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바람이 되어 [34화]

너의 바람이 되어

Book 34
디딤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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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이상〉
친구라고 하면서 육체적 관계를 가지고, 그렇다고 연인은 아닌 한 남자와 한 여자. 그 애타는 짝사랑 끝에 얻은 것은 결국 절망뿐이었다. 그의 뒤틀린 애정은 결국 이성을 마비시키기에 이르렀다. 잡힐 것 같으면서도 잡히지 않는 그녀. 얻을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결국 한 조각도 얻지 못한 그녀의 마음. 그 모든 것이 그를 낭떠러지로 내몰았다. “이제 더 이상 마음은 필요 없어. 대신, 당신 몸을 나에게만 줘.” “그래. 몸은 너에게 줄게. 대신…… 마음은 바라지 마.” “그 몸만큼은, 철저히 내 거야.” 마음을 바라지 않는 대신 몸만 가져간다. 그렇게 서로 동의를 했고, 그렇게 시작한 관계였다. 그러나 남자는 조금씩 마음을 바라기 시작했고, 여자는 더 이상 몸을 줄 수 없게 되었다. “……우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왜 이렇게…… 어긋나 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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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r
디딤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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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Sep 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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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s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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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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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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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res
Fiction / Romance / Contempo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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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조
〈강추!〉“당연한 일 가지고. 그나저나, 주해령. 좀 떨어지지.” “……싫어요.” “이번만큼은 농담 아니다.” “…….” “너…….” 정장 재킷을 벗어서 의자에 툭 걸치며 넥타이를 풀던 지혁의 손이 잠시 멈췄다. 이내 넥타이를 풀고서 휙 던지다 셔츠 단추를 두 개 정도 풀고서 다가왔다. 두 손으로 눈물을 닦던 해령의 고개가 그대로 멈췄다. 서로의 시선이 교차되었고, 그녀의 앞으로 가까이 다가온 지혁은 해령의 앞에 멈춰서 해령의 한 쪽 어깨를 꾹 눌렀다. “농담…… 아니라고 했다.” 이미 제 안의 야수는 반은 기뻐서 날뛰고 있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눈물 맺힌 얼굴로 해령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미치겠네. 속으로 욕을 읊조리던 지혁은 천천히 고개를 숙여 입술을 닿을 듯 말 듯 거리를 유지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대로 못 멈춰. 그래도?” 그녀를 위한 배려였다. 그러나 해령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잠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것이 속상해 지혁은 해령의 입술을 깨물지 말라고 매만지려 하였다. 그러나 해령이 먼저 지혁의 입술에 제 입술을 대었다. 슬쩍 대고서 떨어지자, 안달이 난 제 마음이 느껴졌다. 지혁은 이번에는 두 손으로 해령의 어깨를 꾹 눌렀다. 코와 코가 닿았고, 해령이 천천히 눈을 감자 맺혀 있던 눈물이 또르륵 흘렀다. 눈물을 핥던 지혁은 해령이 눈을 뜨자마자 입이 스르륵 열리는 것을 보았다. 그 틈을 타서, 순식간에 입을 맞췄다. 입술 주변을 느릿하니 핥다가 벌어진 틈 사이로 매끈한 혀를 집어넣었다. 이내 부드럽지만 유연하게, 또한 유혹하듯이 입 안을 핥고 또 훑어 내렸다. 맞닿은 해령의 혀를 옭아맨 지혁은 해령을 번쩍 안아다 침대 가운데에 앉혔다. 벌써부터 달아오르는 기운이 느껴졌다. 연신 그녀의 입술을 여러 각도로 찾으며 어느새 그녀의 윗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뜨거운 손이 그대로 등에 닿자, 해령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러나 그녀는 피하지 않았다. 이걸로 충분했다. “하아, 하아…….” “그거 알고 있나?” “뭐, 뭐가…….” “지금, 주해령이 무지 사랑스러워.” 제 입술에 묻은 타액을 제 스스로 혀로 낼름 핥는 모습이 관능적이었다. 또한 유혹적이다. 그 앞에 놓인 저는 한 마리 우아한 야수의 앞에 놓인 제물 같았다. 그러나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왜 이렇게 기대가 되는지 모르겠다. 느릿하니 고개를 숙인 지혁은 그녀의 아랫입술을 깨물다 빨아들었다. 그 사이, 점점 그의 손은 등을 올라타고 브래지어 후크를 푸는 것이 느껴졌다. 등 뒤에서 빠져나온 손은 어느새 앞으로 와서 셔츠 단추를 풀었다. 그러나 그것이 기다리기 힘든지, 결국 그는 그대로 셔츠를 열어버렸다. 단추가 땅에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윤해조의 로맨스 장편 소설 『야수의 고백』.
