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야한짓

· 도서출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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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이어진 정략결혼의 끝이 보인다. “우리 이혼해요.”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에게 등을 보이며 쿨하게 돌아섰는데, 이게 무슨 개 같은 일인지. 송하영이 아니면 좆이 서질 않는다. 자위도 해보고 병원에도 가봤다. 말 그대로 별 짓을 다 해봤는데 그녀가 아니면 몸이 반응하지 않는다. -하영아. 그와 어울리지 않게 갑자기 들려오는 다정한 목소리에 하영은 경계심을 가득 품고 물었다. “왜, 왜요?” -나 너 때문에 인생 종 친 거 같아. “무슨 말이예요. 그게?” -너랑 헤어지고 병신 됐어. 아예 발기가 안돼. 나 좀 살려주라. 니 생각을 해야 겨우 서. 하영은 너무 놀라 숨이 턱 막혔다. 그와 결혼 생활을 하면서 가끔 성관계를 하긴 했었다. 그 때 그에게 기능적인 문제는 없었다. 그녀에게는 의무적인 부부관계였고 민준도 분명 똑같았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내가 없으면 서질 않는다니? 이게 무슨 저질스런 장난인가. “장난치지 말아요. 저 한가한 사람 아니예요.” 하영은 짜증스레 전화를 끊고 무음으로 돌려 놓았다. ** 그의 머릿속에서 자꾸만 하영의 웃는 모습이 재생된다. 그리고 자신의 아래 깔려 신음했던 그날 밤, 호텔방에서의 모습도……. 풀린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던 야한 얼굴. 흐트러진 긴 생머리, 하얀 피부와 부드러운 살결, 박아댈 때마다 미친 듯이 흔들리던 가슴까지도. 정말이지 사람을 환장하게 했다. “돌아 버리겠네.” 머릿속에서는 난잡했던 그날의 섹스가 계속해서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하영이 자신을 끝까지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창살에 뚫린것처럼 고통스러웠다. 대체 갑자기 왜 이렇게까지 아내에게 미쳐 버렸는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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