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2023 • 159 mi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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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9년, 즉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 누루하치와 맞닥뜨린 부차전투에서 강홍립 장군이 항복한다. 10,000여 명의 조선 병사들은 포로가 되어 동북의 거친 땅을 개간한다. 그들은 중국에 정착한 최초의 조선인이었다. 1636년 병자호란, 50만 명에 이르는 조선인들이 청나라 병사의 목줄에 매어 중국 심양으로 강제로 끌려간다. 남성들은 팔기군으로, 여성들은 첩으로 팔려나간다. 그들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천하를 뒤흔든다. 1869년 함경도에 대기근이 닥친다. 어디서도 동물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아이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재민들은 살 길을 찾아 강을 건넜다. 오직 살기 위해 새로운 땅을 개간했다. 1894년 참다못한 농민들이 발기한다. 하지만 일제의 의해 죄다 스러져간다. 국모도 몹쓸 짓을 당한 채 흔적 없이 사라진다. 이를 계기로 항일투쟁이 한반도는 물론이거니와 만주 전역을 휩쓴다. 그렇게 만주는 항일투쟁의 본거지였다. 1910년 경술국치 전까지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은 물론이거니와 그 주변의 심양, 단동, 용정, 연길, 하얼빈까지 조선인의 숨결이 깃들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들은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다. 오직 피와 땀으로 놀라운 역사를 개척했다. 뜨거운 피와 뜨거운 땀이 흘렀던 곳, 그 "혈연의 강"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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