윤해조
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한수혁, 너 말이야, 맨날 나 이겨 먹으니 좋아? 난 네가 싫어. 미워.” “강차희, 네가 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게 하나 있어. 바로 연애.” 살면서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 없던 그녀, 강차희. 그런데 그 녀석, 한수혁을 만난 뒤로 ‘만년 2등’이 되어 버렸다. 도저히 녀석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한 차희는 어떻게든 수혁과 함께한 학창 시절을 잊고자 하지만…… 이번에는 그 녀석이 직장 상사가 되어 나타나는데! 거기다 자신을 이기고 싶으면 연애를 하자니, 이 무슨 황당한 시추에이션? 원수지간이나 다름없던 한강 커플. 과연, 그 둘은 언로맨틱(Unromantic)에서 로맨틱(Romantic)이 될 수 있을까. 본문 내용 중에서 “한수혁! 너 말이야, 맨날 나 이겨 먹으니 좋았어?” 수혁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런 적은 없었던 거 같은데.” “나는 네가 미웠어.” “알고 있어.” “알아? 어디, 그럼 이것도 아나 보자. 나는 지금도 네가 미워.” “그것도 알아.” “아는데…… 너는 자길 미워하는 사람한테 말 걸고 싶어?” 잠시 수혁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가만히 바라보는 그 시선에 차희는 다시 얼굴이 화끈거렸다. 자신의 입으로 나를 미워해 줘, 라고 말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제발 나를 미워하고 모르는 척해 주지 않을래, 하고 직접적으로 말을 하고 싶은 심정이니까. “하지만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아.” “그게…… 무슨 뜻이야?” “차희야.”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차희는 슬슬 내려오는 눈꺼풀을 올렸다. 입가가 자꾸 올라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쳐다보지 않았다. 쓸데없는 이야기거나 전혀 제가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거나. “네가 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게 하나 있어.” 그러나 이어지는 그 말에, 차희는 고개를 확 돌렸다. 술기운이 서서히 올라 몽롱했지만 그 말만큼은 제대로 들렸다. 입가가 저절로 풀렸다. 해실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게 뭔데에?” 심지어 말끝도 늘였지만 본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수혁은 그게 귀여워서 피식 웃고 말았다. “가까이 와 봐.” 수혁이 손짓을 했다. 그거에 또 차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온순한 양이 되어서 가까이 다가갔다. 수혁이 차희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가 나긋하니 귓가를 채우고 있는 것만 같았다. “네가 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거. 연애.” “……어?”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뜬 차희가 너무 사랑스럽게 보였다. 당장이라도 붉어진 입술을 삼켜 버리고 싶은 충동을 꾹 억누른 채 수혁은 유혹하는 것처럼 천천히, 느릿하니 입을 열었다. “나랑 연애하면, 돼.” “연애……?” “그래.” 천하의 강차희가 과연 한다고 할까? 술에 취했지만. “그거 하면…… 내가 한수혁을 이겨……?” 차희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오로지 수혁을 이기는 거였다. 눈을 느릿하니 감았다가 뜬 차희는 오로지 한 가지 생각만 들었다. ‘드디어! 드디어 내가 한수혁을 이길 수 있어!’ 이 생각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차희는 빙긋 웃었다. 수혁의 이성을 무너지기 직전까지 가게 한 눈웃음을 지었다. “그래, 할게.” 이길 수 있다는데, 뭐. “하자, 그거.” 연애인지 뭔지, 하면 되는 거 아냐? 이길 수 있다는데! 그리고 차희는 감기는 눈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테이블 위로 엎어졌다.
