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있었다.
시체를 태우는 소각장으로 향하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주의 : 1km 앞은 소각장입니다. 혹시 당신이 ‘살아있는’ 좀비라면, 몸을 세우시오.]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디?
“두 번씩 말하는 건 귀찮으니까 한 번에 얘기 들어야죠.”
남자는 내 턱이 부서질 것처럼 아프게 손으로 틀어잡고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은 좀비예요. 방금 부활한 좀비.”
좀비로 부활하자마자, 남자는 나를 공장에 팔아치우는데?
“데이랜드 헌법 제9조. 강한 자는 약한 자 위에 군림할 수 있다.”
내가 속한 7구역은 수탈과 차별이 일상화된 곳이다.
빌어먹을, 이렇게 노예로 착취당하면서 살 수는 없어!
다른 좀비들을 모아서 저항세력을 만들려다 도리어 잡혀버리고 만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나를 팔아버렸던 그 ‘남자’가 나타나 도와준다고 하는데.
“내가 도와줄게요.”
왜, 왜 도와준다는 건데?
“당신 하는 짓이 재밌어서요.”
이 또라이의 도움을 받아서 7구역을 탈출해도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