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일어나 보니 갑자기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계엄을 선포한 직후, 앞으로 대통령으로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요.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나 있을까요?
<말해야만 한다.>
지금으로부터 15년뒤 12.3일 주인공은 한남동에서 퇴근하는 딸을 데리러 나옵니다. 그러다가 12.3일을 기념하는 시위대 인파속에 갇히게 되는데요. 이 둘은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요
작가의 말
이 소설은 나에게 스스로 주는 면죄부이면서,
나 대신 추운 거리에서 응원봉을 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사과문이다.
‘말해야만 한다’는 글밖에 없는 사람의 시위다.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좌절감 대신에,
우리는 어떤 수단으로라도 말야해만 한다는 의무감이었다.
그리고, 이 소설은 전 국민이 일상을 빼앗긴 이 격동의 순간이,
오랜 시간의 무게에 짓눌려 얇은 한 줄의 역사로 무미하게 건조되기 전에, 지금을 살아가는 내가 남기는 증언이다.
소설이 가지는 힘으로 시간을 멈춰서 지금 내가 느끼는 분노와 답답함, 불안 등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싶었다.
계엄과 같은 중대한 사태 앞에서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보통 사람은 무엇을 빼앗기는지도 모르고 빼앗긴다.
자유로운 분위기, 생각 같은 것은 모든 문화와 기회의 토대이고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 독재자들은 그런 것을 확실히 빼앗을수록 더 오래, 더 강력한 부와 권력을 누리며 살아간다.
계엄이 성공했더라면,
그들이 한순간에 죽이고 말 야당 정치인이나 언론인에게 빼앗으려고 했던 것은 그들이 가진 재산 같은 것이 아니다.
그들이 막아선 보통 사람의 권리, 평등, 자유를 빼앗기 위한 것이다. 결국 우리 손에 쥔 무형의 것들을 독차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 시대, 보통 사람들의 복장이 터지는 심정을 조금이라도 생생하게 증언해야 했다. 말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