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간 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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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유린적 몸수색 등 시대의 어두운 면을 들춰낸 영화 〈도시로 간 처녀〉는 김승옥 작가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버스회사와 안내양의 취재를 통해 완성한 오리지널 시나리오다. 따라서 시대의 어두운 면을 대작가의 예리한 눈으로 직접 목격한 작품으로 작가의 감수성과 문학성까지 겸비한 명작이다. 모든 버스에 안내양이 있던 시기에 버스와 버스회사에서 행해지는 삥땅과 뒷거래 그리고 안내양에 대한 인권유린적 몸수색이 자행되는 현장을 고발한 영화다. 세 여자의 인생관과 사랑방식 그리고 삶의 아픈 모습들 이 영화는 버스 안내양의 삥땅과 몸수색 때문에 사회 문제가 되었던 화제작이다. 작가는 안내양으로 출연한 유지인, 금보라, 이영옥은 인생관과 사랑의 방식 그리고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묘사한 예리하면서도 감성적인 필체가 돋보인다. 또한 20대의 옛 띤 세 여자의 모습과 청순함이 화면을 꽉 채운다. 이문희(유지인 분)는 시내버스 안내양이 되어 정직하게 일할 것을 다짐한다. 어느 날 회사 측이 안내원 숙사를 뒤지고 사물까지 수색하며 안내양의 몸수색이 행해지는데... 이제는 ‘안내양’이나 ‘삥땅’이라는 단어 자체를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을 만큼 시절이 좋아졌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주인공 문희를 통해 말하고 있는 부조리, 불합리, 인권유린, 고용착취 등 80년대에 우리 사회가 안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까지 없어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O autorovi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1945년 귀국하여 전남 순천에서 성장했다.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고 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생명연습」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같은 해 김치수, 김현, 최하림 등과 함께 동인지 『산문시대』를 발간하고 「건」 「환상수첩」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확인해본 열다섯 개의 고정관념」 등의 단편소설들을 발표했다.1964년 「역사」 「무진기행」 등을 발표하며 전후 세대를 넘어선 작가로 문단의 인정을 받았고, 1965년 단편소설 「서울, 1964년 겨울」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새로운 감수성의 탄생을 알렸다. 1977년에는 단편소설 「서울의 달빛 0장」으로 “현대의 도시 문명 속에서 변질되어 가는 인간관계를 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1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대학 재학 중 한국일보사에서 발행하는 서울경제신문에 만화 〈파고다 영감〉을 연재해 문학뿐만 아니라 그림에서도 탁월한 감각을 선보였고, 「무진기행」을 영화 〈안개〉로 각색하는 한편, 김동인의 「감자」를 각색·연출하고 이어령의 「장군의 수염」을 각색하여 대종상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문화 다방면에 걸쳐 시대를 앞서나가는 재능을 발휘했다.1980년 장편 『먼지의 방』을 연재하다가 광주민주화운동 소식에 창작 의욕을 상실하고 절필했다. 1999년 세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부임했으나 2003년 오랜 친구인 소설가 이문구의 부고를 듣고 뇌졸중이 발병해 교수직을 사임했다. 2010년 순천에 ‘김승옥 문학관’이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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