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그래. 만나거라.” 혁은 코웃음을 쳤다. 믿지 않았다. 어떤 조건을 갖다 붙일지 궁금할 뿐이었다. “대신 선보고 결혼한 다음에.” 서 회장이 아들을 바라보며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대체, 이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알고 있는 것일까? 혁에게 은설은 자신이었다. 수많은 여자 중 하나가 아니라, 전부였고 세상이었다. 이토록 소중한 여자를 세컨드로 만들어야 한다니.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함께여야만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자이자 파괴자였으니까. 질기고 아프지만 함께여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