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도망치듯 그의 손을 빠져나갔다.
“뭐 하는 거야?”
태오는 혀로 아랫입술을 핥으며 웃었다.
조금 전까지 손안에 쥐고 있던 걸 놓친 아쉬움과 함께 갑자기 아래에서 찌릿하게 느낌이 왔다.
“정말 도망치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
저도 모르게 음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의 어깨가 움찔하고 위로 튀더니 돌아보지도 않고 그대로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아, 안 되지. 이런 식으로 가면 겁먹을 게 빤하다.
“착하게, 얌전히.”
입으로는 주문처럼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뜨거운 피가 펄펄 끓을 것처럼 한군데로 몰렸다.
흉포한 충동을 억누르며 한 걸음 한 걸음, 그녀를 쫓아 걸어가는 그의 허벅지가 돌처럼 단단했다.
진짜 사냥감의 뒤를 쫓는 것처럼 피부가 흥분으로 따끔거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