한 게 운이 아닙니까?”
“그것은 하수들의 생각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 공부라고 여긴다면 거기에 운이 끼어들 틈은 없다.”
“하지만…….”
“도박사는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한 판을 맞히고 못 맞히고는 우연이다. 그 숱한 우연의 바다를 헤엄치면서 자신만의 조화를 통해 필연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도박사의 몫이다.”
다음날은 2,600으로 400을 이기는 게임이었지만 처음부터 어려웠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 모두가 순식간에 가진 돈을 다 잃는 사태가 벌어졌다. 아무도 못 맞히는 그런 그림이 연속으로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형천은 100도 채 잃지 않았다.
“대단하군요. 모두가 다 오링됐는데 어째 혼자서만 그렇게 잘하쇼?”
이형천은 자신의 게임법을 얘기하려다 입을 꽉 다물었다. 아무와도 얘기하지 말라던 서후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언젠가 자기만 잘됐던 날 자랑하기에 바쁘다가 순식간에 가진 것 모두를 잃어버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게임을 100 단위로 쪼개 100만 이기려 하다 보니 못 맞힐 때라 하더라도 그렇게 크게 잃지는 않았다. 이형천은 몇 번 못 맞히면 그대로 오링으로 이어지곤 하던 예전의 게임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던가를 새삼 떠올렸다.
욕심으로만 잔뜩 어우러졌던 과거의 게임은 그야말로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이형천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이상하게도 과거와는 달리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었다.
“갑자기 게임이 엄청나게 느셨어요.”
과거의 자신을 기억하는 한 딜러가 놀랍다는 듯 말을 던져왔다. 이형천은 그냥 싱긋 웃고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자 그림이 바뀌면서 누구나 맞힐 수 있는 쉬운 그림이 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미 다 잃고 떠났기 때문에 이형천은 혼자 슬슬 벳을 했다.
너무도 쉬운 게임이었다. 이형천은 아주 안전하게 100씩 게임을 잘랐고 어렵지 않게 목표를 채웠다.
“인간이란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 존재예요. 생각해보세요. 인간의 그 장대하고 파란만장한 운명을. 그 운명 앞에 인간이란 다만 겸허할 수밖에 없어요. 두 사람이 카지노 게임을 잘한다고요? 항상 딴다고요? 그러나 카지노 게임이란 그런 게 아니에요. 잃어야 해요. 잃으면서 슬픔과 고난을 겪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혜를 터득하는 거지요. 하지만 두 사람은 기계처럼 돈이라는 목적을 위해 제조된 사람들이에요. 우 프로의 탐욕이 두 사람을 만들어낸 거지요.”
“어쨌든 우리는 이겨요. 늘 이겨왔어요.”
“카지노 게임이란 본래 지는 겁니다. 숱한 패배 속에 살아남는 지혜를 터득하고자 하는 인간의 몸부림이에요.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도박이란 본능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인간의 숙제예요. 그러나 두 사람은 도박에 이기게끔만 설계되었어요. 많은 노름꾼들이 다 그렇지요. 이긴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주변을 모두 황폐화시키고, 본인 역시 삶을 그르치고 말지요. 지금 두 사람에게 패배를 가르쳐주지 않으면 두 사람은 기계적으로 돈을 위해 일하게 되고, 결국 돈에 치여 삶을 망치고 맙니다. 나는 두 사람을 살리고 싶었고, 그래서 이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중단할 수 없어요.”
“마당에서 시체 냄새가 난다.”
한국 미스터리계를 휩쓸 강렬한 신인, 강력한 데뷔작 출간!

의사 남편에 똑똑하고 잘생긴 아들, 모자랄 것 없는 풍족한 가정. 주란의 가족은 누구나 꿈꾸는 ‘완벽한 집’으로 이사한다. 주란은 이 행복한 가정 속에서 완벽한 아내이자 주부, 어머니로서 행복을 누리며 산다. 단 한 가지 신경을 거슬리는 것은 마당에서 나는 냄새. 남편은 금방 사라질 거름 냄새로 치부하지만 예쁜 수채화에 찍힌 기름 얼룩처럼 좀처럼 머릿속에서 도무지 지워지지 않는다. 별것 아는 것 같았던 이 불안감은 조금씩 커져, 완벽한 것 같았던 남편의 행동들도 하나씩 수상쩍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남편은, 살인자인가? 

『마당이 있는 집』은 김진영 작가의 데뷔작이다. 본디 단편 영화를 만들며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하던 그는 원천 스토리로서의 소설에 관심을 갖고 2016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창작과정에 지원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소설 창작 경험이 거의 전무했지만 흡입력 있는 설정과 뛰어난 스토리 구성으로 이 과정에 참여한 심사자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행복한 일상을 의심하기 시작한 여자와 불행한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분투하는 두 여자의 삶이 교차하며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심리 서스펜스이자 가정 스릴러다.

