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서사를 거부하고 무심한 일상에 묻힌 인간 소외와 단절을 그린 미니멀리즘의 정수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하얀 배」 외 7편 수록
윤후명은 일상에서 발견한 아주 사소한 것을 추적하면서 인간의 아픔, 신비한 열정, 고독과 소외를 잔잔히 드러낸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막연한 삶에 가느다란 한 줄기 빛, 불안을 잠재우는 작은 평화를 맛보게 한다. 답을 찾지 못하는 길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일상의 작은 것에서 서술의 실마리를 잡아내어 그것을 물고 늘어지는데 그 자체로 무와 혼돈인 삶에 질서를 주는 행위이다. 그는 인식론적 불확실성을 절대 논리로 입막음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왜 외로운가를 소박한 몸짓으로 전해 준다. 우리들은 모두 밤하늘에 외롭게 떠 있는 별이다. 제작기 안타깝게 노래를 부르지만 서로 들을 수 없는 별이다. 그 적막과 고독이 윤후명 소설의 실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