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이차란. 27세. 별명은 아꿈공. 예기치 않은 날, 뜻밖의 장소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 오호 통재라. 하필이면 3억겁의 인연조차 깡그리 무시해버리는 여자기피증 환자가 그토록 기다리던 운명의 남자라니! 부처님이 통곡하기 이전에 그녀가 울부짖을 일이다. 뭐시라? 운명 따위는 믿지 않는다고? 그런 돼먹지 않은 말에 물러설 줄 알았다면 오산이라고요오. 윤덕훈. 27세. 별명은 철갑 심장. 귀찮게 따라다니는 여자를 피하려다 엉뚱함을 넘어 황당하기까지 한 찰거머리를 만났다. 오호 애재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운명이란 이름을 빙자해 감히 태클을 걸어오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뭐? 그 따위 웃기지도 않는 각서에 서명을 하라고? 말도 안 되는 운명타령에 휘둘릴 줄 알았다면 착각이다. 차란 : 운명…… 이다! 덕훈 : 제발 그 지긋지긋한 운명 타령은 집어치워. 난 운명 같은 거 안 믿어! 차란 :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덕훈 씨도 운명을 믿어야 할 거야. 내 직감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거든. 우린 조만간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덕훈 : 아니. 우린 절대로 다시는 안 만나. 내 인생엔 운명, 사랑, 결혼 같은 건 아예 없으니까! 차란 : 마음대로 생각해. 하지만 다시 우연히 만나는 일이 생기면 덕훈 씨도 인정한다고 약속해. 덕훈 : 좋아. 약속해. 약속할 테니까,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마지막 경고니까 잘 새겨서 들어. 제발 내 인생에 태클 걸지 마! 김정숙의 로맨스 장편 소설 『그녀, 그에게 태클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