작가의 말
“문을 열면 복도가 아닌 마당이 있는 집을 상상했다. 언젠가 그런 집에서 살게 되길 꿈꿨다. 하지만 정작 그런 공간이 주어진다고 해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사회에 나는 살고 있는 걸까? 누구나 꿈꾸는 집에 살고 있지만, 그 집을 넘어선 선택을 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박완서의 마지막 장편 소설 『그 남자네 집』 사랑이 사치가 되던 그 시절, 구슬 같던 첫사랑 이야기 돈암동 후배네 집에 놀러갔던 ‘나’는 한국전쟁 막바지, 돈암동 안감천변에 살던 첫사랑 그 남자를 떠올린다. ‘나’는 미군부대를 다니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러다 먼 친척뻘로, 홍예문이 달린 기와집에 사는 부유한 집안의 막내아들이자 상이군인이자 문학과 예술을 좋아하는 청년인 그를 만난다. ‘생존’만이 가치 있던 그 시절, 그 남자의 문학과 음악과 낭만, 그리고 사랑은 빛이 났고 그 자체로 사치스러웠다. 『그 남자네 집』은 박완서가 50여 년을 꼭꼭 여며두었던 첫사랑을 조심스레 펼쳐 보인 기록이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시절에도 사랑은 있었고, 어두울수록 더 찬란히 빛났다. 이 마지막 장편 소설이 특히 눈에 띄는 이유는, 젊은 등장인물들의 과거뿐 아니라 현재 모습을 담아낸 데 있다. 박완서는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현재의 모습을 등장시켜 그들이 아픔을 치유한 모습, 고통을 받아들여 내화시킨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문학 최고의 유산, 박완서 생애 마지막까지 직접 손보고, 다듬고, 매만진 아름다운 유작 2012년 1월 22일, 한국문학의 어머니 박완서의 일주기에 맞춰, 생전에 작가가 직접 손봐온 원고가 도서출판 세계사에서 으로 묶여 공개됐다. 은 2011년 10월 20일 작가의 팔순에 맞춰 출간할 예정이던 기획으로서, 첫 작품인 『나목』을 포함, 장편소설 및 연작소설 15종(22권)을 최초 집필 시기 순으로 모아 다듬어 선보일 방대한 기획이었다. 한국 사회의 발자취와 변혁을 개인의 시각에서 다뤄온 박완서의 작품을 하나로 모은다는 것은, 한 작가의 작품을 모으는 의미를 넘어 한국 사회의 흐름과 변화의 맥락을 문학 안에서 집대성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2011년 1월 22일, 원고를 다듬어나가던 작가가 담낭암으로 타계한 뒤, 함께해온 기획위원들과 작가의 후손들이 뜻을 이어받아 원고를 다듬었다.
죽은 자가 남긴 다섯 개의 별자리, 실종자가 남긴 한 통의 메일 

ETER의 물리학자 이정서는 귀국 후, 옛 친구의 자살소식을 접한다. 
미진은 사서삼경에 목매달아 죽었고 은원은 실종 상태다. 

사건의 미궁 한가운데엔 대韓민국이 있다. 

우리나라의 한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한국인으로 살면서 우리는 이 물음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조금 배웠다는 사람은 삼한이라고 대답하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이 삼한이 또 어디서 왔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한이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의문에 사로잡혔던 작가 김진명이 이 세상에 남아있는 모든 기록들을 필생 동안 추적한 끝에 찾아낸 ‘韓’의 실체. 
그리고 미국의 NASA 프로그램에서 증명되는 천문학적 실체에 대한 진실. 

화성이 붉은 빛을 내면서 서서히 진입해 대기하고 있던 두 개의 거대한 행성에 차츰 한 방향으로 늘어서는 순간 금성이 삼태성처럼 늘어선 세 개의 행성 사이로 서서히 끼어들었다. 그때까지도 수성은 나머지 네 행성의 궤도는 상관도 하지 않는 듯 빠른 속도로 돌다 갑자기 맹렬한 속도로 네 개의 행성이 일직선으로 늘어선 선상에 쑥 들어가 버렸다. 
“아아!” 
다섯 개의 행성은 급기야는 완전한 일직선상에 늘어서버린 것이다. 하단의 숫자판에는 기원전 1733이라는 연도가 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서지학과 천문학, 작가 김진명의 결합이 밝혀낸 대한민국 국호의 비밀. 그가 오랜 침묵 끝에 또다시 한국인의 정신을 강타한다. 
봉인된 <천년의 금서>를 펼치는 순간, 대한민국 비밀의 판도라 상자가 열린다. 

■ 작가의 말 

조선이라는 이름이 기록상에 처음 등장하는 건 기원전 3세기 무렵. 
하지만 이 한이라는 국호는 기원전 9세기 무렵의 유력한 기록에 나온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본인들이 그어놓은 금을 한 발짝도 넘어가지 못한 채 우리 고대국가는 고조선이라고만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한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 삼한이라고 대답하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이 삼한이 어디서 왔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국호인 한이 어디서 왔을까 하는 의문에 사로잡혀 한이라는 글자를 담고 있는 이 세상의 갖가지 오래된 기록들을 찾아헤매 왔다. 
지구상의 온갖 서책을 다 뒤진다는 각오로 고군분투하던 내게 윤내현 교수의 중국 문헌에 대한 조언은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추적의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기원전 7세기 무렵 편찬된 사서삼경 중의 한 권에서 나는 우리의 조상 한후(韓侯)라는 왕을 찾아낼 수 있었고, 후한의 대학자 왕부가 이 한후를 분명 우리의 조상이라고 확인한 저작과도 만날 수 있었다. 
뻥 뚫린 상태로 있던 우리의 고대사에 고조선보다 훨씬 이전에 존재한 나라의 확고부동한 실체가 등장한 것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한반도의 핵 문제를 다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으로 뚜렷한 문제의식과 첨예한 논증을 통해 우리 시대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온 작가 김진명이 이번엔 ‘한자(漢字)’ 속에 숨겨진 우리의 역사와 치열한 정치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돌아왔다. 
한자는 모두 중국이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중국에는 ‘답(畓)’ 자가 없다.
한자를 자전에 따라 발음하면 곧 우리말이 된다. 이 괴리를 어찌 이해해야 할까?

