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유지되는 세상에 던지는 다른 목소리
우리는 비정규직이거나, 이들의 노동으로 유지되는 사회를 살아간다. 그럼에도 ‘비정규직’은 법에 보장된 노동권을 누리지 못하고 사회적 보호에 취약하다. 임금이 낮아 오래 일하며, 그 결과 사회적 관계에서 고립된다. 더 많은 권리가 필요한 이에게 가장 적은 권리가 보장되는 현실에서, 비정규직은 열등한 ‘신분’이 된다. 그러나 사회를 나빠지게 하는 게임의 룰은 그들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적용된다. 이 책은 ‘비정규직 사회’를 보여 주는 한편,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아이러니를 넘어선 세상을 상상한다.
저자 : 김혜진
2000년 ‘파견철폐공동대책위원회’에서 시작한 비정규직 운동을 지금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에서 계속하고 있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에, 존엄과 평등을 파괴하는 비정규직 사회에 맞서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의 집행위원으로 일하면서, 크레인 위의 농성장에서 희망의 꽃을 피운 ‘희망버스’를 함께 만들었고, 권리를 찾고자 싸우는 이들이 모인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향한 공동투쟁단’에서 오랫동안 동고동락하기도 했다. 지금은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의 정책팀장도 맡고 있다. 이 모든 세월은 눈물과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희망을 발견하고 이를 만들어 가는 시간이었다고 믿는다. 노동자들이 행복한 사회를 이루는 데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되기 위해 앞으로도 긴 날들을 눈물과 웃음으로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