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대구의 원로 예술인 17인과의 인터뷰를 엮은 것이다. 대구광역시 문화예술회관에서 발행하는 지역문화정보지 월간 『대구문화』의 편집장인 저자가 그동안 진행해왔던 인터뷰를 기초로, 추가 인터뷰를 하고 자료를 정리하여 책을 펴냈다. 인터뷰한 인물들은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사진가, 무용가, 판화가, 화가, 작곡가, 문학인, 지휘자, 극작가, 연극인, 조각가로서 대구에서 살아가며 문화와 예술에 인생을 바쳐온 이들이다. 인터뷰를 했던 원로 예술인들 중에는 그 사이 세상을 떠난 분들도 있고, 현재에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분들도 있다.
이제 사진비엔날레가 열리는 도시가 된 대구에서 사진 역사의 중심을 지켜온 강상규부터 판화가 예술로 인정받기까지 외롭고 힘든 길을 걸었던 김우조,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정점식 등에 이르기까지 대구의 문화예술계를 지켜온 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원로 예술인들은 예술이라는 화려한 모습 이면의 외로움과 고뇌, 기쁨과 보람 등을 진지하게 들려준다. 그들의 삶에 찬란했던 순간들과 그 뒤에 숨은 그림자를 따라가다 보면 화려한 경력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노력의 시간들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원로 예술인들의 삶을 대하는 자세와 그 발자취에서 그들이 추구해온 예술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대구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경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에서 현대희곡을 전공했다. 2000년부터 대구 문화예술계에 발을 내디뎠고 현재까지 월간지 《대구문화》 발간을 맡아 문화예술계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문화공간이라고는 시민회관(현 대구콘서트하우스)과 대구문화예술회관 그리고 몇 개의 소극장과 화랑만 있던 시절에 활동을 시작해서 급격히 팽창하는 문화예술현장을 지켜봤다. 2020년부터는 《대구문화》 발간과 함께 향토 문화예술 현장의 다양한 사료들을 수집·보존하는, 대구시 문화예술 아카이브 구축 준비 작업을 맡고 있다. 향토 원로예술인들을 인터뷰한 글들을 모아 『대구, 찬란한 예술의 기억』(한티재, 2012)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