우리나라 초대 문교부장관인 안호상 박사가 장관 시절, 중국의 세계적 문호 임어당(林語堂)을 만났을 때 “중국이 한자를 만들어놓아서 우리 한국까지 문제가 많다”고 농담을 하자, 임어당이 놀라며 “그게 무슨 말이오? 한자는 당신네 동이족이 만든 문자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라는 핀잔을 들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당신네 동이족’. 임어당이 가리키는 동이(東夷)가 우리의 뿌리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한자(漢字)의 기원인 갑골문자가 은(殷)나라 때의 것이고, 그 은이 한족이 아닌 동이족이 세운 나라이니, 한자는 우리 글자라는 이야기이다.
한자는 정말 우리 글자일까? 김진명 작가의 이번 소설 『글자전쟁』은 그 의문에서 시작한다.

스탠퍼드 출신의 명망 있는 국제무기중개상 이태민. 어려서부터 수재라는 소리를 듣고 자란 그는 일신의 명예보다는 오로지 500억의 커미션을 챙겨 안락한 인생을 살고픈 욕망으로 가득 찬 남자다. 무기제조업체 ‘록히드마틴’에 입사한 지 2년도 안 되어 헤비급 사원이 된 태민은 특유의 비상한 머리와 국제정세를 꿰뚫는 날카로운 식견으로 나날이 탄탄대로를 걷는다. 하지만 무기중개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법의 그물에 갇히게 되고, 궁지에 몰린 그는 검찰 출석 하루 전날 중국으로 도피한다. 그곳에서 태민은 비밀에 싸인 남자 ‘킬리만자로’에게 USB 하나를 받게 되고, 머지않아 그날 밤 그가 살해당한 사실을 알게 된다. 의문의 죽음 앞에 남겨진 USB. ‘중국의 치명적 약점’이라던 킬리만자로의 말을 떠올리며 태민은 정체불명의 파일을 열게 되고, 역사에 숨겨진 거대한 비밀과 마주하게 되는데……. 
[ 타우누스 시리즈 세트 구성 ] 01 사랑받지 못한 여자 이혼 후 타우누스 강력반으로 오게 된 피아 키르히호프 형사는 복직하자마자 부장검사의 자살 사건을 만나게 된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강력반 반장 보덴슈타인과 함께 사건 현장으로 향하지만, 곧이어 미모의 여성이 전망대에서 뛰어내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02 너무 친한 친구들 뜨거운 6월의 어느 날, 동물원 우리에서 사람 손이 발견된다. 피해자는 인근 고등학교 교사이자 도로 확장 건설을 반대하던 환경운동가인 파울리. 학생들에게는 영웅으로 칭송받던 그이지만, 그의 죽음을 바라던 이 또한 너무나 많았는데....... 03 깊은 상처 2차 세계대전의 박해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유대인 노인이 총살당한다. 현장에서 발견된 수수께끼의 숫자 16145. 곧이어 또 다른 노인이 같은 방법으로 살해당하고, 그곳에서도 같은 숫자가 발견되는데....... 04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수감된 토비아스. 10년 만에 출소한 그는 가족에 대한 죄책감과 마을 사람들의 냉대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토비아스의 과거 사건을 홀로 조사하는 소녀 아멜리. 한편, 토비아스의 어머니가 괴한의 공격으로 중태에 빠지고, 아멜리까지 실종되고 마는데....... 05 바람을 뿌리는 자 풍력에너지 개발회사 경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풍력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그러나 곧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혼란에 빠진다. 한편 보덴슈타인은 용의자 중 한 명인 니카에게 한눈에 반해버리고....... 06 사악한 늑대 어느 여름날 밤, 강물 위에 떠오른 소녀의 시체. 신원조차 확인할 수 없는 소녀의 몸에는 잔혹한 학대와 감금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소녀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한다. 그 와중에 유명 방송인의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아무 관계또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차례차례 사건에 휘말리기 시작하는데.......
★애독자들이 기다려온 리커버 에디션 출간★감각적인 미니멀 커버로 유시민을 다시 만난다! ‘지식소매상’ 유시민을 만든 14권의 고전100년 뒤에도 모든 젊음들을 뒤흔들 위험하고 위대한 이야기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 유시민. 그가 청춘의 시절에 품었던 의문들 그리고 오늘날 젊은이들이 고민하고 있는 뜨거운 질문에 ‘세상을 바꾼 한 권의 책’으로 답한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해답 없는 질문들을 들고 방황할 때가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왜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할까?” 한때 몸담았던 공직 생활을 뒤로하고 인생의 중턱에 이르렀을 때, 유시민은 청춘의 시절을 함께했던 14권의 책들을 다시 집어 들었다. 삶에서 이정표가 되어준 책들, 갈림길과 장애물이 나타날 때마다 도움을 받았던 ‘오래된 지도’를 다시 펼친 것이다. 아버지의 서재에서 우연히 발견한 《죄와 벌》, 지식인으로 산다는 것에 눈뜨게 해준 《전환시대의 논리》, 지하 서클 선배들이 던져놓고 갔던 《공산당 선언》, 세상을 전율시킨 〈항소이유서〉에 영감을 준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슴 아픈 마지막을 떠올리게 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까지. 그가 다시 꺼내 든 책 하나하나가 긴 세월 축적된 생각의 역사 그 자체이자, 누구보다 뜨거웠던 청년 유시민을 만든 원천이다.《청춘의 독서》는 과거의 젊음들이, 지금 고뇌하는 청춘들이 그리고 100년 뒤 미래의 젊음들이 끊임없이 다시 읽을 책들에 대한 이야기다. 세계인을 울린 얇은 소설 한 권, 한때 세상을 전복시켰던 한 장의 선언문을 통해, 그는 인류의 생각의 역사를 보여주고 우리 몸 안에 자리 잡은 지성의 유전자를 발견하게 한다. 
★ 국내 판매 200만부 돌파
★ 2012 맨 아시아 문학상 수상
★ 2011 아마존 올해의 책 베스트 10

