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사랑이라니! 사랑이라니! 재옥은 소름끼치는 깨달음에 머리가 아득해졌다. 아냐, 아닐 거다. 재옥은 절박하게 고개를 흔들며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그녀는 어렸다. 겨우 스물이었으니. 이런 어이없는 감정은 그녀에게는 숫처녀와 같았다. 이 생소한 감정을 믿을 수가 없는데도, 그게 사랑인 걸 알았다. “내가 너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있냐?” “없구만이라.” 고개를 흔들며 재옥이 울먹였다. “내가 너 없으면 안 된다고 한 적은 있냐?” “없어라.” 기어이 터트리고 만다. “말혀야 알지, 말 안허는디 지가 어떻게 알겠어라?” 제마는 재옥의 어깨를 끌어당겨 안았다. “말했잖니. 네가 날 지키면 내가 널 지키겠다고. 그 속에 모두 들었는데 내 입으로 말하고도 나조차 몰랐구나.” 이정희의 로맨스 장편 소설 『미운 오리 새끼』 제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