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미래의 남편 어쩔 거야?” “네?” “방금 전, 난 미래의 남편을 날렸다고.” 그제야 이서가 웬 사내와 식사를 하고 있었음을 상기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무엇을 봐도 마흔은 족히 되어 보였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이제 어쩔 거냐고?” “결혼이 그리 급해요?” “뭐?” “그런 노땅하고 결혼을 해야 할 만큼 급하냐고요. 과장 보태 완전 영감님이던데.” “지운 씨 어디가 영감이야? 서른두 살밖에 안 되었구만.” “서른두 살이요? 마흔두 살이 아니고요?” “헤어스타일 때문에 그리 보이는 거지. 이목구비만 보면 완전 동안이야, 왜 이래?” 그 얼굴이 동안? 하긴 조명과 경황 때문에 잘못 보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반대쪽 귀밑에서 아등바등 넘긴 머리카락은 어쩔 건데! 하우스메이트가 된 첫날, 내 심장이 엉뚱한 사람 앞에서 춤을 춘다. 미친! 내 생명의 은인이자 누나인데. -그, 집주인 제도윤- 미쳤어, 미쳤어. 완전 미쳤다고. 어쩌면 녀석의 알몸을 본 게 화근이었을 거야.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 뭐, 바지야 그렇다 치고 드로어즈까지 내렸을 때…… 에비, 또 무슨 상상하는 거야? 그냥 호텔로 돌아갈까? -그녀, 세입자 황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