[엄마를 부탁해]는 신경숙의 작품 중에서도 확실한 성공작이지만 요즘 세상에선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 소설이다. 피붙이 식구들의 끈끈한 정을 이렇듯 절절하고 아름답게 그려낼 작가가 오늘날 몇이나 될까. 더구나 세련된 현대작가가 ‘눈물 없이 못 읽을’ 장편을 써낼 엄두조차 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놀라운 것은 신경숙이 이런 위태로운 작업을 촌티 없이 멋지게 해냈다는 사실이다. 시골서 올라온 엄마가 서울의 지하철역에서 어이없이 실종됨으로써 시작되는 이야기는 마치 추리소설 같은 긴장감을 유지하며 진행된다. 딸, 아들, 남편 등으로 관점을 바꾸면서 한 장 한 장 펼쳐질 때마다 평생을 자신들을 위해 헌신해온 어머니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러나 소설은 ‘남편과 자식밖에 모르고 산 옛날 어머니’를 복원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 어머니에게도 엄연히 실재했던 자신만의 욕구와 고뇌와 방황을 드러내는 마지막 한 방의 충격을 선사하고야 끝나는 것이다.
- 백낙청 / 문학평론가, 서울대 명예교수

세상 모든 자식들의 원죄에 대한 이야기.
엄마에게 기대며 동시에 밀어낸 우리 자신의 이야기.
아직 늦지 않은 이들에겐 큰 깨달음이 되고, 이미 늦어버린 이들에겐 슬픈 위로가 되는, 이 아픈 이야기.
- 이적 / 대중음악가, [지문사냥꾼] 저자




우리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절절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역작
신경숙 문학의 오랜 흐름을 한곳으로 모아놓은 소설적 결정(結晶)!

한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으며 소설계의 중심에 자리잡은 작가,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출간되었다. [리진] 이후 펴내는 여섯번째 장편이다.
늘 곁에서 보살펴주고 무한정한 사랑을 주기만 하던,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 엄마가 어느날 실종됨으로써 시작하는 이 소설은 도입부부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지하철역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치고 실종된 어머니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기억을 복원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추리소설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 엄마는 사라짐으로써 가족들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된다. 전단지를 붙이고 광고를 내면서 엄마를 찾아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그리고 엄마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각 장은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독자를 사로잡는다. 딸(1장)-큰아들(2장)-아버지·남편(3장)-어머니·아내(4장)-딸(에필로그)로 이어지는 시점의 전환은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각 장은 그 자체로 완성도 높은 모놀로그를 보는 듯한 극적인 효과를 지닌다. 각자의 내면에 자리잡은 어머니의 상은 각각 남다른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서로가 연결되고 스며들어 탁월한 모자이크화로 완성된다.

소설 속 어머니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다. ‘어머니들의 인생이 어느 만큼이라도 사회적인 의미를 갖기를 바라는 것’이 ‘소박한 희망’이라고 작가는 말하지만 이 소설의 사회적 의미와 파장력은 엄청나게 크다 할 수 있다.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최첨단 기술문명을 사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머니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실에서 작가의 낮고 깊은 목소리는 우리 모두에게 뜨거운 반성과 눈물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문학사에 이 소설처럼 본격적으로 어머니와 가족의 정을 체감하도록 한 작품은 아주 드문만큼 “요즘 세상에선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 소설”(백낙청)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늘 배경으로 묻혀 사라진,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자로서의 삶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하는 작가의 간곡함은 읽어가면서 곧 우리 모두의 소망으로 바뀌게 된다.

이 소설이 일깨우는 것은 단지 가족간의 정이나 어머니의 사랑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람으로 태어난 모든 이들을 자기 생의 근원과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로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그 근원적인 질문 뒤에는 아픈 반성과 뉘우침을 던져주기도 한다. 또한 사라진 엄마는 지상의 모든 상처와 슬픔을 위로하고 쓰다듬는 사랑의 화신으로 귀환한다. 각 장에서 실종된 어머니를 목격한 이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나는 환영 같은 어머니의 모습―소눈 같은 눈과 파란색 슬리퍼를 신고 발등에 파인 상처를 지닌 어머니―이 일관되게 연상시키는, 한없이 연약하나 투명하고 선한 이미지는 때로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작가는 에필로그를 사라진 어머니를 끝까지 지상에 붙들어놓으려는 노력으로 완성한다. 어머니는 그래서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그러나 성스러운 손길로 지상의 상처를 쓰다듬어주고 원죄에 대한 고해를 들어주는 성모 마리아와도 같은 이미지를 띤다. 화자가 피에타상을 보고 난 뒤에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라고 어렵게 이야기하면서 소설을 마무리짓는 것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상이 지니는 사랑의 상징을 품어안고 되새기게 하는 탁월한 결말이다. 이 소설은 신경숙 소설 중에서도 ‘확실한 성공작’(백낙청)이며 ‘세상의 모든 자식들의 원죄’(이적)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우리는 문득, 우리의 어머니는 어떤 어린 시절을 살고 어떤 꿈을 꾸며 자식들과 남편에게 왜 그렇게 헌신했는지, 또 차마 말할 수 없는 어떤 사랑의 비밀을 가슴에 담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어머니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작가는 어머니의 부재로 시작한 이야기를 통해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늦지 않았음을, 아직 사랑할 시간이 많이 남았음을 통절하게 깨우쳐주는 것이다.

