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사랑은 배꽃처럼’과 ‘아지랑이’에서는 사실적인 사투리가 등장합니다. 현실 속에 충분히 있는 사투리를 대충 흉내만 내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외국어의 자막처럼 설명도 불가피했음을 알려 드립니다. 첫사랑은 배꽃처럼 **본 도서는 〈나오숙과 한용우 1권〉의 개정판입니다.*** 순수를 지향합니다. 그렇잖아도 지치고, 힘들고, 상처받은 이 세상에서, 글로써나마 작은 위로를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합니다. 제아무리 잘난 사람이건, 씩씩한 사람이건 간에, 저마다의 욕심으로 다들 외로워하기 마련이니까요. 표현하는 마음을 좋아합니다. 가슴에 품어 두기만 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은, 상대방에겐 무관심과 똑같은 의미일 수도 있으니까요. 직접 보고 듣지 못했다면 아예 없는 거라고 생각해 버리는 오류를 흔히들 범하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연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 선물이니까요. [ 산골 마을의 12살 친구들. 여우 같은 정순, 터프한 4차원 소녀 순자, 단순하고 소심하지만 그래도 궁금한 것은 절대 못 참는 여주인공 오숙. 비가 몹시 오던 여름날. *가꽁자(‘경사가 급한 비탈길’)를 넘어지고 구르면서 학교에 온 그들에게, 선생님은 하얗고 멋진 전학생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 소년은 과연 누구일까요? 단짝패이자 서로가 첫사랑이었던 주인공들이 사랑을 이루기까지 함께했던 이야기……. ] 아지랑이**본 도서는 〈첫사랑은 배꽃처럼〉의 연작입니다.*** 사람살이는 그리 거창한 무언가가 아닐지도 모르지요. ‘명확한 주제’를 품지 않아도 둥글둥글 구르고, 드라마처럼 극적이진 않아도 오밀조밀 흐르니까요. 언젠간 낱낱이 새기며 그리워할 하루하루. 울긋불긋 불꽃보다는 보일 듯 말 듯 아른거리는 ‘아지랑이’에 더 마음이 갑니다. 산골 마을의 11살 손녀와 할매 그리고 둘도 없는 동무. 둥글삐죽한 하루하루에 숨은 그들만의 이야기……. 할매 “내는 우리 차순이가 맛난 거 묵고 웃는 기, 세상에서 제일로 예삐더라.” 도식 ‘웃기만 하모 누런 이가 빛나는 쟈를 설마 좋아하는 것도 *아일 긴데(‘아닐 건데’), 내가 뭐 때미 그란 기꼬……?’ 차순 “살다 살다 별 소리를 다 듣겄다. 우리가 운제 볼 때마다 인사 챙기는 사이였더나? 오모 오는 갑다, 가모 가는 갑다. 그기 다 그란 기지.” 둥근 달이 떴습니다 [엉뚱한 강달 더하기 철딱서니 이무결은 무엇일까요? 이무결이 이르기를: 난 말야, 우리 형한테조차 털어놓지 않은 기밀이 하나 있어. 가는 곳마다 자주 눈에 띄곤 하던 걔를 처음엔 그저 바라보다가, 나중엔 하는 게 하도 우습고 (그리고 쪼……끔 귀엽기도 해서) 나도 몰래 살짝살짝 살피긴 했었지. 뭐, 그렇다고 꼭 맘이 끌린다는 건 아냐! ‘같이 배우고 익히는 벗으로서, 스물두 살밖에 안 된 네가 자칫 그릇된 길로 가는 건 차마 볼 수가 없어 이 몸이 몸소 널 깨우쳐서 이끌기로 마음먹었어도, 속으로는 아니길 사무치게 바라는 이 곧바른 마음도 모르고 어찌 넌 그리 *발발하게 웃을 수가 있냐? 삼층 쉼터에서 ‘남자 사람 친구들’이랑 어울려 하하 호호 신나게 떠들어 대는 너! 참이 무엇인지 이 자리에서 바로 가리지는 못하더라도, 그래도 거탈로나마 댄 까닭이 날 좋아한다지 않았었냐? 멀리도 아니고 바로 옆 탁자다! 그럼 적어도 마음 쓰는 척이라도 해야지, 친구들 사랑 얘기 그딴 게 뭐가 그리 재밌다고, 쭉 좋아했다던 나는 여기 있는데 ‘저 불한당 같은 놈’ 어깨까지 톡톡 쳐 가며 보란 듯이 웃어 대는 건대? 응? 나 참, 어이가 없어서!’ ※ 되도록 순우리말을 살려 쓰고자 했습니다. ※ 이 글에는 꾸밈없는 진주 사투리가 나옵니다. ※ 순우리말이나 사투리 풀이는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에서 펴낸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을 주로 따랐으며, 순우리말은 *(꽃표)에, 사투리는 #(샤프)에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