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미친놈들과 친해지는 중입니다] [숨막혀] 와 연작입니다. 이봄. 친구가 사랑했던 여자의 이름은 이봄이었다. 그래서 명준은 봄이란 단어와 관련된 것을 전부 싫어했다. 4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봄. 친구가 죽자 곧 다른 놈 품에 안긴 봄. 그의 손에 오빠가 죽었다며 이를 갈고 나타난 이봄. 그런 이봄이 누군가에게 맞았다. “당장 말해!” “그걸 왜 아저씨가 신경 써? 내가 누구랑 자건 무슨 상관이지?” “잤다고? 이게 잔 모습이야?” “내가 얻어맞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타입이라서 말이야. 나도 지금까지 몰랐던 내 성적 취향을 알아버렸네?” 긴장이 풀리고 방심했을 때, 아니 꼬맹이가 저렇듯 도발할 때 그의 욕망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손만 뻗으면 저 가녀린 육체를 단번에 삼킬 수 있다. 달콤한 냄새가 그를 충동질했다. 입 안에 침이 절로 고였다. 심장은 어서 이봄의 몸을 껴안으라 종용한다. 먹고 먹히는 관계. 명준에게 이봄은 한입거리밖에 되지 않는 먹이였다. 그러나 이봄에게 먹힌 건 종족 중 힘이 가장 세다는 사명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