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취된 권력, 타락한 정의: 대한민국 검찰을 고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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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나라’ 대한민국, 무엇을 바꿔야 하나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구조와 당면한 개혁의 과제

검찰권 개혁 없이 민주사회도 없다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은 검찰총장과 야당의 결탁을 통한 정권교체로 일단락되었다. 개혁 과정에서 검찰은 강고한 조직논리를 추구하며 선출 권력의 의지에 대한 정면 도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들어선 ‘검찰총장의 정부’는 노골적으로 검찰 출신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하고, 전임 정부가 추진했던 개혁을 힘으로 뒤틀고 뭉개는 중이다.

이 책은 검찰권 견제의 최전선에서 활약해온 최강욱 의원이 주도하고, 검찰개혁의 상징과도 같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 이탄희 의원, 황운하 의원 등이 나서 과거와 현재의 검찰 문제를 지적하고 개혁의 과제를 논한 기록이다. 공익의 대변자를 자처해온 검찰이 어떻게 폐쇄적이고 권력 지향적인 이해집단으로 전락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이른바 ‘검찰 패밀리’가 공유하고 있는 강고한 이해관계와 집단의식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고발되며, 이제는 행정부 전체를 장악해 더더욱 견제받지 않게 된 검찰 권력의 폐해가 낱낱이 밝혀진다. 또한 다른 곳에서 들을 수 없는 문재인정부 검찰개혁의 취지와 과정, 뒷이야기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 당시 권력기관 개혁의 큰 흐름 속에서도 왜 검찰만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지켜내고 시대를 역행할 수 있었는지를 증언한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검찰정권 심판’ 이슈가 뜨거운 요즘, 검찰개혁의 주역들과 함께 더이상 실패해선 안 되는 개혁의 과제가 무엇인지 짚어본다.

 

문재인정부 검찰개혁은 어디서 멈추었나

권력에 중독된 검사들의 사고방식과 ‘검찰 패밀리’의 이해관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개혁 과정에 참여한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참여정부 이래 제기되어온 검찰개혁에 형사법 전공 교수로서 다양한 경로로 참여해왔고, 특히 문재인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 촛불혁명 이후 국민의 열망이었던 권력기관 개혁을 주도한 과정을 설명한다. 당시 정부 개혁의 기조는 당사자 기관 구성원들이 스스로 합의하는 지점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에 있었음을 말하며 전 정부 개혁의 의미와 나아간 점, 그리고 아쉬움을 이야기한다. 또한 법무부장관 지명 전후로 본인을 포함한 가족들이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 대상이 되고 언론과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게 된 이른바 ‘조국사태’ 당시의 심정과 연결해 검찰개혁에 대한 진심을 털어놓는다. 조장관과 함께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재직하며 권력기관 개혁의 실무 조율을 담당한 이광철 전 비서관 역시 문재인정부 개혁 방향의 타당성과 그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결과적으로 검찰정권의 탄생으로 귀결된 역사의 아이러니를 말한다. 다만 개혁 과정에서 드러난 검찰의 조직논리에는 분명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국가공무원으로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기조보다 검찰 조직의 이해관계를 중시하고, 상급자들의 합의를 교묘하게 뒤틀어 그 취지를 변질시키려는 검찰의 조직적인 행동과 태도를 보며 개혁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문재인정부 권력기관 개혁이 실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말하는 그의 증언이 이 책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어서 검찰 안팎을 경험하며 그 문제점을 지적해온 이연주 변호사와 조성식 기자가 검사, 검찰 수사, 검언(檢言) 관계를 두루 비판한다. 검사로 재직한 경험을 시민들에게 공유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는 이연주 변호사는 권력 지향적이고 내부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한 검사 집단의 사고방식과 그 폐해를 말한다. 그의 증언은 아주 생생하다. 사건으로 ‘거래’하는 간부 검사들 이야기부터 스폰서, 전관예우, 사건청탁, 인사청탁, 특수부 ‘사단’ 등 외부인은 알기 힘든 검찰 내부의 속사정을 귀띔한다. 인사에 목숨 걸고 권력에 중독된 검사들의 좌충우돌이 한편의 희극처럼 펼쳐진다. 한편 조성식 기자는 검찰과 언론이 왜 서로를 필요로 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하며 검언관계의 핵심을 짚는다. ‘검찰 수사의 8할은 홍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검찰의 특수수사에 언론은 필수적인 파트너다. 언론 역시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없는 범죄 관련 고급정보를 독점하는 검찰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양측의 내부를 더 살펴보면, 검찰 내부의 ‘튀고 싶은’ 검사들은 개별적 친분이 있는 기자의 도움을 받아 하마평에 오르기도 하며, 기자들은 소속 언론사 사주와 간부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데 검사와의 친분을 활용한다. 이런 구조가 ‘형님, 아우’ 하며 등산과 폭탄주를 즐기는 검언문화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더 나아가야 한다’

