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방도령지기.
제가 전담한 기방도령의 시간 관리는 물론, 이동수단과 장소 섭외, 수익 배분. 게다가 곳곳에 깔린 도령바라기들의 막무가내 극성마저 적절히 대처해내야만 하는 한마디로 만.능.인.을 일컫는다.
학교 졸업을 앞둔 어느 날, 예고도 없이 계획도 없이, 시세보다 배는 높게 제시하는 급여에 덜컥, 라윤은 도령지기가 되었다. 그것도 한 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다는 마성의 꽃사슴 가수 현시우의 전담으로.
“야아! 꽃사스으음. 그럼 나 좀 한 번 안아주라.”
“뭐, 뭐요?”
“싫어? 그 넓은 등판 낭비해서 뭐 할라고오?”
“낭비…아닌데?”
“아니긴, 너 임마, 근데에 누나한테 왜케 말이 짧아?”
“하! 참나…….”
“하? 하아? 지금 내 앞에서 혀를 찼어어? 이 한 입 거리도 안 될 뽀시래기 주제에.”
“이봐요! 취했어요?”
“야,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등 대라아.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서 구래.”
“갈수록 태산이구만.”
“흠냐, 시끄럽고, 등 대. 너 가는 데까지 나 좀 데려다줘 바바.”
그러고 보니, 그를 만난 게 이번 처음이 아닌 것 같다. 아스라이 떠오르는 기억 속, 처음 보던 그의 앞에서 미친 주정을 늘어놓고 있던 과거의 자신이 떠오른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헐, 그럼 설마?”
“자, 그럼 내일부터 출근입니다?”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 그가 내민 손을 잡으며 얼결에 아래위로 흔들었다. 슈퍼스타 꽃사슴과 불편한 갑을 관계가 된 순간이었다.
Plesase, be my 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