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이 사실을 확인하고 전달하는 역할에만 한정되어 있다면, 로봇이 ‘기사’를 쓰는 일은 어쩌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기자를 사실(fact)의 식별과 전달의 주체로만 간주한다면, 로봇저널리즘 체계가 기자를 완전 대체하는 것이 오늘 바로 일어나도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로봇저널리즘에 의한 기자의 완전 대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것은 저널리즘 고유의 특질 때문이다. 로봇저널리즘 체계가 자율적으로 ‘얘기’되는 소재를 기사화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
로봇저널리즘은 알고리즘이 프로그램된 목적에 따라 소재를 수집, 정리, 그리고 기사 형태의 글을 쓰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로봇저널리즘이 부상하면서 그에 대한 공학적 설명이 무성하게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로봇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양식을 인문·사회적 맥락에서 다룬 글은 드물다. 이 책은 저널리즘, 인공지능, 그리고 사유의 체계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복잡한 개념을 포괄한다. 그러나 각 개념의 세부 사항 설명보다는 필자의 관점 제시에 집중했다. 언론 현장의 이야기를 접목시켜 언론사의 미디어 경영 전략에 대한 실제적 이해를 제고한다. 로봇저널리즘을 주제로 국내 첫 박사학위 논문을 받은 저자는 10년간 언론 현장에서 기자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