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을 고도로 계산된 서사와 이미지들의 배치를 통해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소설가 박성원의 네 번째 소설집. 저자는 이미 세권의 소설집을 상재해 기발한 발상과 실험정신, 개성 있고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사실과 환상이 뒤엉키는 세계를 형상화해냈다는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가 4년 만에 펴내는 네 번째 소설집『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는 그러한 독특한 소설세계를 더 단단히 더 고집스럽게 직조해냈을 뿐만 아니라 철학적 사유와 시간론, 그것에 염세주의적 블랙유머가 절묘하게 아우러져 한층 다채롭고 폭넓은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추천글
여기 낯설고 허를 찌르는 듯한 이야기들이 있다.「캠핑카를 타고 울란바트로까지」를 읽어보라. 흥미로워서 단숨에 읽혀버린다.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를 읽어보라. 뭔가에 홀린 듯 역시 단숨에 읽혀버린다. 그리고 고적함과 기이함이 동시에 여운으로 남는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 듯 보이면서 아주 독립적이다. 냉소적인가 하면 따뜻하고 활달한데도 치밀하다.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화자들은 이미 우리가 가보지 않은 미래를 살고 있기도 하다. 작가 특유의 철학적 사유와 비극적 세계관, 블랙유머가 뒤섞여 창출해내는 고독한 인간들은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의 허를 찌른다. 이 소설들이 내뿜는 독특함을 미래 소설이라 이름 붙일 수 있다면 시간 바깥에 정착을 시도하는 새로운 유목민은 이미 탄생한 것이 아닐까.
- 신경숙(소설가)
박성원
1994년『문학과사회 가을호에 단편소설「유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이상(異常) 이상(李箱) 이상(理想)』『나를 훔쳐라』『우리는 달려간다』이 있다. 2003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Beletristika i književn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