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여기 이 줄은 무슨 소릴 내느냐?” 가랑을 가두듯, 등 뒤에서 꼭 끌어안은 자세로 설륜이 여섯 번째 줄을 퉁 하니 튕기며 말했다. 사르르 목덜미를 간질이며 그의 더운 호흡이 내려앉았다. “그건…… 징입니다. 첫줄은 청, 둘째 줄은 흥, 세 번째 줄은 둥…….” 어색하고 낯선 기운을 몰아내기 위해 가랑은 설륜의 가슴에 안긴 몸을 가야금 쪽으로 살며시 당겨 앉았다. 하지만 그녀가 물리는 간격만큼 그가 몸을 당겨왔다. 가만가만 가랑의 양 옆구리 사이로 팔을 뻗어 넣은 그는 그녀의 정수리에 파묻고 있던 고개를 들어 뽀얀 뒷목덜미와 귓불사이에 턱을 괸 자세를 하고선 가야금위에 놓인 가랑의 고운 손을 보았다. 작고 아담한 어깨너머로 보이는 치맛자락 위를 가로지르며 놓인 열두 줄 현악기가 사뭇 그윽한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그렇게, 가야금을 가르쳐달라는 핑계로 자연스럽게 다정히 가랑을 껴안은 설륜은 가랑이 줄을 튕기면 그녀를 따라 현을 튕겼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그의 입술과 눈빛은 타오르는 욕망의 불길을 어쩌지 못한 채 그녀의 귓불과 보드라운 목덜미에다 연신 뜨거운 입김을 쏟아 붓고 있었다. 벗의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 대가야 최고의 검사(劍士)이며 패망한 왕국의 태자, 설륜! 차기 풍월주를 노리는 신라의 부제 화랑, 노선검. 순정적이고 아름다운 여자 김가랑. 가야금 선율처럼 아련하고 애틋한 세 남녀의 치명적인 사랑! #고수위, #역사로맨스, #애잔물, #절륜남, #카리스마남, #소유욕, #독점욕, #삼각관계, #원나잇, #왕족, #귀족, #순정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