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킹덤' 이은지 PD와의 만남

영상 및 애니메이션 전공인 디렉터 이은지님은 데브시스터즈에서 컨셉 아티스트로 게임업계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2016년 말에 리드 아티스트 역할로서 ‘쿠키런: 킹덤’ 프로젝트를 초기 멤버들과 함께 발족하였고, 개발 중후반부터는 공동 프로젝트 디렉터가 되어 조길현 PD와 함께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습니다. 게임 제작에 대한 그녀의 열정, 그녀에게 영감을 준 여성, ‘쿠키런: 킹덤'을 통해 그리는 그녀의 세계관을 인터뷰로 만나보세요.
Q. 게임 분야에서 일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무엇인가요?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매력적인 점은 가능한 더 많은 사람들을, 더 많은 곳에서, 더 오랜 시간 동안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모바일의 높은 접근성은 전 세계 국가의 유저분들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하고, 라이브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분들과 함께 즐거움과 추억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이로 인해 유저분들과 저희가 단순히 소비자와 창작자의 관계를 넘어서서 함께 한 세계를 오랫동안 만들어낼 수 있는 관계가 된다는 건 매우 놀랍고 신비한 경험입니다.
Q. ‘쿠키런: 킹덤’은 본인에게 어떤 점에서 특별한가요?
‘쿠키런: 킹덤’을 만들 당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인류 보편의 재미를 찾는다는 최상위 방향성을 놓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쿠키런: 킹덤’의 각국 유저층은 10대부터 50대까지 매우 넓게 분포되어 있고, 성비 또한 5:5를 유지하는 등 균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어요. 이렇게 국가, 인종, 성별, 연령의 구분을 모두 떠나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시작하는 게임을 만들어 낸 것이 제게 주는 의미는 상상 이상으로 큽니다.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즐거운 경험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것이 많은 경계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속에 닿은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Q. 여성이라는 점이 게임 분야에서의 경력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쿠키런: 킹덤'을 만들 때 장르나 타깃의 선정을 우선시하지 않고 너와 나에게 즐거운 경험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개발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는 결국 같은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의 본질과 통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것이 저의 가장 큰 창작 원동력이기도 해요. 저의 이러한 경험이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여성 게임 개발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제게 제작자로서 큰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Q. 본인에게 영감을 준 여성을 한 사람 꼽는다면 누구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영감을 주는 한 여성을 꼽는다면 ‘무민’ 시리즈의 작가 토베 얀손입니다. 무민트롤과 친구들이 살아가는 세계와 그 안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녀가 얼마나 삶과 모험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어요. 혜성이 떨어지고, 집이 물에 떠내려가고, 아무도 깨어나지 않는 겨울이 오는, 아름답지만은 않은 무섭고 쓸쓸한 날들 속에서도 언제나 보석 같은 순간들이 빛나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작품은 언제나 저에게 큰 영감과 살아갈 용기를 주었습니다.
Q. 2022년은 귀하께, 그리고 ‘쿠키런: 킹덤'에게 있어서 어떤 한 해가 될까요?
끝없이 달려나가는 쿠키들의 모험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이 그 안에서 스스로의 자유와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면 너무나 멋진 일일 거라고 상상하며, 그 상상을 동력 삼아 지금까지 이 일을 해오고 있는 것 같아요. 작년 한해 ‘쿠키런: 킹덤’에 보내주신 유저분들의 많은 사랑 덕분에 그 장면이 훨씬 구체적으로 아름답게 그려지게 되었습니다. 2022년에는 그 사랑에 보답하며, 유저분들이랑 추억을 나누며 오랫동안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게임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 해로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