Changbi Publishers

김진명, 경이로운 수의 비밀을 풀다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당대의 첨예한 미스터리를 통쾌하게 해결해주었던 작가 김진명의 색다른 소설!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신비한 숫자들에 대한 탐구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1달러 속 13계단과 요한묵시록 144, 그리고 12, 72, 108…… 놀라운 숫자들의 수수께끼!
진리에 목말라하며 각종 철학 서적을 탐독하고 사색에 잠기던 인서는 ‘13의 비밀’이라는 의문의 사이트에 호기심을 품게 된다. 그 사이트를 매개로 만난 나딘 박사는 수의 신비를 연구하는 수비학에 능통해 있다. 어떤 특정 수들은 이미 아득한 옛날부터 인류에 의해 공통적으로 쓰여왔고, 세상의 어떤 일들은 수로 설명될 수 있다는 사실에 인서는 매료된다. 인서는 나딘 박사와 함께 세계 문명에 공통된 신비의 수를 추적하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인류를 구원할 최후의 지혜를 찾아라!
단서가 되는 암호의 수는 성경에 있다!
자본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비밀결사 모임인 프리메이슨. 그들은 유대교의 원전인 카발라를 신봉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세상의 해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세상 최고의 지혜를 얻은 고대인들이 그 지혜를 카발라와 짝이 되는 신비의 경전에 나누어 담아 놓았기 때문이다. 카발라가 힘을 주는 경전이라면, 그 신비의 경전은 힘을 넘어선 단계의 지혜를 담은 것이다.
프리메이슨들의 지도자인 전시안은 지구의 물리적 변화에 대해 연구하면서 신비의 경전을 찾기 위해 은둔한 채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카발라와 짝이 된다는 경전, 성경에 그 열쇠가 있다는 신비의 경전. 과연, 그 경전은 무엇이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인가? 전시안이 먼저 최후의 경전을 찾는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인서와 나딘 박사는 최후의 경전을 찾아내서 세계를 지배하려는 이들의 음모를 막을 수 있을까?

“김진명을 읽지 않고
현대 소설을 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댄 브라운도 김진명 소설을 읽고 쓰는 것은 아닐까?”
"나무에 앉은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는 나무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

-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중에서


내가 묻고 삶이 답하다

류시화 시인의 신작 산문집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이후 류시화 특유의 울림과 시선을 담은 신작 산문집. 삶과 인간을 이해해 나가는 51편의 산문을 묶었다. 여기에 실린 「마음이 담긴 길」「퀘렌시아」「찻잔 속 파리」「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혼자 걷는 길은 없다」「마음은 이야기꾼」「장소는 쉽게 속살을 보여 주지 않는다」 등 여러 글들은 페이스북에서 수만 명의 독자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사여구를 배제하고 언어의 낭비 없이 담백하게 써 내려간 글들이 오히려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경희대 국문과 시절 은사였던 소설가 황순원 선생이 “시는 젊었을 때 쓰고, 산문은 나이 들어서 쓰는 것이다. 시는 고뇌를, 산문은 인생을 담기 때문이다.”라고 한 말을 잊지 않고 있다고 저자는 말하지만, 청춘 시절 시작된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추구가 어떤 해답에 이르렀는지 서문 제목 ‘내가 묻고 삶이 답하다’에서 드러난다. 이 신작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독자의 오랜 기대에 대한 류시화의 성실한 응답이면서 상실과 회복에 관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쉽게 읽히면서도 섬세하고 중량감 있는 문장들로 우리를 ‘근원적인 질문과 해답들’로 이끌어가는 감각이 시인답다.


51편의 산문이 태피스트리를 직조해 가며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궁극적인 물음에 답하는 이 책은 오랫동안 그의 신작을 기다려 온 독자들에게는 그가 20여 년 전에 발표했던 첫 산문집보다 더 첫 산문집인 것처럼 신선하다. 그의 글들이 언제나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다작하지 않는 작가이기에 그의 새 글을 읽는 마음이 각별하다. 

 도서출판 더숲 제공

30여 개국 번역 출간, 600만 부 판매, 독일 베스트 1위

전 세계를 매혹시킨 미스터리의 여왕 넬레 노이하우스

시한부 선고를 극복하고 발표한 타우누스 시리즈 2년 만의 최신 대표작


전 세계 30여 개국 출간, 600만 부 이상 판매?

슈피겔 베스트셀러 1위,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의문의 연쇄 살인

그 실마리를 쥔 42년 전 봉인된 상처가 열린다?


역대 타우누스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압도적인 이야기를 들고 미스터리 여왕이 귀환했다. 독일을 넘어 전 세계를 매혹시킨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여덟 번째 작품 『여우가 잠든 숲』이 긴 기다림 끝에 북로드에서 출간됐다. 속편은 전편을 뛰어넘기 힘들다는 속설과는 달리 타우누스 시리즈는 신작이 나올 때마다 내용과 구성 면에서 더욱 진화된 모습을 선사하며 뜨거운 화제를 낳았다. “모든 사람은 달과 같다. 누구든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다”라고 했던가. 아름다운 풍경과 평범한 사람들 이면에 숨겨진 어둠을 정교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에 담은 『여우가 잠든 숲』 역시 현지에서 출간되자마자 독자들의 극찬을 받으며 슈피겔과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기존 타우누스 시리즈를 뛰어넘어 품격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독자들의 더욱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켰다.?


『여우가 잠든 숲』은 그간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형사 주인공의 개인적인 과거를 파헤치며 인간의 비열함과 이기심, 질투와 적대감 등 어두운 본성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또한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분권을 해야 할 만큼 방대한 분량이지만 절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첫 페이지에서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으로 끌고 가는 서사의 힘은 더욱 강력해졌다. 이 책으로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든, 기존 시리즈 작품을 읽어온 독자든 믿고 보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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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만도 벅찬 시대,

지금이야말로 공부가 필요하다!

