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개와 재매개의 패러다임을 깨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 뇌파 커뮤니케이션
정보 통신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쉽고 빠르게 타인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우리는 엄청난 양의 커뮤니케이션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고, 서로의 오해를 줄이고 소통을 더 원만하게 할 것이라는 합리적 기대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화와 불통의 시대를 살고 있고, 사람들 간의 실제적인 소통은 더 힘들고 어려워지는 듯하다. 그 내막에는 소통의 역설이 있다. 소통의 양적 증가에 비해 그 질적 차원에서는 매개와 재매개라는 기존의 소통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존 언어를 통한 대인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비판적으로 점검하고, 그 대안으로 뇌파를 통한 직접적인 대인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제안한다. 뇌과학에 기초한 뇌파 커뮤니케이션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컴퓨터와 뇌를 연결한 뇌-컴퓨터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부터 아직 구현되지 않았지만 우리가 상상해 왔던 텔레파시의 형태까지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예고한다.
머지않아 다가올 포스트휴먼 시대는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이 뇌파와 뇌를 통해 생각만으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이나 기계뿐만 아니라 이질적인 소통 수단과 체계에 의해서 서로 소통이 불가능했던 동·식물과도 그렇다. 그 결과 인간, 로봇, 그리고 동·식물을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이 서로 소통하고 융합해 증강된 대인커뮤니케이션 생태계가 탄생될 수도 있다. 이 책은 우리 사유에 익숙한 전통적인 대인커뮤니케이션과 크게 다르기에 다소 불편하고 불안해 보일 수도 있는 포스트휴먼 대인커뮤니케이션 시대의 등장을 생각하며 그 특징과 구조를 이해하려는 하나의 사유적 체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