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서, 특히 일본문학은 다른 해외문학에 비해 한국 독자들이 접근하기가 쉬워요. 우리나라와 사회문화적으로 비슷한 면이 많거든요. 그런데 일본 특유의 감성이 있어서 한국문학과는 다른 맛이 있어요. (무라카미)하루키 감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는 일본의 10~20대 얘기지만 한국과 비슷해요. 입시 준비, 동아리 활동, 취업 준비 이런 것들요. 그래서 인물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데, 일본 감성으로 풀다 보니 좀 더 아련해지는 것 같아요. 별 볼 일 없던 어린 시절이 '썸머 필름을 타고!'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거죠. 또 제가 생각했을 때, 일서는 대개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요. 군더더기가 없죠. 그 점도 정말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