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우리

우신북스
Free sample

재회를 약속한 그날, 그 장소에서 사시를 패스하고 재경은 하은을 기다리지만 그녀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힘없이 떠나보낸 어린 시절의 첫사랑, 하은. 몇 년 동안이나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해도 찾을 수 없던 어느 날, 재경은 수사 중이던 나이트클럽 안에서 하은을 보게 된다. 「널 좋아해. 아니, 사랑해. 그것도 아주 많이.」 그렇게 고백하던 하은이 낯선 남자의 품에 안겨 있다니. 재경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는데……. 사냥개처럼 온순한 얼굴 뒤에 집요함을 숨긴 재경과 독립적인 고양이처럼 당차지만 속은 여리기만 한 하은의 달콤하면서도 쌉싸래하고 귀염귀염한 연애담! [본문 중에서] 재경은 룸 안에 들어온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키는 자라지 않았다. 그럼에도 높이 치솟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저 킬힐 때문이리라. 여섯 살 때부터 구두라고는 거추장스럽다고 걷기 불편하다고 신지 않았던 여자였다. 그런 그녀가 킬힐을 신고 있었다. 아무래도 변하긴 많이 변한 모양이었다. 특히나, 저 옷. 젠장, 두 눈 뜨고 못 봐 주겠네. 그녀의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슴과 둔부가 몇 해 전보다 농익어 탐스러웠다. 재경은 내심 허벅지를 찌르는 심정으로 그녀의 몸에서 시선을 떼었다. “미안, 오빠는 내 취향은 아닌 것 같아.” 그때 하은이 말했다. 그녀를 이 클럽 앞에서 본 순간 단 한 번도 자신이 사람을 잘못 보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역시나 목소리 또한 하은이었다. 그녀가 몸을 돌렸다. “와서 앉아.” 재경은 나직이 말했다. 그의 말에 하은의 어깨가 움찔했다. 그리고 서서히 몸을 돌려 그를 보았다. “누구야, 당신?” 아마도 믿고 싶지 않은 듯했다. “와서 앉으라고.”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차라리 안 만났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적어도 언젠가 우연히 길을 가다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희망 속에서 살지 않았을까. 그 희망 속 하은은 그녀가 떠나기 직전의 모습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갱이?” “…….” “니 갱이가?” 도저히 믿기지 않은 듯 하은이 몇 번이나 물었다. “아…… 반갑다, 친구야.” 재경이 대답하지는 않았지만 하은이 이미 그임을 확인한 듯 어색하게 말했다. “친구?” 어이가 없으니 오히려 얼이 빠져 버렸다. 무슨 영화를 바라자고 여기까지 들어와 그것도 공무 수행 중에 이렇게 그녀를 불러들였을까? “어, 뭐. 아무튼 반가웠데이.” “야 앉으라는 말…….” 그 자신에게 화가 났다. 울화가 치밀어 목소리조차 갈라져 나오는데 느닷없이 문이 벌컥 열렸다.
Read more

About the author

에로틱한 망상을 그리는 여자. 출간작 산타크로스는 죽었다, 초연, 사라진 마음, 하얀 나비, 비와 롤러코스터
Read more

Reviews

Loading...

Additional Information

Publisher
우신북스
Read more
Published on
Apr 12, 2017
Read more
Pages
450
Read more
Features
Read more
Language
Korean
Read more
Genres
Fiction / Romance / General
Read more
Content Protection
This content is DRM protected.
Read more
Read Aloud
Available on Android devices
Read more

Reading information

Smartphones and Tablets

Install the Google Play Books app for Android and iPad/iPhone. It syncs automatically with your account and allows you to read online or offline wherever you are.

Laptops and Computers

You can read books purchased on Google Play using your computer's web browser.

eReaders and other devices

To read on e-ink devices like the Sony eReader or Barnes & Noble Nook, you'll need to download a file and transfer it to your device. Please follow the detailed Help center instructions to transfer the files to supported eReaders.
이나미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생긴 부채와 맞바꾸듯 그녀를 원한다는 차시현 회장의 집으로 들어간 가영. 5년 전 파티에서 잠시 만난 인연이 전부일 뿐임에도 그녀는 열기 가득한 노골적인 시현의 시선이 낯설지 않다. 게다가 언뜻 그가 그녀를 사랑스럽게 보는 건 무엇 때문인지, 그의 집에서 느끼는 간헐적인 데자뷔며,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그는 그녀를 강렬한 욕망의 불길에 휩싸이게 만드는데……. “한번 들어온 이상 이곳에서 다시는 벗어날 수 없어.” 궁지에 몰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가영과 그녀에게 소유욕을 불태우는 시현의 격정적인 로맨스, 사로잡힌 불꽃! [본문 중에서] “너 여기 오면 어떻게 된다는 거 알고 왔을 텐데?” 속을 꿰뚫을 듯한 그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가영은 눈을 내리깔고 치맛자락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묻잖아, 말해.” 무시무시할 정도로 나직이 말하며 그가 그녀를 빤히 보았다. “제가 솔직하게 말하길 바라나요?” “그렇다고 하면 솔직하게 말해 줄 텐가?” 가영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솔직히. 조금의 거짓도 없이. 너, 나에게 이제 그 정도는 해줄 때가 되었어.” 시현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지만 잔뜩 긴장하고 있던 가영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일단, 탈출구가 필요했어요.” 마침내 가영은 눈을 떠 결심이나 한 듯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사채는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액수이고.” “그리고?” “이젠 덩치들이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그래?” “제가 힘들게 취직해 다니던 학교까지 다녀갔어요. 그들 때문에 권고사직을 당했어요. 그러니 돈을 벌 수가 없고 돈이 없으니 놈들은 더 날뛰고. 악순환이었죠.” 말하다 보니 이상하게 가슴이 미어져 그녀는 조그맣게 흐느껴 울었다. 입 밖에 내고 보니 지옥이었다. 그럼에도 여태 한 번도 운 적이 없었다. 마음 놓고 엉엉 아이처럼 울고 싶었던 적은 많았지만 그렇게 하면 왠지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 더 이상 차고 올라올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 “네?” “네 말은 여길 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왔다는 뜻이겠고, 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느냐고.” “…….” “내가 네 도피처가 되어 주었으면 해?” “네.” 그의 말에 가영은 흔들림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다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이왕 왔으니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후회할 텐데?” “그건 나중에.” “네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모자랄까요?” 하긴 자기 자신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일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지만 자기로 충분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기꺼이 저 남자가 나를 백억 단위로 사줄 것이라고.
©2017 GoogleSite Terms of ServicePrivacyDevelopersArtistsAbout Google
By purchasing this item, you are transacting with Google Payments and agreeing to the Google Payments Terms of Service and Privacy Not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