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인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sex frigidity). 도화에겐 숨기고 싶은 약점이자, 트라우마다. “재미있었냐? 나 혼자 흥분해서 날뛰던 모습 보니까, 재미있었어? 아주, 우스웠지?” “나, 기연 씨 사랑해.” “사랑? 섹스 없는 사랑이 사랑이야?” 가랑비처럼 젖어드는 사랑을 원하는 도화와 달리 남자들은 늘 그녀의 몸을 갈구했다. 불타는 사랑 뒤엔 항상 섹스를 원했다. 상처 받기 싫어 습관처럼 선을 긋던 어느 날, 낯선 남자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게 시작된 사랑은 서서히 스며들었다. “젖게 하는 거, 나한테 쉬운 거냐고 물었잖아.” “…….” “난 그 질문이 자꾸 머릿속에 남더라고. 그래서 누나 생각하면서 자위도 했어.” 첫 흥분, 첫 쾌락, 첫 오르가즘. 모든 게 처음인 도화는 그렇게 흠뻑 젖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