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친구는 퇴마사 - 상: 한뼘 로맨스 컬렉션 2

윤잔디

2017年11月 · 한뼘 로맨스 컬렉션 第 2 本图书 · 젤리빈

电子书

页

关于此电子书

<책 소개>

#현대물 #판타지물 #초능력 #초월적존재 #복수 #재회 #첫사랑 #친구>연인 #달달물 #성장물 #추리/미스터리/스릴러

#능력남 #다정남 #순정남 #순진남 #무심남 #존댓말남 #뇌섹녀 #능력녀 #상처녀 #순정녀 #순진녀 #건어물녀 #무심녀 #도도녀

영달은 귀신을 볼 줄 아는 남자다. 그 능력을 살려서 현직 퇴마사로 일하던 영달이 허리 수술을 위해서 찾은 병원에서, 어릴 적 인연이 있던 은환을 다시 만난다. 어릴 적 영달은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가, 옆집에 사는 은환을 괴롭히던 귀신을 쫓아서 그녀의 병을 낫게 해 준 적이 있다. 그러나 너무 어릴 적 일이고, 사건 이후 은환이 멀리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재회한 은환은 영달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은환을 다시 만난 기쁨보다 영달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은환의 주위에서 어슬렁거리는 귀신의 그림자이다.

어엿한 직업인으로서의 퇴마사와 귀신들이 끊이지 않는 정형 외과 의사의 로맨스가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펼쳐지는 중편 소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로맨스 - 한뼘 로맨스 컬렉션.

<목차>

[상권]

표지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2.7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60쪽)

[하권]

표지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3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62쪽)

<미리 보기>

[내 남차진구는 퇴마사 - 상]

남자는 병원에 들어섰다. 고질병인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기 위해서였다. 남자는 병원을 좋아하지 않았다. 병원에 들어서면 금방 피곤해졌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남자에게 보였고 들렸다.

'모른다. 안 보인다. 내 앞에 알짱거리지 마라. 난 너희들 도와주러 온 게 아니다. 허리 수술하러 온 거다.'

남자는 오른쪽 주머니에 넣어 놓은 염주를 만지작거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1인실인 302호에 들어섰다.

'다행히 여기는 아무도 없군'

남자는 교회에서 가지고 온 십자가와 성당에서 가져온 성수, 주머니에 있던 염주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여기서 이것들을 절대 쓰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조용히 수술만 받고 끝나기를 바랬다.

그동안 남자는 무척이나 바빴다. 대기업 사모님이라는 분의 일을 처리해 준 후로는 돈 되는 일들이 많이 들어와 남자는 눈코 뜰 새없이 바쁘게 일했다. 그러다 지병인 디스크가 심해져서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이렇게 된 것 한달 푹 충전하고 돌아와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쉬는 곳이 병원이라면 그게 과연 쉬는 게 맞을까? 남자는 걱정이 됐다.

병실에서 환복하고 남자가 멍하니 누워 제발 병원에서 아무것도 안 보고 안 듣고 조용히 수술만 받고 돌아가게 해 달라고 또 바랬다. 그때 의사가 간호사와 함께 병실로 들어왔다.

"과장님이 몸이 안 좋으셔서 병가 내셨어요. 그래서 수술은 여기 계신 이은환 선생님께서 해 주실 거예요."

꽤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 의사였다. 인물이 좋군. 게다가 직업이 의사니 자기 잘난 건 당연히 알고 있겠네.

얇은 쌍꺼풀이 있는 큰 눈과 잡티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 윤기나는 머리카락까지 외모적으로 모난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의사로서 으레 친절한 미소 따위는 없는 걸 보니 꼿꼿하고 사무적이겠구나, 지레 짐작하는 사이 어디서 본 거 같기도 한데... 남자는 생각했다.

"우선 물리치료 좀 하면서 상태를 지켜보죠. 경과보고 수술할 상태가 되면 그때 합시다."

의사는 남자의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허리만 몇 번 눌러보다가 성의없이 말했다.

그때, 남자는 보았다. 그리고 들었다.

[어? 너 나 보이지? 그치?]

의사 어깨위에 올라가 있는 귀신이었다. 왜 하필 매일 봐야하는 담당 의사에게 붙어 있는 귀신이란 말이냐. 이걸 쫓아야 돼 말아야 돼. 남자는 최대한 귀신의 시선을 피하면서 의사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최, 최대한 빨리 수술을 했으면 좋겠어요."

남자는 급했다.

"수술이란 게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의사는 단호했다.

"제가 좀 바빠서요... 그러지 말고 당장 내일이라도..."

"그럼 지금이라도 다른 병원 가보시죠. 경과 지켜보고 수술합니다, 저는."

의사는 그제서야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을 마주치니 다시 알겠다. 확실히 예전에 본 적이 있었다. 언제인지는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의사는 몸을 홱 돌려 병실을 빠져나갔다. 의사는 어깨가 아픈 모양인지 오른쪽 손으로 왼쪽 어깨를 몇 번이나 주물렀다.

'그게 그렇게 주무른다고 될 일이 아닌데... 에휴, 어쩌다가 저런 귀신이 붙었나 몰라...'

남자는 지금 어깨에 귀신을 달고 있는 의사 걱정을 할 때가 아니었다. 남자는 귀신 보는 능력이 있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유일한 재능과 남다른 장기를 모른 체 할 수 없어 청년 실업 70만 시대에 남자는 당당하게 퇴마사라는 전문직 종사자가 됐다. 비록 처음 만난 사람에게 말할 수도 없고 보험 가입할 때 직업란에 무슨 직업을 써야 할지 난감했지만 돈 버는 일이니 감수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에 귀신은 많고 남자는 그 귀신을 쫓는 퇴마사였다.

***

다음날 물리치료를 끝내고 경과를 보러 진료실에서 갔다. 의사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오른쪽 눈 밑에 조그마한 상처가 있었다. 원래 피부보다 한 톤 더 밝은 새끼 손톱 만한 길이의 상처였다. 그 상처를 보니 의사가 누구인지 떠올랐다.

"선생님. 어렸을 때 크게 열병 앓았죠?"

남자는 재미있는 기억이 났다는 들뜬 얼굴로 말했다.

"웬만한 어린애들은 열병 앓고 자랍니다. 뭘 그렇게 새삼스럽다는 듯이-"

차트를 보며 남자의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의사는 대답했다.

"그 수준이 아니죠. 그래서 학교도 남들보다 1년 늦게 들어갔고. 병원 가서 검사란 검사도 다 받아 보고 어머님 다니시는 교회에서 세례도 받고 뭐 통한 게 없었을 거예요. 그러다가 동네 꼬마 한 명이-"

"그, 그걸 어떻게...?"

"바로 제가 그 꼬마거든요."

남자는 진료실 탁자 위에 턱을 괴고서는 의사를 바라보았다. 씩 웃는 남자의 표정이 의사는 기분 나빴다.

<한뼘 로맨스 컬렉션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