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저렇게 무서워할까?’ ‘왜 자꾸 나한테 잘해 주지?’ 엘파사의 노예 출신 왕녀, 베아트리체. 제국의 침략으로 엘파사가 멸망하고, 그녀는 다시 노예 ‘클로이’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런 그녀의 앞에 나타난 한 남자. 아름다운 외모와 냉혹함으로 유명한 제국의 영웅, 알렉산드로 대공. 클로이는 우연히 대공의 시중을 들게 되고, 알렉산드로는 묘하게 그녀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정체를 숨긴 클로이는 대공이 신경 쓰는 것이 불안하기만 한데……? “나와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한가?” “아, 아, 아닙니다.” 정체를 숨겨야 하는 그녀와 그녀의 정체가 궁금한 그의 아슬아슬 추격 로맨스! 블랙라벨클럽의 첫 공모전 당선 기대작, ‘베아트리체’가 드디어 출간된다. 출간 전부터 입소문으로 시끄러웠던 이 작품은, 블랙라벨클럽의 수상작인 만큼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베아트리체는 로맨스판타지다운 발랄함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의 매력을 지닌 작품으로, 쉽게 잘 읽히면서도 여문 과실을 베어 문 듯한 밀도 높은 감정선을 갖춘 글이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인물들은 각자 자기 주관이 또렷하고, 그들이 엮이면서 만들어 내는 화음은 결코 단조롭지 않다. 왕녀 베아트리체로 살다가 노예가 된 기구한 인생의 클로이, 처음 태어날 때부터 세상을 발아래 두었지만 모든 것에 관심이 없는 알렉산드로 대공. 자신의 정체를 숨긴 여자와 그 비밀을 파헤치고 싶은 남자. 두 사람의 밀고 당기는 여정을 열심히 쫓아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이야기에 푹 빠진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으로 “가서 쉬어라.” 옆에 서 있던 하녀를 보내 줬더니, 그녀는 인사를 하고는 재빨리 침실을 나갔다. 알렉산드로는 그녀가 문을 닫고 나가는 뒷모습까지 놓치지 않고 살폈다. 흥미로움과 놀라움의 시선이 클로이를 쫓았지만, 그녀는 문을 닫을 때조차 그와 눈이 마주칠까 봐 걱정하는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녀를 따라가던 눈동자는 곧 빠르게 닫힌 문에 가로막혔다. 알렉산드로는 묘하게 불쾌한 기분을 느꼈다.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