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인열전: 파격과 열정이 살아 숨 쉬는 조선의 뒷골목 히스토리

· 디앤씨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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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제와 유교적 관습으로 포장된 대로(大路)의 이면에는 시대의 족쇄를 뛰어넘어 자유로운 삶을 살았던 잡인들이 있었다 사대부 가문에서 태어나 천하제일의 타짜가 된 원인손 정조를 목숨처럼 여기던 관습을 정면으로 거스른 난봉녀, 김 씨 100번 넘게 과거에 합격한 유광억 거문고 하나로 평생을 풍류남아로 살아온 이원영 역사는 시대를 이끈 주역(主役)들을 중심으로 기록된다. 그래서 그 시대 민중들의 인생을 엿보지 않으면 당대의 질퍽한 삶을 살필 수가 없다. 그 민중들 중에서 제도와 관습의 굴레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과 재능에 충실하게 살다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잡인’이다. 자유에 대한 열망이 강할수록 도전의 몸부림은 거칠어지고, 좌절의 나락은 깊어만 간다. 안락하고 평범한 삶보다는 자신들의 열정대로 살기를 원했던 잡인들은 끊임없이 조선시대의 제도와 관습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의 삶은 거칠지만 아름답고 열정적이다. 이 책을 통해 뒷골목과 저잣거리를 활보하며 파격적이고 자유로우며 활력 넘치게 살았던 잡인들의 삶 속에서 조선시대의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 안타까운 좌절의 이유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웃음은 호탕하게 눈물은 진하게 그들 심장의 열기가 당신에게 전해질 것이다. ‘잡인’은 잡스런 사람이 아니다. 어느 시대에나 등장하는 사회적 반항아, 기인(奇人), 개성 넘치는 괴짜나 별종들이다. 이들은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이분법적 범주에서 벗어난 제 3영역의 사람들이다. 이 책의 저자 이수광은 이들을 ‘잡인’이라고 지칭했다. 잡인들은 지배층에겐 사회적 문제아나 낙오자이지만, 피지배층인 민중들에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인구에 회자되는 핫이슈를 생산해내는 스타들이다. 이들은 특정 신분이나 계층에서만 등장한 것이 아니다. 엄격한 신분제와 완고한 성리학이 지배하는 조선시대에서 잡인들은 신분과 직업의 여부를 막론하고 각계각층에서 나타났다. 이들에 대한 흔적은 《조선왕조실록》이나 개인의 문집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잡인들은 평범한 사람들은 아니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연예계의 톱스타가 될 만큼 끼와 재능이 넘치고 뜨거운 열정과 야망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었다. 평범한 일상과 함포고복(含哺鼓腹)의 인생에 만족하기엔 재능과 열정이 넘쳐 흘렀던 것이다. 그러나 이 재능과 열정은 조선의 완고한 신분제와 관습 하에서 긍정적으로 발휘되기보다 절망과 좌절만을 안겨주는 불씨였다. 그들은 얌전히 순응하기엔 너무나도 뜨거운 피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저항과 반항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끝은 대부분 불행하고 슬픈 결말로 이어졌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잡인 중에서 ‘조선 최고의 검계, 이영’이나 ‘천하제일의 익살꾼, 정수동’ 같은 인물은 뛰어난 무술실력이 뛰어났거나 학문의 경지가 높았지만 신분의 벽 앞에서 좌절해야 했다. 타고날 때부터 정해진 신분의 장벽 때문에 이영은 협사가 되어 요즘의 조직폭력배 같은 길로 빠져버렸고, 정수동은 그 한을 독설과 술로 풀며 죽을 때까지 방황하였다. 재능이 뛰어날수록 좌절은 깊어졌고, 이 좌절은 사회에 대한 분노로 이어져 삐뚤어진 형태로 표출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말로는 예정된 대로 비참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왜 ‘잡인’에 주목해야 하는 걸까? 어느 사회나 제도적 관습적인 한계와 부조리를 가지고 있다. 이것들은 지배층의 공식적인 기록에서도 드러나지만, 실제로 이 영향을 받았던 피지배층의 삶 속에서만이 그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이들 피지배층 중에서 제도의 부조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대다수의 평민들의 삶보다는 거기에 저항하거나 불이익을 당한 이들의 삶을 조명해볼 때 그 폐해와 모순의 정도를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저자는 각종 문집과 《조선왕조실록》에서 퍼즐 조각처럼 숨겨져 있는 잡인들의 일화를 오랜 기간 동안 추적하여 〈잡인열전〉을 엮었다. 왜냐면 조선시대의 결정적인 핵을 알고 싶다면 사회적으로 제약받고 핍박받으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여 피어난 이들의 삶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출간된 조선시대에 대한 책들 중에서 〈잡인열전〉이야말로 가장 입체적으로 조선의 한계성과 가능성을 새롭게 조명했다고 자부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유쾌하고 엽기 발랄한 재밌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코가 시큼시큼하도록 냄새나는 조선시대의 뒷골목에서 일어난 일들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역사를 빼놓고는 조선의 역사는 완성될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하면 웃음은 호탕하게, 눈물은 진하게 흘리며 살았던 잡인들의 뜨겁고, 짜릿한 삶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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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이수광 1954년 충북 제천 출생. 1983년 〈중앙일보〉에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미스터리클럽 제2회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 수상. 저자는 조선시대 민중들의 진정한 삶을 살피기 위해 뜨겁고 치열하게 살다간 잡인들의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앞으로도 그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생생한 역사서를 집필할 계획이다. 저서로는 장편에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나는 조선의 국모다』,『유유한 푸른 하늘아』,『초원의 제국』,『소설 미아리』,『떠돌이 살인마 해리』,『천년의 향기』,『신의 이제마』,『고려무인시대』,『춘추전국시대』,『신의 편작』,『왕의 여자 개시』외 다수, 단편으로『바람이여 넋이여』,『어떤 얼굴』,『그 밤은 길었다』,『버섯구름』외 다수의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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