윤해조
시작은 도희의 말대로 회를 먹고 난 후, 집에 들어와 배를 꺼트릴 겸, TV를 틀자마자 하는 영화를 보던 도중이었다. 나란히 앉을 생각이었지만 태현은 그녀를 자신의 앞에 앉힌 후,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고 있었다. 뒤에서 느껴지는 태현의 뜨거운 숨결에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떤 내용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마 멜로 영화였나 보다. 그 때, 주인공 두 사람이 키스하는 장면 그대로 태현이 돌진을 하듯이 키스를 해왔다. 가볍게 하는 키스인가 보다, 했던 생각은 어느새 어리석은 생각이 되어버렸다. 아까 낮에 했던 키스가 그를 내내 부추기고 있었나 보다. 그대로 불이 붙은 태현은 그대로 모든 것을 태워버릴 것 같은 커다란 불꽃이 되어 그녀를 그대로 삼켰다. 거실에서 TV를 보다가 한 번, 그대로 그녀를 침실 안으로 데리고 가서 침대 위에서 한 번. 두 사람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보여주는 것은 방 안에 가득 찬열기뿐이었다. “……있잖아요, 태현 씨.” 그는 거침없이 그녀를 안았다. 그러나 세심하니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소중히 대해준다는 느낌을 지우지 않았다. 늘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태도였다. 그래서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다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알몸인 그를 알몸으로 대하는 것은 여전히 어색했고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그의 얼굴을, 그리고 두 눈을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될 이야기였다. 태현은 말이 그녀의 얼굴을 매만지고 있었다. 그의 손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아까 전 나누었던 정사가 떠올랐지만 애써 모른 척 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태현은 움직이는 그녀의 입술 위에 엄지를 얹어 그대로 움직임을 쫓고 있었다. “당신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에요.” “그래.” “들어줄래요?” 조심스럽게 묻는 목소리에 태현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이마 위에 쪽, 소리가 나게 부드럽게 입을 맞춰주었을 뿐이다. 여전히 두 눈동자는 그대로 도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태현 씨도 알고 있겠지만…… 일본에서 많이 힘들었어요.” 여전히 그는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고운 미간이 잠깐 일그러졌다. 짧게 소리를 내서 웃던 도희는 그의 미간을 두 손으로 부드럽게 매만지며 펴주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와서 더 힘들었었죠.” 그만 말을 하라 하고 싶지만 꼭 하고 싶다는 이야기라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태현은 속에서 기어 나오는 분노를 애써 잠재우기 위해 조용히 잔잔한 클래식 음악처럼 펼쳐지는 그녀의 목소리를 가만히 들었다. “그리고 어두운 방 안에 빛이 들어왔어요. 문이 열리고 당신이 들어온 거예요.” 여기서 두 사람 모두 첫 만남을 기억했다. 마치 서로에게 각인이 된 것처럼 그 날의 기억은 무서울 만큼 선명했다. “당신은 구원자였어요. 진짜 구원자.” 악마 따위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 겁이 났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저를 대해주는 그 모습에, 처음부터 마음에 담았었어요.” 잃을까봐. 어느 날 빼앗길까봐. 조용히 울려 퍼지는 그녀의 목소리에 물이 묻어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스쳐 지나갔지만 태현은 여전히 입을 다물었다. 뭐라고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말이 떠오르지 않는 제 자신이 너무 무능력하니 느껴졌다. “당신이 주기적으로 들릴 때만을 기다렸었어요.” 태현은 늘 일정 시간에 도희의 방으로 들어왔었다. 그리고서 늘 최 씨에게 밥은 잘 먹는지, 부족한 건 없는지, 전부 도희에 관련된 것들만 묻고 한 번 씩 머리를 쓰다듬고선 돌아갔었다. 그 시간이 가장 달콤했던 시간이었다. “그 집에서 지내면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고…….” 이 부분에서 잠시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던 태현의 손길이 멈추었다. 그에 살포시 도희가 웃으며 그의 손등 위로 손을 얹었다. 따듯한 온기가 전해지는 기분에 태현은 도희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며 두 눈을 바라보았다. 도희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서 더 원하게 되었어요.” 난생 처음 한 사람을 원하게 된 감정은 격정적 파도처럼 급히 몰아쳤다. 악마의 속삭임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었다. 그를 당장 가지도록 해. 명령조에 하마터면 그에게 모든 것을 말을 할 뻔했다. 난 당신을 원해요, 라고. “그런데 당신은 너무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라…… 원할 수가 없었어요. 원할 수 없는 사람을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은 너무나도 아프게 다가왔고, 그래서……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 없었어요.” “…….” “그래서 몰래 도망칠까, 했는데 그 때 태현 씨가 그런 거예요. 뒷문을 항상 열어 두었다고.” “…….” “그 날, 태현 씨가 가고 바로 가서 확인했었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많이 울었어요.” 잠시 쓴웃음을 짓던 도희는 고개를 들어 태현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서 잠시나마 절망의 심연이 보였다. 손을 뻗어 그의 눈가를 매만지며 다시 말을 이었다. “집에서 나온 후, 8년 동안…… 당신을 빠짐없이 매일 생각을 했었어요.” “…….” “힘들었을 때나…… 지쳤을 때나.” 만약 술집에서 일을 하면 언젠간 태현을 만날 것만 같았다. 그를 만나기 위해 간 것은 아니었으나 돈을 벌기 위해 가려고 했을 뿐이다. 단지, 그를 만나게 되면 저를 기억하지도 못 할 것 같았고, 만약 기억을 한다 해도 술집에서 일을 하는 저를 보며 얼마나 기분 나쁜 표정을 지을까, 라는 생각에 마음을 졸였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혹은 우연처럼 만났다. 그러나 그는 기분 나쁜 표정을 짓지 않았다. 오히려 놓칠 수 없다며 서툰 애정 표현을 했었다. 그 누구보다도 솔직하게. “언젠간…… 말을 해주고 싶었어요.” “…….” “고마워요.” “…….” “나를 계속해서 찾아주어서.” 윤해조의 로맨스 장편 소설 『홍염의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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