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하나뿐인 친구에게 농락당한지도 모른 채 그 친구의 필요에 의해 이용당하기만 한 여자 정세희. 정략으로 맺어졌으나 정혼녀를 진심으로 사랑한 동생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게 된 남자 한강우. 정 세희 그녀에겐 친구였고 한 강우 그에겐 동생의 정혼녀였던 악녀 황인영, 그녀의 지칠 줄 모르는 악행으로 인해 두 사람은 뜻하지 않은 이유로 눈 덮인 산장에서 만나 인연을 맺게 되는데……. 어떻게 너를 잡지 않을 거라 자신할 수 있었을까?” 중얼거리는 그의 목소리 뒤로 주마등같은 추억들이 흘러갔다. 세희는 그의 입술이, 다정한 손길이 너무 좋아 이어질 환희에 기대도 됐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거짓을 품은 채 그의 품에 안길 수는 없었다. 달콤함에 취한 것도 잠시, 세희는 그를 밀어내며 벌떡 일어섰다. “저는 그, 그만…… 제 방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갑자기 싸늘해져 등을 돌린 그녀의 태도에 강우는 몹시 당황했다. ‘내 손길이 거칠었을까? 너무 성급했나? 낮에 있었던 일로 아직 기분이 안 풀렸나? 하긴 내가 너무 악동 짓을 했지…….’ 강우는 등을 돌린 그녀를 보며 찬물을 뒤집어 쓴 느낌이 엄습해 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또 내게 등을 보이는군.” - 본문 내용중에서 -