우리 시대 지성들의 세상을 헤쳐나가는 공부법


살아남기만도 벅차다고, 먹고살기도 바쁘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공부’에 대한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인문학이 죽었다고 하지만 대학 도서관의 인문·사회과학 도서의 대출은 늘어나고, ‘지적 대화’를 나누고 싶은 독자들에 힘입어 인문 도서의 판매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공부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창비 50주년 특별기획 ‘공부의 시대’에 참여한 저자들은 입을 모아 지금이야말로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온 강만길, 김영란, 유시민, 정혜신, 진중권 다섯명의 지식인들이 ‘나’와 ‘세상’에 대해 묻고, 고민하고, 손 내미는 ‘진짜’ 공부를 말한다.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은 자신이 일평생 몸으로 겪어낸 역사를 돌이키며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역사의식을 말하고, 독서광으로 소문난 전 대법관 김영란은 자신을 만든 독서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 유시민은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거리의 의사’ 정혜신은 책이 아닌 사람에게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을, 미학자 진중권은 디지털 시대에 인문학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공부의 시대’ 시리즈는 2016년 초 『창작과비평』 창간 50주년 기념으로 개최한 강연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1천명 정원의 강연에 1만여명이 넘는 독자들이 신청했을 만큼 ‘공부’에 대한 열망은 대단했다. 지금이야말로 공부가 필요하다는 제안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을 한 것이다. 놀라운 반향을 일으킨 이 기획강좌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 저자들이 단행본의 원고를 새로이 집필하고, 추가적인 질의응답을 더 알차게 보충했다.

‘공부’와 ‘시대’는 밀접하게 상호작용한다. 일제강점기 소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워야 했던 역사학자, 판사로서의 삶과는 무관한 책만 읽어왔다고 말하지만 그 누구보다 부정한 시대와 치열하게 맞부딪친 대법관, 자신은 그저 ‘지식 소매상’이라고 하지만 그 지식을 통해 현실 정치에서의 변화를 열렬히 모색했던 전 정치인, 사회적 부정의와 참사 앞에서 진료실을 떠나 거리로 나간 정신의학 전문의, 활자 시대의 종말 앞에 미디어의 세계로 인문학의 방향을 전회한 미학자, 각자 자신이 거쳐온 시대와 밀접하게 연관된 이 다섯 지식인의 공부 이야기는 독자들이 이 혐오와 무관심의 시대를 뚫고 세상과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다.



■ 각권 소개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


평생을 진보적 민족사학의 발전에 힘써온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 교수는 자신이 일평생 걸어온 역사 공부의 길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역사를 공부할 새로운 세대가 지녀야 할 올바른 역사의식을 일깨운다. 일제강점기 소학교에서 낯선 일본사를 배워야 했던 어린 시절과 한국전쟁이라는 고난 속에서도 역사학에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공부에 매진한 젊은 시절의 이야기, 일제 식민사학 극복을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분단시대 역사학’을 제창하며 민족의 평화적 통일이라는 현재적 과제를 위해 애써온 선생의 학문적 역정은 곧 우리의 20세기 굴곡진 현대사를 되돌아보는 일과도 통한다.

원로 역사가는 20세기를 “전세계가 침략과 전쟁과 대립의 광란에 빠졌던 불행하고도 불행했던 세기”라고 이르고, 냉전체제의 해소와 21세기 세계의 화합을 바라보며 “인류 역사 발전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 지구 덩어리 전체를 하나의 평화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데 있다”고 인류 역사 발전의 이상을 강조한다. 세계사적 견지에서 남북의 평화통일을 전망하는 원로 역사가의 목소리는 우리 역사를 공부하려는 이들이 꼭 새겨들어야 할 묵직하고 귀중한 가르침이다.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대한민국 사법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자 ‘김영란법’으로 많은 사회적 관심과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 김영란 전 대법관은 독서광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온 것이 ‘쓸모없는 책 읽기’였다고 고백하며 자신의 독서 편력을 통해 책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를 탐문한다. 지식 욕구를 채우거나 어디에 써먹을 수 있는 공부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책에 대한 탐닉은 쓸모있는 공부라고 할 수 없지만, 책을 읽는 것이 그 자체로 자신을 수양하고 나 자신을 찾는 길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 책들을 하나하나 짚으며 이 ‘쓸모없는’ 독서의 여정을 들려준다. 어린 시절 읽은 동화책부터 청소년 시절 자신의 영혼을 뒤흔든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와의 만남, 그리고 판사로서의 삶과 독서하는 삶이 결국 다르지 않음을 알려준 『시적 정의』, 세상을 바꾸는 상상의 힘을 일깨운 어슐러 르 귄의 SF 작품들, 그리고 끝없는 독서의 여정을 보여주는 보르헤스의 책 읽기까지, 자신이 읽어온 책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곱씹으며 그는 결국 언뜻 쓸모없어 보이는 책 읽기야말로 세상을 통해서 스스로의 삶을 찾아가는 평생의 공부임을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증명해 보인다.



유시민의 공감필법


정계 은퇴 후 전업 작가로 돌아와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작가 유시민이 밝히는 공부의 비법. 유시민은 이 시대의 공부는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고 그 인생을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한다며 “수학 점수, 영어 점수를 따는 공부가 아니라 자신을 알고 남을 이해하고 서로 공감하면서 공존하는 인간이 되는 데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부의 의미를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것’에 두는 그는 독서와 글쓰기를 함께 해나가는 것을 가장 좋은 공부 방법으로 꼽는다.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책이든 글쓴이와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지 말고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을 텍스트에 담긴 그대로 이해하는 ‘공감’의 독서임을 강조한다. 그래야 책에서 얻은 것이 세상과 타인과 자기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형성하는 토대가 될 수 있고, 그를 통해 자신이 지적·정서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 나아가 그는 공부한 것을 표현하는 행위인 동시에 공부하는 방법으로서 글쓰기를 강조하면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하루 한 문장, 말하듯이 쓰는 습관을 들일 것을 제안한다.



