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가늘고 길게 사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 내 인생 목표를 송두리 째 뒤 흔든 놈은 바로 그 놈이었다. 지승원. 아니야, 아니거든? 나 걔랑 안 친해! 벌써 보름째. 여자애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어쩌면 학교 최고의 인기남일지 모르는 지승원과 딱 두 번 말을 했다. 아니, 그것은 일방적으로 승원쪽에서 말을 건 거였다. 그게 화근이었다. 여자애들이 귀찮게 달라붙는다. 목적은 내가 아니다. 지승원. 그 놈이다. 분명히 나랑 걔 안 친한데. 넌 왜 여기와 있냐? 나 너랑 친한 거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