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상실의 아픔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바칩니다. 알고 보면 마성남, 제동 오빠에게도 잊지 못할 첫사랑이 있었다면? 힐링 콘서트를 펼치며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에게 보내는 답가. * * *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마음의 설렘을 몸이 알아챘기 때문일까? 오늘은 스타의 친구를 찾아주는 방송에 출연하는 날. 오랜만에 일렁이는 가슴속의 두근거림. 나는 사춘기 소년이 된 것 마냥 허둥지둥 하다. 1991년 봄, 대구 달성고등학교 나에게도 '수지' 같은 첫사랑 여친이 있었다. 그녀를 처음 봤을 때 마치 영화에서 주인공이 후광을 비추며 원샷으로 카메라에 들어온 것처럼 내 눈앞에 도드라져 보였다. 얼마 후 그녀와 기적처럼 만나게 되었다. 내 주제에 무슨 여자를 사귀겠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찻집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이 노래 아세요?" "물론이죠." 나는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러자 그녀도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닌가. 노래 선율을 타고 찻집은 투명하게 울렸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어 자욱하게 내려앉은 먼지사이로 귓가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그대 음성 빗속으로 사라져버려 때론 눈물도 흐르겠지 그리움으로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외로움으로 집에서는 제일 어리지만 우리 집안에서는 유일한 남자이자 장손인 나는 제주가 된다. ‘아부지 왜 그렇게 일찍 돌아가셨습니꺼. 하루라도 생전에 아부지 얼굴을 볼 수 있으면 좋겠심더. 그러면 제 삶이 조금은 달라졌을텐데. 누나들은 최소한 아부지 얼굴은 알지 않습니꺼? 저는 이게 뭡니꺼?’ 대학입시를 치르고 보기좋게 낙방한 나 여친에게도 헤어지자 말한다. 영문을 알 수 없는 그녀를 놔둔 채 11년 후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제동씨세요?" 그녀였다. 알고 보면 마성남, 제동 오빠에게도 잊지 못할 첫사랑이 있었다면? 힐링 콘서트를 펼치며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에게 보내는 답가. 김제동의 첫사랑, 後 마음 속 상실의 아픔을 가진 모든 분들께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