정혜신의 사람 공부


정신의학 전문의로서 오랫동안 진료실이 아닌 거리에서 고문피해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등 사회적 트라우마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해왔고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로 안산에서 치유공간 ‘이웃’을 만들어 유가족을 치유하고 있는 정혜신 박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떠한 이론이나 지식도 결국 ‘사람’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사실을 일깨운다. 그는 진료실과 학교를 기반으로 한 치료와 공부의 한계를 지적하며 “보통 때는 잘 들던 의사의 메스가 사람이 결정적으로 쓰러져 넘어가는 순간마다 제대로 들지 않는다면 과연 그것을 치료의 도구라고 할 수 있을까요? 혹시 내가 해온 공부에 근본적으로 결여된 것이, 결정적으로 잘못된 것이 있는 건 아닐까요?”라고 되묻는다.

세월호 참사 초기에 자격증과 전문 지식을 앞세운 심리치료 분야의 전문가들이 했던 뼈아픈 실수를 되짚으며 그 과정에서 이론과 지식이 놓친 것이 무엇이었는지 살피고, 현장에서 겪은 여러 사례를 통해 이론보다 먼저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고 알아주는 것이 치유의 시작임을 강조한다. “‘사람’이 될수록 탁월한 치유자는 절로 된다”고 말하며 사람의 마음에 대한 공부의 중심은 어떤 경우에도 지식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어야 함을 역설하는 귀중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진중권의 테크노 인문학의 구상


미학자 진중권은 과학기술 및 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인문학이 위기를 맞이한 오늘날 인문학 공부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전통적인 인문학의 쇠락은 르네상스 이후 이어져온 거시적 사회변동의 결과이자 문자문화에서 영상문화로의 미디어적 전회와 연관된 현상이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생활세계를 완전히 바꾸어놓았고, 활자가 아닌 영상으로 의식을 구성하고 사고하는 세대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인문학에서 다뤄야 할 주제 역시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그는 디지털 시대에 새로이 제기되는 인문학적 물음에 대답할 새로운 인문학의 구상을 제안한다. 이는 곧 인문학적 주제에 미디어의 관점을 접목하는 것으로서, 그는 미디어 이론에 기초해 디지털의 존재론을 ‘파타피직스’의 개념으로, 디지털의 인간학을 ‘호모 루덴스’의 부활로, 디지털의 사회론을 ‘노동이 유희가 되는 사회’라는 키워드로 풀어낸다. 그리고 이를 통해 새로운 상황에서 인문학은 세계의 해석학에서 제작학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목차]

책머리에

유시민의 공감필법

독서, 공부, 글쓰기

정체성: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감정: 칼 쎄이건의 『코스모스』

공감: 신영복과 창신꼬마 이야기

태도: 굴원의 「어부사」

격려: 『맹자』와 『유한계급론』

어휘: 건축자재가 없으면 집도 없다

하루 한 문장, 말하는 것처럼

묻고 답하기



Changbi Publishers

우리 모두가 기다려온 바로 그 걸작!

성석제 소설의 정점, 절대적인 감동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성석제가 2년 만의 새 장편 『투명인간』으로 돌아왔다. 특유의 입담과 해학은 경지에 달했고, 시대와 개인의 핵심을 묘파하는 날렵한 필치는 가히 절정에 이르렀다. 그가 천의무봉의 솜씨로 펼쳐놓는, 눈물겹게 아름다운 한 인간의 이야기.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묵묵히 우리 곁을 지켜온 그의 일생이 우리가 잊고 있던 주변의 누군가를 돌아보게 하고, 굴곡의 역사 가운데 던져진 개인의 운명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모두가 기다려오던 바로 그 걸작” “한국소설의 새 지평이 열리는 장면”(염무웅)이라는 평이 무색하지 않은, 성석제 소설의 결정판, 우리 시대를 대표할 작품의 탄생이다.

“나는 알았다. 그 또한 투명인간이라는 것을.

나는 모른다. 그가 왜, 어떻게, 언제부터 투명인간이 되었는지를.”

한 남자가 한강 다리 위에 서 있다. 금방이라도 다리 아래로 몸을 던질 것만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는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투명인간이다. 마침 그 곁을 지나던 또다른 투명인간이 그를 알아본다. 그의 이름은 ‘김만수’. 그는 왜, 어떻게 투명인간이 된 것일까. 그리고 소설은 시간을 되돌려, 그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의 일대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Changbi Publishers

?“민감함은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이다”

남들과 비슷해지려고 하지 마라

민감한 자신을 인정하면 더 특별해진다!


★★★★★ 세계적인 과학 잡지 <뇌와 행동>이 극찬한

민감한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정의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The Highly Sensitive People)’은 대개 까다롭고, 비사교적이고,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여겨진다. 이런 사회적 압박과 시선 때문에 민감한 사람들은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남들처럼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스트레스를 받고, 압박과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불안, 우울, 자살의 위험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연구에서 밝혀졌듯 ‘민감함’은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개발해야 할 대상이다. 우리 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창의력, 통찰력, 열정 등이 민감함이라는 재능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민감한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덴마크의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일자 샌드는 ‘민감함은 결함이 아니라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신작이자 출간 즉시 전 세계 민감한 사람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은 『센서티브』는 세계적인 과학 잡지 <뇌와 행동>의 극찬을 받았으며, 19개국에 동시 출간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http://youtu.be/TVqlQedbcTY

 

1. 책 소개

2014, 일본의 선전포고가 시작됐다!

아베 총리의 도발에 맞선 김진명 작가의 전쟁 선언! 한중 동시 출간!

 

일본 도쿄 한복판, 황태자비가 사라졌다!

곧이어 드러나는 명성황후 살해의 기막힌 진실!

