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우리 우연히 두 번 만난 거 알아요? 세 번 만나면 인연이 돼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는데. 우리도 그럴까요?” “우연히 만난 게 두 번이 아니라 세 번이라면 어떻게 할래? 그럼 이미 사랑하는 사인가?” 씩 웃는 그의 얼굴은 언제나 그렇듯 농담인지 진심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향기의 볼을 살며시 문질렀다. 아버지를 잃고 혼자 된 여자아이 향기는 그저 보살펴 주라고 부탁받은 아이일 뿐이다. 그런데 그런 어린아이가 자꾸만 눈에 아른 거리기 시작했다. 이제 아이가 아니라, 여자의 향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여자가 아니야. 여자가 아니라고!’ 아무리 다짐하고 외쳐보아도 “넌……, 이미 내 여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