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에서 궁극적인 기정사실은 개인성이다. 모든 역사적 현상이 개인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그 무엇인가가 개별 인간의 성격, 즉 사상과 판단, 그리고 그것에 인도된 행동을 낳는 것은 아니다. 영향을 받을 수는 있으나 필연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학에서 개인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부문이 심정학이다. 심정학이란 말은 미제스가 심리학이란 말이 통속적으로 자연과학적으로 이해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느껴 사회과학적인 개념으로 만든 말이다. 이는 독심술 혹은 관심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인데,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통찰력과 관련이 있다. 이는 인간의 정서, 열의, 사상, 가치 판단, 그리고 의지에 대한 인식도 의미한다. 이는 물론 역사학자들에게는 물론이고 시, 소설, 연극 대본을 쓰는 저자들에게도 필요불가결하고, 나아가 모든 사람이 일상 행위를 할 때 필요불가결한 재능이다. 이 재능을 활용해 역사학은 특유의 이해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역사학은 과학의 다른 부문들의 도움을 받듯이 심정학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받아야 한다.
나아가 역사학은 과학이론의 도움을 받아서 새로 쓸 수 있고, 또 써야 한다. 이때 과학 이론은 그 자체로 진위가 검증되어야 한다. 그것에 대해 마르크스주의나 지식사회학처럼 계급 이해관계의 반영인 양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미제스 말대로 옳지 않은 이론이 계급 이해관계에도 맞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검증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계급적 증오나 비난에 호소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