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단편소설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고 2012년 장편소설 『능력자』로 오늘의작가상을 받으며 주목을 끈 최민석의 첫 소설집. 등단작인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를 비롯해 작가의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는 7편의 단편이 실렸다. ‘능청스럽고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끝까지 읽게 만드는 필력이 예사롭지 않다’(창비신인소설상 심사평)라는 평이 말해주듯, 끝을 모르는 농담과 능청의 세계가 읽는 이를 어느 순간 무장해제시킨다. 끝을 모르는 농담에 실린 결정적 한방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에 실린 7편의 소설은 하나같이 허무맹랑하고 황당무계하다. ‘유리스탄 스타코프스키 아르바이잔 스타노크라스카 제인바라이샤 코탄스 초이아노프스키’ 같은 터무니없이 긴 이름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은 예사고, 청와대로 돌진할 작정으로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한 일당이 버스중앙차로에 적응하지 못해 엉뚱한 곳을 헤매는가 하면, 부산 사투리를 쓰는 외계인이 서울말을 배우느라 진땀을 흘린다. ‘원숭이 인간’이 등장해 인간답게 살기 위해 남몰래 노력해야 하는 고충을 진지하게 토로하는가 하면, 스페인의 대문호 세르반테스가 작가의 꿈에 나타나 북한군 장교가 등장하는 말도 안되는 소설을 들려주기도 한다. 심지어는 ‘17대 변강쇠’가 독립운동 조직의 비밀 요원으로 등장해 대륙횡단열차에서 괴이한 혈투를 벌인다는 이야기에까지 이르면, 이 작가가 보여주는 발랄한 상상력의 끝이 어디일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