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위해 계약 결혼을 선택한 강혁. 처한 상황에 마지못해 결혼을 선택한 서연. 수증기가 어린 샤워부스로 서연의 손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졌다. “하아, 하. 갑자기 이렇게 들어와서... 하아.” “당신에 대한 제 절제가 무너졌습니다.” “네? 그게 무슨...” “앞으론 언제든 당신을 안고 싶을 때 안을 겁니다.” 서연이 고개를 살짝 비틀어 그를 향해 시선을 올렸다. 마주한 시선은 이미 초점을 잃은 듯 뜨겁게 불타올라 이글거렸다. 마치 야수와도 같은 그 눈빛에 서연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언제든 이라니요... 그러는 게 어디 있어요?” “부부로서 해야 할 의무라고 하죠.” “그런 억지가...” 서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단호한 음성이 그녀의 귀에 닿았다. “거부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