검찰개혁 최전선에서 싸운 8인의 절박한 증언

 

앞으로의 검찰개혁 방향을 논하는 자리에서는 법원, 경찰, 검찰 내부의 입장에서 이탄희 의원, 황운하 의원, 이성윤 전 검사장이 의견을 보탰다. 이탄희 의원은 ‘3분재판’ ‘5분재판’ 등으로 비판받는 우리 재판의 문제점에 이른바 ‘서류재판’ 방식이 있음을 역설한다. 검사의 기소장 등 서류 중심으로 심리하고 재판장에서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는 데 소홀한 지금의 관행으로는 형사재판에서 검사의 시각이 과대 반영되는 ‘유죄추정’ 재판이 이뤄지기 쉬우며, 실체적 진실을 제대로 찾아나가기에도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는 ‘법정 중심 재판’으로 나아갈 때 시민 모두가 만족하는 사법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사실 판사와 검사들 역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동류의식과 선민의식으로 비판받는 ‘판검사’ 집단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합리적 구조 개선으로 바꿔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법개혁에서 검찰개혁과 법원개혁은 함께 나아가야 할 두 축이다. 황운하 의원은 30년가량 경찰에 재직하면서 느꼈던 검찰과 경찰의 문제, 그리고 개인적 체험을 술회한다. 검경 관계의 문제점과 검찰권 집중의 폐해를 잘 보여주는 ‘윤우진 사건’을 길게 설명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그는, 이같은 사례에서 보듯 지금의 구조에서 경찰 수사가 온전하게 이뤄질 수 없다고 말한다.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한국 검찰은 결코 사건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고, 검찰의 지휘를 받는 경찰의 수사는 수동적이고 방어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고된 수사업무를 기피하는 풍조가 오래되었으며, 수사권 조정이 일정 부분 이뤄진 문재인정부 개혁 이후에도 경찰관들의 자조는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결국 문제해결의 길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와 검찰 직접수사 폐지에 있음을 힘주어 말한다. 이성윤 전 검사장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지방검찰청장, 서울고등검찰청장 등을 역임할 당시의 일과 검찰 내부의 분위기를 적었다. 간결하지만 핵심적인 답변으로 당시 개혁의 맞닥뜨린 검찰의 핵심에서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말하는 그의 증언이 귀하다. 검사의 입장에서 검찰수사의 문제점과 개혁의 과제를 논하는 지점도 곱씹어볼 만하다. 검찰개혁이 민주주의 국가로 가기 위한 필수과정이며, 이를 위해서는 검찰 수사권의 재검토와 외부 견제 장치 마련, 그리고 검찰 내부의 패거리 문화 타파가 필요하다는 주장에서 굳은 의지가 느껴진다.

