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부부의 이혼 사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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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령의 여인이 결혼을 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 리담의 수도 라비던.

그 라비던 제일가는 졸부 집안의 유순한 맏딸, 레이알렉시스 르아넬로.

모종의 사고를 당한 그녀는 병석에서 일어나자마자 약혼자를 뻥 차 버린다.


“……죽다 살았다더니 미치기라도 한 겁니까, 알렉스?”

“나한테 차여서 정 마음이 불편하면, 내가 미친 것 같아서 파혼했다고 전해.”


병상에 누웠던 사이 ‘이세계’를 맛보고 ‘독신’을 꿈꾸며 각성한 것이다.

‘아무도 결혼하려 하지 않는 여자’가 되기로!


***


“세상에, 저런 상스러운 말을! 이래서 졸부는 어쩔 수 없나 봐요.”

“어? 근데, 이 중에 정말 귀족이신 분이 있나요? 여자한테는 작위 안 주잖아.”


1년에 한 번 있는 대연회, 레이가 ‘라비던의 마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을 때였다.


“라미엘 루이반 님께서 오셨습니다!”


은발 금안의 조각 같은 미남, 스물두 살에 공작위에 오를 예정인 유력자.

사교계의 천사로 불리는 사내가 등장하자 마녀가 일으킨 소란도 가라앉았다.


“잘했어. 레이알렉시스, 너 오늘 아주 재수 없었다. 이제 너는 개도 안 데려갈 거야!”


그 틈을 타 테라스로 빠져나온 레이가 신나게 자신을 칭찬하며 홀로 식사를 하는데.


“풉.”


등 뒤에서 들려오는, 지금 절대 들려서는 안 될 웃음소리의 주인공은……

연회의 한가운데 있어야 할 ‘라비던의 천사’, 라미엘 루이반이었다!


***


도망치듯 연회장을 빠져나온 며칠 뒤, 레이는 당혹스러운 손님을 맞이하는데.


“영애와 결혼을 하고자 합니다.”

“……뭐라고요?”


무슨 속셈인지, 집에까지 따라와 계약 결혼을 제안하는 라미엘!

레이알렉시스는 과연, 평온한 독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일러스트 ⓒ 비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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