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난 절대 엄마를 닮지 않을 거야. 못 오를 나무에 기어코 오르느라 손이 터지고, 다리가 까진 모습으로 흉한 미소를 짓는 일은 없게 해야 해. 그러나 마음과 달리 시선은 점점 그에게 고정된다. 불편했다, 그의 숨결이. 짜릿했다, 정수리에 와 닿는 그의 목소리가. 들뜨게 한다, 밀착되어 온기가 느껴지는 그의 몸이. 세상의 금기를 깨기에 그녀는 너무 약했다. 어릿광대로 살아온 자신의 삶이 그를 흔들까 두려울 뿐이었지만, 한번 뻗어간 마음은 멈추지 않았다. 2권 어쩔 수 없는 몸의 반응. 그녀를 볼 때마다 헐떡이는 개새끼처럼 들끓는 욕망을 자책하는 것도 지쳐 갔다. 그러나 단박에 그녀를 알아봤다. 뒷모습뿐이었는데도. 스스로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이건 단순히 제자를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본능은 제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덫에 걸린 여자의 순진한 모습을 보며 그는 속으로 기꺼이 환호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