에조 보고서는 백 년 동안 묻혀 있었는가?

 

명성황후 시해 120, 난징대학살 80, 한국인과 중국인에 의해 일본 황태자비가 납치된다. 일본 경찰은 전국적으로 비상 검문을 실시하고 일본 최고 수사관이 사건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납치범 검거에 실패한다. 그리고 날아든 범인들의 요구는 뜻밖에도 단 2장의 문서. 그러나 일본 정부는 황태자비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음에도 문서의 존재조차 완강히 부인한다. 과연 문서가 담고 있는 내용이란 무엇인가? 납치범을 추적할수록 드러나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과 난징대학살의 비밀. 그리고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에 이은 독도와 댜오위다오 전쟁 시나리오! 지금, 일 삼국에 거대한 폭풍이 몰아친다.

 

2. 황태자비 납치사건출간 의의

2014년 김진명,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다시 쓰다.

 

원래 황태자비 납치사건10년 전에 처음 단행본 두 권 분량으로 출판되었다가 2010년 저작권이 새움출판사로 넘어오면서 큰 내용 수정 없이 한 권의 양장본으로 재편집되어 출간되었다. 그간 출판사가 바뀌어서 정확한 판매부수를 따져보긴 어렵게 되었지만 적어도 100만 부 이상은 판매된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독자들의 전폭적이고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올 수 있었던 것은, 그 내용이 우리의 명성황후 죽음의 미스터리를 밝혀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니 그 내용의 정당성이 무엇보다 가장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 오늘, 황태자비 납치사건은 다시 한 번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다. 그것은 최근에 더욱 심각해진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해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작가의 강한 문제의식이 작용한 때문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전범국 일본이 벌인 만행을 세계에 알리고 우리의 독도와 중국의 댜오위다오를 양국이 수호하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의 공동대응이 절실하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개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원래 두 명이었던 한국인 주인공이 한 명은 중국인으로 바뀌면서, 우리처럼 똑같이 전범국 일본에게 당했던, 중국의 비극 난징대학살의 비밀과 참상을 생생하게 파헤치고 있다. 이러한 개작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로 아마 출판 역사상 최초의 일로 기록될 것이다.

 

 

3. 작가의 말

 

이것은 나의 전쟁이다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낸 지 13년이 지났다. 당시 서문에 나는 무엇보다도 일본인들이 이 책을 읽기 바란다는 소망을 담았는데 반갑게도 NHK가 이 책을 한국어교본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전임 모리 총리가 정신 나갔느냐며 NHK를 질타했고 결국 NHK는 이 책을 내리고 말았다.

이어 한 출판사가 번역까지 다 마친 상태에서 출판을 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 나는 이런 현상을 보며 언젠가 일본은 다시 옛날로 돌아갈 거라고 예측했었다.

십삼 년이 지난 지금.

일본 정부는 중고생은 물론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독도를 일본 영토라 가르친다.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일본의 젊은이들은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그어진 붉고 굵은 국경선을 보며 한국에 대해 거센 분노를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어떠한가.

독도는 예전부터 우리 땅이므로 응대할 필요가 없다는 정부의 주장은 다소 무책임해 보인다. 자칫하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왜 독도가 우리 영토인가, 즉 일본의 영토가 아닌가에 대해 듣는 사람의 공감을 쉽게 이끌어낼 확고하고도 간결한 논리를 세워줄 필요가 있다.

나는 여기서 1895년에 일어난 명성황후 능욕살해 사건을 상기시키고 싶다.

일본 의회도서관 헌정자료실 이토 백작 문고 한편에는 이시즈카 에조의 보고서라는 제법 두툼한 문서가 자리 잡고 있다.

미우라 공사에게는 배신의 극치지만……이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이 문서의 최대 가치는 무엇보다도 왕비 살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는 데 있다.

 

낭인들은 깊이 안으로 들어가 왕비를 끌어내 칼로 두세 군데 상처를 입히고 발가벗겨 국부검사(局部檢査)를 했습니다. 우스우면서도 분노가 치밉니다. 마지막으로 기름을 부어 소실했는데 이 광경이 너무 참혹하여 차마 쓸 수가 없습니다. 궁내 대신 또한 몹시 참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고 합니다.

 

野次馬連內部王妃二三個處刃傷裸體とし局部檢査

可笑又可怒)最後燒失せる茅 誠にするにびざるなり

其他宮內大臣慘酷なる方法殺害したりと.

_을미사변 당시 상황을 지켜봤던 이시즈카 에조(石塚英藏, 당시 조선 정부 내부 고문관)가 일본 정부 법제국에 보낸 보고서 중에서

 

지금 일본은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자고 한다. , 독도는 영토 분쟁지역이며 국제법 문제라고 억지를 쓰는 것이다.

그러나 1895년의 명성황후 살해, 이로부터 10년 후인 1905년의 독도 강탈, 다시 5년 후인 1910년의 한국 병탄은 시리즈로 이어진 과거사 삼대 사건으로, 독도는 영토 문제가 아닌 명백한 과거사 문제다.

이를 확고히 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이라도 명성황후 능욕살해 사건을 조사하여 그들의 무도한 행위를 누구보다도 일본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보통의 일본인들은 이러한 비극적 사실을 알기만 하면 반성하고 사과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이런 역사적 사실을 철저히 덮어온 탓에 국민들이 과거사를 전혀 알지 못하고 독도 문제에 부화뇌동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 조사를 통해 독도 문제에서 일본 편을 드는 것은 바로 제국주의적 침략을 옹호하는 반역사적·반인류적 행위라는 걸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이런 이유로 나는 이 소설을 다시 썼다. 먼저 우리 독자들과 교감하고 다음으로는 중국의 독자들에게, 그 다음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는 기필코 일본 국민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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