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적 개자식 [삽화본] 3

· 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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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진짜 구제 불능 개자식이야.” 터져 오른 지율의 욕설에 서혁은 나직한 웃음을 짧게 터뜨렸다. “율아. 눈에 힘 풀고 사과나 먹어.” 와사삭, 그의 입안에서 사과가 부서지는 소리가 유달리 크게 들린다. 지율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힘주어 말했다. “난 네가 정말 싫어. 너랑 있는 이 시간도 싫어.” 단언하듯 내뱉은 그녀의 목소리. 그다지 진심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히려 진심이 없던 그녀의 마지막 도발은 그를 정확히 관통했다. 서혁의 눈동자에 서늘한 빛 한 가닥이 스쳤다. 삐딱하게 걸려있던 웃음기가 순식간에 흔적 없이 사그라들었다. 달그락, 그가 포크를 내려놓는 소리가 음산하게 울렸다. 두 사람을 감싼 공기가 순식간에 냉랭해졌다. 지율 혼자 화낼 때와는 완전히 다른 기류였다. “한지율. 오늘 배란일이지?” 꿰뚫을 듯 파고들어 오는 목소리가 음험했다. 질문이 아니었다. 확신하는 물음 새였다. "...그런 거 아니야." 지율이 발 빠르게 부정했지만, 처량하게 흔들리는 목소리를 숨겨내지는 못했다. “그래, 그래서 이렇게 예민한 거군. 정말 싫은 그 개자식한테 안기고 싶어서 몸이 질퍽하게 난리가 났을 테니까…. ” 지율의 양 볼이 불안하게 달싹거렸다. 그녀가 불안할수록 사선으로 기울어진 서혁의 눈동자는 더욱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사냥을 목전에 둔 포식자의 모습이었다. 그가 몸을 일으켰다. "너무 애쓰지 마. 율아. 그래봤자… 넌 내 거니까." 매혹적인 목소리가 다정했다. 그래서 더욱 잔인했다. 지율은 귓가에 흐드러진 그의 숨결을 느끼며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그의 말은 맞았다. 발버둥 치려 할수록 이미 그에게 지독하게 잠식되어 있다는 것만 되새겨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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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명: 골드드럼 * 소개 글: 쓸데없이 팔색조 비첩 도희 그 남자와 네 번째 젖었으면 못 놓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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