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의 죽음으로 세상 빛을 보게 된 휘, 도망자의 삶을 사는 그에게 아름다운 꽃 한송이인 유화가 다가온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가장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간다. 따뜻한 봄바람도 수줍은 달빛도 그들에게 차마 스며들지 못했다. 휘는 유화의 볼을 감싸며 고개를 숙였고, 달콤한 입술이 내려앉자 유화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떨리는 마음처럼 부딪힌 입맞춤은 연정을 타고 뜨거운 불길이 되고 있었다. 서툴고 그래서 더욱 떨리는 정애(情愛)는 아득한 꿈처럼 달콤했다. 뜨거운 시간이 지나자 유화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떨구었다. 가벼운 입맞춤은 자주 했지만 그보다 농밀한 행위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처음 느낀 깊은 정(情)은 상상보다 수줍고 은밀했다. 어느새 휘의 숨결은 유화의 입술을 가볍게 누르고 발간 볼을 스쳐, 달아오른 귓불을 간질였다. “나의 모든 것이 너이다.” “빛이 있어야 꽃이 피는 것이야. 꽃이 피어야 빛이 찬란하게 그리고 더 밝게 빛날 수 있는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