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려고 해 봤자 헛수고니까 힘 빼지 맙시다.” 딸을 팔아먹으려는 엄마와 집착하는 의붓오빠 이한. 수아는 그들에게서 도망치려 하지만 이한의 사주를 받은 강주파의 전무 서문훤에게 잡히고 마는데. “우리 내기할까요? 문수아 님이 내 시야에서 24시간 이상 사라진다면 문수아 님이 이기는 거죠.” “만약에 내가 지면요? 그다음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지.” 그는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미소 지었다. 매혹적일 만큼 우아하고 고고하게. 조금 전 난폭하고 거칠었던 남자의 이미지가 깡그리 잊힐 정도로 아름답게. * “왜요? 내기에서 져서 화가 많이 났어요?” 그는 술병을 든 채 침묵하는 수아 앞으로 다가왔다. “약속은 지킬 거예요.” “잘 생각했어요. 나랑 밀당해 봤자 얻는 게 뭐가 있다고.” 그가 두껍고 긴 엄지손가락으로 수아의 입술 아래를 끈적하게 매만졌다. 야릇한 감각에 몸이 굳어지는 사이 그는 얼굴의 각도를 틀어 가까이 다가왔다. 수아는 겁에 질렸으면서도 애써 아닌 척 그를 올려다봤다. 서문훤이 승리자의 얼굴로 웃고 있었다. 순간 심장이 빨라질 만큼 색스러운 눈빛이 수아의 마음을 흔들었다. “친절한 거 바랐나 본데. 난 양아치 새끼라서 그딴 거 모르니 기대 마시고.” 제가 승낙한 제안이었지만, 마음도 몸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 두려운 마음에 그를 거부하려는 순간, 입술이 포개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