 

털어서 명예를 얻고 덮어서 부를 얻는 ‘수사산업’의 실제와 수사에 개입하고 수사를 방해하는 정치검찰의 실체는, 그 부끄러운 과거사를 감추려는 몸부림과 적반하장식 덮어씌우기에서 정점에 달한다. 그 과정에서 법원을 속이기 위해 각종 수법을 도모하고 언론과의 거래를 통해 여론을 가장하는 모습은 그들이 그저 ‘법비’에 불과하다는 탄식을 토해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를 애써 외면하는 비겁한 판사들과, 오히려 부풀리고 찬양하며 거래하는 언론은 어떠한가.(「책을 펴내며」에서)

 

머리말에서 엮은이 최강욱은 칼라하리사막의 바람까마귀를 검찰에 빗댄다. 사막의 미어캣이 독수리를 두려워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동안, 바람까마귀는 독수리가 등장할 때마다 경고음을 울려 미어켓을 돕는다. 하지만 그것은 기만이다. 겨울철이 되어 식량이 부족해질 때, 바람까마귀는 미어캣이 식량을 구하는 순간 있지도 않은 독수리 경고음을 내며 미어캣의 식량을 도둑질한다. 여름철의 협력은 이 순간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한 ‘전략’인 것이다. 정치검찰과 검찰 조직논리의 기만도 이와 같다고 편자는 말한다. 공익의 대변자이자 범죄를 단죄하는 칼날로서 시민을 지키고 있다고 자처하지만 그런 수사조차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한 전략임이 지금의 검찰정권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우리가 더 알아야 할 것과 더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 그 탐색의 최전선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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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보

1968년에 태어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군검찰에서 법무관으로 일하며 군법무관임용법 헌법소원으로 법무관의 기본권 침해를 지적해 위헌결정을, 공금횡령 혐의로 현역 대장을 구속해 유죄판결을 이끌어냈다. 전역 후 변호사로 일하면서 ‘총리실 불법사찰 사건’을 통해 권력과 검찰의 결탁을 끊어내는 것이 민주주의의 초석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장,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을 거쳐 문재인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제21대 국회의원과 법제사법위원, 열린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권력과 검찰』(공저) 『무엇이 시민을 불온하게 하는가』 『끝까지 물어주마』(공저) 『법은 정치를 심판할 수 있을까?』 등이 있다.


한국, 미국, 영국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형법을 전공하며 울산대, 동국대, 서울대 교수를 역임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수사권조정자문위원회 위원,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등으로 활동한 뒤 문재인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거쳐 법무부장관으로 일했다. 법무부장관 취임 전후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 대상이 되었고, 장관 퇴임 후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다. 현재 조국혁신당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형사법의 성편향』,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진보집권플랜』(공저), 『조국의 만남』, 『조국의 시간』, 『가불 선진국』, 『조국의 법고전 산책』, 『디케의 눈물』 등이 있다.

 


변호사. 사법연수원 수료 후 인천지방검찰청 검사로 일했다. 검사 퇴직 후 변호사로 활동하며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 검사로 일할 당시 겪은 일들과 검찰 조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소회를 올렸고, 개인적 체험과 검찰 조직의 문제점을 정리한 저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펴내 주목받았다. 경찰수사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언론사에서 약 30년간 기자로 일한 뒤 퇴직 후 작가, 출판인,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검찰을 말하다』(1·2),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공저), 『나도 한때 공범이었다』(필명 집필), 『윤석열과 검찰개혁』(공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등이 있다.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으로 인권변호와 각종 사회활동에 참여했다. 민변 사무차장을 역임한 후 문재인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민정비서관으로 일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 업무를 담당했다.


11년간 판사로 근무했다. 2017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으로 발령받았으나, 부적절한 판사 사찰 업무를 거부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를 계기로 대법원 주도의 사법농단 사건이 드러나 큰 파장이 있었다. 판사 사직 후 공익변호사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사법구조 개혁, 정치개혁, 비위 법관 탄핵 논의에 앞장섰다.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34년간 경찰관으로 재직하며 경찰청 수사기획관, 경찰수사연수원장, 수사구조개혁단장, 울산지방경찰청장, 대전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4년 검찰에 입직해 30년간 검사로 일했다. 대검찰청 형사부장과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서울고등검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정부 검찰개혁에 참여한 이후 윤석열정부에서 해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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