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시와사상」으로 등단하였으니 2018년 올해로 시력 활동 20년을 맞은 김언 시인. 3부로 나뉜 이번 시집에는 총 49편의 시가 담겼다. 시 한 편 한 편이 짧은 단편소설처럼 선명한 서사를 자랑하기도 하고, 시 구절구절이 정확하면서도 논리정연하게 이어짐으로 인과관계의 설득력에 충분한 힘을 얹고 있기도 하다.
김언 시인은 쓰고자 하는 작심에서 언제나 손을 탈탈 터는 사람이다. 그는 일단 쓰는 사람이고 쓰면서 제 문장을 좇으며 그 문장에서 절로 태어난 사람들과 함께 ´살이´를 하고 끝끝내 그 운명을 함께하는 사람이다. 시에 등장하듯 ´예민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는 의리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책임을 진다는 것, 그러니까 그의 시에 ´그냥´은 없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