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낱말들: 닮은 듯 다른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열여섯 가지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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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양말을 신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커피를 마시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상은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주의 깊게 살피기 어렵다. 만약 일상을 구성하는 여러 낱말들이 때마다 하나씩 우리 앞에 놓이고, 그 낱말들로 각자 짧은 에세이를 쓰기로 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양말을 신으려다 문득 인간이 언제부터 양말을 신게 되었는지 궁금해지거나, 오래전 어느 날 허기진 내 앞에 정성껏 차린 밥상을 놓아준 누군가를 떠올리게 될지 모른다.


글을 쓰고 공연을 하며 변호사로 일하는 김원영, 독서교실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김소영,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이길보라, 동물복지를 공부하는 수의사 최태규. 각자의 분야에서 고유한 시각과 분명한 목소리를 드러내온 네 명의 작가 앞에 2주에 한 번 새로운 낱말이 도착했다. 일상의 사물이나 경험을 가리키는 낱말들을 받아든 네 사람은 오늘의 내가 되기까지 통과해온 삶의 여러 순간과 오랜 시간 곁을 지켜준 소중한 존재들, 각기 다른 몸과 마음, 감각으로 경험한 세상의 모습을 글에 담았다. 네 사람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다른 시각으로 쓴 커피, 양말, 아침 이야기를 읽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커피, 양말, 아침 이야기를 궁리하게 된다. 빙 둘러앉아 소곤소곤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던 네 명의 작가가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옆으로 자리 하나를 내어주는 다정한 권유를 담은 책이다.

About the author

골형성부전증으로 휠체어를 탄다. 열다섯 살까지 병원과 집에서만 생활했다. 검정고시로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의 중학부와 일반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일했으며,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에서 연극배우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랑 및 우정에서의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 [인정투쟁―예술가 편] 등에 출연했다.


한편에는 장애, 질병, 가난을 이유로 소외받는 동료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좋은 직업, 학벌, 매력적인 외모로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동료들이 있다. 그 가운데서 진동하듯 살면서, 또 사회학과 법학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장애인 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고민을 여러 매체에 글로 썼다. 지은 책으로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인문의학』(공저) 『희망 대신 욕망』이 있다. [한겨레]와 [시사인], [비마이너] 등에 글을 쓴다. 2019 년 [시사IN]에 ‘김초엽, 김원영의 사이보그가 되다’를 연재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출판사에서 어린이책 편집자로 10년 넘게 일했다. 지금은 독서교실에서 어린이들과 책을 읽고 있다. 『어린이책 읽는 법』, 『말하기 독서법』 등을 썼다.


저자의 독서교실을 찾은 아이들은 무엇보다 책 읽기의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되는데, 그 비결은 ‘말하기 독서법’에 있다. 책을 읽은 후 아이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고 실제로 도움 되는 활동은 ‘말하기’다. 책을 읽고 내용과 느낌,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책 읽는 재미를 알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면 읽기 능력이 생기고, 읽기 능력이 생기면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레 공부머리도 트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평생 책을 가까이하는 독자이자 교양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저자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독서 교육의 필수 지침과 구체적인 방법을 『말하기 독서법』에 담아내었다.

글을 쓰고 영화를 찍는 사람. 농인 부모 이상국과 길경희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 아시아 8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 밖 공동체에서 글쓰기, 여행, 영상 제작 등을 통해 자기만의 학습을 이어나갔다.‘홈스쿨러’, ‘탈학교 청소년’ 같은 말이 거리에서 삶을 배우는 자신과 같은 청소년에게 맞지 않다고 판단해 ‘로드스쿨러’라는 말을 제안했고, 그 과정을 2008년 자신이 제작하고 연출한 첫 영화 [로드스쿨러]에 담았다. 2014년에는 농인 부모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담은 장편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2018년에는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둘러싼 서로 다른 기억을 담은 영화 [기억의 전쟁]을 만들었다. 지은 책으로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반짝이는 박수 소리』, 『길은 학교다』, 『기억의 전쟁』(공저), 『우리는 코다입니다』(공저) 등이 있다. 2021년 네덜란드 정부가 전 세계 여성 리더에게 수여하는 젠더 챔피언 상을 받았다.

가축을 다루는 수의사로 10여 년 동안 일하다 동물 복지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어서 영국의 에든버러대학교에 다녀왔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사과정. 동물복지를 공부한다. 동물복지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대학에서 동물 복지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가축으로도, 야생동물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웅담 채취용 사육 곰을 구하기 위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평소에 접하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동물 복지가 필요한 세상 구석구석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어서 함께 『관계와 경계』, 『동물이 건강해야 나도 건강하다고요?』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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