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읽기에 걸맞은 새로운 형식과 현대적 번역
한글세대를 위한 우리 시대의 ‘동문선’
우리 고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등의 중견 학자를 비롯해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의 신진 학자들이 참여한 선집이다. 선인들의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 지혜가 스민 우리나라의 고전 한문 명문 중 현대인에게도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감동을 주는 글들을 가려 뽑아 현대어로 옮기고 풀이했다. 한 권당 일곱 편씩 번역문과 해설, 원문을 함께 실어 구성했으며 매달 세 권씩 전자책으로 출간된다.
47권에는 광해군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손꼽힌 김득신의 글 4편과 영조 대 대표적 문인 남유용의 글 3편을 함께 실었다. 김득신은 어려서 무척 노둔하여 부단한 노력으로 문단에 우뚝한 성취를 거둔 인물로서 첫 번째로 실린 「내가 읽은 책의 종류와 횟수」에서 그의 독서 편력과 꾸준한 글공부를 엿볼 수 있다. 그 외에 「사기 술잔 이야기」, 「괴로운 비에 관한 기록」 등 짤막하면서도 오밀조밀 그의 생각을 담은 글들을 만날 수 있다. 한편 노론 벌열가의 자제였지만 여항의 문인 예술가들과 교유했던 남유용은 「달마도」로 유명한 화가 김명국의 삶을 「미친 화가 김명국」이라는 글로 남겼다. 그의 다른 글 「서호 유람의 흥취」, 「원대한 글쓰기」 등에서는 18세기 초 새로운 문학 변화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