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 서양풍, 오메가버스, 판타지물, 계약, 미남공, 다정공, 헌신공, 까칠공, 츤데레공, 집착공, 사랑꾼공, 미인수, 명랑수, 허당수, 도망수, 얼빠수, 차원이동/영혼바뀜, 오해/착각, 삽질물, 왕족/귀족, 수시점 〈드디어 칼 린드버그가 뒈졌거든.〉 “칼 린드버그......?” 지옥만은 안 가게 해 달라고 빌었는데, 하필 여동생이 읽던 소설의 악역으로 빙의했다! 칼이 알고 있는 건 단지 악역이 ‘죽는다’는 사실뿐. 하여 일단 끔살당하는 것도 막고 망해 가는 린드버그 왕국도 구할 겸 헤네켄 제국의 황태자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는데....... “왕자가 내게 직접 명분을 쥐여 주기를 요청합니다. 국혼, 그리고 우리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 같은 것 말이에요.” “레아 공주는 아직 어리기도 하고. 서로 잘 모르시잖아요.” “나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사람은, 칼 린드버그. 당신입니다.” 나랑 결혼을 해야겠다고? 게다가 애도 낳으라고? 결혼 대상이 남자라는 것도 놀랄 노 자인데 이 세계는 남자라도 임신할 수 있는 설정이란다. “알고 있었어? 내가, 내가 황태자랑 결혼할 수도 있다는 거!” “와, 왕자님. 그것까지 잊어버리셨던 거예요?” 이 되바라진 동생아, 도대체 무슨 소설을 읽고 있었던 거야? ▶잠깐 맛보기 “불처럼 화르륵 타올라서 갑자기 재로 변할 것만 같은 느낌, 혹시 알아?”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다면, 내가 두려운 게 아니라 사랑이 쉽게 식어 버릴까 봐 두려운 거, 맞아?” 칼이 고개를 끄덕이며 볼을 발그레 붉혔고 아드리안은 칼을 거의 든 채 침대로 다시 걸었다. 종알거리는 이 입술을 빨리 막아 버리고 싶었다. 상상력이 과해도 너무 과했다. “정말 세상에 나만큼 괜찮은 오메가가 없어서 그런 거야?” 푹신한 침대 위에 칼을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타는 대신 옆에 팔을 괴고 누우며 아드리안은 말했다. “그냥, 네 발을 묶어 두고 싶었어.” “왜?” 아드리안은 천천히 칼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욕망은 배제하고 애정이 담뿍 담긴 손길에 칼의 입이 다물어졌다. “너는 또 페로몬 얘기냐고 싫어할지도 모르겠지만.......” 칼이 고개를 저었다. 아드리안은 고개를 가까이하고 칼의 귓가에 속삭였다. “네 향기가 좋아서,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맡게 하고 싶지 않았어.” 페로몬은 도화선일 뿐이었다. 서로의 존재를 알아채고 마음에 담을 수 있는 시작점. 칼 린드버그가 된 후 처음으로 페로몬과 애정의 상관관계를 알아낸 작은 입술이 열리며 빼꼼 혀가 마중 나왔다. 그것이 무언의 허락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챈 아드리안이 입술을 마주 대는 것으로 화답했다. 처음으로 연인다운 키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