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 어린 창문,빗물 고즈넉히 떨어지는 수채화 같은 풍경을 보면
배꽃 같은 그 여자애가 생각난다.
연희수.
그 언젠가 그가 모욕을 주었던 그 아이.
그리고…… 그의 마음을 모른 체 다른 남자와 결혼한 그 여자, 희수가.
흘러간 세월만큼 그는 변했다.
열아홉의 어느 여름날,
수줍은 두 볼을 맞댄 채 그녀를 부둥켜안았던 재영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그는 완전히 흥분해 버렸다.
“나하고 자자고.”
“너…….”
“지금.”
내 사악한 천사.
《그대가 눈물겨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