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2012 • 107 דקו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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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알 수 없는 아름다우면서 모호한 기운에 사로잡힌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시체안치실,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떠나 보내는 어린 꼬마 남자아이의 청아한 아리아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여러 시체가 누워있는 철 침대 사이로 시체를 닦고 예쁘게 치장하는 꼽추가 보인다. 늘 그렇듯 구급대원들이 시체를 철 침대로 옮기고 아무 말 없이 나가면 이에 개의치 않고 꼽추는 시체의 피를 닦고 양동이에 핏물을 뺀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 가슴이 찢긴 채로 침대에 누워있고 꼽추는 그녀의 가슴을 깨끗하게 수선한다. 이때 시체실 입구쪽 문이 열리면 오토바이 헬멧을 쓴 사람이 하얀 국화 꽃다발을 들고 들어와 자신의 노모를 찾으며 정확하지 않은 저음의 목소리로 서럽게 울어댄다. 몸의 균형이 맞지 않아 뒤뚱뒤뚱 걸으며 꼽추 앞에 다가올수록 헬멧 고글에 낀 서리가 걷히면서 코끼리맨의 얼굴이 보인다. 한편, 시체실 침대 한켠에서는 40대 남자의 기도소리가 들리고 키보드, 기타, 봉고 연주를 하며 찬양을 하는 사람들이 목사의 죽음을 애도한다. 시간이 흘러 다른 침대 공간에서는 이름 모를 시체의 이마에 총을 겨누고 나가는 남자가 있다. 이렇듯 꼽추는 삶 자체가 멀고 긴 황량한 사막을 횡단하는 것처럼 다양한 사연을 지닌 시체들과 부딪히며 살아간다. 태어날 때부터 낙타 등을 갖고 태어난 꼽추는 어려서 자기보다 어린 아들이 있는 양모에게 입양되어 다락방에서 양장 봉제 일을 하며 자랐다. 꼽추에게 있어 유일한 안식은 숙소에서 키우는 화분 속 양귀비를 말려 대마를 태우고 수선한 시체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이런 그에게 완벽한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의붓동생 동배는 안쓰럽고 애틋한 마음을 갖게 한다. 비가 오던 어느 날, 술에 취해 정신을 잃고 길에 쓰러진 동배는 출동 나갔다가 돌아오는 구급차에 밟히고 만다. 우연한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동배의 억눌린 몸통을 보며 절망적인 무게에 짓눌리는 꼽추... 동배의 시신을 정성스럽게 닦고 자신이 만든 옷을 입혀 동배의 시신과 함께 관속으로 들어간다. 꼽추의 하얀 셔츠에 붉은 피가 서서히 번져 아름다운 꽃이 형상화되면 거칠고 강한 화장터의 불꽃이 이들의 관을 둘러싸고 힘차게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