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 엎드리기. 내가 전쟁터에서 10년을 살아남았던 비결이다. 다른 자들은 전부 목숨 걸고 싸우는데 비겁하다고? 나도 엎어지는 데 목숨을 걸었으니까 마찬가지야. 엎어지는 것도 잘해야 살아남는 거라고, 친구. 아무렇게나 엎어진다고 다 살아남는 게 아냐. 적당한 놈, 적당한 시기, 적당한 위치가 필수라고. 시체가 있고, 피가 고인 웅덩이는 내가 가장 선호하는 장소라네. 아무튼 난 이 빌어먹을 전쟁에서 그렇게 10년을 버티며 살아남았어. 그리고 엄청난 기연도 얻었지. 빌어먹을……. 한세의 퓨전 판타지 장편 소설 『왕의 투구』 제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